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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과 합격 후기

2021 서울예대 수시 합격 후기

작성자백주연|작성시간20.11.14|조회수5,261 목록 댓글 0

정말 빨리 썼죠? 아무렇게나 써서 그래요. 그래도 참고...할 건...있지 않을까요?

안녕하세요. 2021 서울예대 수시 합격한 재수험반 백주연입니다. 합격이라니 아직도 안 믿어져서 방금 또 보고 왔어요ㅎ 세상에 맙소사 이런 일이

합격후기를 뭘 적어야 되는지 몰라서 몇 개 읽어봤어요. 저는 의식의 흐름을 따라서 쓰겠습니다.

일단 저는 고등학생 현역 입시는 아니고..22살입니다. 전문대도 졸업했어요. 경영학과지만용 :) 단점은 늦었다는 생각 때문에 좀 불안하다는 거고...장점은 서울예대 경쟁률이 일반전형보다 낮다는 거?
학원에는 2020년 6월 19일에 들어와서 4개월이 조금 넘게 다녔네요. 제가 손이 굉장히 느리고 고민이 많은 편이라 쓴 글은 적어요. 한 30정도 쓴것 같은데(뎨동합니다..( ,_,)) 진짜 게으르죠...대박..근데 붙었어요.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따라서 게을러지시면 안됩니다...진짜로!! 그리고 사실 제 운보다도 제 글 때문에 많이 답답하셨을 원장님..그리고 면접 도와주신 작가님..옆에서 서로 힘이 되어주고 응원해준 친구가 저를 합격시켰죠ㅎㅎ정말 감사합니다.

아무도 내 얘기는 안 궁금할 것 같으니 이만 시험 얘기나 해볼까요. 사실 저도 전에 합격 후기들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개인사도 재밌었지만 시험이 어땠다~이런 것도 재밌었거든요.

저는 수시에 서울예대만 지원했어요. 어차피 편입이 주 목적이었어서 수시에 별 생각이 없었거든요. 아무튼 서울예대를 지원하고 보니...저한테 그럴듯한 준비작이 없더군요. 망했다고 노래를 부르면서 키보드를 붙잡고 앉았지만 몇주간 글이 제대로 써지지가 않았어요. 의도를 넣으려고 시도하면 거하게 미끄러지고 벽에 가로막힌 기분이고.. 제가 쓴 글이 아무리 지적 받아도 룰루랄라하던 머릿속이었는데, 엉킨 실타래가 꽉 들어찬 것 같았어요. 그래서 새 글은 못 쓰고.. 기존에 썼던 글들만 당일 새벽까지 고쳐서 가져갔습니다.

실기 시험은 서울예대 다동에서 진행됐는데(일반전형은 고등학교에서 진행됨), 코로나 때문에 미리 자가진단 검사 받고...열 재고 들어갔어요. 혹시 정시나 2021에도 코로나가 계속된다면..미리 자가진단 해놓고 먼저 들어가 계세요. 사이트가 갑자기 다운될 수도 있어요. 제가 그랬습니당ㅎ
(만약에 그러면 종이에 작성하고 들여보내줘요.)
시험이 시작되고 딱 문제지를 뒤집었는데 '산문 - 당신 안에 있는 '화자'와 '인물'을 소개하시오.' 라고 써져 있었어요. 순간 머릿속이 새하얗게....될 뻔 했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다들 망할텐데 그냥 준비작 쓸까?
그래서 그냥 썼어요. 설마 나를 떨어뜨릴까하는 오만한 생각도 했고요. 일부러 그렇게 생각하면서 자신 있게 되는대로 썼습니다.(원장님께는 계속 죄송한 일 뿐이네요) 학원에 와서도 모르겠어서 그냥 준비작 썼어요..라고 말하는 용기를 마지막으로 제 맘속의 용기는 끝이 났습니다. 짜잔 쫄보가 되었어요.
반쯤 포기한 마음으로 1차 결과를 확인했어요. 근데 합격이래요. 에이..비명질렀어요. 그리고 면접 날짜를 확인했는데 얼레? 이번주 토요일? 에?
원장님께 문자 드리고 학원으로 바로 출발했습니다. 면접...준비...힘들어용..이 글을 읽는 당신...책 많이 읽고 기록해두세요. 제가 또 아팠어서 하루 못나가기도 했고, 면접 전날까지도 준비가 덜 되어 있기도 해서 원장님과 아이젠 책 쓰신 김남숙 작가님께서 정~~~말 고생하셨어요. 흑흑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모의면접이 실제 면접보다 긴장됐어요.
이유도 있습니다. 실제 면접이 덜 긴장된 이유는...바로...
교수님들이 칸막이에 수납되어 계셨기 때문이에요!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도 쓰고 투명한 칸막이가 교수님들 사이에 세워져 있었거든요. 그거보고 저도 모르게 "헐 우왕"이라고 말했지만 아무도 못들으셨을 거에요.
면접 들어가기 전에 대기실에 있는데 학생회?인지 전공자분들이랑 얘기를 했어요. 복도에서 대기하면서도 서로 이런저런 썰을 풀고 있는데 면접 썰들이 굉장히 재밌었어요.

