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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과 합격 후기

2022 한양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수시 합격 후기!

작성자21 김미령|작성시간21.12.23|조회수1,704 목록 댓글 0

  안녕하세요! 2022년 한양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수시 2차에 합격한 고도 16기 김미령입니다. 

 

  컴퓨터가 고장나서 수리를 맡긴다고 다른 곳에 후기를 조금씩 써뒀다가 정작 다 고치고 난 뒤 합격 후기를 올린다는 걸 까먹었네요 ㅋㅋㅋ 죄송합니다아아 ㅠㅠ

사실 합격 발표는 꽤 전에 났었지만 아직도 제가 이 후기 게시판에 글을 쓸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고 신기하기도 해요. 

처음 고도에 들어와서 카페에 가입하고 난 뒤에 자주 들어갔던 곳이 바로 여기였거든요! 앞서 합격하신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읽는데 너무너무 부러운 거예요. 나도 대학에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래서 지금 이 시간이 너무 행복해요. 저도 합격해서 후기를 쓰고 있네요!

  저는 여전히 어딘가를 떠도는 듯한 기분을 품고 살고 있습니다 ㅎㅎㅎ 쓴다고 열심히 썼는데 너무 딴길로 가는 게 아닐까 걱정이에요. 쓰고 보니까 정말 많이 기네요. 길어도 그냥 수험생이 멘탈 붙잡고 쓴 이야기구나, 하고 대강 호로록 읽어주세요!

 

 

1. 고도를 다니면서! 

 

  시작부터 티엠아이 좀 털자면, 저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꿈이 작가였어요! 11년 동안 꿈이 정말 한결같았던 편이었죠. 책도 읽고, 저 혼자서 마구잡이로 글을 쓰면서 중학교, 고등학교 2학년까지 설렁~설렁 시간을 흘리다가 마침내 올해 2월, 저는 상담을 위해 고도를 찾았습니다. 그때의 저는 제대로 된 방향을 잡지 못했어요. 잘 하지도 못하는 수학 성적을 어떻게든 올려보겠다고 수학학원을 다니고 있었거든요 ㅋㅋㅋ,,, (조금 딴얘기긴 한데 저 수학 학교 내신으론 9등급, 수능으론 8등급이에요. 고3 시작 시즌에 학원을 빡세게 다닌다고 단기간에 오를 수 있는 성적대가 절대 아니죠! 하지만 수학을 조져도 대학을 쓸 수 있는 폭이 줄어들 뿐, 원서에 쓸 대학이 없지 않아요. 선생님들을 잘 따르고 스스로 악착같이 노력하면 갈 대학 있습니다. 많아요. 그래도 저처럼 내신 당차게 말아먹지 마시고 절대! 공부 열심히 하셨으면 좋겠어요 헤헤) 사실 이날 배정원 원장선생님께서 해주셨던 상담은 아직도 제게 잊히지 않을 기억이에요. 커다란 의미를 품고 있어요.

  원장선생님께선 실명으로 된 합격자 명단과 여러 우수작들을 먼저 보여주셨고, 다른 학원들과 고도의 차이가 무엇인지도 빠르고 시원하게 설명을 해주셨어요. 그리고는 제게 말씀하셨어요! 수학학원을 끊고 온전히 문학에만 집중하자고. 저는 좋았어요, 솔직히 수학 정말 하기 싫었거든요.  엄마가 꽤 걱정을 하셨는데, 원장선생님께서는 다른 친구들이 수학에 들이는 시간을 저는 문학을 배우고 글을 쓰는 데에 들이는 거라고 말씀을 해주셨어요. 이렇게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저는 진짜 커다란 충격을 받았어요. 그 누구도 저에게 이런 말을 하지 않았거든요. 의미 없는 글쓰기가 아니라, 문학을 바로 알고 제대로 된 글을 쓸 수 있는 곳. 상담을 마친 뒤 등록을 하고 나오면서, 가슴이 진짜로 막 뛰었어요 ㅋㅋㅋ 다른 학원들엔 상담을 받을 필요가 일절 없다고 느꼈습니다. 그정도로 큰 확신을 주셨거든요!

