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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과 합격 후기

2022 숭실대학교 문창과 합격 후기

작성자김 채린|작성시간22.02.10|조회수3,171 목록 댓글 2

안녕하세요, 2022 숭실대 합격한 16기 김채린입니다.

 

입시 기간 동안 수업을 받고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괜히 뒤숭숭한 마음에 합격후기를 보고는 했었는데 이제 제가 이곳에 글을 남기네요. 때로는 합격후기 속 선배들의 조언과 위안이 마음으로 와닿지 않았어요. 제가 마음의 여유가 없었나 봐요. 그러다가 합격후기가 위안으로 다가오기 시작한 시점은 정시를 준비할 때였어요. 정시를 준비하면서 들었던 불안한 생각들이 모두가 거쳐온 생각이라고 드니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고요. 제가 고도 선배들의 합격후기를 보고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제 합격후기가 고도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해서 이렇게 남깁니다.

 

제가 정시를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건 그간 백일장에서 받은 상들이었어요. 성적은 점수라도 정확하게 나와 내가 어디가 부족한지 알 수 있지만, 글은 그렇지 않잖아요. 그래서 저는 그게 너무 불안했어요.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 건지, 아무도 못 알아듣는 나 혼자 이상한 세계에 빠져서 글은 쓰고 있는 건 아닌지 불안했습니다. 무너질 때마다 다시 일어나게 해줬던 건 공모전에 나가서 받은 상 덕분이었어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오로지 내가 쓴 글 하나로 나를 뽑았다는 게 너무 가슴이 뛰더라고요. 저는 고도 카페에 올라오는 공모전을 수시 실기 전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다 나갔습니다. 꼭 공모전 다 나가세요. 그 상이 정말 힘들 때 많은 도움이 됩니다. 공모전 수상 결과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하다가도 다시 일어서게 해요. 상을 받게 되면 수시 때 쓸 수 있는 대학이 늘어나요. 공모전은 실기만큼 중요합니다. 수상을 받지 못해도 지치지 말고 공모전 참여는 되도록 많이 하세요.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볼수 있어요. 수시 실기 전까지는 무조건 공모전을 목표로 계획을 짜시길 바랍니다.

 

수시 때부터 정시 마지막 실기까지 보면서 느꼈던 것은 실기는 정말 예상치 못한 것들이 나오는 거였어요. 예상한다고 예상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았어요. 120세 인물, 휴대폰 의존증이 극심한 인물, 네비게이션 오작동. 듣기만 해도 숨 막히는 시제들... 하지만 정시 때 확실히 느꼈던 것은 원작의 기본 구성이 잘 잡혀 있다면 충분히 잘 쓰고 올 수 있습니다. 그게 시제와 잘 맞는지는 교수님들이 판단하시겠지만, 구상이 중요해요. 욕망 설정이 가장 어려우실 텐데 원장님이 하셨던 말씀 중에 가장 와닿았던 말씀은 욕망에서 오는 갈등입니다. 이 인물의 욕망이 어떤 갈등을 일으키는지가 저는 글에서 가장 큰 포인트인 것 같아요. 갈등은 인물 간의 말다툼이 아니라 인물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사건을 뜻합니다. 저는 욕망에서 오는 갈등을 합격작이나 우수작을 보며 알아갔던 것 같아요. 합격작이나 우수작에 화자, 욕망, 갈등, 의도를 다 달면서 분석했어요. 필사도 중요하지만 저는 이 구상을 이해하고 내 글이 그것과 잘 맞나를 확인하면서 준비하는 게 실기의 당락을 결정하는 것 같아요. 구상이 진짜 중요합니다. 구상표 꼭 쓰면서 준비하세요!!

 

글을 쓰면서 뭔가 알 것 같으면서도 다시 쓰다보면 모르고 대혼란이었어요. 누군가의 죽음, 불행한 가족 서사. 저는 늘 그 틀에서 맴도는 느낌이었어요. 그걸 깨부수고 다른 걸 쓰다 보면 잘 나아가다가도 다시 막히고 그랬어요. 그럴 때, 남숙 선생님은 이 장르는 무언가 계속 나아가는 장르가 아니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나아가다 멈추고 나아가다 멈추고 그런 과정에서 하나씩 성장해 나가는 거라고 해주셨어요. 그 말을 받아들이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네요. 2021년은 정말 고도하면 남숙 선생님이 바로 생각날 정도로 저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유독 선생님 앞에서 많이 울었어요. 선생님을 보면 힘들었던 게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요. 그럼 눈물이 맺혀요. 2021년은 저에게 앞으로 살면서 잊지 못할 해였던 것 같아요. 남숙 선생님 정말 감사하고 사랑해요.

 

수시를 마치고 정시 준비할 때 원장 선생님이 해주셨던 말씀이 생각나네요. 좋아하는 걸 알고 하는 것만으로 인생의 반은 성공했다는 말씀이요. 호되게 피드백 받다가도 마지막에 그 말씀 해주시면 눈물이 핑 돌았어요. 정시 준비 끝에 울고 징징댔네요. 원장 선생님, 두 달 남짓 정시 기간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여름 특강을 해주셨던 지아 선생님, 2학년 때부터 질문을 하면 항상 흔쾌히 도움을 주신 실장님 감사합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다 보면 노력이 반드시 빛나는 결과로 남아 있을 거예요. 개성 있는 자신의 글을 쓴다는 생각으로, 문득 지치는 순간들이 불쑥불쑥 오겠지만 꼭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럴 때마다 친구들이 옆에 있어 버틸 수 있었어요. 같은 분야를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해 주면서 지냈으니까요.

 

혹여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아도 너무 무너지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걸 경험해 봤고, 또 알기에 그런 생각들은 무지하다는 걸 잘 알아요. 저는 정시까지 산문을 총 200편 정도 습작했어요.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다 보면 그간 치열하게 담은 2000자 짜리 글이 누군가에게 통하는 순간이 분명히 올 거예요. 저에게는 그곳이 숭실대였습니다. 진짜 길었던 1년 반 입시가 끝나네요. 힘들 때마다 내가 글을 쓰기로 했던 이유를 떠올리며 포기하지 마세요. 실기는 아무도 몰라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에요.

이곳에서 치열하지만 아름다운 글로 모두 빛나는 승자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그 절실함을 너무나 잘 알아서 마음 담아 응원합니다. 합격의 그날까지 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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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수기 | 작성시간 22.02.11 나도 사랑 💚💚 축하해
  • 답댓글 작성자김 채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2.12 선생님 뵈러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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