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자료[1076]두보-將赴成都草堂途中有作 先寄嚴鄭公(장부성도초당도중유작선기엄정공)
將赴成都草堂途中有作 先寄嚴鄭公(장부성도초당도중유작선기엄정공)
-성도의 초당에 가려 할 때 도중에 글을 지어 우선 엄 정공에게 부치다,
두보는 청두에서 옛 친구 엄무(嚴武)가 성도윤(成都尹) 겸
검남서천절도사(劍南西川節度使)로 재임할 때.
청두의 교외 완화계(浣花溪) 부근에 초당을 마련하고
여기에서 2년간 평화롭게 지내던 중, 보응(寶應) 1년(762)에
엄무가 서울로 소환되고 청두 부근에서 서지도(徐知道)의 난이
일어나자 두보는 난을 피해 각지를 떠돌아다니다가
엄무가 다시 청두에 돌아오게 된, 광덕 2년(764) 3월에
청두의 완화 초당으로 돌아왔다. 엄무는 이때 두보를 천거해서
절도참모(節度參謀)·검교공부원외랑(檢校工部員外郞)으로 삼았다.
得歸茅屋赴成都,
直為文翁再剖符。
但使閭閻還揖讓,
敢論松竹久荒蕪。
魚知丙穴由來美,
酒憶郫筒不用酤。
五馬舊曾諳小徑,
幾回書劄待潛夫。
處處青江帶白蘋,
故園猶得見殘春。
雪山斥候無兵馬,
錦裏逢迎有主人。
休怪兒童延俗客,
不教鵝鴨惱比鄰。
習池未覺風流盡,
況複荊州賞更新。
竹寒沙碧浣花溪,
菱刺藤梢咫尺迷。
過客徑須愁出入,
居人不自解東西。
書簽藥裹封蛛網,
野店山橋送馬蹄。
豈藉荒庭春草色,
先判一飲醉如泥。
常苦沙崩損藥欄,
也從江檻落風湍。
新松恨不高千尺,
惡竹應須斬萬竿。
生理只憑黃閣老,
衰顏欲付紫金丹。
三年奔走空皮骨,
信有人間行路難。
錦官城西生事微,
烏皮幾在還思歸。
昔去為憂亂兵入,
今來已恐鄰人非。
側身天地更懷古,
回首風塵甘息機。
共說總戎雲鳥陣,
不妨遊子芰荷衣。
將赴成都草堂途中有作,先寄嚴鄭公五首
其一
得歸茅屋赴成都,直爲文翁再剖符。
但使閭閻還揖讓,敢論松竹久荒蕪。
魚知丙穴由來美,酒憶郫筒不用酤。
五馬舊曾諳小徑,幾回書劄待潛夫。
其二
處處青江帶白蘋,故園猶得見殘春。
雪山斥候無兵馬,錦裏逢迎有主人。
休怪兒童延俗客,不教鵝鴨惱比鄰。
習池未覺風流盡,況複荊州賞更新。
其三
竹寒沙碧浣花溪,菱刺藤梢咫尺迷。
過客徑須愁出入,居人不自解東西。
書簽藥裹封蛛網,野店山橋送馬蹄。
豈藉荒庭春草色,先判一飲醉如泥。
得歸茅屋赴成都하니
(득귀모옥부성도)
眞爲文翁再剖符라
(진위문옹재부부)
초당에 들어가게 되어 성도로 가니,
진실로 문옹이 다시 태수 되었기 때문이네.
但使閭閻還揖讓하리니
(단사여염환읍손)
敢論松菊久荒蕪아
(감론송국구황무)
다만 여염 백성들 다시 읍양하게 한다면,
구태여 소나무 국화가 오래도록 황폐함을 논하랴.
魚知丙穴由來美하니
(어지병혈유래미)
酒憶郫筒不用酤라
(주억비통불용고)
물고기는 병혈에서 난 것이 예로부터 맛이 좋음을 알고,
술은 비통주로 살 필요가 없음을 기억하네.
五馬舊曾諳小徑하니
(오마구증암소경)
幾回書札待潛夫아
(기회서찰대잠부)
오마는 옛날부터 좁은 지름길을 알고 있으니,
몇 번이나 편지 보내어 잠부를 기다렸던가.
其四
常苦沙崩損藥欄,也從江檻落風湍。
新松恨不高千尺,惡竹應須斬萬竿。
生理只憑黃閣老,衰顏欲付紫金丹。
三年奔走空皮骨,信有人間行路難。
常苦沙崩損藥欄 (상고사붕손약난)
也從江檻落風湍 (야종강함락풍단)
항상 모래 무너져 작약 울타리 상할까 걱정하여,
또한 강가 난간 만들어 바람 여울 잠재우네
新松恨不高千尺 (신송한불고천척)
惡竹應須斬萬竿 (악죽응수참만간)
새로 심은 소나무는 천 길 높이 되지 않으면 한스럽고
모진 대나무는 모름지기 만 그루 베어내야 하리
生理祗憑黃閣老 (생리저빙황각노)
살아갈 계책은 다만 황각로에게 의지하고
衰顔欲付紫金丹 (쇠안욕부자금단)
노쇠한 얼굴은 자금단에 맡기고자 하네
三年奔走空皮骨 (삼년분주공피골)
삼 년 동안 분주히 다녀 헛되이 피골만 남으니
信有人間行路難 (신유인간행로난)
진실로 세상에 길 가는 어려움 있구나
지난날에 항상 모래 언덕이 심하게 무너져서 장차 작약 울타리까지
손상될 것을 걱정하였다. 그래서 주민들을 따라 강가 난간 밖에 제방을 만들어,
바람 여울을 잠재워서 모래 언덕이 무너지지 못하게 하였다.