 

  신기하게도 고도를 다닌 10개월 동안의 기억은 정말 머릿속에 선명해요. 당장 4월 1일. 8월 13일에 원장선생님께 들었던 피드백을 말해보라고 하면 줄줄 욀 수 있을 정도로요! 저는 처음에 산문입시B반으로 시작했고, 2주일도 채 되지 않아서 A반에 들어갔어요. (원장선생님께서는 스카웃이라고 해주셨습니다 ㅎㅎ) 아직도 기억이 나요. 첫 인장스에서 동그라미를 받았거든요! 비문은 조금 있었지만, 신입생이 이렇게 인장스에서 바로 동그라미를 받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하셨던 원장선생님의 말씀이 생생합니다. 정말 기뻤어요.

  고도를 다니면서 저는 정말 신선한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제가 허접하게 알고 있었던 애매한 정보들을 제대로 교정을 받는 기분이었다고 할까요ㅋㅋㅋㅋ?! 낡은 비유, 번역체로 인해서 발생하는 비문, ★인물의 욕망과 의도★, 지금껏 학교에서 배웠던 문학 작품의 진짜 의도와 해석까지요. 고도의 매 수업에서는 제가 새로 배울 수 있는 게 너무도 많았어요. 저는 이 사실만으로도 정말 즐거웠습니다! 수업은 힘들지 않았어요, 정말 하나도요! 그만큼 즐겁고 신나게 학원에 왔어요. 선배님들의 우수작과 합격작을 매 시간마다 분석하고, 읽고, 이런 비유나 표현을 쓸 수 있구나- 하고 탐구하는 과정도 재밌었어요. 그래서 선생님들께서 꾸준히 강조하시는 필사도 열심히 했습니다. 제가 엄청 두꺼운 노트를 필사노트로 썼는데 그래도 이거 반 권은 채웠어요! 필사는 총 54편을 했는데, 사실 이건 많이 한 것도 아닐 거예요. (5월 즈음에 필사 노트 검사를 받는데 원장선생님께서 공책이 너무 두껍다고 하신 것도 기억이 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보다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 더 많았어요. 전 열심히 한 것도 아니에요! 정말 선생님들께서 강조하시는 것만 따랐을 뿐이에요.

 

  4월 초 부터는 남숙 선생님과도 토요일마다 따로 단편소설 수업을 했습니다! 사실 김남숙 선생님 덕분에 제가 가고 싶었던 대학을 똑바로 정할 수 있게 되었어요. 문예창작 실기에 2000자 내외의 짧은 산문과는 다르게, 특기자 전형을 위해 입상을 해야 하는 백일장이나 기타 대회에서 써야 하는 단편소설에 대해서 하나하나 자세히 알려주셨어요. 종이 속에 납작하게 박힌 인물을 살아 숨쉬도록, 구체적으로 그려낼 수 있도록요. 하지만 저는 멍청했어요! 정말정말 친절하게 떠먹여서 알려주셨는데 제가 이해를 반절은 못해서(.....) 모르겠어요! 뛥 하고 뱉어버린 것도 많아요. 진짜 죄송합니다....

  저는 대학을 가고 싶다는 생각만 있었지, 어느 대학을 꼭 무조건 가고 싶다- 라는 마음은 없었어요. 4년제? 아니어도 됐어요. 인서울? 몰라요. 그냥 한 만큼 결과가 나오면 아무데나 좋겠다! 싶었거든요. 서울예대? 동국대? 추계예대? 관심도 크게 없었고 그냥 열심히 하자! 후회 없이 하자! 라는 생각으로 6월까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걸었어요. 부모님께서도 별 말씀은 없으셨어요. 저는 원체 꿈이 확고했고, 고집도 쓸데없이 더럽게 세서 문예창작과가 아니면 대학을 가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었거든요.

