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오늘은 동생이랑 데이트 선약,
눈덮힌 세상은 미끄러운 동선으로 남겨져
오롯이 주어진 휴식이다.
서랍속에 넣어두었던 영화 티켓,
늦은 감은 있지만 서울의 봄을 예매했다.
젊음의 거리 홍대에서 외식도 하고
티켓에 붙어온(^^) 팝콘까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좀처럼 일어날 수없었던 격정,
훌쩍이다 끝내 눈물을 쏟아냈다.
당시 서빙고 대공분실 근처에 살았으니
그날의 탱크와 총소리를 지근거리에서 들었을 때야
그 공포를 어찌 표현하랴.
역사의 현장에서 남겨진 피폐한 삶의 흔적들,
누가 가해자며 피해자인가?
그저 각자의 몫으로 남겨져
쉽사리 언급할 수 없는 아픔인 것을....
쿠폰하나 꺼내서 주문한 스벅커피
달랑달랑 흔들면서 걷는 길,
찬바람에 젖은 눈물을 닦아내듯 아주 느린 걸음으로....
적과 친구를 규정지을 수없는 급박한 소용돌이,
꼬질꼬질한 묶은 때 벗겨내듯
인생의 한조각을 눈물로 씻어낸다.
- 2024. 1. 18. 바람속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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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바디스(one & 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