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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과 합격 후기

단국대, 추계예대 문창과 합격 후기

작성자12박서영|작성시간14.12.02|조회수674 목록 댓글 6
안녕하세요, 후배 님들. 솔직히 지금 제가 합격한 대학들보다 더 높은 곳을 지향하고 있는 분들이 많으셔서 이런 합격 후기는 별 관심 없으실수도 있겠지만 일단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길 바라며 써보겠습니다 ㅎㅎ 저는 산문을 썼었기 때문에 현재 산문을 쓰시는 1,2학년 후배 님들께 드리는 말씀 위주로 펼쳐질 가능성이 좀 농후합니다만 제가 고도를 와 글을 쓰면서 어려웠던 점들을 중점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문학을 하는 대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건 다독다작(多讀多作)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많이 읽고 많이 쓰세요. 원장선생님 및 혜림쌤이 숙제 내주시는 글제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무조건 1.5쪽을 채운다고 생각하시고 써서 올리세요. 원장쌤께서도 늘 말씀하셨지만 자신의 밑바닥이 어딘지 알아야 그 위도, 최상의 수준에도 다다르는 길이 열릴 수 있습니다. 정말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쓰레기 같은 글을 써서 종이를 낭비하는 것보다 오히려 습작을 하지 않아 종이를 깨끗하게 하는 것이 훨씬 더 낭비인 것 같습니다. 다독다작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지속성입니다. 읽는 건 몰라도 일단 쓰는 것만은 꾸준히 하지 않으면 하루만 지나도 감각이 무뎌져 지금까지 쌓아왔던 노력들이 전부 허사가 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학원 다니는 약 2년 반 내내 이 지속성과 가장 거리가 먼 생활을(^^) 하며 인간이 얼마나 게으를 수 있는지를 전부 몸으로 머리로 체험해보았습니다. 지금 다니는 원생분들께는 절대 추천해드리고 싶지 않네요ㅎㅎㅎㅎㅎ 저처럼 고1, 혹은 고2 초반 때부터 꾸준히 다니셨던 후배 님들은 고도를 처음 왔을 때 열정적으로 올리던 숙제의 양을 기억하시며 언제나 자신을 경계해주세요. 안 그러면 정말 저처럼 3학년 실기 시즌 다 와서 극악의 슬럼프에 정신적 에이즈가 찾아와 온몸이 무너져가는 막장드라마를 구경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 또한 절대로 낳으시면 안되는 금기의 결과입니다^^

