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24학년도 한국예술종합학교 극작과 합격한 오세영입니다. 새벽마다 눈물을 훔치며 선배들의 합격 후기를 보던 게 엊그제 같은데, 제가 벌써 합격 후기를 쓰고 있네요. 이런 날이 정말 올까 설레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했는데... 정말 오는군요. 발표가 나던 날, 과제 피드백을 해주신 뒤 학원 데스크 컴퓨터로 확인하라던 원장 선생님의 말씀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눈앞이 하얗게 변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아마 그날을 평생 잊을 수 없겠죠...
입시를 하며 같은 학원에 다녔던 선배님들의 합격 후기가 저에게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제 합격 후기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2022년 여름쯤에 주말반으로 시작해 화목 산문반, 고3 산문 A반, 정특 A반을 거쳐왔습니다. 1년 반 정도의 기간 동안 학원에 오는 날에 과제를 안 낸 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학원에 가는 날에 과제를 해가는 것은 저의 철칙이었고 1년 반 동안 한번도 어긴 적이 없습니다. 아마 이게 합격으로 가는 첫걸음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저는 해오라는 과제보다 더 해간 적도 없고, 그렇다고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해오라는 과제를 하는 것... 어떻게 보면 가장 쉬운 일일 텐데, 이상하게 그게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원장 선생님께서 누누이 하시던 말씀이 ‘지금 너희 입시에서는 재능이 필요 없다. 가장 기본을 하고 있는 거다’ 였습니다. 정말인 것 같습니다. 저에게 재능은 없었고, 노력은 있었으니까요!!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선생님들께서 내주시는 과제만 하면 합격할 수 있다!’ 뿐인 것 같습니다. 제가 한 거라고는 내주신 과제를 열심히 해간 것뿐이니까요. 진부한 말일 수도 있지만, 정말입니다. 선생님들께서는 매주 저희에게 맞는 과제를 내주십니다. 좋은 책과 영화도 추천해 주시고, 문장이 안 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인상적인 한 장면이 담긴 글을 쓸 수 있는지 자세하게 알려주십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선생님들의 말씀을 믿고 따르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백일장이나 수시에서 별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을 때 저도 ‘정말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이 잠깐씩 들었습니다. 아마 입시생이라면 적어도 한번은 이런 생각을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의심이 들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밀고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학원을 다니는 1년 반의 시간 동안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수십 번, 수백 번 있었지만 제가 쓴 220편의 글을 믿고 선생님을 믿었습니다!
입시하면서 평생 흘릴 눈물을 다 흘린 것 같습니다. 밤을 새우며 과제를 하다가 뛰쳐나가 밤길을 걸으며 울었습니다... 나는 왜 안 될까, 왜 내 열심의 결과는 나타나지 않을까, 하면서 말이죠. 부끄럽지만,,, 학원 근처 건물 공중 화장실에 들어가서 펑펑 운 적도 있습니다. 그때 ‘지금 이 순간이 합격 후기에 쓰일 날이 반드시 올 거야’ 라고 생각하며 버텼던 것 같습니다. 글이 느는 것은 정말 일시적인 거라 너무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던 지후 선생님의 말씀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저도 이 말에 참 많은 힘을 받았고, 이 글을 읽는 입시생 분이 계시다면 힘을 받아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왜 저 친구처럼 문장을 못 쓸까, 왜 저 친구처럼 인상적인 한 장면은 못 만들까 너무 좌절하지 않아도 됩니다! 선생님들의 피드백에 상처받기보다는 받아들이고, 다음에는 작은 부분이라도 칭찬 받아보려고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실력이 조금 모자라도, 재능이 없어도 꾸준히, 열심히 하면 합격할 수 있는 게 문창과 입시니까요. 참고 참으며 포기하지 않다 보면 언젠가 합격 통지서를 프린트하는 날이 반드시 올 거라고 확신합니다!
저는 1년 반 정도의 입시 생활 동안 슬럼프가 정말 수도 없이 온 것 같습니다. 날이 막 더워질 때쯤, 백일장을 챙기느라 전을 돌아다닐 때쯤. 슬럼프가 너무 심해 글도 제대로 쓰지 못했고, 심지어 밥도 한 끼에 세 숟가락 이상 못 넘겼습니다. 정말로요... 이외에도 크고 작은 슬럼프를 많이 겪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니 제가 슬럼프가 왔을 때는 늘 '입시 글' 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을 때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교수들, 백일장 심사위원들 마음에 드는 글을 쓸 수 있을까 고민했었습니다. 제가 슬럼프에 빠져 있을 때 원장 선생님이 제게 해주셨던 말씀이 있습니다. "교수들이 좋아할 글을 쓰지 말고 네가 좋아하는 글을 써라." 그때 정말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욕망, 갈등 중요한 거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내가 쓰고 싶은 글이 뭔지, 내가 글에 담고 싶은 인물이 누군지 알아가는 게 먼저인 것 같습니다. 지후 쌤께서 "욕망, 갈등은 나중에 넣으면 돼. 네가 잘 쓸 수 있는 인물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해." 라고 하셨던 게 기억납니다. 슬럼프가 왔을 때,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입시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때 그걸 알지 못해서 슬럼프에 휘청거렸지만, 여러분은 더 멋있게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열심히 하면 기회는 찾아오고, 꾸준히 하면 변화가 찾아오고, 간절하면 인생은 변한다.’ 제가 입시 내내 마음에 새기고 살았던 말입니다. 이 글을 보고 있을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한예종 준비하는 후배님들 궁금한 점 있으면 언제든 댓글이나 쪽지 남겨주세요!! 성심성의껏 답변 드리겠습니다! 내년에 학교에서 만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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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24 김민정 작성시간 24.01.05 쟈기야 넘넘 축하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내가 맨날맨날 말햇자나!!! 세영이는 한예종 갈 거라고!!! 비록ㅠ같이 대학에 다니지는 못하겠디만… 그래도~ 우리는 평생 문우 아니겟니!!! 정말정말 수고 많았고 앞으로도 같이 꿈을 향해 나아가자!!!!!! 너 덕분에 나도 많이 웃고 위로도 받고 그랬더!! 지금도 합격 후기 보면서 자극 받구 있지!!! 우리 둘 다 대학교 가서도 꼭!! 같이(중요) 이곳저곳 다니자~ 미미짱ㅁ장세영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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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22오세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1.05 히히 고마어!!! 우리 꼭 과잠 입고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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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23 황채영 작성시간 24.01.29 세영아 늦게 답글 남긴다! 너무 너무 축하해:) 우리 앞으로 꿈을 위해 더욱 노력하며 읽고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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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22오세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1.29 고마워잉🥹🥹🫶 계속 연락하고 지내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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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23 황채영 작성시간 24.01.29 22오세영 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