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동. 티베트 카일라스
산행일 : 2026년 4월 19일 일요일
누구랑 : 산찾사와 함께하는 해외 트래킹 팀
주관사 : 해외 트래킹 전문 모니무슈
☞ 다르첸 히말라야 호텔 09:40
☞ 나무나리봉 전망대 주차장 10:28
☞ 차우사원 입구 14:20
☞ 다르첸 히말라야 호텔 15:10
(마나사로바 호수 위치도)
속 끓인다고 될일도 아니다.
나는 신이 허락하지 않아 생긴 일이라 애써 마음을 달랬다.
그래도 미련은 남았다.
여긴 그만큼 오기 힘들어 더 그랬다.
다시 오라면 또 올까?
나 역시 선뜩 답을 내 줄 수 없다.
호텔 조식을 끝내고 느지막이 로비에 모여든 우린
카일라스 코라를 대신할 앞으로의 여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오늘은 이곳에서 가까운 마나사로바 호수 둘레길을 걷기로 했단다.
히말라야 호텔을 나선 우린
간단한 식수와 간식만 챙긴 배낭을 메고 버스에 올랐다.
마나사로바 호수 둘레길은 전망대에서 시작한다.
이미 이곳은 여길 올 때 한차레 들렸던 곳이라 익숙하다.
이곳에선 다들 자유롭게 각자 포토타임을 갖는 시간이 주워졌다.
포토타임으로 할애된 시간이 끝나
다들 주차장 방면으로 되돌아가는 길엔 나무나리봉이 눈길을 끈다.
히말라야산맥의 일부인 나무나니봉은 티베트어로 성스러운 여신의 산 혹은 신녀봉(神女峰)으로 불린다.
성산인 카일라스(강린포체)와 마나사로바 호수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두 산을 흔히들 카일라스를 남성 그리고 나무나니봉을 여성으로 여긴다.
여성을 상징하는 해발 7694m의 나무나니봉을 디카의 줌으로 당겨 보았다.
역시 이쁜 건 멀리 보아도 이쁜데 가까이 보면 더 이쁘다.
이쁜 걸 보면 우린 못 참는다.
그러니 추억의 사진을 담아본다.
간호대학을 나와 평생 의료계에 몸담았던 4인방
여사님들 먼저 7694m 纳木那尼峰 명패가 달린 조형물에서 추억을
담아 드렸는데 카일라스 코라가 무산되었어도 다들 행복해하는 것 같아 다행이다.
채근담에 이런 글이 있다.
괴로운 중에 즐거운 마음을 얻어라
즐거운 중에 즐거움은 참다운 즐거움이 아니다.
괴로운 중에 즐거운 마음을 얻어야만 마음의 참된 본체를 볼 수가 있다.
지금 저 사진 속의 나는 저렇게 웃고 있지만
진정 웃고 있었던 건 아니다.
그래서 나는 끊임없이 나 자신을 다스렸다.
정말 오기 힘든 곳이라 네가 지금 여기 서 있는 것 자체만으로 대단한 일이라고
그러니 즐겨라라며...
이제 본격적인 호수 둘레길을 걷기 전
우린 아름다운 나무나니봉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남기기로 했다.
이런 모습으로.
그런 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담수호 중 하나인 마나사로바 호수로 향했다.
마나사 호수를 이곳에선 마팡융초(玛旁雍错)라 부른다.
마음(Manas)과 호수(Sarovar)의 합성어인 마팡융초는 침범할 수 없는
에메랄드 호수란 뜻이다.
불교에선 석가모니 어머니인 마야 부인이
부처를 잉태하기 전 이곳에서 목욕으로 몸을 정화했다는 전설을 품고 있다.
특이한 건 이곳 로컬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마나사로바 호수 바로 옆엔 또 다른
호수가 있는데 그곳은 진짜로 풀 한 포기 자라지 않고 동물도 근접을 안 해 귀신 호수라 불린단다.