이제 산문을 습작할 때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제가 산문을 쓰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나'를 담는 거였습니다. 분명 저는 나 자신을 글에 충분히 담았다고 생각했는데 선생님들께서는 언제나 제가 없다고 하시곤 했습니다. 아마 이 말을 숙제 첨삭 때마다 여러번 듣고 계시는 분들도 후배 님들 가운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말에 좌절하지 마시고 원장선생님께서 던지시는 독설(ㅎㅎ)에 절대로 상처받지 마세요. 저는 남들보다 정신력도 약하고 예민하고 여린 면도 많아서 조그만 말에도 많이 상처를 받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때마다 그런 말 몇마디에 무너져서 제가 쌓아왔던 것들과 앞으로 쌓아갈 것들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기를 쓰고 백일장을 나가고 글을 쓰고자 노력했습니다. 원장선생님께서 저희에게 하시는 말씀들은 정말 저희를 다 위해서 하는 말들이기 때문에 깊게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마음 한 구석에 담아둔 채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를 담으라는 글을 쓰지 못해 남들보다 동그라미도 없고 우수작도 없다고 좌절하지 마시고 이 말이 전혀 감이 안 잡힌다면 글을 쓰기 전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지금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절실하고, 맹렬하게 열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떠올려보세요. 그리고 그렇게 떠올린 '나'의 욕망을 세밀하게 파고들고 하나의 인상적인 장면을 도출해낸 다음 그걸 진짜 내가 아닌(나여도 상관없지만 내가 아닌 인물로 써봐야 '되어주기' 연습이 많이 되요.) 다른 상황에 맞을 만한 인물에다 투영합니다. 그 다음 그 인상적인 장면(보통 끝에다 두는 경우도 많지만 상황에 따라 처음 중간 끝 아무대나 넣어도 됩니다.)을 예를 들어 끝에다 넣는다고 치면 그 나머지 장면을 개연성을 고려해서 적절하게 써주세요.
그렇다고 장면이 인상적인지, 개연성은 얼마나 맞아떨어지는지, 문장은 적절한지 등 여러 요소를 홀로 끊임없이 자기검열하는 건 정말 시간낭비입니다. 일단 그렇게 최대 두 시간, 세 시간만에 써서 올리는 게 숙제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정말 한 편 쓰는 대도 엄청나게 머릿속에서 자기검열을 하고 신경을 많이 쓰고 하는 나머지 매일 숙제량이 적었습니다. 잘 쓰고 싶은 욕망이랑 칭찬을 들어 제가 얼마나 진보했는지 등의 평을 듣고 싶은 욕심이 이리저리 뒤엉켜서 낳은 어리석은 결과였습니다ㅎㅎ 지금 생각하면 말이죠. 너무 머리 아프게 생각 마시고 일단 올려서 신명나게 까인 다음에 원장쌤 및 혜림쌤께서 내리시는 그 다음 지시를 따르면 그만입니다. 그게 가장 단기간에 실력을 빨리 늘릴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필사, 이건 정말 필수입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저는 어지간히 개연성도 못 맞추고 내용 자체도 1.5쪽에 맞지 않았던 경우가 다분한지라(그냥 엄청 못 쓰는 축에 속했습니다 ^ㅠ^) 대신 문장에 엄청나게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글을 쓰는 대 있어서 중요한 점 중 하나가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분명히 아는 것이기도 합니다. 누구에게나 장점과 단점이 있고 단점이 있다 하더라도 자신이 지닌 장점이란 무기로 커버해버리면 그만입니다. 어찌됐든 저는 매 문장마다 제가 그 장면을 상상할 때 찾아오는 진솔한 느낌을 담으려고 많이 노력했고 각 장면의 느낌에 따라 문장에서 찾아오는 느낌들을 서로 강약조절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서 문체 하나만큼은 제일 자신 있었습니다. 이에는 필사의 공헌이 50퍼 이상을 차지합니다. 지금 제가 쓰는 글들과 제가 고도에 와서 초기에 쓴 글들을 비교해보면 정말 다 찢어서 공중분해시켜버리고 싶을 정도로 최악입니다. 원장쌤에 정말 쓰지 말라고 하시는 모든 비문의 요소를 갖춘 문장이 제 초기 문장이었으니까요 :) 문장은 글을 쓰는 대 있어서 정말 중요합니다. 다소 지루하고 진부한 소재나 일상적인 내용도 자신만이 느끼는 지점이 담긴, 훌륭한 문장들로 써내려가면 느낌이 또 전혀 다릅니다. 어느 수준의 문장에 다다르고 싶으시다면 무조건 필사하십시오.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멍 때리지 마시고 자투리 시간 활용해서 무조건 필사하세요. 글이 도저히 한 자도 안 써내려가져서 정말 답답할 때도 필사가 최고입니다. 아무것도 안 되는 시간에 차라리 문장력이라도 길러보자는 심정으로 하세요. 저는 원장쌤이나 혜림쌤께서 주신 자료들도 모조리 필사를 했고 나중에는 따로 학원에 있던 산문 우수작 100편 중 우선 50편만 받은 것도 한 달 만에 전부 필사했습니다. 그리고 원장쌤께서 필사하시라는 윤성희의 레고로 만든 집, 제가 좋아했던 최인호 선생님의 작품들 중 단편집 위주로 필사를 했습니다. 물론 이런 노력이 3학년 와서는 입시에 이리저리 치였다는 변명 아래에 눌려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만 일단 이런 한 때라도 있었기에 문장이라도 그나마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정말 필사하세요. 처음에는 힘들고 적응 안 되는데 정말 한 사흘만 꾸준히 하다보면 펜을 움직이는 손은 이미 단순 노동에 적응되어 있고 문장을 옮겨 적느라 꼼꼼히 문장을 읽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좋은 문장이 보이면 표시를 해두기도 하고요.
그리고 기성 문인들의 작품은 웬만하면 함부로 필사하지 마세요. 그분들 문체나 기법 등을 어설프게 따라하다가 망치는 케이스도 적잖습니다. 그냥 원장쌤이나 혜림쌤이 주시는 우수작이나 기타 글들도 넘치니까 그것만 필사하셔도 충분합니다.

