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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과 합격 후기

2019 명지전문대, 한양여대 (+숭의여대) 수시 합격 후기

작성자18박서현|작성시간18.12.14|조회수436 목록 댓글 12

안녕하세요! 어제 명전 홈피에서 통보를 받고 난 뒤 열나게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박서현이라고 합니다. 들리는 소식으로는 정시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파티원들의 멘탈 회복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고 하던데.. 지금 달리고 있는 수험생들이 누구보다 지치고 힘들 거라는 걸 절실하게 알고 있기에..ㅠㅠ 마음으로나마 함께 응원하고 싶습니다.. 저도 명전 나오기 직전까지만 해도 동생하고 한강물 온도 앱 깔아서 몇 도인지 체크해보고 ! 오늘은 너무 추워서 안 되겠네ㅎㅎ이런 쓰잘데기 없는 대화 진지하게 나누고 그랬거든요..한강물 따뜻해도 그날 못한 게임 해야 되서 안 나갔겠지만 혹시라도 제 글을 읽고 계신 예비/현직 고3 분들이 계시다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이 말..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어요. 그게 멘홀 뚜껑이 닫히기만을 기다렸던 저에게 내려온 한 줄기 동아줄과도 같은 말이었거든요.

 

저는 20182월 때부터 고도를 다녔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상하게도 전 상고 출신인데도 글을 쓰겠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고도의 문을 열었던.. 스스로가 생각해봐도 특이한 애였어요. (유년기부터 남달랐던 특이함의 소유자) 사실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초등학교 때부터 항상 마음속 한 켠 속에 품고 있었는데 저희 아빠께서 반대를 많이 하셨어요. 이 더럽고 험난한 세상에서 그나마! 괜찮게 먹고 살기 위해선 아빠가 공부하신 경영학과를 나와야 한다는 말씀이셨죠. 상고를 가게 된 이유도 거기에 있었어요. (솔직히 제가 생각해도 맞는 말이었거든요..) 고등학교 1학년 때만 해도 특성화고전형이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적으니까 내신 따기 쉬운 상고에서 내신을 잘 유지해서 경영학과를 가는 것이 목표였는데,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볼수록 어린 시절에 꿍쳐놓았던 꿈이라는 종이를 다시금 펼쳐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러다가 어느 날 새벽에 인터넷에서 한 사람이 자신의 블로그에 적어 둔 수필을 읽게 되었어요. 자신에게 다시 한 번 인생을 살 기회가 주어진다면 아차, 하는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일생을 살기 전에, 미루기만 했던 꿈을 향해 도전해볼 거라고. 그 글을 읽고, 다음날에 바로 부모님과 빅 딜(Big Deal)을 요청했어요. 제가 고도 카페에서 후기를 쓰고 있는 걸 보면 딜의 결과가 어떠했는지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겠죠. 제가 이렇게 기나긴 인생 얘기를 실타래 풀 듯 풀어낸 것은 지금도 자신의 꿈 앞에서 갈팡질팡 헤매는 후배 분들이 무언가를 느끼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전 후배 분들께서 저처럼 순간의 귀찮음, 즐거움 때문에 미루어 버린 시간을 후회하지 않길 바래요. 이건 순간적인 게으름 때문에 지속적으로 후회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에요. 입시라는 낭떠러지 앞에 선 수험생들에겐 더 이상 뒷걸음칠 공간이 없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특히 게임 좋아하시는 분들 있으시면.. 게임은 정말 과감히 접으세요.. 제가 입시 시작하기 전에 못 접어서 아직도 하고 있습니다..ㅎㅎ 제가 지금 입시 끝나고 몸소 찾아오신 감기몸살 덕분에 반죽음 언데드 상태로 지내고 있는지라... 두서없이 막 글을 써내려가서.. 제 마음이 잘 전해질진 모르겠지만..ㅜㅜ 만약 제가 남긴 이 글 속에 한 문단이라도 마음속에 확 꽂히는 듯한 느낌을 받으셨다면, 뇌리에 스쳐 지나가는 그 순간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잡으세요.

 

제가 고도를 다니고 난 뒤 얻게 된 거라면.. 1. 들여쓰기를 배운 것 2. 학원 끝나고 막차 타고 집에 들어왔을 때 허겁지겁 끓인 컵라면은 매우 꿀맛이라는 것 3. 백일장에서 수상한 뒤 집으로 배달 온 작품집은 두고두고 애물단지와 흑역사라는 이름으로 길이길이 남는다는 것 등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단순히 노잼이라고 생각했던 한국 문학도 정말 좋은 작품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사실 전 국내 문화보단 해외 문화 쪽에 관심이 더 많아서 노래도 주로 팝송이나 EDM 찾아 듣고 소설도 해외 소설만 읽고 그랬었거든요.. 근데 고도에 다니면서 수업이 끝난 뒤 집에 들어온 후에도 수업 때 받은 소설을 여러 번 필사하면서 비로소 그 맛을 알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번역본이 아닌 한글이 그대로 쓰인 거라 그런지 문체도 동네에서 아는 사람끼리 대화하는 듯한 친숙한 느낌이고.. 한국 문학도 독창적인 매력이 있구나 라는 걸 알게 되어서 정말 좋았어요. 마치 전혀 해보지 못한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플레이했는데 그게 너무 꿀잼이었을 때 느끼는 그 때의 카타르시스!!..가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싶네요.