  사실 남숙 선생님께 아직도 죄송한 일인데, 제가 선생님을 되게 귀찮게 했어요 ㅠㅠ 일찍 와서 말도 걸고 잡다한 이야기도 하고요ㅋㅋㅋㅋ. 저는 선생님들이 너무너무 좋아서, 그러다가 어느새 생각이 조금 방향을 틀었어요. 좋아하는 선생님, 작가님의 학교에 가고 싶다고요. 그렇게 해서 제가 한양여자대학교를 준비하게 됐어요! (4월 즈음에 쌤 소설 '아이젠' 에 받은 친필 싸인 진짜 학교에도 자랑하고 동네방네 자랑했어요.) 

 

 

2. 제가 고도를 다니면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

 

  창작 노트!!!!!!!!! 필사 노트!!!!! 그리고 절대 수업 지각하지 마세용!!!!!!!!!!!!!! 어렵지 않은 것들이죠!!!!! 선생님들께서 하시는 말씀들 다 새겨 듣고 따라가기만 해도 마음이 달라지고 태도가 달라져요. 학원은 여러분을 대학에 그냥 붙여주지 않습니다! 당연한 것도 아니에요. 저도 내신이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낮은 등급인데 실기로 인서울 대학에 편하게 갈 수 있겠다는 생각 혹시라도 하는 분이 있다면 당장 버리셔야 해요!! 고도는 여러분의 글을 대신 써주는 곳이 아니에요. 문창과가 편하게 대학을 갈 수 있는 학과도 아닙니다! 입시를 달리는 동안 학원에서 얻어가는 배움의 즐거움과는 별개로,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아래에도 적겠지만요! 노력을 하고 궁금한 게 있으면 선생님들 따라다니면서 질문 열심히 하시고, 주변을 막 귀찮게 털어보세요. 원장님과 남숙샘께서 자주 말씀하시는 내용 중에 주변을 둘러보라, 일상에서도 소재를 찾아라! 가 있어요.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환경과 존재는 글로 쓸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편하더라구요 ㅎㅎㅎ

  고도에 다니면서 하나라도 중요치 않은 건 없었지만 저는 특히 창작 노트를 귀하게 품고 다녔어요. 창작 노트에는 날짜와 수업 차시(2차시, 3차시..) 하나하나 적고, 20줄이 반 장이라고 했을 때 8줄 정도는 오늘의 글제를 위해 비워뒀어요. 학원에서 제시한 초고 글제를 적고, 조건이 있으면 그것도 적고요. 상세할수록 좋더라구요. 그리고 구분선을 그어 놓고 남은 칸들은 전부 피드백을 적는 칸으로 썼어요. 정말. 오늘 과제로 낸 초고 번호가  80 81 82 이면 그걸 따로 따로 따로 칸을 구분해서 적었어요. 나중에 원장선생님께서 피드백 이후 강의해주실 때 필기할 게 있으면 다음 장으로 넘겨서 썼어요. 저는 그만큼 피드백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실제로도 굉장히 중요해요!!!!! 

 

  가장 신경을 썼던 건 피드백을 듣는 내내 원장선생님과 남숙선생님의 말씀 전부를 그대로 머리에 새기는 거였어요.  그냥 어디가 좋고, 어디가 비문이 있어서 이렇게 쓰면 안 되고 를 노트 정리하듯이 축약해서 적는 게 아니라. 선생님들 말씀 어미 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요. 그리고 교실에 다시 가자마자 노트를 잡고 머리에 있는 것들을 빨간색 볼펜으로 적어내려갔어요. 그래서 저는 제 창작 노트를 읽으면 원장선생님과 남숙선생님 목소리가 그대로 들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이상한 생각에 갇혀 초고에 진전이 없을 때, 10번이 넘어가는 퇴고를 아무리 해도 제자리걸음일 때 가장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정신 잡아야 할 시기에 등을 떠받치는 좋은 자료가 되어줬어요. 제 방식이 무조건 옳다는 뜻이 아닌 건 아시죠!  