또 새로운 소나무를 심는 것은 빨리 자라게 하려고 해서이고,
모진 대나무를 베는 것은 제거를 많이 하려고 해서이다.
이같이 살아가는 계책은 지금 모두 몸소 잘 해낼 수가 없고,
다만 엄무가 사람을 시켜서 헤아려 다스려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노쇠한 얼굴은 단약을 구하여 보양하고자 할 따름이다.
대개 두보가 3년 동안 외지에 있어서 매우 피로하여 괴롭고 파리해졌으니,
비로소 세상에 이러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믿게 되었다.
그래서 돌아와 누워서 쉬고 싶어 하니, 살아가는 계책은 또한 일삼을 수 없다.
其五
錦官城西生事微,烏皮幾在還思歸。昔去爲憂亂兵入,今來已恐鄰人非。
側身天地更懷古,回首風塵甘息機。共說總戎雲鳥陣,不妨遊子芰荷衣。
錦官城西生事微
(금관성서생사미)
烏皮几在還思歸
(오피지재환사귀)
금관성 서쪽에 살아가는 일 미미하니
오피궤만 있어도 도리어 돌아가길 생각하네
(錦官城 서쪽 초당은 마음 둘 일이야 없지만
다만 烏皮几가 있었기에 다시 가보고도 싶은 곳이다)
昔去爲憂亂兵入하니
(석거위우란병입)
今來已恐隣人非라
(금래이공린이비)
옛날 떠날 때는 반란 병 침입할까 근심했는데
지금 돌아옴에 이미 이웃 사람 바뀌었을까 두렵네
(쳐들어오는 병사들이 두려워 이 초당을 떠났었는데
이제 돌아와서는 이웃이 두렵다)
側身天地更懷古하고
(측신천지갱회고)
回首風塵甘息機라
(회수풍진감식기)
천지 간에 몸 엎드려 다시 고인 생각하고
풍진에 고개 돌리며 기꺼이 살아가는 일 잊네
(하늘과 땅 사이에 몸을 맡기어 다시 옛 생각에 휘말린다
겪어 온 풍진을 되돌아보면 그나마 다행스러울 뿐이다)
共說總戎雲鳥陣하니
(공설총융운조진)
不妨遊子芰荷衣이라
(불방유자기하의)
총융의 운조진을 모두 말하니
나그네는 은자의 옷을 입어도 무방하리
(이렇게 이곳에 와서 내가 숨어서 지내는 것이
일 많은 엄공의 兵陣에 걸리적거리지는 않는지 걱정이다)
● 시어 풀이 ●
금관성(錦官城): 앞의 시 「촉의 재상[蜀相]」의 주에 보인다.
오피궤(烏皮几): 까마귀 가죽으로 안석을 싼 것이다.
운조진(雲鳥陣):
강태공(姜太公)의 『육도(六韜)』에서 수레와 기마를 나누어
구름과 새의 진열을 만든다."라고 하니, 이른바 새가 흩어지고
구름이 날아 변화가 무궁한 것이다.
[二]
處處淸江帶白蘋 故園猶得見殘春
雪山斥候無兵馬 錦里逢迎有主人
休怪兒童延俗客 不敎鵝鴨惱比隣
習池未覺風流盡 況復荊州賞更新
곧마다 프른 미 말와 찻니
故園에 오히려 시러곰 기튼 보 보리로다
雪山애셔 盜賊 여어 보매 兵馬 업고
錦里예셔 마지 主人은 잇도다
아 俗客 혀 드료 怪異히 너기디 아니고
그력 올히로 여 갓가온 이우즐 어즈러이디 아니호리라
習池예 風流ㅣ 다 업수믈 아디 몯노니
며 荊州ㅣ 賞玩호미 가야 새로 외요미녀
處處淸江帶白蘋 故園猶得見殘春
곧마다 프른 미 말와 찻니
故園에 오히려 시러곰 기튼 보 보리로다
處處의 淸江에 白蘋을 띄고
故園에는 오히려 殘春이 보인다
곳곳마다 맑은 강에 백빈 둘렀으니
고향 동산에 여전히 남은 봄 볼 수 있겠지
봄빛 무르익은 강변을 따라 그리던 성도에 간다
이 봄이 가기 전에 어서 초당에 가고 싶다
낙성
雪山斥候無兵馬 錦里逢迎有主人
雪山애셔 盜賊 여어 보매 兵馬 업고
錦里예셔 마지 主人은 잇도다
雪山 斥候에는 兵馬가 없고
錦里 逢迎에 主人이 있네
설산의 정세 보니 전쟁 소식 없고
금리에서 맞아주니 주인이 있네
변경에는 이미 전쟁걱정이 없고
그 고을 원님은 나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낙성
休怪兒童延俗客 不敎鵝鴨惱比隣
아 俗客 혀 드료 怪異히 너기디 아니고
그력 올히로 여 갓가온 이우즐 어즈러이디 아니호리라
兒童은 俗客 맞이한다 이상쩍다 말라
鵝鴨으로 하여금 比隣을 귀찮게 않으리
아이들이 속객 맞이함을 이상히 여기지 말고
거위 오리가 이웃을 귀찮게 하지 말게 하리라
마을 아이들이 집을 어지럽혀도 그저 무던히 여기고
거위와 오리 떼를 가두어 이웃을 성가시게 하지는 않겠다
낙성
習池未覺風流盡 況復荊州賞更新
習池예 風流ㅣ 다 업수믈 아디 몯노니
며 荊州ㅣ 賞玩호미 가야 새로 외요미녀
習池에 風流 다함을 깨닫지 못하지만
하물며 또한 荊州가 다시 새로이 와 玩賞하는데
습지에 아직 풍류 다함을 깨닫지 못했으니
하물며 다시 형주에서 또 새롭게 완상함에랴
내 초당의 연못에 어찌 풍류가 없으랴
엄공과 더불어 잊고 살던 즐거움을 되찾고자 한다
낙성
[시어풀이]
설산(雪山): 서산(西山)이니, 당시 세 성이 변방 지키는 일을 그만두었다.