일단 시간이 남아돌면 무조건 백일장 나가세요. 특기자 백일장 말고도 그냥 엽서시에 보이는 백일장, 공모전들 있으면 일단 투고하고 보는 겁니다. 비록 교육부가 올해 부로 외부 대회는 자소서나 생계부에 기재를 못하게끔 해놨지만, 꼭 가능성도 없는 것이 아닌 게 연세대 원주캠에 있는 연세인재 전형은 외부 실적도 전부 반영이 되니까요. 저는 특기자 때문에 백일장을 나가는 경우도 많았지만 앞으로 치르게 될 실기 연습하자는 심정으로 나가곤 했습니다. 특기자 아닌 백일장이라도 거기서 상을 탄다는 의미는 제게 있어서 실기를 통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더 높였다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일단 문창과 입시는 몇백명, 몇천명이 몰려드는 실기보다는 역시 특기자 전형이 쉽습니다. 백일장을 나가는 모든 분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대학을 가고 싶은 마음에 가는 이유기도 하지요. 그리고 위에 앞서 말했던 다작의 지속성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일단 백일장을 나가게 되면 어떤 식으로든 상에 대한 욕심이 조금이라도 생기게 되고 글을 쓰게 되니까 습작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엄청 못 쓰는 주제에 상 욕심이 정말 강한 편이었습니다.^^ 백일장도 엄청 나가다보면 정말 실기도 그냥 일반 대학 백일장이나 다를 거 없다는 거 깨닫게 됩니다. 실기장 가시는 분들 별로 긴장하실 필요 없어요. 실기장 가시기 전에는 반드시 주의사항 숙지하시고 수험표 잘 챙기고 가셔야 하는 건 기본이고요 ㅎㅅㅎ

