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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方文字. 한문

천자문-四言詩로 이루어진 一章의 대서사시

작성자古方|작성시간12.03.21|조회수234 목록 댓글 0

 

천자문의 구성과 내용

 

四言詩로 이루어진 一章의 대서사시, 文․史․哲 동양고전 종합입문서

 

 

   천자문은 단순히 천개의 글자를 모아 놓은 사자성어 선집이 아니다.

이는 천 개의 글자에 대해 훈과 음을 외우고 글귀를 해석하는 것만으로

천자문 공부를 다한 것이 아니란 뜻이다. 천자문이 첫 글자부터 난해하거나 심오하다는

주역에서 발췌한데다 서경과 시경, 논어, 맹자, 중용, 대학, 예기, 사기, 효경, 춘추 등의

 유학 경전을 토대로 지은 대서사시이기 때문이다.

  또한 경전에 해박한 저자가 말년에 자신의 삶의 역정을 되돌아보면서

학문적으로는 우주철학과 중국의 문명사에서부터 개인적으로는 관료로서의

인생역정과 은퇴 이후의 삶까지를 사언시(四言詩) 형식으로 담아내었다.

천자문은 운율시인 당송(唐宋)시대의 오언시(五言詩)와 칠언시(七言詩)가

개발되기 전에 지은 작품이라 詩經의 사언(四言) 형식을 빌어다 썼다.

더욱이 천자문의 내용이 종합적이면서도 방대하여, 한 章(章은 千의 단위)의

대서사시라고 할 만하다.

  이에 천자문은 기본적으로 인문종합교양서의 성격을 띠기도 하지만

서사시의 형식과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매우 뛰어난 문학작품이기도 하다.

천자문이 주흥사의 작품이라는 속설에 항상 같이 등장하는 인물인 양무제가

천자문에 대해 ‘신이 아니면 해내기 어려운 글’이라고 극찬할 정도였다.

이에 당시에 천자문 열풍이 불어 각종의 속편과 개편이 나왔다고 한다.

  천자문의 기본 구성은 한 구절이 네 글자(四言)로서 첫 번째 구절인 안짝과

두 번째 구절인 바깥짝이 서로 대구(對句)가 되어 두 구절 여덟 글자를 한 문장으로 해서

총 250개의 구절과 125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본 형식은 운(韻)을 맞춘 사언시(四言詩)이다.

엄격하게 운을 적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두 번째 구절과 네 번째 구절

즉 바깥짝에 ㅇ과 ㄱ 그리고 받침 없는 운(韻)을 두었다.

  한시(漢詩) 형식은 四言과 五言, 七言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四言詩는 시경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형식이며,

 5언 시와 7언 시는 후대인 당송시대에 와서야 본격적으로 운율 시로 개발되었다.

본문에서 1~40, 53~80, 99~114의 문장은 ‘ㅇ’ 운(韻)으로,

81~90까지의 문장은 ‘ㄱ’ 운(韻)으로,

나머지 41~52, 91~98, 115~125 문장은 ‘받침이 없는’ 운(韻)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모든 천자문 해설서들을 보면 52, 81, 91 문장의 운(韻)이 맞지 않게 짝지어져 있어 본서에서 바로잡아 놓았다. 한 문장 내에서 안짝과 바깥짝의 순서를 바꾸거나

([52]都邑華夏 東西二京 → 東西二京 都邑華夏로,

 [81]曠遠綿邈 巖岫杳冥 → 巖岫杳冥 曠遠綿邈) 한 구절 내에서 글자의 순서를 바꾸었다

([91]解組誰逼 → 誰逼解組). 즉 어긋난 부분을 바로잡아

천자문이 四言絶句의 시 형식을 갖추도록 운(韻)을 맞추었다.