습지(習池): 진(晉)나라 때의 산간(山簡)은 자가 계륜(季倫)이다. 영가(永嘉, 307~313) 초에
남정장군(南征將軍)이 되어 양양(襄陽)에 부임하였다. 여러 습씨(習氏)들은 형주(荊州)의
호족인데, 아름다운 동산과 못을 소유하고 있었다. 산간이 매번 연못가에서 즐겁게 놀
다가 번번이 취해서 돌아갔는데, 이름하여 ‘고양지(高陽池)’라고 하였다.
[시구풀이]
淸江白蘋春暮之物色公計其程及至草堂猶見餘春志喜之辭也此故園指浣花溪草堂非如他詩指長安洛陽亦所謂反望幷州作故鄕者矣重見故園之春而邊境無虞府主相候其歸途之喜爲如何耶公嘗遣弟占校草堂則云鵝鴨宜長數恐其惱比隣柴荊莫浪開恐其延俗客也今公乍歸不免俗客相過兒童延之以坐不爲輕訝鵝鴨之群則自制之終不令其聒惱鄰家也此聯預言到家之事無非喜辭末自比草堂爲習家池比嚴公爲山簡言嚴公不過草堂者二年其流風餘韻未覺其盡況受再鎭之命而來其賞又新則俗客相過自絶而比隣亦且不厭我矣
공이
‘맑은 강의 백빈[청강백빈]’은 늦봄의 풍경이다. 두보가 여정을 헤아려 보면 초당에 도착할 때에 여전히 남은 봄을 볼 것이니, 기쁨을 기록한 말이다. 여기에서 ‘고향 동산[고원]’은 완화계의 초당을 가리키는 것으로 다른 시에서 장안과 낙양을 가리킨 것과는 다르니, 또한 이른바 “병주(병주)를 돌아보며 고향을 삼는다.[반망병주작고향]”는 것이다. 거듭 고향 동산의 봄을 보니 변경에는 근심이 없고, 엄무가 안부를 물으니 그 돌아오는 길의 기쁨이 어떻겠는가?
두보가 일찍이 아우를 보내 초당을 손보게 하며 말하기를 “거위와 오리가 마땅히 크고 여러 마리일 것이니 이웃을 귀찮게 할까 걱정스럽고, 사립문을 함부로 열지 말 것이니 속객을 맞이할까 걱정해서이다.”라고 하였다. 지금 두보가 문득 돌아가니 속객의 방문을 면치 못하여 아이들이 맞이하여 앉을 때 의아하게 생각하지 않고, 거위와 오리 무리는 스스로 제압하여 마침내 이웃집을 귀찮게 하지 말도록 한다. 경련에서는 집에 도착했을 때의 일을 미리 말하였으니, 모두 기뻐하는 말이다.
미련에서는 스스로 초당을 습가지(습가지)에 비유하고 엄무를 산간(산간)에 비유하여 말하기를 “엄무가 초당을 찾아오지 않은 지 2년이 되었지만, 그 유풍(유풍)과 여운이 사라짐을 깨닫지 못하였다. 더구나 다시 진무(진무)하는 명을 받고 와서 또 새롭게 완상(완상)하리니, 속객의 방문이 절로 끊기더라도 이웃들은 장차 나를 싫어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청강 백빈(淸江 白蘋)은 저무는 봄날에 나타난 사물의 모습들이다. 두보는 자신이 초당에 이를 때쯤이면 아직 남아 있는 봄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기쁨을 나타낸 말들이다. 여기에서의 고원(故園)은 완화계 초당을 가리키며, 다른 시처럼 장안이나 낙양을 가리키는 것과는 다르다. 이른바 「반망병주작고향(反望幷州作故鄕)」의 시 구절과 같은 예이다.
고원의 봄을 거듭 볼 수 있고 변경에는 근심이 없어지고, 원님 또한 기다리고 있으니, 두보가 돌아가는 길의 기쁨은 어떠하겠는가. 두보가 일찍이 아우를 보내어 초당을 살펴보게 하였을 때 ‘거위와 오리가 많이 컸으리. 혹시나 가까운 이웃사람들을 성가시게 할까 걱정된다. 사립문을 활짝 열러 놓지 말라. 속객을 맞이할까 싶다(鵝鴨宜長數, 恐其惱比隣, 柴荊莫浪開, 恐其延俗客)’라고 당부하였지만, 이제 두보가 고향으로 돌아감에 속객이 찾아드는 것을 막을 순 없지 않겠는가. 때문에 아동들이 자리를 마련하더라도 이를 가벼이 대하지 않으리라. 그러나 거위와 오리 떼들은 잘 가두어 그것들을 떠들썩하며 이웃을 성가시게 하지 않으리라.