그리고 굳이 한 가지 얘기를 덧붙이자면, 문학을 가까이하고 좋아하려고 노력하세요. 글은 자신이 좋아해주는 정도에 따라 글도 자신을 좋아합니다.(원장쌤이 매번 하시던 말씀들 중 하나였죠 :Dㅋㅋ)사실 이 이야기는 너무나 당연해서 꺼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제가 고도에 있는 후배 님들 중 문창과에 전혀 관심은 없는데 인서울 대학 네임벨류를 노리고 온 분들을 몇분 보았습니다. 누구라고 특정해서 집어내지는 않겠습니다만 공부를 하기 싫어 문학에 달려든 거라면 지금이라도 포기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문학이 그렇게 만만한 학문이었으면 일반인들도 일찍이 쉽게 전공할 수 있었을 겁니다. 정말 문학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문학으로 미래를 살아갈 각오가 없으시다면 그만둬주세요. 솔직히 문학을 너무 만만히 보는 거 같아 화도 나긴 하지만 일차적으로 여러분 손해입니다. 공부도 못하고 어정쩡하게 일말의 흥미도 없는 문창과 입시에 달려들어서 시간낭비하실 바에야 지금이라도 손 놓고 내신 챙기고 수능 공부하셔서 인서울 하시거나 반수 하셔서 인서울 하시길 권유드립니다. 그러기도 싫으시다면 시간을 할애해서라도 문학과 가까워지도록 노력하고 좋아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정말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주신 원장선생님, 혜림쌤 너무 감사합니다. 원장선생님 처음 뵜을 때부터 딱딱한 인상에 제가 너무 얼어버려서 미처 다 드리고 싶은 감사 인사를 못 드렸던 것 같아요 ㅠㅠ 저 정말 원장선생님과 혜림쌤한테는 지상에 있는 언어로 다 형용해내지 못할 정도로 감사드리고 사랑해요♥
원장선생님이 사실 제게 독설하시면서도 제가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다 알고, 제가 글이 너무 안 써져서 질문하거나 혼자 힘들어할 때도 제게 뼈와 살이 되는 조언해주시며 격려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워낙 조용하고 싶어서 살갑게 굴지도 못하고 가만히 있기만 해서 눈에 띄지도 않을 거 같았는데 신경 써주셨을 때 너무 감동받아서 정말 집 가면서 지하철 타기 전까지 운 적도 많았어요. 저 원장쌤 많이 무서워한만큼 그때마다 정말 원장쌤께 감사한 마음도 많이 들었어요 ㅠㅠㅠ
그리고 혜림쌤은 정말 고도의 비타민 같은 존재시죠 ㅠㅠㅠ 저 산문반에 있을 때도 정말 열정적으로 잘 지도해주시고 진짜 원장쌤 무서워서 미처 표현 못했던 푸념이나 어리광도 다 들어주시고 제가 게으를 때마다 따끔하게 혼도 내주시고...ㅎ 진짜 혜림쌤이야말로 진짜 날개 없는 천사에요ㅎㅎㅎㅎㅎ 저희 단톡방 잠깐 있었을 때도 진짜 맨날 원장쌤이랑 혜림쌤 다 사랑하고 천사라고 참새처럼 칭찬만 플러스 300이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조만간 애들이랑 다시 선물 싸들고 고도 들리고 대학교 가서도 또 들리고 고도 끝나는 날까지 응원하고 자주 들릴게요 ^ㅂ^
2년 반 동안 부족한 절 가르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남은 1,2학년 후배들ㅎㅎㅎㅎ 지금 기억나는 아이들을 꼽자면 산문반의 기대 유망주 다민이, 산문반의 감초 유리, 나보다 반드시 글 잘 쓸 서영이, 귀여웠던 하나...^^ 얘들아 너희는 나처럼 게으르게 보내지 말고 정말 후회없는 남은 일 년 보내길 바랄게. 그리고 나 모르는 산문반 아이들도 모두 힘퐁힘! 너희들이 산문반의 유일한 희망이다ㅎㅎㅎㅎㅎ

혹시 단국대학교나 추계예대, 그밖에 입시나 실기에 대해서 궁금한 점 있으면 카톡 아이디 shana531로 연락줘!
그리고 기승전대학교홍보로 단국대 오는 후배 님들 특별대우 해드립니다 ㅎㅅㅎ 저 센 사람도 아니고 아마 학교마다 있는 아싸들 중 한명일지도 모르니 편하게 찔러주세요.

고도 10기 애들아 너희 정말 다 고생했고 아직 대학 못 간 10기 애들은 재수없으니까 반드시 올해 15학번 될 거다. 내 잉여로운 기운을 모두 받아가렴

정말 마지막으로 고도 사랑해요 Forever♥ 날 갈수록 추워지는데 모두들 감기 조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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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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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구름우유 | 작성시간 14.12.02 후기 읽으니까 지나온 과정이 새록새록 생각 나네
    그동안 고생 많았고,
    끝까지 잘 해내줘서 고맙다 서영아
    네 스스로 이뤄낸 결과에 대해 자부심을 갖길 바라마 ㅎ
    다시 한번 합격을 축하한다 ^-^
  • 작성자13박희은 | 작성시간 14.12.02 수고했어...ㅠㅠ 서영이 화이팅ㅠㅠ 초콜렛 카페도 꼭 가자ㅎㅎ
  • 작성자13이세인 | 작성시간 14.12.02 서영언니짱짱걸
  • 답댓글 작성자12박서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12.03 앗 맞아 내가 산문반 애들한테만 치중하다가 널 까먹었다 ㅠㅠㅠㅠ 세인이 넌 그냥 원장쌤 일번제자야. 남은 일 년도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잘 보내서 반드시 그 노력과 재능에 걸맞는 명문 대학 합격하길 빌게ㅎㅎㅎㅎ 화이팅~~
  • 답댓글 작성자13이세인 | 작성시간 14.12.05 12박서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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