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두 개의 기억
김도성
장마 속 오지 마을,
하루 두 번 버스 다니던 길.
소설가 여인과 나란히 걷다가
소나기에 갇혀
부서진 우산 하나를 나누어 썼다.
찢긴 우산 틈으로 스민 빗물,
젖은 어깨에서 번지던 온기.
그 순간 문득
스무 살 첫사랑이 비처럼 되살아났다.
공동묘지 곁 물레방앗간,
비에 젖은 옷을 짚불에 말리던 밤,
어깨에 걸린 붉은 브래지어 끈 하나
어둠 속 불꽃처럼 타올랐다.
오늘도 비는 내리고
폐농가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
두 개의 비,
두 개의 시간.
몸은 젖었어도 마음은 따뜻했던
그날의 빗줄기가
아직 내 안에 내린다.
2026.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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