3련은 집에 도착하였을 때의 일을 미리 말한 것으로 기쁨에 넘쳐 나온 말이다. 마지막에 두보는 스스로 초당을 습가(習家)의 연못에, 엄공을 진산간에 비유하고 있다. 엄공이 초당을 찾아오지 않은 지도 벌써 이태이다. 그렇지만 그의 발길의 여운이 아직 다하지 않고 남아 있다. 그런데 이제 그가 다시 부임해와 이곳을 찾는다면 그 분위기는 얼마나 더 새로울까? 그렇게 되면 속객이 찾아드는 것도 저절로 끊어질 것이며, 가까운 이웃 또한 나를 업신여기지 않으리라.
[三]
竹寒沙碧浣花溪 橘刺藤梢咫尺迷
過客經須愁出入 居人不自解東西
書籤藥裹封蛛網 野店山橋送馬蹄
肯藉荒亭春草色 先拚一飮醉如泥
대 서늘야 몰애 프른 浣花溪예
橘木ㅅ 가와 藤蘿ㅅ 가지 咫尺 이예 迷失니라
디나갈 나그내 곧 모로매 드나로 시름고
살 사도 제 東西 아디 몯니라
書冊앳 사와 藥 거믜줄이 얼것고
햇 집과 뫼햇 리 바 보내니라
거츤 헷 봄 픐비츨 지즐어 안조 肯許시면
번 먹고 醉호미 泥蟲 토 몬져 일우노라
竹寒沙碧浣花溪 橘刺藤梢咫尺迷
대 서늘야 몰애 프른 浣花溪예
橘木ㅅ 가와 藤蘿ㅅ 가지 咫尺 이예 迷失니라
대나무 차고 모래 푸른 浣花溪
橘刺와 藤梢에 咫尺도 볼 수 없네
대나무 서늘하고 모래 푸른 완화계에
귤 가시와 등나무 가지 지척에 어지러우리
대숲 으스스하여 모래알조차 푸르죽죽 물든 듯한 浣花溪에는
귤 가시 등 넝쿨들이 함부로 얽혀
낙성
過客經須愁出入 居人不自解東西
디나갈 나그내 곧 모로매 드나로 시름고
살 사도 제 東西 아디 몯니라
過客이 지남에 반드시 出入을 愁心하고
居人은 스스로 東西 알지 못할레라
과객은 지날 때 반드시 출입을 근심하고
주민들은 절로 동서를 구분하지 못하리
지나는 이들이 모두 여기 드나들기를 꺼리고
치솟아버린 대숲 때문에 東西도 분간 못하게 될 것이다
낙성
書籤藥裹封蛛網 野店山橋送馬蹄
書冊앳 사와 藥 거믜줄이 얼것고
햇 집과 뫼햇 리 바 보내니라
書籤이며 藥裹에 거미줄 얽히고
野店 山橋에 말발굽 보내리
서책과 약봉지에는 거미줄 치고
들 집과 산 다리에서 말발굽 보내리
방안의 서첩에 약봉지에 거미줄이 얽히고
마을 떠나는 이들 예까지 올 일이 없어 주막이나 다릿목 근처에서 헤어지리라
낙성
肯藉荒亭春草色 先拚一飮醉如泥
거츤 헷 봄 픐비츨 지즐어 안조 肯許시면
번 먹고 醉호미 泥蟲 토 몬져 일우노라
기꺼이 荒亭에 春草色 깔고서
먼저 一飮 가지고 진흙처럼 醉하리
기꺼이 황량한 정자에 봄풀색을 깔고 앉으면
우선 만사를 제쳐두고 한 번 마셔 진흙처럼 취하리
거칠게 자라있는 뜨락의 저 봄풀을 깔아뭉개며
그대와 함께 흠뻑 취해보고만 싶다
낙성
[시어풀이]
완화계(浣花溪): 『양익기(梁益記)』에 “계곡물이 유강(渝江)으로 흘러나오는데, 주민들
이 채색 종이를 많이 만들기 때문에 ‘완화(浣花)’라고 불렀다.”고 하였다. 『방여승
람』에 “성도성에서 서쪽으로 5리에 있으니, 일명 ‘백화담(百花潭)’이라고도 한다.”
고 하였다.
니(泥): 『패관소설(稗官小說)』을 살펴보면 “남해에 벌레가 있는데, 뼈가 없고 이름은
‘니’이다. 물속에 있으면 살고, 물을 잃으면 취하여 마치 한 덩이 진흙인 듯하다.”고
하였다.
[시구풀이]
此篇想像草堂之荒蕪也言溪上竹繁不洗其寒陰暎沙亦成碧色矣橘刺藤梢無人剪伐亦交覆於行道矣所以過客爲荊刺所傷直以出入爲憂土着之人爲密竹所隔亦難認其東西也室中書帖藥裹無人拈動必爲蛛絲所封騎馬而行者但在野店山橋之間以公不在草堂而不相過矣末句却問嚴公肯來藉庭前茂草而坐則我到家未須剪薙荒穢先拚一醉以同臥於草色也
공이
이 시는 초당의 황폐함을 상상한 것이다.]