  지각은 진짜 어느 학원을 가도 당연한 거지만, 불가피한 일이 생기지 않은 이상 절대로 하시면 안돼요! 저는 수원에서 광역버스 타고 환승 1회 거쳐서 등하원을 했어요. 5시에 학교가 끝나면 교대에 도착하는 건 6시가 조금 넘어서였고, 수업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면 기본이 11시에서 자정을 넘는 일도 부지기수였어요. 더 멀리 있는 지방에서 오는 친구들도 있는데 저는 먼 곳에서 오는 것도 아니었기에 투덜투덜 불평을 하기에도 양심이 없죠 ㅋㅋㅋ 시간이 없으면 어떻게라도 끄집어내서 만들었어요. 밥 못 먹는 한이 있어도 무조건 수업 50분에서 1시간 전엔 도착하기. 교실에 혼자 앉아서 필사를 하고 있으면 기분도 좀 정리되고 좋더라구요. 

 

 

3. 내신과 실기! 그리고 제 이야기(TMI? 조금)

 

  저는 공부를 잘 하는 편도, 관심이 있는 편도 아니었어요. 내신 아주 당차게 말아먹고 다녔습니다. 미친놈이에요. 이렇게 하시면 안돼요. 진짜 큰일나요. 이딴 내신으로 대학이요? 오.. 실기 전형 아니었으면 전 대학도 못 갔을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학년 1학기까지 전과목 총 내신 합치면 5.2, 국영수사탐 주요과목만 살리면 4.7이었어요. 돌았죠? 이게 무슨 포카 시세도 아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근데 저는 공부는 포기하고 실기에 많이 매달린 쪽이에요. 오히려 하나만 죽어라 판 게 저한테는 이득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도 당연한 소리지만 둘 다 챙길 수 있으면 둘 다 챙기는 게 추후 수시 정시 원서에 큰 도움이 돼요! 상담을 거치면서도 그렇고, 잘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수시 1차 지원을 많이 넣지 않았고, 그마저도 둘 다 불합격을 받았기 때문에 수능을 쳤습니다. 저는 내신에 비해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오는 쪽이었어요. (수학 빼고..) 모의고사는 국어 1-2, 영어 1-2를 왔다갔다 했어요. 좀 미친 소리긴 한데 저 모의고사 준비도 잘 안 했어요. 정말 소설 읽고, 시집 찾고, 다큐 보고, 글만 썼어요. 학교 수업도 제대로 안 들었어요. 과제에 쓸리다 보면 수업에 집중할 시간이 모자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국어와 영어는 기본 베이스가 좀 되어 있어서 괜찮았던 것 같아요. 문제는 수능에서 미끄러졌어요! (공부를 안 하고 수능을 쳤으니까 멍청아....) 국어가 2등급이나 떨어져서 높은 4가 떴어요. 영어는 높은 2가 떴고요. 공부.. 꼭.. 하세요..!!! 

 

  수시 1차에는 서울예대, 동국대 딱 두 학교만 넣었어요. 애시당초에 될 거란 기대도 안 하고, 가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고요. 실기장 분위기 겪어보자! 서울예대 그 괴랄한 시제 한 번 겪어보자! 하고 들어간 거라 좋은 경험이 되었던 것 같아요. 예대는 90분, 1500자 이내. 동국대는 2시간, 2000자 내외. 저는 동국대학교에서 첫 활용을 하다가 40분을 남기고 답안지를 교체했어요. 제 인생에서 그렇게 급박하게 써본 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다 쏟고 나니까 개운했어요. 동국대학교 실기 친 날도, 서울예술대학교 실기를 치고 온 날도, 한양여자대학교 실기를 치고 온 날까지 하늘이 참 예뻤던 기억이 있네요! 마음 편하게 먹으시고, 최대한 일찍 가셔서 합격작이나 준비작 여러번 읽으시고, 주의사항 많이 보세요! 화이트 말고 교정부호 써야 하는 학교가 더 많은데 그것도 뽑아가셔서 보세요! 괜찮아요! 생각보다 떨리지 않더라구요. 그냥 애들이 정~~~~~~~~~말 많은 고도 교실이라고 생각하면 긴장이 확 풀려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실기 긴장보다 저는 끝나고 복원 제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걸로 긴장을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좀 이상해요.. 알아요. .ㅠㅠ

