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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名言,名句

고방서예자료[1993]오언절구 73수

작성자古方|작성시간22.12.27|조회수470 목록 댓글 0

고방서예자료[1993]오언절구 73수

 

야행(壄行) -함승경(咸承慶)

淸曉日將出 雲霞光陸離 江山更奇絶 老子不能詩

청효일장출 운하광륙리 강산경기절 로자불능시

맑은 새벽에 해가 장차 뜨려 하니 / 淸曉日將出

구름과 노을빛이 눈부시구나 / 雲霞光陸離

강산이 더욱 기절하니 / 江山更奇絶

이 늙은이 시를 못 짓네 / 老子不能詩

 

2

즉사(卽事) -길재(吉再)

盥手淸泉冷 臨身茂樹高 冠童來問字 聊可與逍遙

관수청천랭 림신무수고 관동래문자 료가여소요

손을 씻을 맑은 샘이 차고 / 盥手淸泉冷

몸을 덮어 줄 무성한 나무가 높다 / 臨身茂樹高

관동이 와서 글자를 물으니 / 冠童來問字

가히 더불어 소요할 만하구나 / 聊可與逍遙

 

3

춘흥(春興) -정몽주(鄭夢周)

春雨細不滴 夜中微有聲 雪盡南溪漲 草芽多少生

춘우세불적 야중미유성 설진남계창 초아다소생

봄비가 가늘어 방울도 듣지 않더니 / 春雨細不滴

밤중에 약간 소리가 나는 듯했네 / 夜中微有聲

눈 녹아 남쪽 개울에 물이 불었거니 / 雪盡南溪漲

풀싹은 이미 얼마나 돋았는고 / 草芽多少生

 

4

진포 귀범(鎭浦歸帆) -이색(李穡)

細雨桃花浪 淸霜蘆葉秋 歸帆何處落 渺渺一扁舟

세우도화랑 청상로엽추 귀범하처락 묘묘일편주

가느다란 실비에 복사꽃 물결이요 / 細雨桃花浪

맑은 서리에 갈대잎 가을이로구나 / 淸霜蘆葉秋

돌아오는 돛대는 어느 곳에 떨어질꼬 / 歸帆何處落

아득해라 조각 배 한 척 / 渺渺一扁舟

 

5

한포 농월(漢浦弄月) -이색(李穡)

日落沙逾白 雲移水更淸 高人弄明月 只欠紫鸞笙

일락사유백 운이수경청 고인롱명월 지흠자란생

해가 지니 모래가 더욱 희고 / 日落沙逾白

구름이 옮겨지니 물이 다시 맑아라 / 雲移水更淸

고상한 사람이 밝은 달을 희롱하니 / 高人弄明月

다만 자란생(紫鸞笙) 없음이 흠이로구려 / 只欠紫鸞笙

 

[주D-001]자란생(紫鸞笙) : 신선이 부는 피리인데, 진자앙(陳子昻)과 이백(李白)의 시(詩)에 있다.

 

6

정진사(鄭進士) 귀진(龜晉)에게 주다[贈鄭進士龜晉] -권흥(權興)

盛代洪恩洽 幽居野趣長 樵夫猶解事 笑殺不談王

성대홍은흡 유거야취장 초부유해사 소살불담왕

성대의 넓은 은혜 흡족하니 / 盛代洪恩洽

유거에 야취가 더 깊도다 / 幽居野趣長

나무꾼도 오히려 일을 아는지 / 樵夫猶解事

조정 일을 말하지 않음을 웃네 / 笑殺不談王

 

[주D-001]조정 일을 말하지 않음 : 왕도(王道)를 담론(談論)하는 것인데,

여기서는 벼슬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7

풍악(楓岳)으로 가는 중을 보내며(送僧之楓岳] -성석린(成石璘)

一萬二千峯 高低自不同 君看日輪出 高處最先紅

일만이천봉 고저자불동 군간일륜출 고처최선홍

일만 이천 봉은 / 一萬二千峯

높고 낮음이 절로 다르네 / 高低自不同

그대 보아라 해돋을 때에 / 君看日輪出

어느 곳이 가장 먼저 붉는가를 / 高處最先紅

 

8

자적(自適) -이첨(李詹)

舍後桑枝嫰 畦西薤葉抽 陂塘春水滿 稚子解撑舟

사후상지눈 휴서해엽추 피당춘수만 치자해탱주

집 뒤 뽕나무 가지 고운 새싹 트고 / 舍後桑枝嫰

서쪽 언덕맡에 무추잎 빼어나네 / 畦西薤葉抽

봄물이 못에 넘치니 / 陂塘春水滿

아이놈들 배를 저을 줄 아네 / 稚子解撑舟

 

9

어정(漁艇) -설장수(偰長壽)

撤網群魚急 回舟一棹輕 却從紅蓼岸 齊唱竹枝聲

철망군어급 회주일도경 각종홍료안 제창죽지성

그물을 펼치니 고기떼가 급하고 / 撤網群魚急

배를 돌리매 한 돛대가 가볍다 / 回舟一棹輕

문득 붉은 여뀌풀 우거진 언덕을 좇아 / 却從紅蓼岸

죽지가(竹枝歌) 부는 소리 들리네 / 齊唱竹枝聲

 

[주D-001]죽지가(竹枝歌) : 죽지사(竹枝詞). 중국 파동(巴東)의 민요(民謠)이다.

 

10

영매 이수(詠梅 二首) -정도전(鄭道傳)

-1

久別一相見 楚楚着緇衣 但知風味在 莫問容顔非

구별일상견 초초착치의 단지풍미재 막문용안비

오랜 이별 뒤에 한 번 서로 만나니 / 久別一相見

깨끗이 치의(緇衣)를 입었구나 / 楚楚着緇衣

다마 풍미가 있음을 알고 / 但知風味在

얼굴이 그릇됨을 묻지 말라 / 莫問容顔非

-2

鏤玉製衣裳 啜氷養性靈 年年帶霜雪 不識韶光榮

루옥제의상 철빙양성령 년년대상설 불식소광영

옥을 새겨 옷을 짓고 / 鏤玉製衣裳

얼음을 마셔 성령을 길렀네 / 啜氷養性靈

해마다 서리와 눈을 띠고 / 年年帶霜雪

봄빛의 영화로움을 알지 못하네 / 不識韶光榮

 

[주D-001]치의(緇衣) : 경대부(卿大夫)가 사조(私朝)에 거할 때에 입는 옷이다.