완화계 가에 대나무가 무성하니 찬 기운을 떨치지 못하여 비치는 모래 또한 푸른빛을 이룰 것이다. 귤 가시와 등나무 가지는 가지를 치는 사람이 없으니, 또한 얽혀서 다니는 길을 덮을 것이다. 그래서 지나가는 사람이 가시에 찔려 상처를 입어서 다만 출입하는 것을 근심으로 삼고, 토착민들은 빽빽한 대나무에 막혀서 또한 동서를 구분하기 어려울 것이다. 방 안의 서책과 약봉지는 만질 사람이 없으니 분명 거미줄을 쳤을 것이고, 말 타고 가는 사람이 다만 들 집과 산 다리 사이에 있다는 것은 두보가 초당에 없기 때문에 방문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미련에서 도리어 말하기를 “엄무가 기꺼이 와서 뜰 앞의 무성한 풀을 깔고 앉는다면, 나는 집에 도착하여 황폐한 풀을 베어내지 않고 우선 만사를 제쳐두고 한 번 취하여 함께 풀색 위에 누울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 시는 황무지가 되었을 초당을 상상하며 읊은 것이다.
완화계 위의 무성한 대나무는 음산함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그 빛을 받은 모래 또한 무른색을 이루고 있다. 귤나무 가시와 등나무 넝쿨은 잘라주는 사람이 없어 무성하게 길 위를 덮고 있다.
이런 까닭에 지나가는 나그네는 가시에 찔리어 곧 바로 드나드는 것을 꺼려하고, 그 지방 사람들은 빽빽한 대나무 숲에 막혀 방위를 구분하지 못하리라. 방 가운데에 있는 서첩과 약봉지는 매만지는 사람이 없으니 반드시 거미줄이 얽혀 있을 것이고, 말을 타고 떠나는 사람은 단지 주막과 다리 위에서 전송할 것이니, 이는 두보가 초당에 없어 서로 찾지 않기 때문이다.
마지막 연에서는 초당을 방문하여 뜰 앞의 무성한 풀 위에서 함께 하지 않겠는가라고 묻고 있다. 만약 이를 허락한다면 내가 초당에 이르러서 무성한 봄풀 위에 그대와 함께 흠뻑 취하여 누우리라.
[四]
常苦沙崩損藥欄 也從江檻落風湍
新松恨不高千尺 惡竹應須斬萬竿
生理祗憑黃閣老 衰顔欲付紫金丹
三年奔走空皮骨 信有人間行路難
長常 몰애 믈어뎌 藥欄야 료 苦로이 너겨
맷 軒檻 조차 부 므를 디여 흘료라
새 소남글 즈믄 자히에 놉디 몯호 츠기 너기노니
모딘 대 당당이 모로매 一萬 나 버힐디로라
사롤 일란 오직 黃閣老 븓고
늘근 란 紫金丹애 브티고져 노라
세 奔走야 뇨매 갓 갓과 왜로소니
진실로 人間애 니 길히 어려우미 잇도다
常苦沙崩損藥欄 也從江檻落風湍
長常 몰애 믈어뎌 藥欄야 료 苦로이 너겨
맷 軒檻 조차 부 므를 디여 흘료라
恒常 모래 무너져 藥欄 부서진 것이 괴로워서
또항 江檻 따라 風湍을 減殺하리
항상 모래 무너져 작약 울타리 상할까 걱정하여
또한 강가 난간 만들어 바람 여울 잠재우네
모래언덕이 무너져 내려 작약 울타리가 망가졌다
바람막이 제방을 서둘러 쌓아야겠지만
낙성
新松恨不高千尺 惡竹應須斬萬竿
새 소남글 즈믄 자히에 놉디 몯호 츠기 너기노니
모딘 대 당당이 모로매 一萬 나 버힐디로라
新松은 높이 千尺되지 못함을 恨하고
惡竹은 應當 萬竿을 자르리
새로 심은 소나무는 천 길 높이 되지 않음 한스럽고
모진 대나무는 모름지기 만 그루 베어내야 하리
새로 소나무를 심어 어서 자라기를 기다린다
병든 대숲은 깡그리 베어내려 벼르고만 있다
낙성
生理祗憑黃閣老 衰顔欲付紫金丹
사롤 일란 오직 黃閣老 븓고
늘근 란 紫金丹애 브티고져 노라
生理는 다만 黃閣老 의지하고
衰顔은 紫金丹에 부치고자 한다
살아갈 계책은 다만 황각로에게 의지하고
노쇠한 얼굴은 자금단에 맡기고자 하네
그러나 이제 그 모든 일들을 엄공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겠다
늙은 몸 건져낼 불사약이 더 급하다
낙성
三年奔走空皮骨 信有人間行路難
세 奔走야 뇨매 갓 갓과 왜로소니
진실로 人間애 니 길히 어려우미 잇도다
三年 奔走하여 皮骨만 앙상하니
참으로 人間에 行路難이 있어라
삼년 동안 분주히 다녀 헛되이 피골만 남으니
진실로 세상에 길 가는 어려움 있구나
삼년 동안 떠돌면서 이렇게 뼈와 가죽만 남다니
한세상 사는 것이 이다지도 모질단 말인가
낙성
[시어풀이]
자금단(紫金丹): 도가(道家)에 자금화단(紫金火丹)이 있는데, 그것을 복용하면 창자가 변
화하여 근육이 되고 골수가 변하여 뼈를 응결시켜서 장생불사하게 한다.