Q. 지구가 멸망하는데 단 한 권의 책만 남길 수 있다면 무슨 책을 남길 건가? 그 이유는?

이 질문이 있었다는 걸 듣고...급하게 머리를 굴렸습니다. 그와중에 그 질문 하지 말아달라고 기도도 했어요.
면접 대기실부터 면접실에 들어가기까지 세 번의 벨이 울려요. 금방이라도 배달의 민족 주문!이라고 상큼한 목소리가 나올 것 같은 벨소리였어요.
첫 번째 벨소리는 대기실에서 복도로 나가고 수험표를 옷에 달았어요. 두 번째 벨소리는 가방을 복도 의자에 두고 면접실 앞에서 대기했어요. 세 번째 벨소리가 울렸을 때 제 면접이 시작되었습니다.
제 심장이 세 번 멈춘 날...

엥...근데 면접때 작가 5명 꼽아보라고 한 것 말고는...개인적인 질문밖에 없어서 오히려 아쉬웠어요. 그렇게 준비를 했는데 안 물어보시니 억울하면서도 신나면서도 불안한 이 기분.
택시를 타고 저녁 먹으러 가는 중에 면접 복원해서 메일로 보내고..제 면접을 다시 보니...To. 과거의 나.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니?
근데 또 붙었네요. 이번엔 정말로 떨어질 줄 알았어요. 마음은 정리해뒀는데 붙어서...사실 어제부터 김장하러 강원도 왔거든요? 배추 소금물에 절이다가 던질 뻔 했어요.

아무튼~~~~감사합니다. 처음 다니는 학원으로 고도문예창작원을 선택한 건 잘한 일이었어요. 그냥 막연히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들어왔는데, 이제는 정말 문학을 하고 싶어졌어요. 제가 잘 할지 어떨지는 모르겠고 자신도 없지만 넘치는 욕심을 들고 학교에 가보겠습니다. 정말 선생님들 덕분이에요...저 2차 전형료도 까먹고 있었는데 대신 결제해주시고..감동의 눈물이 방금 핸드폰 액정에 떨어졌어요. 정말 감사하다는 말보다 더 감사합니다. 앞으로 열심히 글 쓸게요.
그리고...시험이 가까워질수록 합격 후기를 찾아보게 되는 학생 여러분.. 너무 힘들어하지 마세요. 길게 가려면 적당히 힘을 주고 달려야하는 것 같아요. 너무 힘주면 아프니까 의식적으로라도 멘탈 관리 잘 하시길 바래요. 지금 눈 앞에 닥친 기회를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놓치더라도 아예 놔버리지만 않는다면 기회는 또 오잖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글을 잘 못 썼는데도 붙었는걸요. 여러분은 바라는 곳에, 더 좋은 글로 붙으실 거에요.

이상 쓸데 없는 말도 농담도 많았던 합격후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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