 

12

우제(偶題) -유방선(柳方善)

結茅仍補屋 種竹故爲籬 多少山中味 年年獨自知

결모잉보옥 종죽고위리 다소산중미 년년독자지

띠풀을 엮어 지붕을 깁고 / 結茅仍補屋

대를 심어 울타리로 삼네 / 種竹故爲籬

과히 없지 않은 산중에 사는 맛을 / 多少山中味

해마다 혼자서 깨쳐 가네 / 年年獨自知

 

13

본국(本國) 해수(海守) 스님에게 드린다[贈本國海守師] -조서(曺庶)

三業水俱淨 一生雲與閑 觀空微一笑 皓月當靑山

삼업수구정 일생운여한 관공미일소 호월당청산

삼업(三業)은 물과 함께 맑고 / 三業水俱淨

일생은 구름과 더불어 한가롭다 / 一生雲與閑

공중을 보고 한 번 미소 짓노니 / 觀空微一笑

흰 달이 청산에 머물렀네 / 皓月當靑山

 

[주D-001]삼업(三業) : 불교(佛敎)에서 쓰는 말인데,

몸으로 짓는 것[身業], 입으로 짓는 것[口業], 마음으로 짓는 것[意業]을 말한다.

 

14

춘첩자(春帖子) -강석덕(姜碩德)

靑歸園菜嫰 白放野梅新 圭竇逢佳節 瑤徽賀小春

청귀원채눈 백방야매신 규두봉가절 요휘하소춘

푸른 빛은 원의 채소 싹에 돌아와 곱고 / 靑歸園菜嫰

흰 빛은 들매화를 피워 새로워라 / 白放野梅新

규두에 가절을 만나 / 圭竇逢佳節

요휘(瑤徽)로 소춘을 하례하네 / 瑤徽賀小春

 

[주D-001]요휘(瑤徽) : 거문고를 말하는데, 요주(瑤柱)에 줄[徽]을 매었다는 말이다.

 

15

영해당(詠海棠) -성삼문(成三問)

子固不能詩 不能亦何傷 我愛柳仲郢 衣不喜薰香

자고불능시 불능역하상 아애류중영 의불희훈향

자고(子固)는 시를 못 지었다 / 子固不能詩

못하는 것이 무슨 허물이 되랴 / 不能亦何傷

나는 사랑하네, 유중영(柳中郢)이 / 我愛柳仲郢

옷에 훈향을 즐기지 않음을 / 衣不喜薰香

 

[주D-001]자고(子固) : 송 나라 팽연재(彭淵材)가 말하기를, “오한(五恨)이 있는데,

첫째는 시어(鰣魚)가 뼈가 많은 것, 둘째는 금귤(金橘)이 너무 신[酸] 것,

셋째는 순채(蓴菜)가 성질이 냉(冷)한 것, 넷째는 해당화(海棠花)가 향기가 없는 것,

다섯째는 증자고(曾子固)가 시(詩)에 능하지 못한 것이다.” 하였다. 《冷涼夜話》

[주D-002]유중영(柳仲郢) : 당 나라 사람. 그는 검소하여 평생에 의복에 향(香)을 풍기지 아니하였다.

해당화가 향기가 없으므로 이렇게 쓴 것이다.

 

16

매화를 읊어 서강중의 사가정에 제(題)하여[詠梅題徐剛中四佳亭] -강희안(姜希顔)

白放天寒暮 黃肥雨細時 看兄一生事 太早亦遲遲

백방천한모 황비우세시 간형일생사 태조역지지

하늘 차고 저물 때에 흰 매화 터지고 / 白放天寒暮

가랑비 뿌릴 때 누른 매실 살찌네 / 黃肥雨細時

형의 일생 일을 내가 보노니 / 看兄一生事

너무 이르고 또한 더디고 더디어라 / 太早亦遲遲

 

[주D-001]형 : 시인(詩人)들이 매화를 매형(梅兄)이라고 쓰는데,

이것은 황정견(黃庭堅)의 〈수선화(水仙花)〉 시(詩)에,

“산반화는 아우요, 매화는 형이다[山礬是弟 梅是兄].”한 데서 나온 것이다.

 

17

문경현 주흘영사에 차운하여[次聞慶縣主屹靈祠韻] -권람(權擥)

祕殿靑山下 陰機白日中 人情聊報祀 神意肯邀功

비전청산하 음기백일중 인정료보사 신의긍요공

신비로운 전각 청산 아래 있으니 / 祕殿靑山下

명명한 신기는 백일 속일세 / 陰機白日中

인정이 그저 제사로 갚는 것이지 / 人情聊報祀

귀신 뜻이 어찌 요공하리요 / 神意肯邀功

 

18

차 죽산 동헌 운(次竹山東軒韻) -최사로(崔士老)

好雨村村足 溪流岸岸深 飛潛與動植 渾是一春心

호우촌촌족 계류안안심 비잠여동식 혼시일춘심

좋은 비는 마을마다 족한데 / 好雨村村足

시냇물은 언덕마다 깊구나 / 溪流岸岸深

날짐승ㆍ물고기 움직이고 심어진 것이 / 飛潛與動植

혼연히 이 모두가 한봄 마음이로세 / 渾是一春心

 

19

제 금강 선정(題錦江船亭) -정지(鄭地)

隋家賀若弼 晉室祖將軍 仗劍過江水 期還誓掃雲

수가하약필 진실조장군 장검과강수 기환서소운

수 나라의 하약필(賀若弼)과 / 隋家賀若弼

진 나라의 조장군(祖將軍)이 / 晉室祖將軍

칼 짚고 강물을 건넌 것은 / 仗劍過江水

맹세코 어둔 구름을 쓸고 돌아오길 기약함일세 / 期還誓掃雲

 

[주D-001]하약필(賀若弼) : 수(隋) 나라 대장 하약필(賀若弼)이 진(陳) 나라를 쳐서 멸망시킨 일이 있었다.

[주D-002]조장군(祖將軍) : 진(晉) 나라 조적(祖逖)이 강을 건너면서 중류(中流)에서 돛대를 치며

맹세하기를, “조적이 중원(中原)을 숙청하지 않고는 다시 이 강을 건너지 않으리라.” 하였다.