 

  한양여대가 올해는 실기를 3교시로 구분해서 쳤는데, 저는 늦게 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1교시에 냅다 신청하고 아침에 치고 왔습니다 ㅎㅎ 여기도 시제가 좀 난해한 편이더라구요. 각오하고 갔는데 올해 1교시 시제는 2019년 달력/막 태어난 기린 이었어요.. 이게 뭐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 한양여대는 동국대와 똑같이 화이트 사용 불가, 원고지 교정 부호 이용해서 수정을 해야 해요. 동국대는 원고지를 줬는데 여긴 그냥 무지에요! 글자 아래로 안 떨어지게 쓰느라 고생했어요 ㅋㅋㅋㅌㅋ 

  저는 2019년 달력을 선택했고, 전날 남숙쌤께서 거의 뜯어고쳐주신 준비작을 그대로 썼어요. 정말 그대로요. 조금의 활용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게 자랑은 아니에요. 그런데 저 시제에 억지로 끼워맞추면 더 작위적인 글이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달력? 거기다 2019년? 그냥 에라! 하고 외운 거 와다닥 써내린 게 어떻게 최종 합격이 됐네요. 

 

  앞에도 제 이야기는 실컷 한 것 같지만! 제 얘기를 조금만 더 해볼게요. 티엠아이 발산이다! 저는 고도 생활이 마무리 될 때까지 산문 104편, 인장스 47편, 단편소설 5편을 썼어요. 전부 합치면 세모는 13개 정도, 동그라미는 8개 가량 받았던 것 같아요! 유독 인장스에서 동그라미가 많이 나오는 편이었어요. 제가 아까 위에서 선생님들 말씀 중에 일상에서 소재를 찾을 수 있다고 적어 놨었죠? 네!!!! 그게 제 경우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0편이 넘어가면서부터 저는 또 길을 잃었어요. ㅋㅋㅋㅋ 다큐를 봐도, 소설에서 인물을 따와도 글이 완전 이상해지기만 할 뿐이고 뭔가 문장이나 표현이 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창작 노트 속 피드백을 뒤져보다가 저는 저를 파고들기로 했어요! 저는 제주도에서 태어났어요. 부모님도 제주 태생이시고, 친척들도 다 제주도에 있어요.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제주도엔 못 내려간 지 꽤 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억까지 사라진 건 아니죠 ㅎㅎ 외할머니는 해녀 일을 하시다 몇 년 전에 그만두셨고, 친할머니는 신제주 쪽에서 과수원을 하시거든요. 제가 걸어온 길에 글로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들이 이렇게 많았는데 이걸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니! 아마 저는 66편부터 제주도에 관련해서 계속 써내려갔을 거예요. 인장스도 30편 이후부터는 거의 다 제주도에 관련된 내용이에요. 특히 70편대에서 해녀에 관련된 글이 하나 있는데, 그때 원장선생님이 칭찬을 해주셨어요. 아마 고도에서 너보다 해녀라는 인물로 이렇게 실감나게 쓸 수 있는 애는 없을 거라고요. 그 말을 듣고서도 뭔가 기분이 좋았어요. 

  다큐를 보고 인물을 따도 글이 안 쓰일 때가 있어요. 그럴 땐 주변을 둘러보면 길이 보여요. 일상에서 가볍게 스쳐지나갔던 것도 여러분의 글에 녹아들어 우수작이 되고, 합격작이 될 수 있습니다! 원장선생님께서 자주 이야기를 하시겠지만, 합격작이나 우수작이 대단한 내용이 아니에요. 제 합격 작품도 그렇고요. 결국 본인의 이야기를 쓰는 거니까! 저는 제가 살아온 바탕이 먹구름 속 돌파구가 되었어요. 

