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문창과 합격 후기

2022 단국대학교, 한양여자대학교 문창과 합격 후기

작성자21 김민지|작성시간22.02.18|조회수1,315 목록 댓글 4

  안녕하세요. 올해 2022 단국대, 한양여대 문창과에 합격하게 된 김민지입니다. 합격 후기를 쓰고 있는 지금도 이 두 학교를 붙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네요. 그저께 원래 재학 중이던 대학교에 자퇴서도 냈고, 얼른 합격 후기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끈기, 성실함, 독서. 작년 3월부터 고도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저는 이 세 가지를 배우게 되었어요. 또 글을 쓸 때도 이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저는 이 세 가지 중에서 성실함과는 조금 거리가 먼 사람 같지만요.

 

  먼저 끈기를 기르면 평소에 글을 쓸 때 큰 힘이 될 거예요. 사실 저는 재작년 현역 때 이미 수시 논술로 대학에 합격한 상태였어요. 그래서 작년 3월에 재수험반으로 고도에 들어오게 되었어요. 전 초등학생 때부터 장래 희망이 작가였고, 그래서 그 꿈을 한 번 더 믿고 따라가기로 했어요. 힘들게 들어간 대학에서 배우는 수업들도 저한테 맞지 않았는지 재미가 없기도 했고요. 이 점에 대해서는 저를 믿어주신 엄마께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혹시나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자기 꿈을 의심하시는 분이 계신다면 딱 한번만 자신을 믿어주세요. 끝까지 잘할 마음이 있다면요.

  그런데 저는 제가 반수생이라는 점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어요. 너는 이번 입시가 안 좋게 끝나면 다시 원래 대학으로 돌아가면 되겠다. 왜 원래 재학 중인 대학을 두고 하필 문창과를 가려고 하는 거냐. 저는 이런 말들을 친구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전 입시 동안 단 한 번도 전적대로 돌아가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정시 입시까지 모두 끝내고 결과를 기다릴 때 딱 한 번 생각했어요. 만약 다시 돌아가더라도 끝까지 문학을 하기로. 저는 제가 오래전부터 꿈꾸던 문학을 배운다는 일이 너무 좋았고, 또 그만큼 간절했어요. 여러분도 남들 시선에 눈치를 보기보다는 자기 앞에 있는 길을 끝까지 전진해나가는 끈기를 꼭 기르시면 좋겠어요. 

  그 끈기는 평소에 과제를 꾸준히 하는 일부터 시작되고, 그렇게 길러낸 끈기는 입시를 버티게 할 거예요. 그리고 문창과 실기와 전혀 다른 일을 예전에 했다고 해도 너무 두려워하지는 마세요. 저는 현역 때 배웠던 논술이 제게 한예종 1차 합격이라는 기쁨을 잠시 주기도 했답니다. 자기 자신을 믿고 도전하는 힘도 끈기에서 나와요.

 

  다음으로, 성실함은 정말 그 무엇보다도 중요해요. 저는 아마 실기 때 쓴 초고까지 포함하면, 고도에서 90편 조금 넘게 글을 쓴 것 같아요. 비슷한 시기에 들어왔거나 혹은 저보다 늦게 들어온 친구들도 이미 100편 이상을 쓴 친구들이 있어서 저는 정말 게으른 편에 속해요. 그래서 다른 친구들보다 훨씬 더 노력했다는 말은 감히 못 할 것 같아요. 좋은 선생님들과 친구들을 만난 운이 좋았을 뿐이죠. 

  처음 고도에 와서 꾸준히 글을 쓰고 선생님들께 첨삭을 받기 시작하면, 자신이 느끼지도 못한 사이에 글이 점점 늘어나게 된답니다. 고도에 계신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글을 꼼꼼히 읽으시고, 그 글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게끔 도와주세요. 그래서 과제는 꼭 해야 해요. 혹은 정말 글이 안 써질 때, 인장스나 독서일지를 쓰는 것도 도움이 돼요. 흐트러진 마음이 다시 정리되는 기분이랍니다. 저는 제 게으른 성격상 새벽까지 초고를 못 쓰고 끙끙 앓다가 결국 독서일지를 쓸 때가 많았던 것 같아요. 

  제가 성실함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 이유는 딱 한 가지예요.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마음도 중요하지만, 그 마음을 실행으로 옮기는 일은 정말 힘들기 때문이에요. 제가 오늘은 초고 세 편을 꼭 써야지 하고 고민만 할 때, 반 친구들은 그 고민을 정말 실행으로 옮기고 있었답니다. 또 제가 얼른 학원에 가야지 할 때, 친구들은 이미 지하철에 타고 있기도 했어요. 그런 성실함은 쉽게 배신을 하지 않을 거예요. 

  원장 선생님께서 항상 말씀하시는 인물의 욕망, 개성, 끌림을 고민하고 계속 떠올리는 일. 남숙 선생님께서 나눠주시는 소설 자료를 꼼꼼히 읽고, 또 남숙 선생님이 첨삭해주시는 문장들을 퇴고해나가는 일. 지아 선생님께서 면접 준비 때 주시는 자료와 피드백을 꼼꼼히 읽고 정리하는 일. 항상 학원에서 실장님께 인사드리기. 그 어떤 일이든 고도에서는 성실한 게 정말 중요하답니다.