 

20

진변(鎭邊)하는 군인의 말을 기록하다[錄鎭邊軍人語五首] -이인복(李仁復)

19-5-042-1

我本農家子 今來戍海壖 每見風色惡 怕上耀兵船

아본농가자 금래수해연 매견풍색악 파상요병선

나는 본래 농군의 아들로 / 我本農家子

이제 수자리 땅에 와 바다를 지킨다 / 今來戍海壖

매양 바람빛이 나쁜 것을 보면 / 每見風色惡

열병선에 오르기를 두려워하네 / 怕上耀兵船

 

21

深院春光暖 崇臺月影淸 向來歌舞地 戰鼓有新聲

심원춘광난 숭대월영청 향래가무지 전고유신성

깊은 동산에 봄빛이 따뜻하고 / 深院春光暖

높은 대에 달그림자 맑아라 / 崇臺月影淸

지난날 노래하고 춤추던 자리에 / 向來歌舞地

전고는 새 소리를 울리네 / 戰鼓有新聲

 

22

烽火遙傳警 弓刀卽啓行 休言今賊易 倭俗本輕生

봉화요전경 궁도즉계행 휴언금적역 왜속본경생

봉화는 아득히 경보를 전하는데 / 烽火遙傳警

활과 칼로 곧 출발하네 / 弓刀卽啓行

이번 도적은 쉽다고 말하지 말라 / 休言今賊易

왜놈의 풍속이 본래 삶을 가벼이 여기느니 / 倭俗本輕生

 

23

慶尙徵兵急 全羅轉粟遲 自從囊褚盡 誰與療朝飢

경상징병급 전라전속지 자종낭저진 수여료조기

경상도에 징병이 급한데 / 慶尙徵兵急

전라도에 군량 운반이 더디다 / 全羅轉粟遲

이로부터 주머니에 돈이 말랐는데 / 自從囊褚盡

누구와 함께 아침 요기를 할거나 / 誰與療朝飢

 

24

樓上旌旗動 江頭鼓角鳴 終當聞杕杜 免使賦重英

루상정기동 강두고각명 종당문체두 면사부중영

다락 위에 깃발이 휘날리니 / 樓上旌旗動

강 기슭에 고각이 울린다 / 江頭鼓角鳴

마침내 체두(杕杜)를 들리게 하고 / 終當聞杕杜

중영(重英)을 부하는 것을 면하게 하네 / 免使賦重英

 

[주D-001]체두(杕杜) : 《시경》의 〈체두편(杕杜篇)〉은 병역(兵役)에 갔다가 돌아온 사람을 위로하는 시이다.

[주D-002]중영(重英) : 《시경》 〈청인편(淸人篇)〉은 군사가 국경(國境)에서 오래 돌아오지 못한 것을 읊은 시인데,

그 시에 ‘이모중영(二矛重英)’이란 구절이 있다.

 

25

하제(下第)하여 등제(登第)한 이에게 준다[下第贈登第者] -이공수(李公遂)

白日明金榜 靑雲起草廬 那知廣寒桂 尙有一枝餘

백일명금방 청운기초려 나지광한계 상유일지여

백일이 금방에 비치는데 / 白日明金榜

청운이 초려에 일어나도다 / 靑雲起草廬

어찌 알리요, 광한(廣寒)의 계수나무가 / 那知廣寒桂

아직도 오히려 한 가지 남아 있는 줄을 / 尙有一枝餘

 

[주D-001]광한(廣寒) : 광한전(廣寒殿)은 월궁(月宮)이니,

과거에 오르는 것을 달 가운데 계수[桂]꽃을 꺾는 것에 비유하였는데,

여기서는 다음 차례에 과거에 오르겠다는 뜻이다.

 

26

증우인(贈友人) -최림(崔林)

白日有朝暮 靑山無古今 一尊榮辱外 相對細論心

백일유조모 청산무고금 일존영욕외 상대세론심

백일은 아침과 저녁이 있는데 / 白日有朝暮

청산은 예와 이제가 없구나 / 靑山無古今

한 동이 술은 영욕 밖이라 / 一尊榮辱外

마주 대하여 자세히 마음을 논하네 / 相對細論心

 

27

강구(江口) -정포(鄭誧)

移舟逢急雨 倚棹望歸雲 海闊疑無地 山明喜有村

이주봉급우 의도망귀운 해활의무지 산명희유촌

배를 젓다가 급한 소나기를 만나 / 移舟逢急雨

돛대에 기대 돌아가는 구름을 바라보네 / 倚棹望歸雲

바다가 넓어 땅이 없음을 의심했더니 / 海闊疑無地

산이 맑으며 마을이 보임을 기뻐하네 / 山明喜有村

 

28

계묘년 겨울에 북정(北征)하는 최원수 영(瑩)을 보내며[癸卯冬送北征崔元帥瑩] -유숙(柳淑)

朔雪關西路 熊羆百萬兵 將軍出塞曲 已是大平聲

삭설관서로 웅비백만병 장군출새곡 이시대평성

눈보라 치는 관서 길에 / 朔雪關西路

곰과 호랑이 같은 백만 병일세 / 熊羆百萬兵

장군의 출새하는 군악 소리 / 將軍出塞曲

이것이 이미 태평의 소식일세 / 已是大平聲

 

29

벽란도(碧瀾渡) -유숙(柳淑)

久負江湖約 風塵二十年 白鷗如欲笑 故故近樓前

구부강호약 풍진이십년 백구여욕소 고고근루전

강호의 기약을 오랫동안 저버린 채 / 久負江湖約

풍진에 어느덧 이십 년일세 / 風塵二十年

백구도 조롱하는 듯 / 白鷗如欲笑

짐짓 다락 앞으로 가까이 오네 / 故故近樓前

 

30

홍주(洪州) 집 벽에 쓰다[書洪州家壁] -유숙(柳淑)

自從無始來 生死知幾廻 旁人應眼冷 老物已心灰

자종무시래 생사지기회 방인응안랭 로물이심회

무시 이래로부터 / 自從無始來

나고 죽기 몇 번이나 돌고 돌았는고 / 生死知幾廻

옆의 사람은 응당 냉시하려니 / 旁人應眼冷

늙은 이 몸은 마음이 재와 같네 / 老物已心灰

 

31

산중우(山中雨) -설손(偰遜)

一夜山中雨 風吹屋上茆 不知溪水長 祗覺釣船高

일야산중우 풍취옥상묘 불지계수장 지각조선고

하룻밤 산중의 비에 / 一夜山中雨

바람이 지붕의 떼를 걷어 갔네 / 風吹屋上茆

개울물이 불은 것은 알지 못하고 / 不知溪水長

다만 낚싯배가 높아진 줄 깨닫네 / 祗覺釣船高

 

32

제 평릉 역정(題平陵驛亭) -양이시(楊以時)

稻花風際白 豆莢雨餘靑 物物得其所 我歌溪上亭

도화풍제백 두협우여청 물물득기소 아가계상정

벼꽃은 바람 앞에 희고 / 稻花風際白

콩 꼬투리는 비온 뒤에 푸르다 / 豆莢雨餘靑

물물마다 제 멋을 얻었는데 / 物物得其所

나는 시냇가 정자 위에서 노래하네 / 我歌溪上亭

 

 