바로 염호 라앙초(Rakshastal)란 호수다.
그래서 이곳에선 마나사로바 호수와 라앙초 귀신 호수를
각각 선과 악 그리고 낮과 밤을 상징한다고 했다.
마나사로바로 향한 길...
이곳만큼은 황량한 땅도 카렌다 그림이 된다.
그 그림 속으로 걸어들어 가는 산우들의 뒷모습은 더 아름답다.
도로 건너편...
야크떼가 풀을 뜯고 있다.
내가 보기엔 풀 한 포기 없는 황무지로 보이지만...
어찌 보면 저런 환경에서 살아가는 야크떼가 참 가여워 보인다.
마나사로바는 성스러운 호수라 순례자의 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그들은 이 호수 주변을 4~5일간 걷는다고 했다.
마니차를 돌리며 끝없이 불경을 외우는 저 순례자에게
조나단과 영훈이가 요청하여 기념사진을 담고 있다.
가만 보면 호숫가엔 많은 순례자를 볼 수 있다.
아래 사진의 두 여인은 모녀 지간이다.
바삐 걷던 저 여인들은 순식간에 우리의
시야에서 살아졌지만 나중에 우린 저 모녀를 다시 만났다.
이분들은 가족이 다 함께 순례길에 나선 것 같다.
마나사로바 호수의 해발은 4586m나 된다.
그러니 순례꾼들은 살방살방 걷는 것 같아도 우린 한걸음 한 걸음이 힘들다.
우리의 시야에서 한순간에 사라졌던 모녀를 우린 점심 식사 시간이 다 되어 따라잡았다.
아니...
우리가 따라잡은 게 아니라 그녀들은 본의 아니게 우릴 기다렸다는 게 맞다.
바로 이곳에서 그녀들은 점심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
이들의 식사는 아주 간단하다.
야크 똥으로 불을 피워 수유차를 덥혀 짬빠와 함께 먹는 게 전부다.
짬바(Tsampa)와 수유차(Butter Tea)는 척박한 고산 지대에서 티베트인들의 생존을
책임져 온 음식으로 단순한 식사를 넘어 그들의 삶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짬빠는 보리를 볶아 만드는데 한국의 미숫가루라 생각하면 딱이다.
이건 휴대가 간편하고 오래 보관할 수 있으니 유목민에겐 이보다 더 좋은 식량은 없을듯하다.
수유차는 짭짤하고 고소한 국물에 가까워 짬빠와 궁합이 잘 맞는 음식이다.
음식을 준비하고 있는 이 여성이 바로 엄마
그리고 딸...
딸은 우릴 보며 배시시 웃는데 그 모습이 참 해맑아 보인다.
멀리서 본 그녀들은 아직도 음식 준비가 덜 됐나 보다.
아무래도 주위에서 주워 온 야크통이 잘 마르지 않아 화력이 션찮은 듯....
그녀들 바로 옆에서 우리들 도시락이 배달되어 우리도 식사를 했다.
메뉴는 만두...
그런데 양이 많아 다들 남긴다.
그냥 두면 버려질 음식이라 아깝다.
그래서 손 대지 않은 만두 한 접시를 들고 조나단이 그녀들에게 갔다.
너희들 이것도 함께 먹으라며...
그녀들 밥상 앞엔 그거 아녀도 눈에 익숙한 과자며 사탕들이 수북하다.
ㅋㅋㅋ
한국인 특유의 정(情) 문화를 여기서도 확인한다.
우리 산우들이 지나치며 건네준 먹거리였다.
조나단과 나는 수유차 한잔 맛 좀 보려 했는데
ㅋㅋㅋ
끝내 물이 끓지 않아 우린 맛보기엔 실패.
식사 후 다시 둘레길을 이어 걷는다.
그러다 오체투지 순례자를 만났다.
하아~!
고행도 저런 고행이 있을까?
오체투지 몸짓 하나하나엔 절절함이 배어 나온다.