황각로(黃閣老): 엄무(嚴武)를 가리키니 문하성(門下省)과 중서성(中書省)의 사람들은 서
로를 ‘각로(閣老)’라고 부른다. 엄무가 지덕(至德) 연간에 문하성의 급사중(給事中)이
되었고 이때 두보는 중서성의 좌습유(左拾遺)가 되었으니, 바로 두 성(省)을 나란히 한
것이다.
작약 울타리[藥欄]: 초당에 작약이 분명 무성할 것이니, 두보가 때로 흥취를 타고 와서
작약 울타리를 보았음을 알 수 있다.
[시구풀이]
此篇言向時常恐沙岸苦崩不已將損及芍藥之欄故從居民於江檻之外設爲隄防以減殺風湍不使其崩沙岸也又種新松則欲其極長斬惡竹則欲其多除若此生理今皆不能身親爲之但望嚴公使人料理而衰老之顔則欲求丹藥以養之耳蓋三年在外勞苦羸瘦之甚始信世間有此艱難故欲歸來偃息而生理則又未能事之也
공이
지난날에 항상 모래 언덕이 심하게 무너져서 장차 작약 울타리까지 손상될 것을 걱정하였다. 그래서 주민들을 따라 강가 난간 밖에 제방을 만들어, 바람 여울을 잠재워서 모래 언덕이 무너지지 못하게 하였다. 또 새로운 소나무를 심는 것은 빨리 자라게 하려고 해서이고, 모진 대나무를 베는 것은 제거를 많이 하려고 해서이다. 이같이 살아가는 계책은 지금 모두 몸소 잘해낼 수가 없고, 다만 엄무가 사람을 시켜서 헤아려 다스려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노쇠한 얼굴은 단약을 구하여 보양(보양)하고자 할 따름이다. 대개 두보가 3년 동안 외지에 있어서 매우 피로하여 괴롭고 파리해졌으니, 비로소 세상에 이러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믿게 되었다. 그래서 돌아와 누워서 쉬고 싶어 하니, 살아가는 계책은 또한 일삼을 수 없다.
지난날 모래언덕이 항상 무너져 내려 작약의 난간에까지 밀려왔으므로 사람들과 함께 수각에 나아가 제방을 쌓아 세찬 바람을 막아냄으로써 모래언덕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였다. 또한 새로이 소나무를 심은 것은 무성하게 자라기를 바라고, 병든 대나무를 제거한 것은 너무나 많은 것을 제거하고자 함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몸으론 이젠 이러한 일들을 몸소 할 수 없어 다만 엄공이 이를 대신해주기를 바라고, 쇠약한 몸은 단약이나 구해서 보호코자 할 뿐이다.
삼년 동안 외지에서 분주한 생활로 인해 고달픔에 지치고 보니, 참으로 인간행로가 험난한 줄 알겠다. 이젠 고향에 돌아가 쉬고 싶지만, 생활이라는 것이 그것만 일삼을 수 없지 않겠는가.
[五]
錦官城西生事微 烏皮几在還思歸
昔去爲憂亂兵入 今來已恐隣人非
側身天地更懷古 回首風塵甘息機
共說總戎雲鳥陣 不妨遊子芰荷衣
錦官城ㅅ 西ㅅ 녀긔 사롤 이리 젹건마
거믄 가로 론 几 이실 도로 가고져 랑노라
녜 나가 亂兵이 드러오 爲야 시름호니
이제 오매 마 이욷 사미 아닌가 전노라 할과 쾃 이예
모 기우려 녯 이 랑고 과 드트레
머리 돌아보고 機心 그츄믈 히 너기노라
다 닐오 摠戎의 運鳥ㅅ 兵陣에
노니 子의 니분 芰荷 오시 妨害티 아니니라 다
錦官城西生事微 烏皮几在還思歸
錦官城ㅅ 西ㅅ 녀긔 사롤 이리 젹건마
거믄 가로 론 几 이실 도로 가고져 랑노라
錦官城 西便에 사는 일 微微하여
烏皮几 있어 도리어 歸鄕을 생각한다
금관성 서쪽에 살아가는 일 미미하니
오피궤만 있어도 도리어 돌아가길 생각하네
錦官城 서쪽 초당은 마음 둘 일이야 없지만
다만 烏皮几가 있었기에 다시 가보고도 싶은 곳이다
낙성
昔去爲憂亂兵入 今來已恐隣人非
녜 나가 亂兵이 드러오 爲야 시름호니
이제 오매 마 이욷 사미 아닌가 전노라 할과 쾃 이예
옛적 떠날 땐 亂兵 들까 근심했는데
이제 와선 隣人이 아닐까 두렵다
옛날 떠날 때는 반란병 침입할까 근심했는데
지금 돌아옴에 이미 이웃 사람 바뀌었을까 두렵네
쳐들어오는 병사들이 두려워 이 초당을 떠났었는데
이제 돌아와서는 이웃이 두렵다
낙성
側身天地更懷古 回首風塵甘息機
모 기우려 녯 이 랑고 과 드트레
머리 돌아보고 機心 그츄믈 히 너기노라
天地에 몸 기울려 다시 懷古하고
風塵에 머리 돌려 息機 달게 여긴다
천지간에 몸 엎드려 다시 고인 생각하고
풍진에 고개 돌리며 기꺼이 살아가는 일 잊네
하늘과 땅 사이에 몸을 맡기어 다시 옛 생각에 휘말린다
겪어 온 풍진을 되돌아보면 그나마 다행스러울 뿐이다
낙성
共說總戎雲鳥陣 不妨遊子芰荷衣
다 닐오 摠戎의 運鳥ㅅ 兵陣에
노니 子의 니분 芰荷 오시 妨害티 아니니라 다
모두가 總戎의 雲鳥陣을 말하니
遊子의 芰荷衣 나쁘지 않네
총융의 운조진을 모두 말하니
나그네는 은자의 옷을 입어도 무방하리
이렇게 이곳에 와서 내가 숨어서 지내는 것이
일 많은 엄공의 兵陣에 걸리적거리지는 않는지 걱정이다
낙성
[시어풀이]
금관성(錦官城): 앞의 시 「촉의 재상[蜀相]」의 주에 보인다.
