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부모님께서 처음 제게 고도에서 수업을 들을 것을 권유하셨을 때 전 내키지 않아 했습니다. 마지막 실기 시험까지는 약 4주의 기간이 남아 있었고, 저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노력해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거든요. 심지어 작년에는 애니메이션, 올해는 수능과 수시 논술 준비로 제 기력과 자신감은 거의 바닥 난 상태였어요. 그러나 첫 상담 때 선생님께서 제 글을 진지하게 읽고 평가해주셔서 결단을 내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시를 모두 문예 창작 실기로 걸었던 것도, 구멍이 숭숭 뚫려 있던 제 실력으로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선생님의 조언과 날카로운 평가가 없었다면 얻지 못했을 거에요.
명지대 실기 당일, 갑자기 바뀐 실기 조건 때문에 많이 당황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준비작의 많은 부분을 바꿔야 했지만, 인물 간의 갈등을 최대한 재현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긴장을 한 탓인지 복원작을 쓰면서 이곳저곳 실수했던 게 기억나더군요. 따라서 결과 발표일까지 명지대 시험 결과는 반쯤 체념한 상태였습니다. 차례차례 불합격 통지와 까마득한 예비 번호를 받을 때마다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믿기지 않는 결과에요. 시험 전, 제시된 조건에 따라 과감하게 작품을 변형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선생님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연이은 실기를 앞두고 방전되서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 게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네요. 선생님께서 쓴소리를 많이 해 주신 덕분에 마음 잡고 꾸역꾸역 글을 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게 죄송하고 너무 감사합니다. 제 관심사나 경험으로 작문에 대한 열의를 계속 이끌어내 주신 덕분에 초반의 제 실력에 비하면 탄탄한 준비작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제 글에 반짝이는 게 있다는 격려가 계속 글을 쓰는 동기를 불어넣어준 것 같아요. 고도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면 글에 대한 열의와 다양한 지식을 접할 수 없었을 겁니다.
4주간의 짧은 경험은 제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 것에 관한 글을 쓰고 싶은지 이정표를 세워준 것 같아요. 앞으로도 제 경험과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글을 더 많이 쓰고 싶어요. 그걸 가능케 해 준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