  본서는 천자문이 ‘一貫된 一章의 대서사시’라는 점을 밝히고,

이를 전제로 하여 전체를 일목요연하게 파악하고자 안짝과 바깥짝의

여덟 글자를 한 문장으로 하여 모두 125문장,

총 13절(節)로 분류하였다. 四言의 서사시로 된 천자문이

철학(哲) ․ 역사(史) ․ 문화 ․ 저자의 인생역정(文學)을 어떻게 담고 있는지

 節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1절:乾道變化(건도변화)/天道(천도)와 陰陽(음양)의 이치

[1]~[5]로 5개 문장 40자로 이루어져 있다. 하늘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자연(自然) 현상이 천도(天道) 변화에 따른 음양의 이치에 의한 것임을 설명하고 있다. 무한한 우주의 태극 속에 하늘과 땅이 있고, 하늘에 걸려 있는 해와 달의 운행으로 낮과 밤이 생겨나고, 사계절이 오고 가면서 일 년이 이루어지고[年月日時], 세월의 쌓임이 이루어지는 천도의 이치를 설명하고 있다. 태극에서 음양[陰陽, 天地, 日月]이 나오고, 음양에서 사상[四象, 四季]이 나오는 주역의 이치이다. 또한 태양력과 태음력의 차이를 윤달로 보정(補正)했으며, 농사철의 때를 정확하게 하기 위해 24절기까지 둔 이치를 예시하고 있다. 제1절에서는 ‘만물이 비로소 시작한다(萬物資始, 만물자시:『주역』건괘)’는 주역의 자연관을 나타내었다.

 

제2절:坤厚載物(곤후재물)/地道(지도)와 五行(오행)의 이치

[6]~[9]로 4개 문장 32자로 이루어졌다.

 땅에서 오행작용에 의해 만물의 생장수장(生長收藏)이라는 자연현상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나타내었다. 제1절이 천도(天道)의 음양이치를 드러냈다면, 제2절에서는 서경 홍범구주에 나오는 오행(五行)의 이치를 통해 지도(地道)를 드러내었다. 홍범구주의 오행이치는 땅에서 ‘만물이 비로소 생겨난다(萬物資生, 만물자생:『주역』곤괘)’는 주역의 자연관에 근거하고 있다.

천자문의 제1절과 2절은 총9개 문장과 72자를 바탕으로 하여

주역의 음양과 서경의 오행 이치를 나타낸 것이다.

 

제3절:聖人之道(성인지도)/人道(인도)와 大德敦化(대덕돈화)

[10]~[18]로 9개 문장 72자로 이루어졌다.

제1절에서 보여준 하늘의 베풂과 제2장에서 드러낸 땅의 생성 작용을 잘 마름질하여 세상을 이롭게 한 성인(聖人)의 도를 나타내고 있다. 주역, 서경, 시경, 사기 등에 나오는 역사적인 내용을 토대로 음양오행의 자연 이치를 잘 다스려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베푼 성인들의 선정(善政)을 나타내었다. 성인(聖人)이 실현한 人道이다. 성인의 위민(爲民)정치로 인한 덕화(德化)는 초목동식(草木動植)에게까지도 영향을 미침을 설명하였다. 맹자의 왕도(王道)정치, 중용의 ‘大德敦化(큰 덕은 세상을 두텁게 교화시킨다)’, 주역의 ‘信及豚魚(신급돈어:믿음이 돼지와 물고기까지 미친다)’를 말한다.

이렇듯 천자문은 도입부인 [1]~[18]의 문장까지는

동양철학의 최고봉이라고 하는 주역과 서경 홍범의 핵심 사상인

음양오행과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 사상을 담아냈다.

 

제4절:人倫之道(인륜지도)/孝(효)․敬(경)․忠(충)․信(신)

[19]~[33]으로 15개 문장 120자로,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지켜야할 인륜의 도를 밝히고 있다. 성인이 천도와 지도를 관찰하여 책력[달력]과 문자와 각종 제도를 만들어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면, 범인(凡人)들은 성인의 공적을 바탕으로 그 뜻을 이어받아 인륜을 실천하며 살라는 가르침이다.

특별히 효(孝)와 충(忠), 경(敬), 신(信)을 강조하고 있는데, 소학(小學) 과정에 해당한다.

