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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아래, 나의 하루

작성자무봉 김도성|작성시간25.05.28|조회수15 목록 댓글 0

 

화성 아래, 나의 하루

 

                         김도성

 

아침 일곱 시

병든 달처럼 누운 아내 곁에서

작은 식탁을 차립니다

젓가락 끝에 머문 침묵은

내 마음속 바람처럼

조용히 흔들립니다

 

가슴 한편 시리지만

나는 내 길이 있어

열 시, 아내를 맡깁니다

믿음이란 이름의 시간

요양사의 손에 하루를 건네고

여덟 시,

나는 나를 향해 걸어갑니다

 

운 좋게

조 기반 테니스 동호인들이 손짓하면

그건 내겐 대박

삶의 복권, 작고 소중한 기쁨입니다

라켓을 쥔 손이 살아 있고

땀방울이 햇살을 꿰찼을 때

나는 다시 한번

내 안의 봄을 느낍니다

 

운동을 마치고

테니스장 옆 낡은 창고

그곳은 나만의 성소

칼과 망치로 나무를 두드리며

내 안의 침묵을 깎아냅니다

틈틈이 시를 쓰며

나는 나무에게 말을 걸고

시간에게 귀를 기울입니다

 

점심이면

배달된 외로움 위에

고량주 한두 잔을 붓고

짧은 무심함 속으로

나를 잠시 던져놓습니다

 

작업장 앞

이름 없는 야생화가

작은 노래로 나를 불러주고

화성 안 소나무들은

푸른 기도로 내 어깨를 감쌉니다

 

누가 뭐라 해도

이곳은 내 천국

나는 오늘도

천천히, 묵묵히

나를 살아냅니다

 

2025.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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