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에 월백하고 (이조년)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양하여 잠못 들어 하노라
풀이
하얗게 핀 배꽃에 달이 환히 비치고
은하수는 돌아서 자정을 알리는 때에
배꽃 한 가지에 어린 봄날의 정서를 자규가 알고서
저리 우는 것일까마는
다정다감한 나는 그것이 병인 양,잠을 이루지 못하노라
봄날의 한밤중을 배경으로 하여 휘영청 밝은 달빛 아래 눈물을 머금은 듯한 배꽃
어디선가 피를 토하듯 두견의 울음소리가 더욱 애상적인 정서를 안겨 주는데
어이 다정 다감한 사람이 아니라 하더라도 잠을 이룰 수 있으랴
한 가닥 지향할 수 없는 애상적인 봄 밤의 정서는 '이화. 월백. 은한' 등의 백색 언어와
자규에 연결되어 작자의 충정이 청빈. 고독함을 나타내 주면서 모든 시상이 '춘심'에 집중되고 있다.
제재로 등장하는 '이화'는 청초. 결백. 냉담. 애상의 속성을 지니면서
'자규'가 지니는 처절, 애원, 고독의 속성과 잘 어울리면서 더욱 애상적인 정한을 나타내 주고 있다.
'다정가'라고도 부르는 이 노래는, 그 표현 기법이나 정서면에서
고려 시조 가운데 문학성이 가장 뛰어 나다고 하겠다.
단어 풀이
이화 : 배나무꽃,'애상,결백,청초,냉담, 등의 이미지를 지님
은한 : 은하수
삼경 : 한밤중,밤11시에서 새벽 1시.자시 또는 병야라고도 한다.
일지춘심 : 나뭇가지에 깃들여 있는 봄날의 마음
자규 : 소쩍새,접동새,불여귀,귀촉도,두견 등의 별칭이 있으며,,처절,고독,애원,의 이미지를 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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