 

제5절:君子之道(군자지도)/四德(사덕)과 五止(오지)

[34]~[51]은 18개 문장 144자로 구성되었다.

관료로 나갈 선비나 군자가 지녀야 할 덕목을 언급하고 있다.

소학 과정을 통해 孝(효)․敬(경)․忠(충)․信(신)을 익힌 뒤에는 태학 과정에 들어가 修己治人(수기치인)의 덕목을 닦으라는 내용이다. 맹자가 말하는 四端(사단)과 공자가 말하는 四德(사덕)과 문왕의 五止(오지)를 늘 명심하여 충분히 공부한 뒤에 벼슬길에 나아가도록 당부하고 있다.

 

제6절:鳶飛戾天(연비여천)/소리개가 날아 하늘에 오르다.

[52]~[66]은 15개 문장 120자로 이루어졌다.

선비가 시골에서 군자지도(君子之道)를 바탕으로 열심히 공부하여 벼슬아치(관료)가 되어 처음 도읍지에 들어서는 과정부터 묘사된다. 시원스레 트인 도읍지의 모습과 화려한 궁궐의 전경을 눈이 휘둥그레지며 구경하고, 궁궐 안으로 들어서면서 순서대로 궐내의 모습을 세세히 묘사하였다. 궁궐내의 도서관과 治朝(치조) 공간을 둘러보면서 그 속에서 일하는 나라의 인재들과 고관대작들의 위엄스러우면서도 호사스러운 모습을 그렸다. 또한 나라에 큰 공을 세운 공신들은 녹(祿)을 세습하고 공적이 비문으로 남겨지고 있음을 들고 있어, 처음 入朝(입조)하는 지은이의 희망찬 앞날을 내다볼 수 있다.

 

제7절:名臣列傳(명신열전)

[67]~[76]은 10개 문장 80자로 이루어졌다.

지은이가 조정의 관리가 되어 본보기로 삼았던 명신들이 어떤 인물이었는지를 헤아려볼 수 있는 대목이다. 창업공신을 비롯하여 격동기를 주로 전쟁터에서 보낸 인물들이다. 저자인 종요(鍾繇) 자신이 격동기인 한나라 말기와 위․촉․오 삼국시대를 살면서 새로운 왕조를 세우고 이때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과거 역사에서 모범이 된 명신들을 거론하고 있다. 중국의 고대국가체제가 본격적으로 정립되기 시작된 夏(하)․殷(은)․周(주) 삼대를 비롯하여 춘추전국시대와 통일국가를 이룬 秦(진)나라와 漢나라 시대에 군왕을 훌륭하게 보좌한 명신들을 사례로 들어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제8절:四海之內(사해지내)

[77]~[84]로 8개 문장 64자로,

나라의 관리로서 직분을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영토 범위와 조세제도를 설명하는 대목이다. 전국을 9주로 나누어 국토경영의 기초가 되는 정전제(井田制)를 본격적으로 실시한 하나라와, 중앙집권적 통일국가를 최초로 이룩한 진나라의 제도를 기초로 하여 한나라의 광활한 영토가 성립되었고, 국가 경영의 토대가 농업에 있음을 밝혔다.

 

제9절:進退之節(진퇴지절)/관리로서의 자세

[85]~[92]는 8개 문장 64자로,

나라의 관리로서 지켜야할 덕목과 자세에 대해 거론하였다.

유학의 기본정신인 인의(仁義), 절개와 지조, 중용 등을 한시라도 잊지 않도록 충고하고 있다.

또한 늘 겸손하고 삼가는 자세로 일을 하되 작은 일 하나라도 소홀히 하지 말고 꼼꼼히 가려서

처리할 것도 당부하고 있다. 아울러 물러날 때 물러날 줄 아는 진퇴의 절도를 밝히고 있다.

 

제10절:安貧樂道(안빈낙도)/은둔군자의 삶

[93]~[102]는 10개 문장 80자로,

관직을 떠나 세상을 피해 사는 은둔군자의 삶을 묘사하고 있다.