33

안근재의 죽원에 제한 시에 차운하여[次安謹齋題竹院] - 안진(安震)

西堂多後學 風味亦依前 挽袖爭添酒 何輸昔少年

서당다후학 풍미역의전 만수쟁첨주 하수석소년

서당에 후학이 많아 / 西堂多後學

풍미 또한 예전과 같다 / 風味亦依前

소매를 이끌어 술 권하기를 다투니 / 挽袖爭添酒

어찌 옛 소년에게 질소냐 / 何輸昔少年

 

34

박행산 전지 댁에 제하며[朴杏山全之宅有題] - 홍규(洪奎)

酒盞常須滿 茶甌不用深 杏山終日雨 細細更論心

주잔상수만 다구불용심 행산종일우 세세경론심

술잔은 모름지기 항상 가득해야 하느니 / 酒盞常須滿

차 그릇은 반드시 가득 부을 필요가 없는 것일세 / 茶甌不用深

행산에 하루 종일 비가 오는데 / 杏山終日雨

다시 세세히 마음을 논하네 / 細細更論心

 

35

기유 삼월 체관 후작(己酉三月褫官後作] -최해(崔瀣)

塞翁雖失馬 莊叟詎知魚 倚伏人如問 當須質子虛

새옹수실마 장수거지어 의복인여문 당수질자허

새옹이 비록 말을 잃었으나 / 塞翁雖失馬

장수(莊叟)가 어찌 물고기를 알리요 / 莊叟詎知魚

만일 묻는 사람이 있거든 / 倚伏人如問

마땅히 자허(子虛)에게 물으라 하라 / 當須質子虛

 

[주D-001]장수(莊叟)가 …… 알리오 : 장자(莊子)가 혜자(惠子)와 함께 호량(濠梁)에서 고기가 노는 것을 보다가 말하기를,

“피라미[鯈魚]가 조용히 나와 노니 이것은 고기의 낙(樂)이로다.” 하니,

혜자가 말하기를, “자네가 고기가 아닌데 어찌 고기의 낙을 아는가.” 하였다.

장자는, “자네는 내가 아닌데 내가 고기의 낙을 아는지 모르는지를 어찌 아는가.” 하였다. 《莊子》

[주D-002]자허(子虛) : 가공의 인물이다. 사마상여(司馬相如)의 〈자허부(子虛賦)〉는

자허와 망시공(亡是公)과 오유선생(烏有先生) 세 사람의 문답으로 되었는데,

“헛 것[子虛]이 이런 것이 없다[亡是公]. 어디 있었으냐[烏有].”라는 뜻이다.

 

36

우하(雨荷) - 최해(崔瀣)

貯椒八百斛 千載笑其愚 何如綠玉斗 竟日量明珠

저초팔백곡 천재소기우 하여록옥두 경일량명주

후추 8백 섬 쌓아 놓았다고 / 貯椒八百斛

천재에 그 어리석음을 웃었네 / 千載笑其愚

녹옥두 푸른 말로 / 何如綠玉斗

진종일 구슬을 되는 건 어떤가 / 竟日量明珠

목은(牧隱)이 말하기를, “이것은 탐하여 요부(饒富)한 사람을 풍자함이다.” 하였다

 

[주D-001]후추 8백 섬 : 당 나라 재상(宰相) 원재(元載)가 죽음을 당한 뒤, 가산(家産)을 몰수하니 후추(胡椒)가 8백 섬[斛]이요, 다른 재물도 그렇게 많았다.

 

37

풍하(風荷) - 최해(崔瀣)

淸晨纔罷浴 臨鏡力不持 天然無限美 摠在未粧時

청신재파욕 림경력불지 천연무한미 총재미장시

맑은 새벽에 겨우 목욕을 마치고 / 淸晨纔罷浴

거울 앞에서 힘을 가누지 못하네 / 臨鏡力不持

천연의 무한한 아름다움이란 / 天然無限美

전혀 단장하기 전에 있구나 / 摠在未粧時

 

38

용궁에 한거할 때 난계 김득배가 시를 보내 왔으므로 그 시를 차운하여[龍宮閑居金蘭溪得培寄詩次其韻] - 김원발(金元發)

江闊脩鱗縱 林深倦鳥歸 歸田是吾志 非是早知幾

강활수린종 림심권조귀 귀전시오지 비시조지기

강물이 넓으니 물고기가 자유롭고 / 江闊脩鱗縱

숲이 깊으니 지친 새가 돌아온다 / 林深倦鳥歸

전원에 돌아옴만이 나의 뜻이요 / 歸田是吾志

부귀의 위태로운 기미를 일찍 안 건 아니어라 / 非是早知幾

 

39

원교서(元校書) 송수(松壽)에게 부침[寄元校書松壽] - 곽균(郭㻒)

今朝展淸眺 詩興屬南山 岸幘發長嘯 始知天地寬

금조전청조 시흥속남산 안책발장소 시지천지관

오늘 아침 펼쳐진 맑은 조망에 / 今朝展淸眺

시흥은 남산에 붙였네 / 詩興屬南山

건을 젖혀 쓰고 긴 휘파람 부니 / 岸幘發長嘯

천지 넓은 줄 비로소 알겠네 / 始知天地寬

 

40

기 금종사 청장로(寄金鐘寺淸長老) - 곽균(郭㻒)

睡起思舊友 擧頭望松山 淸風吹不盡 白雲心自閑

수기사구우 거두망송산 청풍취불진 백운심자한

자다가 일어나 옛 벗을 생각하고 / 睡起思舊友

머리 들어 송산을 바라보네 / 擧頭望松山

맑은 바람은 불어서 다하지 않거니 / 淸風吹不盡

흰 구름에 마음이 절로 한가하구나 / 白雲心自閑

 

41

광양현 망해루(光陽縣望海樓) - 최사검(崔思儉)

天遠雲帆小 風輕麥浪飜 公餘一登眺 稽首感君恩

천원운범소 풍경맥랑번 공여일등조 계수감군은

하늘이 머니 구름 돛폭은 작고 / 天遠雲帆小

바람이 가벼우니 보리 물결이 번뜩인다 / 風輕麥浪飜

공사의 여가에 한 번 다락에 올라 / 公餘一登眺

느껴워라 임금 은혜 머리를 조아리네 / 稽首感君恩

 

42

안주에서 정승 김심이 중국에 사신 감을 전송하며[安州送金政丞深上朝] -이계감(李季瑊)

朔雪滿平野 凍雲低古關 聊將一杯酒 出郭送征鞍

삭설만평야 동운저고관 료장일배주 출곽송정안

차가운 눈은 평야에 가득하고 / 朔雪滿平野

언 구름은 옛 관문 위에 낮다 / 凍雲低古關

애오라지 한 잔의 술로 / 聊將一杯酒

성곽을 나가 먼 길 행차를 보내노라 / 出郭送征鞍

 

 

43

어전 춘첩자(御殿春帖子) - 조준(趙準)

金闕韶光早 銅壺曉漏遲 五雲含瑞氣 先繞萬年枝

금궐소광조 동호효루지 오운함서기 선요만년지

금궐에 봄빛이 이르니 / 金闕韶光早

동호(銅壺)에 효루가 더디어라 / 銅壺曉漏遲

오색 구름이 서기를 머금어 / 五雲含瑞氣

먼저 만년지(萬年枝)를 둘렀네 / 先繞萬年枝

 

[주D-001]동호(銅壺) : 누수(漏水)를 만들 때에 밑에 물 담는 것을 호(壺)라 하는데, 구리쇠로 만들었다.

