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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과 합격 후기

2020 정시 숭실대, 서울예대 극작과 합격 후기

작성자19박진원|작성시간20.02.05|조회수960 목록 댓글 2

안녕하세요 이러나 저러나 어쨌든 대학생이 된 박진원입니다

와 제가 지난 입시땐 숭실대 예비를 받았는데 이번에 합격증을 받았어요 서울예대도 합격증 받기까지 네번이나 시험을 치뤘네요 참 감회가 새롭습니다 아직 어디로 갈지 마음을 완전히 굳히진 않았지만 숭실대쪽으로 마음이 가는 것 같네요 그렇게 노력해서 서울예대 합격했는데 너무 아쉬운 것 같아요
사실 저는 합격하고 난 다음에 후기를 꼭 적고 싶었어요 자랑따위를 하려는 게 아니라 정말 느낀 게 많았고 그걸 이제 입시를 하실 분들한테 알려 드리고 싶었거든요

재수는 되도록이면 하지 마세요 음 재수를 앞두고 계신 지금 현역분들은 마음 단단히 먹으세요 저는 2년을 이 입시에 매달렸는데 재수는 정말 정말 정말 정말 할 게 못되는 것 같아요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요 현역분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어요 일단 수시는 쓸 곳이 별로 없었어요 저는 고3때 뭣도 모르고 수상실적 하나 만들어놓지도 않아서 특기자 전형이 안됐거든요 내신도 그렇고.. 제일 힘들었던건 잠이 안온다는거 저는 자다가도 삼수할까봐 아찔해져서 잠을 못잔 날들이 정말 많았어요 갑자기 일어나서 울기도 하고 괜히 안좋은 생각이 드니까 자꾸 핸드폰 보고.. 아 작년에 전문대 다 넣고 그냥 어디든 갈걸하고 후회 많이 했어요 재수로 성공해놓고 그냥 전문대라도 가란 소리 왜하냐고 저희 엄마는 그러시는데 재수험반 친구들 중 반수하는 친구들이 저는 얼마나 부러웠는지 몰라요 사회에서 어느 집단 안에 속해 있는 게 생각보다 엄청 중요하더라고요 선생님들이 전문대 어디든 그냥 넣어라 할 때 넣으세요 저는 정시 총 9군데 넣었어요 어디든 가겠다라는 마인드 되게 중요해요

슬럼프라는 게 오면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하세요 그만큼 뭔가를 했으니까 슬럼프라는 게 오는 거거든요 욕망이든 끌림이든 뭔가 막힌 부분 때문에 힘들거예요 근데 그 막힌 부분을 끝까지 뚫으려고 해야하는 것 같아요 피하지 말고 그냥 부딪히세요 그러다가 슬럼프 절정을 맞고 한번 울고 나면 어느새 슬럼프가 끝나 있고 내가 미친듯이 부딪히던 벽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 와요 슬럼프라고 해서 놓으면 그대로 끝나는 것 같아요 글이 늘지 않는 것 같아도 내가 글을 계속 쓰고 있으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실력들이 쌓이고 있는 거예요 그걸 믿으세요 힘든 오르막길을 오르면 편안한 내리막길이 나오듯이 슬럼프가 정점을 찍으면 힘든 일이 점차 덜어지게 되어 있고 눈 깜짝하면 어느새 성장해있을거예요 요즘 글 안써진다고 막힌 부분이 안풀린다고 쳐지지 마세요 달리는 길의 풍경이 바뀌지 않는다고 내가 달리고 있지 않은건 아니니까