저들의 삶은 종교와 일체다.
십일조?
여기선 반땡이다.
무려 수입의 50%를 사원에 받친다.
한국의 불교는 현세의 복락을 기원하는 구복 신앙이다.
그러나 티베트인들은 현세는 잠시 머무는 정거장과 같다고 본다.
그들은 현세에서 공덕을 쌓아 다음 생에 더 나은 몸으로 태어나거나
윤회의 굴레를 벗아나는 것이 주된 목적인 내세 종교다.
한국 불교는 지금이나 잘 살게 해주세요란 삶의 종교라면
티베트 불교는 다음 생과 영원한 자유를 추구한 수행의 종교라 보면 된다.
우리나라 불교나 티베트인들이 믿는 불교는 모두 대승불교로 뿌리는 같지만
구복 신앙과 내세 신앙의 차이에 따라 이렇게 다름을 이곳에서 확인한다.
ㅋㅋㅋ
그놈의 종교가 뭔지?
요즘엔 종교란 게 해악이 더 크다란 게 내 생각이다.
솔직히 마약보다 더...
따지고 보면 아브라함의 후손들이
지금 치열하게 전쟁중인 이스라엘과 이란만 봐도 그렇다.
또라이럼푸 등신 쪼다 새끼는 조연일 뿐이란게 산찾사의 생각과 판단이다.
그들에겐 죄의식이 없어 종교 전쟁은 더 참혹하다.
에공~!
평지라도 힘드시죠~?
카일라스 코라길이 무산된 게 한편 다행이란 생각도 드실 겁니다.
그러게 왜 여길 가자고 나를 졸랐나 그래~
ㅋㅋㅋ
마나사로바 호수는 평화롭다.
망망대해...
우린 이 길을 걸으며 모든 시름과 원망을 저 호수에 던져 버렸다.
까잇거...
거길 못 갔어도 됐다며...
어느덧 종점이 다가오고 있다.
그 앞엔 카일라스가 우뚝 서 있는데 보인다.
저런 건 그냥 멀리서 보는 게 더 좋아~
저 코라길을 지금 걷고 있다면 정말로 우린 개고생을 하고 있을꼬얌~
그렇게 내 스스로 쇠내 시켜며 걷던 그 길에서
순례길에서 지쳐 쓰러진 여인을 보았다.
이곳에선 삶의 막바지에 저렇게 순례하다 죽는 일도 많다고...
어휴~!!!
순례길의 다른 장족들도 별 관심 안 두고 그냥 저 여인을 스쳐 지난다.
아마 한국 같음 119 부르고 난리가 났을 텐데.
우리와 또 다른 사고와 생각 그리고 삶의 태도가 당혹스럽다.
여긴 정말 별세계다.
원래 계획은 차우 사원까지 걷는 거였다.
그러나 그곳은 이미 가본 곳이라 다들 주차장에서 기다리는 버스에 오른다.
되돌아온 호텔에서 여유롭게 보내다
영훈이를 따라서 식사를 하러 다르첸 마을의 식당을 찾았다.
오늘 메뉴는 닭 볶음탕.
닭대가리와 닭발이 눈에 거슬린 것 빼곤 맛은 좋았다.
이날 조나단은 절대 금주 하란 자신의 부탁을 스스로 저버리고 독주를 돌렸다.
이젠 돌아갈 일만 남았으니 뭔 대수랴~!
나는 독주가 잘 받는 편이라 연거푸 들이마셨다.
독주엔 탕수육 같던 이게 안주로 딱였다.
오늘은 이 호텔에서 하루 더 자고
내일부턴 귀향을 위한 장거리 이동이 예정돼 있다.
그래도 카일라스 대신 마나사로바 호수 둘레길을 걸을 수 있어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든 9일차의 여정을 정리한다.
(동영상으로 보는 후기)
https://youtu.be/NdDlCqH0PVM?si=4sAdrqsNNSYM5Zk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