자연은 때를 맞춰 새순이 돋아나고, 녹음방초 우거진 계절이 지나면 조락의 계절이 온다.

권모술수와 권력투쟁이 난무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럴 때 유학의 기본정신은 나라로부터

지위와 녹을 받아 부귀영화를 누릴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한다. 주역에서는 덕을 드러내지 말고

검소하게 하며(儉德) 어려움을 피해가라(辟難)고 했다. 가난해도 편안한 마음으로 사는

安貧樂道(안빈낙도)의 삶을 의미한다.

이 내용은 종요가 69세에 모반사건에 연루, 면직되어 초야생활을 한 것과 관련된다.

종요가 『천자문』을 이때 썼고, 문학에 조예가 깊은 위(魏) 문제 조비가 등극 후 이 글을 읽고

찬탄하여 종요를 사면하였다는 설이 있다.

 

제11절:嚮用五福(향용오복)/康寧(강녕)된 노후의 삶

앞서 제10절에서 언급한 은둔군자의 삶과는 달리

[103]~[112]까지 10개 문장 80자에서는 나이가 들어 관직을 은퇴한 군자의 풍요로운 삶을

묘사하고 있다. 지은이 자신의 모습이다. 나라일로부터 자유로워졌기에 그간 조정 일에 바빠 제대로 만나지 못한 친척들과 벗들을 만나 회포를 푸는 康寧(강녕)된 삶과, 천명의 부름을 기다리며 주변 일들을 정리해가는 考終命(고종명)의 모습을 그렸다. 오래 살았고[壽], 부유하게 살았으며[富], 건강하고 편안하게 살면서[康寧], 덕도 닦았으니[攸好德] 이제는 하늘이 주신 명을 다할 때를 생각하며[考終命] 살면 될 뿐이다. 홍범구주에 나오는 오복(五福:수․부․강녕․유호덕․고종명)을 두루 누린[嚮用五福] 삶의 모습이다.

 

제12절:回顧(회고)/시대를 風靡(풍미)한 사람들

[113]~[118]까지는 6개 문장 48자로,

지은이의 回顧(회고)이다. 천자문의 저자는 뛰어난 학문을 바탕으로 관료로서 임금의 사랑을 받으며 좋은 글씨와 문장을 많이 남길 수 있었다.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고 자부하고 있다. 이제 생을 마감하는 ‘考終命’의 때를 맞아 잠시 과거 살아온 인생역정을 회고하는 것이다. 단순히 개인적 삶의 회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시대를 風靡(풍미)한 奇人(기인)들의 재주를 다루었다. 각각 특출 난 재주로 세상을 놀라게 하거나, 풍속을 이롭게 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한편으로 미녀인 모장과 서시의 예를 들어 젊음과 아름다움도 한때의 일일 뿐이오, 내면의 덕을 가꾸는데 힘쓸 것을 은연중에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

 

제13절:修人事待天命(수인사대천명)

[119]~[125]는 7개 문장 56자로 이루어졌다.

세월의 무상함을 보며 죽음에 임박했음을 느낀 지은이가 마지막으로 관복을 차려 입고 평생을

몸 바쳐 일한 궁궐을 향해 절하고 낙양성안을 한 바퀴 돌아본 뒤 집으로 다시 돌아와 천자문을

탈고하는 모습이다. 人生 一章을 담은 대서사시인 천자문을 모두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謂語助者 焉哉乎也’라는 의미심장한 구절로 끝을 맺었다.

사람이 나서 한 세상 살다가 천명의 부름을 받고 가지만 내가 천명이 부여해준 소명대로 잘 살았다면 그 정신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마치 자연의 사계절이 봄을 시작으로 하여 겨울로 끝나지만 다시 끊임없이 순환반복하고, 종즉유시(終則有始) 하는 이치와 같다.

一章의 大敍事詩가 이로써 마치지만 ‘也’를 잘 음미하라는 뜻이 담겨져 있다.

 

 

[출처] 주역으로 풀이하는 천자문 강의(구성과 내용) |작성자 법고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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