오피궤(烏皮几): 까마귀 가죽으로 안석을 싼 것이다.
운조진(雲鳥陣): 강태공(姜太公)의 『육도(六韜)』에서 수레와 기마를 나누어 구름과 새
의 진열을 만든다.“고 하니, 이른바 새가 흩어지고 구름이 날아 변화가 무궁한 것이다.
[시구풀이]
此篇言城西草堂其中生事甚微但留烏皮几在而已然猶不忍舍此而思歸也昔者之去恐亂兵入我草堂故避之耳今者之來已恐隣人多有避兵而不存者因歎天地許大而我乃側身其中可謂無所容矣更且懷思古人常多感慨然回首兵戈若此百念皆灰甘心自息其機事矣末承上言雖則風塵未靜皆言有嚴公之軍容儘能安蜀則我服隱者之衣可以安身而無妨矣
공이
이 시는 성 서쪽의 초당을 말하였다.
초당 안에서는 살아가는 일이 매우 미미하여 다만 오피궤(오피궤)만 있을 뿐이지만 오히려 차마 이것을 버리지 못하여 돌아가기를 생각한다. 옛날에 떠날 때에는 반란병이 초당에 들어올까 두려웠기 때문에 피했을 뿐이었는데, 지금 돌아갈 때에는 이미 이웃 사람들이 대부분 반란병을 피해서 남은 이가 없을까 두렵다. 이어서 탄식하기를 “천지가 이렇듯 크지만 나는 곧 그 가운데에 몸을 엎드리니 ‘용납할 곳이 없다’고 할 만하고, 다시 또 고인을 생각하니 항상 감개함이 많다. 그러나 고개를 돌려보건대 이와 같이 전쟁이 일어나니 온갖 생각이 모두 없어져서 기꺼이 스스로 살아가는 일을 잊는다.”고 하였다. 미련에서는 위를 이어서 말하기를 “비록 풍진 세상이 안정되지는 않았지만, 엄무의 군용(군용)이 촉 땅을 다 편안히 할 수 있으리라고 모두 말하니, 나는 은자의 옷을 입고 몸을 편안히 하여도 무방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 시는 금관성 서쪽 초당을 말하고 있다.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일들은 매우 미미하고 다만 오피궤(烏皮几)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하지만 차마 이를 내버려둘 수 없어 돌아갈 것을 생각하고 있다. 지난번 초당을 떠난 것은 난을 일으킨 병사가 쳐들어올까 이를 염려하였는데, 이제 다시 돌아오는 날, 혹 이웃들이 피난 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이어서 넓디넓은 천지에 의지하고 사는 이 한 몸 용납할 곳이 없다. 지난 옛 사람들을 다시 생각하며 늘 감개에 젖음을 탄식한 것이다. 그러나 전쟁이 이와 같아서 모든 생각이 다 사라지고 차라리 삶의 회의를 쉽게 받아들이고 싶은 심정이다.
○奉待嚴大夫 / 엄대부를 받들어 모시다
殊方又喜故人來 重鎭還須濟世才
常怪偏裨終日待 不知旌節隔年回
欲辭巴徼啼鶯合 遠下荊門去鷁催
身老時危思會面 一生襟抱向誰開
다 해 故人의 오 깃노니
重 兵陣엔 도로 時世 거느릴 조 기들워 디니라
長常 偏裨ㅣ 날 록 기들우믈 怪異히 너기고
旌節이 즈음처 도라올 고 아디 몯호라
巴州ㅅ 애 우 곳고리 모닷 말오
荊門로 머리 려가 가 뵈아고져 노라
모미 늙고 時節이 바리온 저긔 맛보고져 랑노니
一生앳 누를 向야 열리오
殊方又喜故人來 重鎭還須濟世才
다 해 故人의 오 깃노니
重 兵陣엔 도로 時世 거느릴 조 기들워 디니라
殊方에 또한 故人 온 게 기쁘다
重鎭에는 또한 濟世才가 필요한 터
객지에서 또 벗이 이르러 기쁘니
중진은 반드시 세상 구할 인재 써야 하네
그대가 또 오게 되어 무척 기쁘오
이곳에 거듭 부임하는 것은, 그대가 세상을 건질 재목이기 때문이오
낙성
常怪偏裨終日待 不知旌節隔年回
長常 偏裨ㅣ 날 록 기들우믈 怪異히 너기고
旌節이 즈음처 도라올 고 아디 몯호라
恒常 偏裨는 終日토록 기다린 게 이상하고
旌節은 隔年에 돌아올 줄 몰랐다
장수들 종일토록 기다림이 항상 괴이하니
행차가 해 바뀌어 돌아온 줄 알지 못해서이네
부하들이 종일 기다리는 것을 이상하다 여겼는데
그대가 지난 해에 이미 왔다는 것을 미처 모르고 서두른 탓이라오
낙성
欲辭巴徼啼鶯合 遠下荊門去鷁催
巴州ㅅ 애 우 곳고리 모닷 말오
荊門로 머리 려가 가 뵈아고져 노라
巴徼를 꾀꼬리 울음 좋을 때 떠나
멀리 荊門 아래로 彩鷁 재촉해 내려가려 한다
파촉 변방 떠나려 할 때 우는 꾀꼬리 소리 어우러지고
형문으로 멀리 내려갈 때 떠나는 배 재촉하네
