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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과 합격 후기

서울예대 수시 합격및 면접후기

작성자12한은지|작성시간13.11.15|조회수1,027 목록 댓글 9


진짜... 이번 년도에 대학 못가는 줄 알고 침울해 있을 때 합격 소식을 들어서 날아가는 줄 알았어요. 실기 주제도 워낙 어려웠고, 면접도 잘봤다고는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기대도 안하고 있었거든요. 우선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왔다리 갔다리 하는 성적이라 4등급일 때도 있고 6등급일 때도 있었거든요. 거기다 성격은 또 어찌나 게으른지, 저 스스로도 아 나는 뭐지 하고 혀를 찰 정도 였어요. 그러고도 고쳐지지 않았지만 ...

우선 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냥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따르는 게 최고입니다. 진짜ㅋㅋㅋㅋㅋㅋ딴 거 없음 ㅇㅇ

글은 많이 써놓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뭐든 자신이 노력하지 않으면 이루어지는게 없어요. 저 같은 경우는 서울예대 실기 주제랑 우연히 딱 맞는 글이 있어서 괜찮았지만 그런 경우가 얼마나 더 있을까요. 글은 많이 쓰고, 많이 고치고, 많이 노력해야 따라와 줍니다. 고도 여러분 열심히 노력해서 저처럼 구사일생 되지 마시고 많이 합격해서 골라가세요 진짜. 경험자의 충고가 아니라 경고에요ㅠㅠㅠ저도 지금 많이 후회하고 있습니다.

결론은, 노력하자! 정말 다른 거 없어요 노력만이 살 길입니다.

그럼 면접 후기 갈게요.

면접할 때 네가지 주의 사항이 있었어요.
1. 이름을 말하지 않고 수험번호만 이야기할 것
2. 바닥에 검은 테이프를 따라 들어가고 나올 것
3. 마지막에 교수님 저 한 마디만 ~이런 말 절대 하지 않을 것
4. 대기실에서는 사용가능하나 면접실에 휴대폰을 들고 들어가지 않을 것


그리고 대기는 두 명씩 하는데 대기 하는 내내 선배들이 말 걸면서 긴장 풀어줘요. 저한테는 계속 이마가 예쁘다고 했음 ㅋㅋㅋㅋ칭찬할 게 이마밖에 없는 여잔듯...^^

그리고 면접실 안에는 타이머가 있어서 면접은 5분 내외 5분이 지나면 면접관이 벨을 눌러요. 그럼 말을 하다가도 끊고 인사하고 나가야 해요.




딱 들어가면 면접관 다섯 분이 검은 노트북을 앞에 두고 앉아계세요. 그리고 면접관과 의자 사이 간격이 정말 멀어요. 3m?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나: 안녕하세여 수험번호000번입니다.(말을 마친 뒤 허리 숙여 인사)

면접관: 앉으세요. 시를 썼나요 소설 썼나요?(5분이 동시에 물어봐서 목소리막 겹쳐들렸어요. 순간 멘붕.)

나: 저는 꽁트를 썼습니다.(면접관은 소설이라고 말했지만 본래 서울예대 시험이 꽁트라고 부르기 때문에 저는 꽁트라고 했어요.)

면접관: 글제가 욕조였는데, 글을 쓸 때 가장 공을 들였던 부분은 어디죠?

나: 저는 욕조가 등장하는 주인공의 꿈 장면을 가장 공을 들여 표현했습니다. 그 장면이 주인공의 마음 속에 내재되어 있던 아픔이 드러나는 부분이기 때문에 공을 들였던 것 같습니다.

면접관: ★가장 재미읽게 읽었던 책 다섯권과 작가를 말해보세요.(고도쌤들이 알려주시겠지만 이 질문 중요해요.)

나: 이현작가의 오나의 남자들 천명관작가의 고래 김영하 작가의 엘레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성석제 작가의 홀림 최이석 작가의 약탈이 시작됐다를 가장 재밌게 읽었습니다.

