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眞154- 燕思亭(연사정: 사정 잔치자리에서)
-馬存(마존 ?-1096) 字는 子才. 北宋 樂平(江西省) 사람. 徐積(서적)의 文人으로 進士가 된 뒤
觀察推官을 지냈다. 그의 詩는 雄渾豪放한 맛이 있고 蟬聯體(선련체)의 詩를 잘 지었다.
蟬聯體란 앞 句에서 사용한 글자를 다음 句에서 이어 받아 겹쳐 쓰는 形 式을 말한다.
마치 매미 하나가 울기 시작하면 다른 매미들이 따라 우는 것과 같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李白騎鯨飛上天(이백기경비상천)하니,
이백이 고래타고 하늘로 날아 올라가니,
江南風月閑多年(강남풍월한다년)이라.
강남의 풍월은 한산한 지 여러 해 지났네.
縱有高亭與美酒(종유고정여미주)나,
비록 높은 정자와 좋은 술이 있다 하더라도,
何人一斗詩百篇(하인일두시백편)고?
누가 술 한 말에 시 백 편씩 지어내랴?
主人定是金龜老(주인정시금귀로)니,
주인은 필시 금거북을 술로 바꾼 하지장 같은 노인일 것이니,
未到亭中名已好(미도정중명이호)라.
정자에 이르기도 전에 명성이 이미 훌륭함을 알았네.
紫蟹肥時滿稻香(자해비시만도향)이오,
자주빛 게가 살찌고 늦은 벼가 싱그럽게 익어가며,
黃鷄啄處秋風早(황계탁처추풍조)라.
누런 닭이 모이를 쪼는데 가을 바람 벌써 이네.
我憶金鑾殿上人(아억금란전상인)이,
옛날 금란전 위에서 이백은,
醉著宮錦烏角巾(취착궁금오각건)이라.
취하여 비단 장포(長袍)에 검은 두건 썼었지.
巨靈劈山洪河竭(거령벽산홍하갈)이오,
위대한 신령이 산을 쪼개고 큰 강물을 말리며,
長鯨吸海萬壑貧(장경흡해만학빈)이라.
큰 고래가 바닷물을 돌이켜 온 계곡물까지 말리는 듯하였지.
如傾元氣入胸腹(여경원기입흉복)하니,
원기(元氣)를 기울이어 그의 가슴과 배에 부어넣었듯이,
須臾百媚生陽春(수유백미생양춘)이라.
잠깐 사이에 아름다운 글이 따뜻한 봄처럼 흘러나왔네.
讀書不必破萬卷(독서불필파만권)이니,
책은 꼭 두보처럼 만 권을 넘겨 읽을 건 없으니,
筆下自有鬼與神(필하자유귀여신)이라.
붓을 들며 자연히 귀신들린 듯 글을 썼네.
我曹本是狂吟客(아조본시광음객)이나,
나 같은 무리는 본시가 멋대로 시나 읊으며 지내는 사람이나,
寄語溪山莫相憶(기어계산막상억)가?
시냇물과 산에게 말하노니 그대들을 생각 않겠는가?
他年須使襄陽兒(타년수사양양아)로,
언젠가는 양양의 젊은이들로 하여금,
再唱銅鞮滿街陌(재창동제만가맥)이라.
다시 술 취한 나를 두고 온 거리에서 동제가(銅鞮歌)를 노래하게 하리라.
燕思亭: 사정(思亭)에서 잔치하다. 사정이 어디 있는지는 알 수 없다. 宋 陳師道(진 사도)에게 [思亭記]가
있으나 그것은 徐州의 甄氏(견씨) 子孫이 父母를 紀念하 여 세운 것이니 이곳의 사정은 아닌 듯하다.
燕思亭 全體가 亭子 이름이라고 보는 이도 있다.
李白騎鯨飛上天: 李白은 采石磯에서 뱃놀이를 하다 물에 비친 달을 건지려고 醉中 에 물로 뛰어들어
溺死했는데, 뒤에 고래를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傳說이 있다.
江南風月閑多年: 江南의 風月을 읊는 이가 없어서 오랫동안 바람과 달이 閑散했었 다는 뜻.
金龜老: 李白이 賀知章(하지장)을 처음 만났을 때 賀知章은 李白을 謫仙人(적선인) 이라 부르고 金龜로써
술을 바꾸어 마시며 즐거움을 다하였다.
金鑾殿: 唐나라 宮殿 이름. 일찍이 唐 玄宗은 李白을 金鑾殿으로 불러 만나보고 楊 貴妃와 함께 白蓮池에서
뱃놀이를 하였다. 이때 玄宗은 李白에게 詩를 지으라 하였다. 그러나 그는 醉하여 있었으므로 高力士로
하여금 李白을 부축하여 배 에 오르도록 하고 詩를 보자 宮袍를 벗어 下賜하였다 한다.
따라서 ‘金鑾殿上 人’은 玄宗의 사랑을 받던 李白을 가리킨다.
宮錦: 宮中 樣式의 비단으로 만든 長袍.
烏角巾: 隱居하는 野人이 쓰는 검은 頭巾. 이 句節은 得意한 李白의 傍若無人한 態 度를 읊은 것이다.
巨靈: 큰 神靈. 劈山: 산을 쪼개는 것.
洪河: 큰 강물. 이 구절은 李白의 氣勢를 읊은 것이다.
萬壑貧: 온 골짜기 냇물이 貧弱 해 진다. 이것은 李白의 偉大한 力量을 比喩한 것이 다.
元氣: 萬物生成의 根源이 되는 氣.
百媚: 온갖 아름다움. 갖가지 아름다운 글.
讀書不必破萬卷: 앞에 나온 杜甫의 [위좌승에게 올림(贈韋左丞)] 詩의 ‘讀書破萬卷, 下筆如有神’이란 말을
뒤집어 쓴 것이다.
曹: 무리. 여러 사람들.
莫相憶: 생각하지 않겠는가? 反語로 보아야 前後 文脈이 잘 통한다.
襄陽兒: 양양(襄陽)의 젊은이들. 양양은 湖北省에 있는 고을 이름.
銅鞮: 앞에 나온 白銅鞮 歌. 白銅踶로도 쓰며 襄陽地方의 民謠.
解說:
思亭이란 亭子에서 술을 마시며 作者 馬存이 李白의 文才를 憧憬한 노래이다. 江南의 風景은 李白이 죽은 뒤로는 오랫동안 아무도 노래 부르는 이 없이 閑散하다. 지금 自己는 思亭에서 옛날의 賀知章 같은 主人의 술을 待接받고 있지만 그 親舊인 自己는 李白 같은 詩才가 없다. 李白의 氣勢와 天才는 이 세상에 비길 데 없이 偉大한 것이다.
다만 자기도 李白의 近處에 갈 수 있는 게 있다면 술 醉하여 아이들의 웃음 속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거리를 누비는 것이라는 것이다. 李白을 欽慕하는 情이 狂客다운 筆致로 잘 表現된 詩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