 

 

4. 마지막! 잡담 ㅋㅋㅋ

 

  백일장은 되는 대로 다 나가시면 좋아요! 그런데 만약에 오프라인에서 하고, 먼 곳이면 학교에서 당연히 안 보내줄 거거든요? 씹으세요. 째세요! 저는 학교와 담임 선생이 정말 제 입시에 비협조적인 편이었어서 걸리적거리면 정말 무단으로 결석하고 조퇴하고 튀었어요. 백일장을 여러개 넣어봤고, 세종날글짓기대회에서는 은상을 입상했어요. 예선 본선 구분이 없고 바로 전체 심사가 들어가는 첫 결과를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ㅋㅋㅋㅋㅋㅋ!! 결과 보고 비명 질렀던 제가 눈에 선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 번째로 예선을 통과한 게 만해백일장이었어요. 이건 저도 좀 안 믿겼어요. 여기 예선에 낸 작품도 제주도에 관련된 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만해백일장은 이번에 안동까지 내려가서 응시를 해야 했는데, 아무래도 지역이 멀다보니 저는 하루 전에 먼저 내려갔어요. 일찍 내려가서 하회마을도 엄마랑 구경하고, 밥도 먹고. 수시 원서 접수 막 앞두고 체력적으로 지쳐 있을 때였는데 이게 또 큰 기분 전환이 되더라구요. 결과적으로 입상은 하지 못했지만 정말 즐거웠던 백일장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백일장은 중요해요. 어디가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고를 가리지 마시고 시간이 되는 대로 다 나가보세요! 특히 학원에서 주시는 백일장 달력 중 빨갛게 강조되어 있는 건 정말 정말 무조건 내세요...... 전 몇 개 놓쳐서 낭패를 봤죠 하하하

 

  저는 저 홀로 글을 쓰고 책을 읽는 것도 취미였지만, 입시를 하면서 스트레스는 분명 와요. 저도 받지 않았다고는 못 합니다! 즐겁게 쓸 때가 더 많았지만, 이제 체력적으로 지칠 때가 오면 많이 힘들어져요. 그래서 취미를 좀 더 늘렸습니다. 저는 원래도 공연예술에 관심이 많아서 연극과 뮤지컬을 자주 보러 다녔거든요. 틈틈이 공연을 보고 와서 인장스를 남긴 것도 꽤 돼요. 무언가 숨을 돌릴 만한 취미를 여러 개 만들어 두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이건 정말 말씀드리고 싶은데 건강 관리! 건강 관리!!!!!!!! 입시 전에 멀쩡했던 몸이 망가지는 건 어려운 게 아닙니다 어느 입시든 건강이 정말정말 많이 망가져요!!!! 모두가 이런 건 아니지만.... 일단 저는 그랬어요 !!!!!!!!!!!! 아까도 말했지만 제가 멀리서 오는 편은 아닌 데도 건강이 정말 많이 상했어요. 수업은 7시부터고, 제가 교대에 넘어오는 시간은 6시가 조금 넘었구요. 밥을 원래도 빨리는 먹지 못했는데 입시를 하면서 좀 빨라졌어요. 처음 학원에 오고 한 6월까지는 거의 편의점만 갔던 것 같아요. 6월 전까지는 항상 컵라면이나 핫바, 삼각김밥으로 떼웠고 5월에 건강이 정말 한번 크게 망가졌어요. 위염이랑 장염이 동시에 왔는데 이게 입시가 끝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어요. 위염이야 원래도 스트레스성이 고질적으로 앓고 있던 놈이었는데 제대로 먹지 못해 망가져서 오는 것과는 또 다른 경우에요.. ^_ㅠ 집이 가깝다면 밥을 열심히 챙겨먹고 오세요! 글을 쓸 때도 체력이 필요해요. 앉아 있는 건 그냥 앉아 있는 게 아니잖아요 ㅠㅠ,,, ? 