 

  마지막으로 독서가 남았네요. 저는 작년에 책을 50권 정도 읽었어요. 평소에는 소설집 외에도 시집, 평론, 만화책 거의 가리지 않고 읽은 것 같아요. 그러다가 입시 시즌부터는 단편 소설집을 위주로 읽었어요. 평소에는 소설 속 인물이나 문장을 위주로 봤다면, 실기가 다가올 때는 소설 속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위주로 봤어요. 가끔 글을 쓰다 보면 문단과 문단이 어색하게 이어질 때가 자주 있거든요. 그럴 때는 소설 속에서 작가가 어떻게 글을 이어나가는지 보면 도움이 많이 돼요. 또 욕망, 개성, 끌림이 있는 인물을 소설에서 끌어와 글에 쓰는 것도 좋답니다.

  아마 선생님들께서 책을 많이 추천해주실 거예요. 그중에서 자기가 정말 마음에 든 책이 있다면, 그 책을 쓴 작가의 다른 작품 혹은 그 책과 비슷한 느낌의 다른 책을 꼭 찾아서 읽어봤으면 좋겠어요. 제가 좋아하는 배수아 작가가 예전에 인터뷰에서 한 말이 있어요. 책을 다 읽은 후에 그 작가의 다른 작품을 찾아보지 않는다면, 그건 독서가 아니라는 말이요. 독서는 자신의 세계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면서도, 우리가 평소에는 낯설다고 느끼는 타인을 한 번 더 바라보게 해준답니다. 소설이나 시 외에도 평론, 철학서 등을 읽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원장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는 ‘인간’을 글에 담아내려고 하니까요.

 

  고도를 다니면서 감사한 일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제게 문학의 길을 열어주시고 기본을 탄탄하게 다지게 해주신 원장 선생님. 제가 오래전부터 저 스스로 물어봤지만, 해결할 수 없었던 질문에 답을 건네주시고 그 미래까지 생각하게 해주신 지아 선생님. 여름 특강 동안 제 세계는 단단하게, 문학과 다른 사람들을 보는 시선은 넓게 만들어주신 남숙 선생님. 아마 남숙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배수아, 황정은 심지어 제발트의 존재까지 몰랐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내성적인 저를 항상 밝게 맞아주신 실장님. 처음 고도에 와서 마지막 정시 때까지 계속 주뼛대던 저에게 항상 잘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얼른 고도에 선생님들 뵈러 갈게요!

  마지막으로 이제는 내게 너무 소중한 존재가 된 재수험반 고도들. 내 글이 좋다고 말해줘서 항상 고마웠어. 앞으로도 오래 보는 사이가 되자. 꼭 문학이 아니더라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어른들이 되기를 바라. 이제 글이 더 길어지기 전에 얼른 마무리를 해야겠네요. 만약 입시생 여러분들이 이 글을 보고 계신다면, 이 길을 선택한 자신을 끝까지 믿고 아껴주세요. 진짜 정말 완전 파이팅!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차종민 | 작성시간 22.02.18 후후 2관왕👑👑 민지.. 드뎌 민지의 합격 후기가..! 항상 노력하고 간절했던 민지였기에,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는 내가 다 기뻤는데..ㅠㅜ 차가움 안에 있는 따뜻함. 민지만의 오묘한 문체로 더 많은 글을 앞으로 계속 써줬으면🥺 나중에 민지는 좋은 작가를 넘어 좋은 예술가가 될 거 같아. 언제나 응원해!! 우리고도들 얼른 보자!!
  • 답댓글 작성자21 김민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2.18 크크 나 결과 나오자마자 종민이가 울었대요~ 2관왕이라는 타이틀도… 부끄럽기만 하네 나한테는 왠지 안 어울리는 것 같아 수시에서 정시까지 실기 보는 동안 계속 응원해줘서 고마웠어 심지어 실기장까지 와서 응원해주기도 하고!! 내 글이 좋다고 말해줄 때마다 항상 정말 고마웠어 종민이도 정말 좋은 예술가가 될 거야 ☺️ 고도 짱!! 진짜 곧 보겠다
  • 작성자21류승주 | 작성시간 22.02.21 민지야 너무너무 고생했어 ! 서울 끝에서 사느라 남들보다 일찍 나와야했던 민지.. 너무너무 고생했다 ㅎㅎ
    나는 수업할 때마다 늘 네 글 보면서 좋다고 난리쳤었는데! 드디어 진가를 발휘하는구나 ㅎㅎ 💟 앞으로도 좋은 글을 쓰는 작가가 되길 :)
  • 답댓글 작성자21 김민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2.18 승쥬야~ 너무 보고 싶었어 이제는 서울로 이미 올라왔겠지요 경기도 사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는 엄청 먼 것도 아닌데… 다닐 때 괜히 엄살 부린 기분이야 내 글 좋다고 잘 읽었다고 해준 승주 말 덕분에 계속 힘낼 수 있었던 것 같아 그리고 승주랑 같이 먹었던 젤리, 떡볶이 절대 못 잊지… 승주도 이제 영화학도가 되었으니 좋은 연출가, 감독이 되길 바라 🤍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