[주D-002]만년지(萬年枝) : 송 나라 휘종(徽宗)이, ‘만년지 위에 태평작[萬年枝上太平雀]’이란 제목으로 선비들에게 시험을 보이니 합격한 자가 없었다. 어느 사람이 비밀리에 내시(內侍)에서 물었더니 곧 “동청수(冬靑樹)이다.” 라고 하였다. 축수(祝壽)하는 의미로 시에 쓴 것이다.

 

44

대관전(大觀殿)어좌(御座) 뒤 병풍의 무일도(無逸圖) 위에 쓰다[書大觀殿黼座後障無逸圖上]

- 김양경(金良鏡)

-1

輅重駑馳短 天高鶴戀長 舊衣經幾濯 猶帶御爐香

로중노치단 천고학련장 구의경기탁 유대어로향

노가 무거우니 노마의 달림이 더디고 / 輅重駑馳短

하늘이 높아서 학의 그리움이 길다 / 天高鶴戀長

헌 옷을 몇 번이나 빨았던고 / 舊衣經幾濯

오히려 어로의 향로를 머금었네 / 猶帶御爐香

 

-2

園花紅錦繡 宮柳碧絲綸 喉舌千般巧 春鶯却勝人

원화홍금수 궁류벽사륜 후설천반교 춘앵각승인

동산의 꽃은 붉은 비단이요 / 園花紅錦繡

궁전의 버들은 푸른 실마리어라 / 宮柳碧絲綸

목청이며 혀 굴리기 천 가지 재주에 / 喉舌千般巧

봄꾀꼬리가 도리어 사람보다 낫구나 / 春鶯却勝人

 

[주D-001]헌 옷을 몇 번이나 빨았던고 : 임금은 옷을 새 것만 입고 다시 빨아 입지 않았는데, 검소한 임금은 헌 옷을 빨아 입은 이가 있었다.

[주D-002]실마리[絲綸] : 임금의 말[王言]에 비유한 것으로, 앞에 주석(註釋)이 나왔는데, 여기서는 실처럼 늘어진 버들개지를 거기에 비유하였다.

 

45

변산 로상(邊山路上) - 이규보(李奎報)

旌旗光客路 鼓角壯人心 野鼠跳藏竹 驚麕走覓林

정기광객로 고각장인심 야서도장죽 경균주멱림

정기는 손의 길을 빛내고 / 旌旗光客路

고각은 사람 마음을 장하게 하네 / 鼓角壯人心

들쥐는 대숲에 뛰어들어 숨는데 / 野鼠跳藏竹

놀랜 노루는 숲을 찾아 달아나네 / 驚麕走覓林

 

46

절구 두운(絶句杜韻) - 이규보(李奎報)

曲塢花迷眼 深園草沒腰 霞殘餘綺散 雨急亂珠跳

곡오화미안 심원초몰요 하잔여기산 우급란주도

굽은 언덕길에 꽃이 눈을 어지럽히고 / 曲塢花迷眼

깊은 동산엔 풀이 허리까지 파묻네 / 深園草沒腰

놀이 늦으니 흩어진 비단 자락이요 / 霞殘餘綺散

비가 급하니 어지러운 구슬이 뛰네 / 雨急亂珠跳

 

[주C-001]절구 두운(杜韻) : 두운이란 두보(杜甫)가 지은 시의 운(韻)을 그대로 쓴 것이다.

[주D-001]놀[霞]이 …… 자락이요 : 사조(謝眺)의 시에, “여하산성기(餘霞散成綺)”라는 귀절이 있다.

 

47

북산 잡제(北山雜題) - 이규보(李奎報)

-1

欲試山人心 入門先醉奰 了不見喜愠 始覺眞高士

욕시산인심 입문선취비 료불견희온 시각진고사

산에 사는 이 마음을 시험코자 하여 / 欲試山人心

문에 들어 먼저 주정해 보네 / 入門先醉奰

기뻐하고 불평함을 나타내지 않으면 / 了不見喜愠

비로소 알았네 참으로 고사임을 / 始覺眞高士

 

-2

高巓不敢上 不是憚躋攀 恐將山中眼 乍復望人寰

고전불감상 불시탄제반 공장산중안 사부망인환

높은 산꼭대기를 감히 오르지 않는 것은 / 高巓不敢上

오르기 고된 것을 꺼리는 게 아니라 / 不是憚躋攀

산중의 눈에 잠깐 다시 / 恐將山中眼

인환이 바라보일까 두려워함일세 / 乍復望人寰

 

-3

山花發幽谷 欲報山中春 何曾管開落 多是定中人

산화발유곡 욕보산중춘 하증관개락 다시정중인

산꽃이 깊은 골짜기에 피어 / 山花發幽谷

산중의 봄을 알리려 하네만 / 欲報山中春

피고 지는 것을 누가 일찍이 주관하랴 / 何曾管開落

사람은 정 가운데 들 때가 많은 것을 / 多是定中人

 

-4

山人不浪出 古徑蒼苔沒 應恐紅塵人 欺我綠蘿月

산인불랑출 고경창태몰 응공홍진인 기아록라월

산에 사는 사람이 함부로 나들이 않으니 / 山人不浪出

옛 길이 사뭇 푸른 이끼에 파묻혔네 / 古徑蒼苔沒

응당 겁내리라 티끌 세상 사람을 / 應恐紅塵人

나의 녹라월을 침벌할세라 / 欺我綠蘿月

 

48

만망(晩望) - 이규보(李奎報)

李杜嘲啾後 乾坤寂寞中 江山自閑暇 片月掛長空

리두조추후 건곤적막중 강산자한가 편월괘장공

이태백ㆍ두자미 지껄이고 간 뒤에 / 李杜嘲啾後

건곤은 적막한 속일세 / 乾坤寂寞中

강산이 절로 한가한지라 / 江山自閑暇

조각달이 장공에 걸렸네 / 片月掛長空

 

49

즉사(卽事) - 이규보(李奎報)

靜戶風開幔 明窓日弄塵 屋烏啼孝子 簷燕舞佳人

정호풍개만 명창일롱진 옥오제효자 첨연무가인

고요한 문에 바람이 장막을 열고 / 靜戶風開幔

밝은 창에 햇살이 티끌을 희롱하네 / 明窓日弄塵

지붕의 까마귀는 효자가 울고 / 屋烏啼孝子

처마 끝의 제비는 가인이 춤추네 / 簷燕舞佳人

 

[주D-001]지붕의 까마귀는 효자 : 까마귀 새끼가 자라면 먹을 것을 물어다가 도로 제 어미를 먹이므로, 반포(反哺)라 하여 효조(孝鳥)라 칭한다.