 

  고도 다니면서 지각은 없었고, 사실 결석은 정말 하고 싶지 않았는데 저는 컨디션이 진짜 무슨 파도처럼 날고 떨어지기를 반복했어요. 수시 1차 앞두고서도 아팠고, 한양여대 실기가 있는 2차 앞두고서는 더 심하게 아팠어요. 처음 들어보는 자질구레한 잔병치레는 다 했어요. 임파선염도 오고, 버스에서도 다큐 본다고 이어폰을 계속 꼈더니 외이도염도 오고, 역류성 식도염,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 위염 장염은 달고 살았고... 쓰다 보니까 끔찍한데 사실 이건 수험생들이 많이 겪어요 ㅠㅠ 그래도 밥 잘 챙겨 먹으면 좀 나으니까 밥 많이 먹구 잘 챙겨 먹고, 편의점은 정말 급한 거 아니면 피하세요. 일찍 오게 되면 학원 근처에 좀 돌아다니면서 이곳저곳 식당도 들쑤셔보세요!

  수능 끝나고부터 갑자기 몸이 완전 상해서 병원 오다가다 하느라 남숙 선생님 수업 결석을 정말 많이 했어요. 한양여대 실기 이틀 전까지도 스트레스성 심근증이랑 전심장성 잡음 증후군(이것도 입시 때 둘 다 생긴 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료 때문에 학원 일찍 끝내고 병원에 갔어요. 아프면 정말 서럽거든요. 특히 실기 얼마 남지 않았을 때는 더 그래요... 고3 담임선생님들이 이야기를 해요. 아프면 너희 잘못이고 아픈 건 죄라고. 이거 다 개쌉소리니까 듣지 마시고 아프면 병원을 가세요. 아프면 환자에요 우리가 잘못한 게 아니라! 고도는 온라인으로도 과제 피드백을 해주시는 게 너무너무 감사하고 좋았는데, 그래도 오프라인에서 선생님께 직접 듣는 것과는 차이가 있으니(온라인으로도 피드백 정말정말 잘해주세요) 어지간하면 아프지 마시구 수업 꼭 들어가셔요 흑흑 그날 강의는 그날만 들을 수 있어요,,,,^^,,,, 

*  남숙 선생님께서 한양여자대학교 실기 전날 저녁까지 이메일로 피드백을 받아주셨는데, 정말 너무너무 감사드리고 죄송했어요... 여러모로 죄송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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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와 너무 길게 적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할 이야기가 너무 많았나요? 영양가 없는 이야기가 훨씬 많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 말은 꼭 할래요 ㅋㅋㅋㅋㅋㅋ 고도는 정말 최고의 학원이었어요. 다니는 동안 이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어요. 원장선생님과 남숙선생님께서 이야기를 해주신 대로 문학을 조금 더 똑바로 바라볼 수 있었고, 비문이 아니라 문학적이고 감각적인 문장을 쓸 수 있게 되었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훨씬 넓힐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래요. 고도를 만난 건 제 인생에 있어서 둘도 없을 좋은 기회였고, 어떤 가치로는 환산할 수 없는 뜻깊은 시간을 선물받은 공간이자 귀한 시간이었어요.

 

