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항상 과제를 제출하러 고도 카페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눈이 들어오던 게시판이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글 작성자로 합격 게시판에 찾아오게 되어 진심으로 기뻐요. 제 글이 어쩌면 글을 업으로 삼길 바라는 학생들에게 고도라는 선택지를 제시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 같기도 하네요…….
제게 항상 글은 취미였습니다. 본격적으로 배워보자 생각하게 된 것도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였고, 상담을 받았을 때에도 실기로 대학을 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없었어요. ㅋㅋ 그냥… 이제라도 이런 기회를 얻게 되어서 너무 감사하고 다행이었습니다. 이런 말을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학원이나 과외들도 다 찾아보고 했는데 고도 시스템이나 환경이 가장 마음에 들어서 여길 선택하게 됐어요. (전 이게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합니다!!)
고도는 단순히 글을 잘 쓰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어떻게 써야 할지 코칭해 주는 학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입시 학원들이라면 마땅히 갖춰져야 할 전략이 있어서 글을 어떻게 하면 잘 뽑힐 수 있을지 가다듬어 주신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입시 학원으로서의 고도는 정말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서론이 너무 길어졌네요……. 저는 고도를 총 두 달에서 세 달 정도 다닌 것 같습니다. 입시 기간이 다른 학생들에 비해 정말 짧았어요. 애초에 등록했을 때부터가 입시 시즌이었기에… 상황은 좀 암담했습니다. 제 글은 실기형과는 너무 거리가 멀었고, 선생님 지적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선택했던 방법이 수업 시간이 아니더라도 학원에 출근 도장을 찍자! 였습니다. 제가 지방에서 거주하는 중이라 학원과 집을 오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꽤 길었어요. 일단 왕복 네 시간 거리였기 때문에 (ㅋㅋ ㅠㅠ) 거의 열두 시에 출발해서 열두 시에 집에 들어가는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시간들을 절대로 후회하지 않아요. 그렇게 실기 직전 2주를 보내고 저는 완성작, 준비작도 없는 상태에서 실기 시험을 쳤습니다.
서울예대 극작과 실기 주제는 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사실 2주 동안 매일 등원했을 때 다른 반의 어떤 친구가 이번 주제 아바타 아닐까? 하던 걸 들었었거든요. 에이 설마, 설마, 하면서도 긴장하고 있었는데 정말 그게 나와버려서 멘탈이 공중 분해 됐었어요. 그래도 일단 선생님께서 첫 10분 내로 줄거리를 끝내야 한다고 하셨던 말이 떠올라서 최대한 빨리 멘탈을 수습하고 구상지에 (서울예대 실기는 시험지 한 장, 문제지 한 장, 구상지 한 장을 줍니다. 셋 모두 이름과 수험번호를 써야 하고 구상지까지 평가에 포함되는 것 같습니다.) 떠올린 스토리라인들을 정리했습니다. 그 구상지의 줄거리들을 시험지에 옮겨 적고 나니 시간이 40분이나 남아버려서 망했음을 직감하고 있었어요. 실기장에 있던 학생들은 다들 너무 뛰어나 보였고, 펜을 멈추지 않은 채 사각거리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멍하니 40분을 때우고 시험장에서 나왔습니다.
시험장을 나서는 순간 마음이 편해졌어요. 불합격을 직감하고 있었나 봐요. ㅋㅋ 합격자 발표가 나오는 그 시간에도 저는 학원에 가는 버스를 타고 있었는데……. ㅋㅋㅋㅋㅋ 버스에서 합격 확인을 하고 정말 펑펑 울었습니다. 너무 민폐라서 죄송했지만 이게 참아지지가 않았어요. 그렇게 펑펑 울고 진정하고 학원에 가서… 면접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서울예대가 유독 그런 건지 다른 학교들도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1차 합격 발표와 면접 예정일 사이의 텀이 정말 짧았습니다. 면접 준비 기간으로 5일 정도를 받았던 것 같은데요, 질문 자체가 일반 대학처럼 생기부나 인성이 아닌 전공 기초에 개한 것들이라 더 어려웠습니다. 저는 평소에 독서를 자주 하고 영화를 좋아했던 학생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딱히 어려움을 겪지 못했습니다만, 연극 부분은 정말 제가 손을 대 보지도 않았던 쪽이라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면접 전날까지 유튜브에서 고등어나 더 헬멧 같은 연극과 차미나 뉴 시즈 같은 뮤지컬들을 찾아 보고……. 실기 때보다 열심히 준비한 것 같아요. ㅋㅋ 하지만 결과적으로 연극에 관한 질문은 전혀 없었습니다. (본인이 희망하는 진로에 관한 질문만 하세요. 극작과 특성상 분야가 다양하니까 연극 희망 -> 연극 질문 준비, 드라마 지망 -> 드라마 질문 준비 등... 이런 식으로 면접 준비 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대망의 최종 합격자 발표날…… 예비도 없이 최종 합격을 탁 받아버렸습니다. 금색 트로피 보자마자 소리 지르고 울고 난리 났었어요. ㅋㅋㅋ 저에게 부모님과의 행복한 추억과 합격의 기쁨을 선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봐왔던 세상이 아닌 더 높은 곳으로의 길을 열어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산문 S반 이끌어 주셨던 여자 선생님 두 분! 면접 준비 도와주셨던 남자 선생님! 진심으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선생님들 덕분에 지금의 제가 되었고, 언젠가 꼭 성공해서 서울예대 극작과 겸 고도문예창작학원의 최고 아웃풋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