즉시 巴蜀을 떠나 꾀꼬리 우는 곳에서 그대 맞으려고
멀리 형주 땅까지 내려가려오 배도 다 마련해 두었다오
낙성
身老時危思會面 一生襟抱向誰開
모미 늙고 時節이 바리온 저긔 맛보고져 랑노니
一生앳 누를 向야 열리오
몸 늙고 時代 危殆로워 會面 생각뿐
一生懷抱를 누구에게 열어 보일까
몸 늙고 시절 위태로울 때 때 만나기를 생각하니
일생의 회포 그대 아니면 누구에게 털어놓을까
몸은 늙고 시절도 사나운 판에 그대 만날 생각만 간절하오
평생에 그대 말고 누구와 더불어 가슴 열어 보리오
낙성
[시어풀이]
엄대부(嚴大夫): 엄무(嚴武)가 일찍이 세 번 촉 땅을 진무(鎭撫)하였다. 건원(乾元) 연간에
배면(裴冕) 보다 앞선 때가 첫 번째이고, 이 해가 두 번째이고, 광덕(廣德) 원년에 두보
를 천거하여 참모로 삼았을 때가 세 번째이다.
편비(偏裨): 여러 장수를 말한다.
익(鷁): 앞의 시 「아우 관이 남전에 가서 처자를 데리고 강릉에 오자 기뻐서 보내다. 3
수[舍弟觀 赴藍田 取妻子到江陵 喜寄 三首]에 보인다.
[시구풀이]
此詩公將去成都聞嚴公有拝尹之命故且待相見而後去也言在他鄕喜故人事重來相見而成都重鎭之地必須得濟世之才如武者方稱其任也每日怪訝諸將郊迎不至不知嚴公隔歲已潛入城但未視事故不可見耳又言我之行欲出巴渝境上正爲鸎啼相合之時於是出峽遠下荊門乘快舟之便也然猶遲遲未去成都者身老之年時危之際思與故人會面而後行蓋平生知己如嚴公者少捨爾則向誰人開此懷抱乎相待之意切矣
공이
이 시는 두보가 장차 성도(성도)를 떠나려고 하다가 엄무가 성도윤(성도윤)에 제수되었다는 명을 들었기 때문에 서로 만나기를 기다린 후에 떠나려고 한 것이다.
타향에 있을 때 벗이 거듭 와서 서로 만나보는 것이 기쁘다. 성도와 같은 중진(중진)에는 반드시 엄무와 같이 세상을 구할 인재를 얻어야만 그제서야 그 임무에 걸맞다. 매일 여러 장수들이 성곽 밖에서 맞이해도 엄무가 오지 않는 것을 괴이하게 생각하니, 이는 엄무가 해가 바뀌어 이미 성에 몰래 들어온 것을 알지 못한 것이다. 다만 엄무가 직무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만나볼 수 없었을 따름이다. 또 말하기를 “나의 행로가 파주(파주)와 유주(유주)의 경계를 떠나려고 하니, 정히 꾀꼬리 소리가 서로 어우러지는 때이다. 이때 무협(무협)을 나와 멀리 형문(형문)으로 내려가서 편리한 빠른 배를 탄다. 하지만 오히려 더디게 성도를 떠나지 못하는 것은 몸이 늙고 시절이 위태로운 때에 벗과 만나본 후에 떠나기를 생각한 것이다. 대개 평생토록 엄무처럼 나를 알아주는 이가 드무니, 그대를 버려두고 누구를 향해 이 회포를 털어 놓겠는가?”라고 하니, 서로 기다리는 뜻이 간절하다.
두보가 성도를 떠나려고 할 즈음 엄공이 이곳 수령에 임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서 그를 만나본 뒤에 떠나리라는 마음에서 이 시를 읊은 것이다.
타향에서 또 다시 친구를 거듭 만난다는 것이 기쁘며 성도는 중요한 지역이기에 반드시 백성을 구제할 만한 인재를 필요로 하는데 엄공은 여기에 알맞은 사람이다. 매일 장교들이 교외까지 영접을 나갔지만 도착하지 않음을 의아하게 여겼는데, 아니 엄공을 지난해에 이미 성도에 잠입하였던 것이 아닌가. 이는 그가 관청에 나오지 않아서 보지 못했을 뿐이다.
이제 내 이곳을 떠나 파유 땅을 다시 걷게 되면 꾀꼬리 울음소리를 정겹게 들을 것이며, 또 다시 무협을 나서서 멀리 형문(荊門)으로 내려갈 때 뱃길이 매우 유쾌할 것이다. 그러나 왜 이처럼 성도를 떠나지 못하고 멈칫거리는 것일까? 몸은 늙고 세상이 어지러운 때에 친구나 한 번 만나보고 떠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평생에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라곤 오직 엄공뿐인데 그를 제쳐두고 누구에게 나의 회포를 풀 것인가라는 뜻으로 그를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을 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