 

위에서 제가 파티원도 그렇고 게임 얘기 써 놓은 걸로 어느 정도 짐작하셨겠지만.. 진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전 흔히들 얘기하는 롤이나 옵치 배그가 아닌 깊이 있는 스토리가 깔린 게임을 주로 했습니다. 폴아웃, 헤일로, 바이오쇼크, 다크소울 등등.. 마지막은 너무 유명해서 게임을 하지 않는 분이라고 해도 한 번쯤 들어봤을 것 같네요. 태양 만세! (T) 물론 좋아하는 게임을 찾아서 플레이 한 뒤 깊은 여운을 얻기야 했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어요. 하루 종일 게임의 잔상이 머릿속에서 떠나가질 않아서 집필에 지장을 주더라고요.. 입시 시험장에서 소나무라는 주제 받고 SF나 판타지 쓸 것도 아닌데.. 이 글 읽으시는 분들 분명 에이 그래도 어느 정도 스스로 타협해서 30? 1시간? 정도만 하면 되지 뭐 호호호 ^^*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효과 없습니다.. 제가 살아있는 증인이에요. 하루에도 몇 시간 씩 잘만 하던 게임을 하루 만에 끊어내는 게 당연히 힘들겠지만 입시하는 동안에는 칼 같이 끊어내셔야 해요. (특히 시험 얼마 안 남으신 분들은 더더욱!!) 정말... 저는 결국 게임 플레이 시간과 가능성을 등가교환 해버렸지만 아직 뉴비이신 후배 분들과 수험생 분들은 제발.. 저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전 지금 선생님께서 제가 고도 다니는 10달 동안 조금만 더 열심히 했으면 동국대도 가능했을 거라고 하셔서 조금 많이 후회중입니다.. 이 일이 여러분에게 일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동국대 가능한데물론 열심히 했을 때의 이야기지만 솔직히 얘기해서 과거로 돌아갔을 때 내가 그 정도로 노력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질 않는다..ㅎㅎ 게을러서 명전을 간다.. 이 얼마나 불행한 일입니까! 그러니까 여러분도 원하는 대학을 가고 싶다면 노트북에 있는 게임이랑 귀염둥이들 사진 다 지우고 하얀색 넓은 평야가 드리워진 한글 2017을 켜서 경건한 마음으로 글을 쓰도록 합시다. 언제부터요? 지금부터!! 롸잇나우!!

 

p.s : 참고로 제가 이 문단에서 말한 내용은 게임뿐만이 아니라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나 사모하는 연예인 나오는 TV프로도 해당됩니다. ^^7


마지막으로! 지금쯤 입시 준비를 시작하고 있을 후배 분들과, 열심히 정시라는 외로운 사투를 하고 있을 모든 고도 친구들 앞에 목표 대학으로의 초청장이 오길 바라며.. 모두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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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18박서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8.12.15 감사합니다!! 학원 졸업하니까 후련하긴 한데... 그래도 뭔가 많이 서운한 건 어쩔수 없는거 같아요.. 앞으로의 제 인생에서 이번 입시 때만큼 열정적인 때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ㅋㅋㅋㅋ 암튼!! 날씨 추운데 감기 조심 하시구 좋은 주말 보내세요!!
  • 작성자18정서림 | 작성시간 18.12.15 서현아 합격 축하해! 길에서 나 만나면 인사해 줘 ㅠㅠ 나는 아싸니까 ㅋㅋㅋㅋㅋ
  • 답댓글 작성자18박서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8.12.15 서림이두 합격 축하해!! 나야 뭐 언제나 시간이 넘치니까..ㅋㅋㅋㅋ 심심하거나 힘든 일 있으면 연락해~~ 가끔씩 만나서 술 한 잔씩 걸치고 그러자ㅋㅋ 술은 내가 쏠게 '-^!!
  • 작성자18정서림 | 작성시간 18.12.21 우아아아 역씌 ㅎㅎㅎ 예전에 커피 잘 마셨어! 우리 오래오래 연락하자 ^^
  • 답댓글 작성자18박서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8.12.22 물론이지~~!!ㅎㅎㅎ 그리구 커피 몇 잔 쯤이야 친구 사이에 당연히 사 줄수 있지!! 가끔씩 카톡으로 기프티콘 보내줄게. 아 맞아! 합격 후기에서 정시에 다시 도전한다는 소식 들었어, 그거 보고 서림이는 어디에 가더라도 당당히 성공을 거머쥘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더라.. 정말 멋있어 서림..ㅠㅠ 수시로 만족했던 나와는 다르게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 정말 칭찬해!! 정시때 서울예대 도전한다며?! 뭔가 조만간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네.. 화이팅 서림!! 언제나 응원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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