[주D-002]처마 …… 춤추네 : 한 성제(漢成帝)의 후(后)인 조비연(趙飛燕)이 몸이 가벼워서 손바닥 위에서 춤을 추었다.

 

50

한중 잡영(閑中雜詠) - 석원감(釋圓鑑)

-1

捲箔引山色 連筒分澗聲 終朝少人到 杜宇自呼名

권박인산색 련통분간성 종조소인도 두우자호명

발을 걷고 산빛을 끌어들이며 / 捲箔引山色

대통을 이어서 샘물소리를 나누다 / 連筒分澗聲

아침 내내 이르는 사람 드무니 / 終朝少人到

뻐꾸기는 스스로 제 이름을 부르네 / 杜宇自呼名

 

-2

山靑仍過雨 柳綠更含煙 逸鶴閑來往 流鶯自後先

산청잉과우 류록경함연 일학한래왕 류앵자후선

산이 푸르구나 막 비가 지났고 / 山靑仍過雨

버들은 푸르러라 다시 연기를 머금었네 / 柳綠更含煙

학은 한가로이 오고가누나 / 逸鶴閑來往

흐르는 꾀꼬리는 절로, 먼저 울거니 나중 울거니 / 流鶯自後先

 

-3

溪喧山更寂 院靜日彌長 採蜜黃蜂鬧 營巢紫燕忙

계훤산경적 원정일미장 채밀황봉료 영소자연망

냇물 소리 시끄러우니 산이 다시 적막하고 / 溪喧山更寂

마을이 고요하니 해가 더욱 길구나 / 院靜日彌長

꿀 따노라 누른 벌은 붕붕거리는데 / 採蜜黃蜂鬧

집 짓기에 자줏빛 제비는 바쁘다 / 營巢紫燕忙

 

51

시제자(示諸子) - 조인규(趙仁規)

事君當盡忠 遇物當至誠 願言勤夙夜 無忝爾所生

사군당진충 우물당지성 원언근숙야 무첨이소생

임금을 섬기는 덴 마땅히 충성을 다할 것이니 / 事君當盡忠

사물을 대하여선 마땅히 지성스러울지라 / 遇物當至誠

바라노니 밤낮으로 부지런히 닦아 / 願言勤夙夜

낳아 준 아비를 욕되지 않게 하라 / 無忝爾所生

 

52

가을날 배를 띄운다[秋日泛舟] - 오한경(吳漢卿)

-1

海霧晴猶暗 江風晩更斜 滿汀紅葉亂 疑是泛桃花

해무청유암 강풍만경사 만정홍엽란 의시범도화

바다 안개는 개도 오히려 어두운데 / 海霧晴猶暗

강바람은 늦게 다시 비끼누나 / 江風晩更斜

물가에 가득히 단풍잎이 흩어진 것을 / 滿汀紅葉亂

복사꽃이 떠 오는가 의심하였네 / 疑是泛桃花

 

-2

水鳥浮還沒 沙洲直復斜 傍舟山展畫 迎棹浪生花

수조부환몰 사주직부사 방주산전화 영도랑생화

물새는 떴다가 도리어 잠기는데 / 水鳥浮還沒

사주는 곧다가 비뚤었다가 하네 / 沙洲直復斜

배 가까이 산이 그림을 펼치고 / 傍舟山展畫

돛대를 맞아 물결이 꽃을 일으키네 / 迎棹浪生花

 

[주D-001]복사꽃이 떠 오는가 : 무릉도원(武陵桃源)의 고사(故事)를 연상한 것인데, “어부(漁父)가 냇물에 복사꽃이 떠 오는 것을 보고 물을 따라 올라가서 선경(仙境)을 발견하였다.” 한다.

 

 

53
강촌야흥(江村夜興) - 임규(任奎)
月黑烏飛渚 煙沈江自波 漁舟何處宿 漠漠一聲歌
월흑오비저 연침강자파 어주하처숙 막막일성가
달빛 침침한데 까마귀 물가에 날고 / 月黑烏飛渚
연기 잠긴 데 강물 절로 물결이 이네 / 煙沈江自波
고기잡이 배는 지금 어디서 자는고 / 漁舟何處宿
멀고먼 한 가락 노랫소리 들리네 / 漠漠一聲歌


54
서 성룡사 양화문(書星龍寺兩花門) - 최홍빈(崔鴻賓)
古樹鳴朔吹 微波漾殘暉 徘徊想前事 不覺淚沾衣
고수명삭취 미파양잔휘 배회상전사 불각루첨의
고목은 삭풍에 울고 / 古樹鳴朔吹
잔잔한 물결 위에 저녁볕이 일렁인다 / 微波漾殘暉
배회하면서 옛일을 생각하노니 / 徘徊想前事
눈물이 옷을 적심을 깨닫지 못하네 / 不覺淚沾衣


55
경인 중구(庚寅重九) - 김신윤(金莘尹)
輦下干戈起 殺人如亂麻 良辰不可負 白酒泛黃花
련하간과기 살인여란마 량진불가부 백주범황화
연하에 간과가 일어나 / 輦下干戈起
사람 죽이기를 삼 베듯 하네 / 殺人如亂麻
그래도 양신을 헛보내기 어려워 / 良辰不可負
백주에 국화꽃을 띄워 마시네 / 白酒泛黃花


[주C-001]경인 중구(庚寅重九) : 이 시는 의종(毅宗) 때 정중부(鄭仲夫)의 난(亂)으로 문관(文官)을 모두 죽인 해에 지은 것이다.