면접관: (의문의 눈초리로) 첫번째 다시 말해봐요.

나: 이현 작가의 오 나의 남자들 입니다.

이때 면접관들이 조금 수근 거렸어요. 제목 때문에 장르소설로 알았겠구나 싶더라구요.

나: 청소년 소설입니다.

면접관: (아,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청소년 소설과 일반 소설의 차이점은 뭐죠?

나: 청소년 소설은 이름 그대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학이다 보니 그들의 문제에 초점을 맞췄고 일반 소설은 전 연령대가 읽는 소설이다 보니 보다 다양한 문제와 고민을 담고 있습니다.(잘 넘겼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이라 이때부터 꼬이기 시작함)

면접관: 혹시 엘레베이터 그 소설 마지막 장면 기억 나나?

나: (정적3초) 회사를.. 마치고 돌아와 아파트 주민들에게 엘레베이터에 낀 남자의 행방을 묻지만 아무도 알지 못한다고 하고 ...주인공 홀로 엘레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을 까하고 생각하며 끝을 맺었던 것 같습니다....(자신감 없는 목소리)

면접관: 그럼 왜 마지막 장면이 그렇게 나왔다고 생각하지?

나: (완전멘붕 정적 5초) 현대 시대에.... 인간들의 무관심이... 우리 사회에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말꼬리 올렸음ㅋㅋㅋ) 인 것 같습니다....

면접관: 혹시 기억에 남는 소설 구절 있나?

나: 김영하 작가의 단편소설인 당신과 나무에서 어쩌면 그, 그 별의 폭팔이... 다, 당신의 방의 그릇을 덜컥였으리라, 아니 것이라고 수년 아니 수억년 동안 떠나온... 그 날아온 성간 먼지의 파편들이 지구에 도달해 당신의 방의 그릇을 건드렸으리라고.(당신과 수많은 사람들의 방인데 목소리는 덜덜 떨면서 수 많은 사람들의 빼먹음)....입니다.

면접관: 지금 심정을 두 문장으로 비유해 보세요.

나: (이때 두 문장을 어떤 식으로 해석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비유 두개 말함) 누군가 귀 옆에 쾅쾅하고 큰 발자국 소리를 내는 것같습니다. 그리고 한 쪽 날개가 고장난 비행기를 운전하는 비행사가 된것 같습니다.(여전히 덜덜 떨면서)

면접관: 자신이 글을 쓸 때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 3가지가 뭐죠?

나 : (질문한 면접관을 진짜 파고들듯이 쳐다봤어요) 인물... 스토리... 주제... 입니다.

3초뒤 벨 울림

면접관: 됐습니다 나가보세요.

나: 감사합니다

저는 너무 떨려서 타이머도 못보고 했어요. 그래서 몇 분 걸렸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정말 분위기 살벌해요. 교수님들 표정도 완전 무표정하고. 그래도 진짜 떨지 않고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덜덜 떨었는데 어떻게 붙은 거지.... 면접연습도 열심히 하세요. 뭐든 열심히 열심히. 제가 할말은 아닌 것 같지만 여튼요! 뭐, 그래도 결과적으로 전 서울예대 합격한 것에 매우 만족하고 부모님도 정말 좋아하세요. 혹시 후에 서울예대 들어오시는 분 계시면 정말 잘해드릴게요!

그럼 전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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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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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12한은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11.17 꼭와! 잘해줄게 ㅋㅋㅋ
  • 작성자12한유정 | 작성시간 13.11.17 언니 츄카해♥.♥
  • 답댓글 작성자12한은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11.17 고마워♥♥
  • 작성자12성지수 | 작성시간 14.01.03 빅스의 언니!ㅎㅎㅎㅎㅎㅎㅎ축하해요
  • 답댓글 작성자12한은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1.03 앜ㅋㅋㅋㅋㅋㅋㅋ고마워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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