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자료[261]智永楷書集字 杜甫(두보)-絶句(절구)
두보杜甫 - 絶句(절구)
江碧鳥逾白(강벽조유백)
맑고푸른 강물위의 나는새가 더욱 희고
山靑花欲然(산청화욕연)
푸른산의 꽃이 타는듯이 붉고나.
今春看又過(금춘간우과)
올봄도 눈앞에서 또 지나가니
何日是歸年(하일시귀년)
어느날에나 고향에 돌아가리오
▶ 絶句 : 특별한 제목을 붙이지않고 그냥 '짧은 詩'라는 뜻으로
시의 형식을 빌어 제목으로 삼은 것이다. 이 시는 絶句 二首 중
두 번째 작품으로 타향에서 봄을 맞이하여 고향으로 돌아가고싶은 심정을 읊은 것이다.
▶ 江碧鳥逾白 : 碧은 푸르다, 逾는 더욱(愈), 봄철을 맞아 강물 빛이 푸른데,
그 위에 나는 하얀 갈매기는 더욱 희게 보인다.
▶ 山靑花欲然 : 然은 燃과 같은 뜻으로 불타다,
봄을 맞아 온 산의 나뭇잎들이 푸르니 그 속에 피어 있는
울긋불긋한 꽃들은 마치 불타는 듯하다는 뜻이다.
▶ 今春看又過 : 看은 바라보는 사이에, 금년 봄에는
고향에 돌아갈 수 있으려나 생각했는데, 올해도 못가고
이렇게 봄 경치를 구경하는 사이에 또한 지나가버린다는 뜻이다.
▶ 歸年 : 고향으로 돌아가는 해.
*逾(유)-넘을 유 *燃(연)-사를 연<타다>
당나라 때의 詩聖 두보의 오언절구다.
원체 유명한 시라 말이 필요 없을 듯하다.
이태백은 인간의 경계를 넘은 사람이라 詩仙이라 칭하지만
두보는 온몸을 짜내듯 고혈을 토하듯 시를 짓는 분이니
詩聖이란 호칭이 붙는다.
그 단적인 예가 위의 시에서도 보인다.
이 시를 보면 두보가 얼마나 詩語 선택에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가령, 첫 구의 푸를 벽(碧)은 바로 밑의 푸를 청(靑)과는 다른 뉘앙스를 가진다.
글자가 다르면 뜻도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아마도 이런 게 번역의 한계일 것이다.
저 푸를 벽(碧)을 파자해 보면
王은 구슬이니 흰빛(白)이 도는 돌구슬(石) 즉, 백옥을 말한다.
백옥이 너무도 희어 파란빛을 띠는 것 그게 벽이다.
따라서 강이 푸르다는 것은 실제로 강이 파랗다는 것이 아니다.
중국 황하강을 생각하면 다른 이미지가 그려질 것이다.
다음으로 주목할 글자는
세 번째 연의 볼 간(看)자다.
본다는 의미가 있는 한자는 많이 있지만 모두 그 쓰임이 다르다.
주마간산의 간에서도 알 수 있듯 간 자는 보는 주체가
움직이면서 볼 때 쓰기에 적당한 글자다.
따라서 화자가 유랑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여기에 또우 자가 붙어 그 절실함을 극대화하고 있다.
시는 본래 노래이니 한글은 참조만 하고
이러한 배경지식하에
소리내어 읽어본다면 한시의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이해와 감상
두보가 53세(764년) 때의 봄, 피난지 성도(成都)에서 지은
무제(無題)의 절구 2수 가운데, 두 번째 작품이다.
두보가 안녹산의 난을 피해 성도에 머물면서 지은 시로
기약 없이 세월만 보내면서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심정을 읊은 것이다. 눈앞에 펼쳐진 화려한 봄의 정경.
그 봄이 또 지나감을 아쉬워하며 고향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읊은 걸작이다. 벽(碧)·백(白)·청(靑)·홍(紅)의 화려한 색채의 조화,
거기에 조응된 작가의 초라한 삶과 향수를 역력히 읽을 수 있다.
어느 날이나 고향에 돌아갈 수 있게 될 해인가를 절실히 토로하고
인생의 무상감을 강조하며 향수에 애태우던
두보는 결국 죽을 때까지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다.
시암(배길기)선생님 초서작품
江碧鳥逾白
山靑花欲燃
今春看又過
何日是歸年
강물이 푸르니 새가 더욱 희고,
산이 푸르니 꽃은 타는 듯 더욱 붉구나.
올 봄도 이렇게 지나가거니,
고향에 돌아가는 날 그 언제일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