56
묵죽(墨竹) 뒤에 제(題)하여[題墨竹後] - 정서(鄭敍)
閑餘弄筆硯 寫作一竿竹 時於壁上看 幽姿故不俗
한여롱필연 사작일간죽 시어벽상간 유자고불속
한가한 나머지 붓과 벼루를 희롱하여 / 閑餘弄筆硯
한 줄기 대를 그리었네 / 寫作一竿竹
벽에 붙여 놓고 이따금 보노니 / 時於壁上看
그윽한 자태가 짐짓 속되지 않네 / 幽姿故不俗


57
진양 유별(晉陽留別) - 전탄부(全坦夫)
久住眞無計 重來未必期 人生百歲内 長作一相思
구주진무계 중래미필기 인생백세내 장작일상사
오래 머무르자니 참으로 계책이 없는데 / 久住眞無計
거듭 오는 일 기약하기 어려워라 / 重來未必期
인생 백 년 안에 / 人生百歲内
길이 상사 한 가지만 짓누나 / 長作一相思


58
산거(山居) -이인로(李仁老)
春去花猶在 天晴谷自陰 杜鵑啼白晝 始覺卜居深
춘거화유재 천청곡자음 두견제백주 시각복거심
봄은 가도 꽃은 아직 있는데 / 春去花猶在
하늘은 갰건만 골짜기는 절로 침침하네 / 天晴谷自陰
두견이 한낮에 우짖으니 / 杜鵑啼白晝
비로소 깨닫노라 깊은 골에 사는 줄을 / 始覺卜居深


59
서 천수승원벽(書天壽僧院壁) - 이인로(李仁老)
待客客未到 尋僧僧亦無 唯餘林外鳥 款曲勸提壺
대객객미도 심승승역무 유여림외조 관곡권제호
손을 기다리매 손이 오지 않고 / 待客客未到
중을 찾으니 중이 또한 없구나 / 尋僧僧亦無
오직 수풀 밖의 새만 남아서 / 唯餘林外鳥
관곡히 술 들기를 권하네 / 款曲勸提壺


[주D-001]술 들기[提壺] : 새 이름이므로 술병을 이끌고 오라고 권한다는 뜻이다.


60
안(眼) - 이인로(李仁老)
不安劉琨紫 何須阮籍靑 冥然在一室 萬事見無形
불안류곤자 하수완적청 명연재일실 만사견무형
유곤(劉琨)의 붉은 눈도 가지지 못했거니 / 不安劉琨紫
완적의 푸른 눈이 무삼하랴 / 何須阮籍靑
명연히 한 방에 앉으니 / 冥然在一室
만사를 무형으로 보누나 / 萬事見無形


[주D-001]유곤(劉琨)의 붉은 눈 : 진(晉) 나라 유곤(劉琨)의 눈이 자색(紫色)이었다.


61
이(耳) - 이인로(李仁老)
郭郛還繚繞 洞穴自虛明 日永夔玄國 誰將赤犢行
곽부환료요 동혈자허명 일영기현국 수장적독행
귀바퀴는 둘려 있는데 / 郭郛還繚繞
뚫린 구멍은 절로 허명하다 / 洞穴自虛明
기현국(夔玄國)에 해가 긴데 / 日永夔玄國
누가 붉은 송아지를 이끌고 갈거나 / 誰將赤犢行


[주D-001]기현국(夔玄國) : 설군조(薛君曹)가 그의 귀에서 두 청의(靑衣)가 붉은 송아지를 타고 나와서 말하기를,
“기현국(夔玄國)이 나의 귀 속에 있다.” 하고, 한 동자가 귀를 기울여 군조에게 보였는데,
별천지(別天地)에 화초(花草)들이 있으므로, 안에 들어가서 한 도회(都會)에 이르니,
성첩(城堞)과 누각이 굉장하고 화려하였다. 《凾怪錄》



62
비(鼻) - 이인로(李仁老)
長作洛生詠 思揖隆準公 何時郢中質 一遇運斤風
장작락생영 사읍륭준공 하시영중질 일우운근풍
길이 낙생(洛生)의 읊조림을 짓고 / 長作洛生詠
용준공(隆準公)에게 읍하는 것을 생각하네 / 思揖隆準公
어느 때 영중(郢中)을 바탕으로 / 何時郢中質
한 번 바람나게 놀리는 자귀를 만나랴 / 一遇運斤風


[주D-001]낙생(洛生)의 읊조림 : 진(晉) 나라 때의 낙하(洛下)서생(書生)들의 읊조림.
사안(謝安)은 본시 코가 맹맹하였는데, 코 메인 소리로 낙생영(洛生詠)을 읊조리자,
다른 사람들은 코를 가리우고 그것을 모방하였다.

[주D-002]융준공(隆準公) : 한고조(漢高祖)가 코가 높았으므로 융준공(隆準公)이라 하였는데,
역이기(酈食其)가 처음 고조(高祖)를 뵈올 때에 절하지 않고 읍(揖)하였다.

[주D-003]영중(郢中) : 영중(郢中)에 어느 장인(匠人)이 자귀[斤]질을 잘하여 사람의 코에다
조그맣게 흙을 얹어 두고 자귀로 그것을 깎았는데, 자귀에서 바람이 나서 흙은 다 깎아 내어도
코는 상함이 없었다. 다른 사람은 감히 코를 대 주지 못했는데, 한 사람은 코를 대 주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
. 그 사람이 죽은 뒤에 장인(匠人)이, “이제는 나의 바탕[質]이 없어졌다.” 하고 자귀질을 그만두었다.








 

 

63
수(隋) 나라 우익위(右翊衛) 대장군(大將軍) 우중문(于仲文)에게[贈隋右翊衛大將軍于仲文] - 을지문덕(乙支文德)


神策究天文 妙算窮地理 戰勝功旣高 知足願云止
신책구천문 묘산궁지리 전승공기고 지족원운지
신책은 천문을 꿰뚫었고 / 神策究天文
묘산은 지리에 통달했네 / 妙算窮地理
싸움에 이겨 공이 이미 높거니 / 戰勝功旣高
족함을 알아 원컨대 그치시라 / 知足願云止


[주D-001]족함을 …… 그치시라 :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에, “족함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 [知足不辱 知止不殆].”란 말이 있다.


ⓒ 한국고전번역원 ┃ 신호열 (역) ┃ 1968


64
추야 우중(秋夜雨中) - 최치원(崔致遠)
秋風唯苦吟 擧世少知音 窓外三更雨 燈前萬里心
추풍유고음 거세소지음 창외삼경우 등전만리심
가을바람에 처량한 이 읊조림만 / 秋風唯苦吟
온 세상에 지음 적네 / 擧世少知音
창 밖에는 삼경의 비가 오는데 / 窓外三更雨
등불 앞에 아물아물 만리의 마음이여 / 燈前萬里心


65
우정 야우(郵亭夜雨) - 최치원(崔致遠)
旅館窮秋雨 寒窓靜夜燈 自憐愁裏坐 眞箇定中僧
려관궁추우 한창정야등 자련수리좌 진개정중승
여관에 늦은 가을비 소리 / 旅館窮秋雨
고요한 밤 한창의 불빛 / 寒窓靜夜燈
스스로 탄식하네 시름 속에 앉으니 / 自憐愁裏坐
이야 참으로 정(定)에 든 중인 것을 / 眞箇定中僧


[주D-001]정(定) : 삼매(三昧)의 역어(譯語)인데, 온갖 생각을 끊고 정신이 통일된 상태를 말한다.