누가 뭐라고 하든 내가 마음에 드는 준비작을 만드세요 우수작을 모방하던 특이한 직업에만 맞춰 글을 쓰던 결국 그렇게 만든 것들이 세모를 받을 순 있어도 동그라미를 받진 못하더라고요 무엇보다 저는 그렇게 만든 준비작들이 제 마음에 안들었어요 성에 안찬달까 내 거가 아닌 것 같고 합격글이 되기엔 부족한 것 같고.. 결국 선생님 말대로 내가 담긴 글이 내 마음에 들게 되더라고요 친구들 글을 많이 보고 합격글도 많이 보면 대충 알게 돼요 아 이건 합격할 가능성이 있는 글이다 없는 글이다 하고요 내가 담긴 글이라는 건 나만의 무언가를 담는거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아무리 내 안에 있더라도 너무 보편적인 욕망과 생각들이면 별로 메리트는 없더라고요 특색이 없는 것도 같아서 제 마음에도 꼭 들지 않아요 저는 운이 좋게도 정시 실기 직전에 제 마음에 드는 동그라미 작품을 두개를 만들었어요 직전에 만들어도 충분히 합격할 수 있으니까 마지막까지 뭐 하나라도 제대로 만들어야지 생각하세요 어쩌면 오히려 마지막에 더 간절해진 마음때문에 더 좋은 준비작을 만들 수도 있어요 주인공이 무색무취면 안된다는 생각을 항상 해요 나는 무색무취한 인간이 아니니까 날 담은 주인공도 무색무취가 아닐거예요

실기 시험장에 가서 자리에 앉으면 이 교실에 있는 애들 중 90프로는 재껴야한다하는 압박감이 들어요 사실 실제로 그렇게 재껴야하기도 해요 근데 그럴땐 저 애들 중 대부분이 인물이 개성이 없을거라고 생각하세요 내가 다 이긴다고 생각하세요 저도 현역땐 뭘 그렇게 생각하나 했는데 그런 자신감 하나가 중요한 것 같더라고요 기 죽지 마세요 어차피 나보다 못하는 사람들이다 생각하세요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잊지마세요 저는 주변에 친구들이 가족들이 감히 부담 줄까 말도 얹지 못하고 눈빛으로 행동으로 응원 정말 많이 해줬어요 그런 것들을 보면서 내가 저 응원에 배신하지 말아야지 생각했어요 책임감을 갖게 될 거예요 배신할까 두려워하는 마음이 들거예요 다 지치는 마지막엔 그게 나를 움직이게 해요 저는 그랬어요

뭐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 정도인 것 같아요 이런거 쓸 땐 내가 하고 싶은 말보다 남들이 알고 싶은 걸 써야하는데..ㅋㅋ 아마 여러분들이 궁금할만한 걸 적어보자면 저는 수능 국영이 44였어요 9모를 정말 못봤는데 9모보다도 못봐서 조금 민망한 성적이긴 하지만 44도 숭실 갔다는 걸 알려주고 싶네요
면접은 내 생각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솔직히게 제 생각들만 말하고 나왔고 너무 솔직하게 말했나 후회도 했는데 다시 돌아가도 그렇게 말할거라 후회하지 않기로 하고 떨어지면 인연이 아닌거다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붙여주더라고요 그냥 내 생각을 후회없이 말하세요

마지막으로 저 너무너무 응원해주시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실장 선생님, 몇번밖에 못봐주셨지만 봐주실때마다 정확히 제가 부족한 걸 찝어주시던 남숙쌤, 그리고 마지막까지 저 너무 도와주신 원장쌤 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저 대학 보내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그리고 우리 사랑하는 재수험반 친구들 같이 밥먹고 장난치고 한탄하던 시간들 너무 잊지 못할거야 정말 고생 많았다고 안아주고 싶다 너무 보고싶다 다들 나 자신만큼이나 너희를 응원했어 앞으로 언제나 너네 한 사람 한 사람 뒤에 서 있을게 무슨 일이 있어도 너네 편이야 사랑해 정말 고생 많았어
그리고 학원에서 스치듯 얼굴보던 현역 친구들.. 언니들이 말도 많아서 불편해하고 그럴까봐 항상 미안했어요 친해지고 싶었는데 아쉽습니다 친구들도 너무 고생 많았어요!

저는 이제 대학이라는 또 다른 관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너무 고생많으셨고 고마웠습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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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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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김도연 | 작성시간 20.02.05 진원아 추카해 ~~~~~ 맨날 같이 집가던 때가 떠오른다 ㅠ ㅠ 같이 서울예대 가고 싶엇쥐만 .. 숭실을 간다고 해도 말리지 않을게 .... ㅎ ㅎ 정시까지 열시미 하느라 고생했어 수고했고 우리 빨리 만나쟝 💗💗
  • 작성자푸른정원 | 작성시간 20.02.06 너의 힘듦이 느껴진다. 정말 고생많았다. 앞으로 공감이 되는 좋은 작품 쓰도록 해~ 기대해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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