  배정원 원장 선생님! 매번 욕망도 못 찾고 빙빙 돌기만 하던 저를 어떻게든 끌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해이해지면 귀신같이 아시고 쓴소리도 조언도 아끼지 않아주시고, 또 격려도 칭찬도 해주셔서 지치지 않고 잘 달릴 수 있었어요! 저는 선생님 말씀들을 아직도 잊지 못해요 ㅎㅎㅎ 특히 여름방학 수시특강 듣던 첫날, 파란 지붕 집 할망 보시고 이건 산문이 아니라 나중에 동화로 한번 꼭 써보라고 해주셨던 말씀이요! 여기 있는 아이들 중에서 등단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고 해주셨을 때 정말 집 가는 길에 곱씹으면서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어요. 제주도에 관련하여 소설을 쓸 때마다 너는 길을 헤맬 필요가 없다고 넌지시 이야기를 해주신 것도요. 수업 때마다 재밌는 이야기도 해주시고, 선생님 수업을 들으면서 문학을 대하고 글을 쓰는 자세를 바르게 할 수 있었어요. 합격 결과 나온 날 학원에 갔을때, 환하게 웃으시면서 축하한다고 해주셔서 저 진짜 자리에서 울 뻔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김남숙 선생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쌤,, 죄송해요,,, 제가 진짜 귀찮게 굴었죠,,, ㅠㅠ 하지만 4월에 선생님 수업 들으면서부터 저는 조금씩 목표를 세울 수 있었어요! 한양여자대학교에 꼭 가고 싶다고 생각한 것도, 그렇게 결정한 것도 선생님을 졸졸 따라다니고 이것저것 여쭤보면서 마음을 다잡았어요 ㅎㅎㅎ 좋아하는 작가님의 좋은 책에 제 이름이 적힌 저자 사인을 받은 날은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에요! 저는요, 선생님의 길을 꼭 따라가고 싶어요 ㅎㅎ 

  지아쌤! 제가 1년만 일찍 왔어도 선생님 수업 들을 수 있었는데!!!!! ㅠㅠㅠ 수업은 못 들었는데 제가 맨날 촐랑촐랑 인사하면 받아주셔서 넘 감사했어요 ^3^ , ,,,, 선생님 휴대폰에 피싱 문자 보낸 죽일 놈은,,, 길가다가 보도블럭에 걸려서 엎어지고 문턱에 새끼발가락 찧을 거예요,,, 

  실장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제가 학원 즐겁게 다닐 수 있었던 이유엔 실장님이 계셔서에요,,, 맨날 프런트에 음료수 들고 와서 헛소리만 해대는 제 이야기 다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프다고 결석도 아주 신명나게 해댔는데 매번 너무너무 죄송했어요 흑흑,, 합격한 날 남숙쌤과 사주신 에이드와 스콘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곧 놀러갈게요! ㅎㅁㅎ

 

 

  그리고 진짜 마지막! B반부터 쭈욱 함께해준 가은아!!!!!! 자기야 ㅠㅠㅠㅠㅠㅠ 나는 네가 있어서 정말 웃고 떠들고 힘도 많이 얻었어 너는 정말 잘 될 거야 아프지 말고 파이팅하자!!!!!!!! 매번 나 결석하면 과제 알려주랴 이것저것 챙겨주랴 고생시켜서 미아내 엉엉 8-8 만해백일장 가서 너 잠깐 만난 것도 너무 즐거웠고 그냥 나는 너와 인연을 맺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ㅠㅠㅠㅠㅠㅠ수상 경력 짱짱한 가으니,, 넌 진짜 최고야,.,,,, 공부도 잘해 심지어,,,, 최고,,, ,,,

  권유지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 너 다시 만날 줄은 몰랐는데,,, 너도 아프지 말고 밥 잘 챙겨먹으면서 파이팅해 ㅠㅠㅠ 해외에 나간 이야기로 글을 풀어내는 너를 볼때면 진짜 질투가 날 정도로 부러웠어 내가 해보지 못한 경험은 또 어떤 느낌일까 싶었고,,,, 여러모로 나 때문에 장난도 많이 당하고 고생 많아따,, 수시까지 번거로울 텐데 차 같이 태워줘서 너무 고마워,, 덕분에 체력 많이 아꼈어 예대랑 동국대 전에,,,,ㅠㅠ 입시 끝나고 만나자!!!!!!! 

  민아야!!! 너랑은 말을 트게 된 지 얼마 안 지났는데도 먼저 살갑게 다가와줘서 너무너무 고마웠어 >ㅁ<)))) 한양여대 실기도 같이 쳤으면 뭔가 더 좋았을 것 같은데 헤헤 ㅠ-ㅠ) 항상 네 말에서 보이는 따뜻함이 좋아! 건강하게 마지막까지 파이팅하자 우리 ,, 말 많은 나랑 친구해줘서 진짜진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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