67
한송정곡(寒松亭曲) - 장연우(張延祐)
月白寒松夜 波安鏡浦秋 哀鳴來又去 有信一沙鷗
월백한송야 파안경포추 애명래우거 유신일사구
한송정 밤에 달은 희고 / 月白寒松夜
경포의 가을 물결은 잔잔 / 波安鏡浦秋
슬피 울며 오고 가느니 / 哀鳴來又去
유신한 백구 하나 / 有信一沙鷗


68
송(宋) 나라로 가는 배[船]에 오르며 경중(京中)의 여러 벗에게[入宋船上寄京中諸友] - 최사제(崔思齊)
天地何疆界 山河自異同 君無謂宋遠 廻首一帆風
천지하강계 산하자이동 군무위송원 회수일범풍
하늘과 땅이 어찌 경계 있으랴만 / 天地何疆界
산과 물이 네 땅 내 땅이니 하네 / 山河自異同
송(宋) 나라 멀다고 말하지 마소 / 君無謂宋遠
머리 돌리면 한 돛대 바람인 것을 / 廻首一帆風


[주D-001]송(宋) 나라 …… 마소 : 《시경》에, “누가 송 나라 멀다더냐, 한 돛대로 건너가리.” 하는 구절이 있다.


69
고의(古意) - 최사제(崔思齊)
羲軒去大忙 天地何早闢 散髮臥淸風 一鳥沒空碧
희헌거대망 천지하조벽 산발와청풍 일조몰공벽
복희씨와 헌원씨는 너무 바삐 갔네 / 羲軒去大忙
천지는 어이하여 그리 일찍 개벽했노 / 天地何早闢
머리 풀어헤치고 맑은 바람에 누우니 / 散髮臥淸風
새 한 마리 저 하늘 푸른 속으로 파묻혀 가네 / 一鳥沒空碧


70
대흥사(大興寺)에서 자규(子規)를 듣다[大興寺聞子規] - 김부식(金富軾)
俗客夢已斷 子規啼尙咽 世無公冶長 誰知心所結
속객몽이단 자규제상인 세무공야장 수지심소결
속객의 꿈은 이미 끊어졌는데 / 俗客夢已斷
자규는 아직도 흐느껴 운다 / 子規啼尙咽
세상에 다시 공야장(公冶長) 없으니 / 世無公冶長
마음속에 맺힌 것을 그 누가 아노 / 誰知心所結


[주D-001]공야장(公冶長) : 공자의 사위. 그는 새의 말[鳥語]을 잘 알아들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D-002]마음속에 맺힌 것 : 옛날 촉(蜀) 나라에 두우(杜宇)라는 왕이 있었는데, 뒤에 왕위(王位)를 신하에게 빼앗기고 그의 혼(魂)이 자규(子規)가 되어 타향(他鄕)에 나와서 울기를, “촉도로 돌아가자, 돌아감만 못하다 [歸蜀道 不如歸].”라고 부르짖는다 한다.


71
동궁 춘첩자(東宮春帖子) - 김부식(金富軾)
曙色明樓角 春風着柳梢 鷄人初報曉 已向寢門朝
서색명루각 춘풍착류초 계인초보효 이향침문조
새벽빛은 다락의 뿌연 끝에 밝고 / 曙色明樓角
봄바람은 버드나무 가지 끝에 닥쳤네 / 春風着柳梢
닭사람[鷄人]이 새벽을 처음 알리는데 / 鷄人初報曉
이미 침문(寢門)으로 아침 문안했네 / 已向寢門朝


[주C-001]동궁 춘첩자(東宮春帖子) : 옛날 궁중(宮中)에서 입춘(立春)이 되면 황제ㆍ황후ㆍ태자의 궁에다 모두 축하하는 시를 써서 붙였는데, 이것을 춘첩자(春帖子)라 한다.
[주D-001]닭사람[鷄人] : 당 나라 때 궁궐에 새벽이 되면, 붉은 비단 수건을 쓴 닭처럼 꾸민 사람이 소리를 질러 새벽을 알리는데, 이것을 닭사람[鷄人]이라 한다.
[주D-002]침문(寢門) : 태자가 새벽마다 황제의 침실(寢室) 문 앞에 문안하였다.


72
산장 우야(山莊雨夜) - 고조기(高兆基)
昨夜松堂雨 溪聲一枕西 平明看庭樹 宿鳥未離棲
작야송당우 계성일침서 평명간정수 숙조미리서
어젯밤 송당에 비 내리어 / 昨夜松堂雨
시냇물 소리 베개 서쪽이 울리더니 / 溪聲一枕西
먼동 트자 뜰 앞의 나무를 보니 / 平明看庭樹
숙조는 아직도 가지를 뜨지 않았네 / 宿鳥未離棲


73
마상 기인 삼수(馬上寄人 三首) - 최당(崔讜)
-1
廻首海陽城 傍城山嶙峋 山遠已不見 況是城中人
회수해양성 방성산린순 산원이불견 황시성중인
看山帶慘色 聽水帶愁聲 此時借何物 能得慰人情
간산대참색 청수대수성 차시차하물 능득위인정
머리 돌려 해양성을 보니 / 廻首海陽城
성 곁에 산이 우뚝 솟았네 / 傍城山嶙峋
그 산도 멀어져 이미 보이지 않거니 / 山遠已不見
하물며 이 성중 사람들이야 / 況是城中人
보니 산은 슬픈 빛이요 / 看山帶慘色
들으매 물소리 수심(愁心)일세 / 聽水帶愁聲
이때에 그 무엇으로 / 此時借何物
이 마음 위로할 것인가 / 能得慰人情


-2
一別有一見 暫別又何傷 情知不再見 斷腸仍斷腸
일별유일견 잠별우하상 정지불재견 단장잉단장
이별이라도 다시 만날 기약 있으면 / 一別有一見
잠시 헤어짐이 어떠리요마는 / 暫別又何傷
다시 못 만날 줄 알기에 / 情知不再見
애끊는 마음 애끊는 마음 / 斷腸仍斷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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