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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과 합격 후기

2024 중앙대학교 합격 후기

작성자23장예나|작성시간24.01.06|조회수467 목록 댓글 2

  안녕하세요! 2024학년도 중앙대학교 문창과에 합격한 장예나입니다. 수험생활 할 때는 이 게시판의 글들이 전부 먼 꿈만 같았는데, 이젠 제가 여기서 합격 후기를 쓰고 있다니 좀 신기하네요 ㅎㅎ 컴퓨터 앞에 앉아 오랜만에 글을 적으니 합불 결과 확인할 때가 떠오르네요. 서울예대도 떨어지고, 동국대도 글을 다 못 적어서 떨어졌기 때문에 저에겐 남은 희망이 중앙대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중앙대 결과가 나오는 15일까지 수능이 끝나고도 제대로 잠을 이룬 적이 없었어요. 최저를 맞췄는데도 괜히 불안한 생각이 들어서 답도 여러 번 확인했었고요. 아마 마음고생은 수능 전보다 수능 후가 더 심했던 것 같아요. 떨리는 마음으로 합격자 발표창을 누르는 순간, 작게 떠 있던 '합격'이란 글자가 그동안의 고생을 전부 녹게 해주는 기분이었어요. 솔직히 발표 확인할 때 울기까지야 할까, 생각했었는데 제 의지와는 무관하게 눈물이 흐르더라고요. 손 떨면서 막 엄마한테 전화해서 울고 ㅋㅋㅋ 아마 그 순간은 제 인생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로 기억될 것 같아요. 제 노력을 평가받는다는 게 흔한 기회는 아니잖아요.

 

  저는 그 노력이 이 학원으로 인해 알맞게 끝맺어졌다고 생각해요. 문창과에 진학하고 싶다고 생각한 건 중학교 때부터였는데, 이 특이한 입시 전형에 대해 정식으로 알아보기 시작한 건 고2 겨울쯤이었어요. 그 전에도 혼자 글을 쓴 시간은 좀 있었는데 제대로 배워본 적은 없었어요. 그래서 일찍부터 학원에 다니며 실기 준비를 하는 친구들과 다르게, 저는 학원도 고3 여름방학 때부터 늦게 다니기 시작했어요. 입시동안에도 계속 시간도 안 맞고 삐걱거려서 백일장도 아직 경험이 없고요. 그러다 보니 남들보다 부족한 시간과 수상 실적이 제 발목을 정말 많이 잡았어요. 주변에 상이 이미 몇 개씩 있는 친구들과 다르게, 전 백일장도 한번 나가보지 못한 초보였으니까요. 노력으로 커버하려고 학원에 한번 갈때 과제를 다섯 개씩 해간 적도 있었고, 밤을 새서 과제를 해간 적도 있었어요. 생전 멀리하던 소설책도 서점에서 사서 여러 번 읽고, 필사도 많이 했어요. 선생님 피드백은 전부 적어서 과제할 때 참고하기도 했고요. 피드백은 과제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컴퓨터 주변에 포스트잇으로 전부 붙여놓기까지 했어요. 그러다 보니 글은 많이 나아진 것 같은데,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더라고요.

 

  실기 준비를 하면서 정말 힘들었던 건 자괴감이었어요. 처음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을 때, 평소 제가 쓰던 방식과 입시글의 형식이 많이 달라서 고치느라고 애를 많이 먹었어요. 열심히 써가도 종이를 가득 채운 피드백 자국들을 보면 뭔가 허망한 기분이 들기도 했고요.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아서 잠도 잘 못 잤고, 면역력이 많이 약해져서 자주 아팠어요. 동국대 실기 하루 전에도 준비작을 못 만들어서 과제를 해가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정말 머리가 새하얘지고 아무 생각도 안 들어서 그냥 그러고 밤을 샜어요. 저에겐 동국대가 꿈의 학교였는데, 백일장 경험이 없으니 첫 대회나 마찬가지였죠. 짓누르는 부담감에 그렇게 완성도 못하고 동국대는 보내줬어요... 그 다음 실기인 서울예대도 그럭저럭 봤다고 생각했는데 1차 불합이어서 멘탈이 좀 깨졌었죠. 중대 실기 때는, 문학적 글쓰기가 좀 특이한 시가 주어졌고, 비평적 글쓰기 때도 되게 다루기 어려운 주제가 나와서 좀 당황했었어요. 하지만 늘 시간 부족이 문제였던 저는 오히려 중대가 시간이 넉넉해서 편했어요. 다 쓰고 시간이 많이 남아서 수험표 뒤에 문제랑 답안도 거의 다 적어갔고요. 

 

  중대를 준비하면서 원장 선생님께서 수업하시는 중대반을 들었었는데, 확실히 비평적 글쓰기는 그 수업이 없이는 원활하게 적기가 어렵겠다고 생각했어요. 오래, 많이 수업한 건 아니지만 그 수업을 듣고 안 듣고의 글의 차이가 확실히 있었어요. 실기 때도 원장님 피드백을 계속 상기하면서 썼고요. 제가 중대 때 글을 괜찮게 써서 뽑힌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사회 이슈를 조사해서 공부해가는 것도 팁으로 알려주셔서 정말 유용했고요.

 

  그리고 제가 일년 간의 수험생활을 하면서 느낀 건, 내신이나 수능 공부가 정말 중요하다는 거예요. 특히 수시에서 내신은 높으면 높을수록 메리트가 커지는 것 같아요. 아무리 실기 비중이 높은 문창과라고 해도 높은 학교들은 내신을 아예 안 보는 게 아니니까요. 저는 실기는 늦게 시작했지만, 일학년 때부터 수시를 챙겨서 1차와 수능 최저를 보는 중대에 합격할 수 있었어요. 이게 아니었다면 전 꿈도 못 꾸는 학교였을 거예요. 물론 제 성적이 엄청 준수한 편은 아니라, 학종 넣기는 좀 애매했지만 실기 전형에서는 우수한 편이었어요. 그래서 실기에 대한 부담이 덜했고, 내신 공부를 해놓은 게 있었기 때문에 수능 최저 공부도 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내신을 공부하면서 기른 책상 앞에 앉아있는 힘도 실기 준비를 할 때나, 수능 준비를 할 때 정말 도움이 됐어요. 

 

  하지만 간혹 이런 친구들이 있더라고요. 이미 1학년 때 내신은 버렸고 실기 원툴로 간다, 이런 마인드인 친구들이요. 물론 선택은 자기 자유지만, 1학년 때 내신이 망했다고 해서 나머지 학년까지 버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문창과는 공부하는 친구들이 다른 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서 남들보다 조금만 앞서도 선방하고 시작하는 거거든요. 저 또한 1학년 때 노는 게 앞섰고, 공부를 좀 대충해서 성적이 정말 낮았어요. 2학년 1학기 때까지도 정신 못차리고 그저 친구들이랑 놀러 다니기 바빴고요. 하지만 2학년 2학기 때부터 진짜 안되겠다 싶어서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을 점점 늘리기 시작했어요. 수학은 다른 거 할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그냥 버렸고요. 그냥 수행평가에서 할 수 있는 것만 챙기는 식으로 수학은 과감히 버렸습니다. 고3 겨울방학과 1학기 시험기간은 정말 지옥이었어요. 아침엔 학교에 일찍 가서 다른 친구들보다 먼저 공부를 시작했고, 밥 먹는 시간 빼고는 정말 공부만 했어요. 허벅지에 땀이 차서 두드러기가 날 정도로 그저 계속 앉아 있었어요. 현타 오고 지칠 때마다 생각한 건 '이걸 내가 왜 하고있지?' 가 아니라, '나중에 돌아봤을 때도 후회없이 하자.' 였어요. 수험 공부는 이유를 찾으면 더 힘들거든요. 그냥 아무 생각없이 꾸준히 해야 결과가 나오는 것 같아요. 한 과목마다 시중에 나와있는 문제집은 전부 풀었고, 오답은 정리해서 매일 외우다 싶이 봤습니다. 제가 독서실에 풀었던 문제집을 산처럼 쌓아놔서 친구들이 매일 피사의 사탑이라고 쓰러지겠다고 놀리기도 했고요 ㅋㅋ 그 결과, 내신 따기가 어려운 갓반고였는데도 1학년 평균 5.xx에서 3학년 평균 2점 초반대로 올렸습니다. 공부한 것에 비해 아쉬운 결과이긴 했지만, 전 이 노력을 통해 고도에서 버틸 수 있는 힘을 준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성격 자체가 완벽주의가 좀 있고, 학종을 준비했기 때문에 1학년 때 성적을 만회해야 한다는 생각이 커서 이렇게 독하게 했지만, 아주 조금만이라도 성적을 올리면 정말 갈 대학 라인이 달라져요. 저도 수험 생활 전에는 몰랐는데, 하다 보니 저절로 알게 되더라고요. 텍스트로 적으니 제가 엄청 현란하게 한 것처럼 보이는데, 정말 아니에요. 마음을 제대로 먹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어요. 저도 진짜 게으른 사람이라서 습관 바꾸기가 힘들었거든요.

 

  여기까지 제 수험 생활 이야기였습니다... 문창과 실기 입시에 특화된 수험 생활은 아니지만 저는 이런 식으로 준비 했습니다. 이미 실기 준비가 주인 친구들에게는 그다지 도움되지 않을 얘기일 지도 모르겠네요. 실기 준비는 그냥 고도를 따라가면 돼요. 저는 고도의 수업 방식이 거의 답안지라고 생각할 정도로 신뢰하거든요. 선생님의 지도에 맞춰서 최선을 다하면 분명 만족스러운 결과가 있을 거라고 장담합니다. 

 

  제가 백일장을 나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백일장에 관련된 조언은 드리기가 어렵네요...아, 그리고 팁?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저같은 경우에는 책을 읽을 때 좋은 구절이나 괜찮은 단어가 나오면 사진을 찍거나 그 단어를 네이버에 검색해 캡처해서 보관했었어요. 단어를 보고 소재가 떠오르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비록 학원에 다닌 시기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짧은 시간에서도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난 것 같아요. 중대 반 가르쳐주신 원장선생님, 그리고 예쁜 지후쌤 ㅎㅎ 선생님들 덕분에 제 글을 객관적으로 보는 시야가 많이 좋아졌고, 소설에 대해 많이 알아갈 수 있었어요. 이렇게 능력 있고 문학에 진심인 선생님들 밑에서 공부할 수 있었던 게 영광입니다. 지후쌤 지금까지 재밌고 뜻깊은 수업 정말 감사했습니다. 원장선생님도 수준 높은 수업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열심히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제 과제에 이름 꼭! 쓸게요 ㅎㅎ 합격한 건 저지만, 제가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모두 고도 덕분입니다. 나중에 시간나면 찾아뵐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년도 입시 준비하는 고3 여러분들도 화이팅입니다! 내년에 중대에서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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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고도 | 작성시간 24.02.13 굳 앞으로도 잘 할거야.
  • 답댓글 작성자23장예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2.18 감사합니다! 나중에 한번 찾아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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