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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과 합격 후기

한양여대 명지전문대 문창과 합격 후기

작성자13김서현|작성시간14.12.06|조회수942 목록 댓글 4

  안녕하세요. 인터넷에서 상냥한 말투는 할 줄 몰라서 죄송합니다. 늘 하던 방식으로 말할게요. 말이 가벼울 수도 있고 횡설수설할지도 모르지만 제 말재주가 좋지 않은 것이니 너그럽게 이해해주세요.


  고1 말에 와서 고3까지 고도를 다녔습니다. 아 그러면 3년인가? 일단 저는 내신이 5,6등급을 빌빌 기는 아이입니다. 수능? 수능은 수학 제외 국영사 평군 6등급입니다. 아마 더 떨어질 것 같습니다. 2년간 교과서 한 번도 안피고 잤습니다. 수업도 안듣고 그냥 시험은 풀 수 있는 만큼만 풀고 잤습니다. 막막하죠? 한심한 학생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어렸을 때부터 글을 좋아했던 점을 보고 엄마가 추천해주신 거였습니다. 솔직히 전 처음엔 이런 전형이 있는 줄도 몰랐어요. 그래서 그냥 막막히 어딘가는 가겠지 싶었을 뿐이었죠. 자꾸 샛길로 빠지네 요점은 이게 아닌데.


  저는 놀았습니다. 늦게 들어온 주제에 배짱은 두둑했어요. 여길 다닌게 대략 2년 정도 될 겁니다. 물론 나와 비슷하게 다닌 친구는 모두 4년제를 갔죠. 그래서 시간이 중요한게 아니라 노력이 중요하단 걸 알 수 있었어요. 제가 산 증인이니까요. 초반엔 시, 산문을 번갈아 가면서 했는데 확실하게 정하지 못하다 보니 초반엔 엄청 흔들렸습니다. 빨리 정하는게 나아요. 그러다보니 초고를 써서 첨삭 받을 때에도 혜림쌤이 엄청 비웃으셨죠. 생각난다 그때 엄청 부끄러웠는데. 그래도 글 쓰는 것이 좋았습니다. 


  올해는 운이 없어서 백일장이 모조리 뒤로 미뤄졌죠. 그래서 백일장 하나 하나가 소중했습니다. 아까 말했다시피 제가 놀았기 때문에 저는 백일장 상을 별로 못탔습니다. 기껏 큰 걸 뽑아도 숭실대, 만해? 그것도 장려나 3등상에 불과했었고요. 문특을 쓰지도 못했습니다. 대학은 실기 위주로 돌렸고요. 하지만 백일장 진짜 중요합니다. 안갈 수가 없습니다. 왜 좋은 문특을 내비두고 운이 심어진 실기를 봅니까? 상이 많을 수록 대학을 갈 수 있는 폭도 넓어집니다. 그러니 백일장 반드시 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표절은 하지 마세요^_^…. 지금 고도 다니는 학생들 지금 놀다가 고3되면 진짜 후회할 겁니다. 내가 그랬으니까요. 안가면 실기로 빠져야 하고 그럼 또다시 지옥입니다. 물론 문특도 힘듭니다. 면접때문에요. 하지만 면접은 설예대 교수가 상냥해 보일 정도로 무서운 혜림쌤이 친절하게 봐주시니 걱정마세요. 고도 짱짱, 혜림쌤 이뻐요. 이쯤되면 넌 그냥 알바가 아니냐는 질문도 나올 것 같군요.


  수시 1차 다 떨어지구, 2차는 시 반에서 저 뿐이었습니다. 그땐 그냥 굴욕감보다 무서웠습니다. 난 또다시 떨궈진 것인가 싶었습니다. 수능도 등급이 낮아서 가나다 아예 못쓰는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전 그냥 생각을 안했습니다. … 장점이자 단점인가요? 거기서 더 생각을 해봤자 시간 낭비였거든요. 그냥 매일 아침 일찍 고도의 문을 열고 와서, 필사를 하고 초고를 쓰고 퇴고를 하고 … 그렇게 반복했습니다. 2차를 생각하며 잠도 설쳤습니다. 꿈에서 합격하고 아 XX 꿈이야 이랬던 적이 많았어요. 사실 이걸 적는 오늘도 한양여대 꿈꿨습니다. 1차 떨어졌을 때 진짜 아무런 동요도 없었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고민은 했나봅니다. 

  노력이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오만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전 시간이 남아 도니깐 했을 뿐이었습니다. 원장쌤께 퇴고 받으면서 점점 제가 스스로에 대한 답도 없어지더군요. 진지하게 정시 고민도 했습니다


  원장쌤은 친절하십니다. 항상 음, 음, 거리시는 부분도 귀여우시구용. 이건 사랑일 겁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고도를 열정적으로 다닐 수는 없었을 겁니다 아마. … 농담이에요. 명전, 갔을 때 시제 받고 상여 가는 길과 연결 지으면서 …. 아 나는 망했구나, 싶었어요. 원장쌤께 실컷 까였거든요. 하지만 반대로 한양여대 때엔 시제 받고 제가 이겼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운이 좋았을 뿐이었습니다. 여긴 도저히 까일 만큼의 에너지가 남아나질 않아서 복원작을 못보냈지만 달집태우기를 한양여대때 썼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 시제 하나에 인생이 결정된다는 것이 웃겨요.

  남들보다 되게 허접한 후기지만 전 그저 하고 싶은 말을 뱉은 것 같습니다. 이 이상 말해봤자 쓸데없는 소리 밖에 되지 않을 테니 요약할게요.


4줄 요약


1. 백일장을 다녀

2. 필사, 초고, 퇴고를 귀찮게 생각하지 말아라 제발

3. 등급 상관 없다. 니들이 잘만 하면 다 커버 가능함. 

(하지만 인간적인 점수는 나와야지 5등급은 뽑아. 어때? 5등급 인간적이지? 높을 수록 좋아 얘들아)

4. 선생님들 말 잘 들어야함. 안그럼 니들이 망함.

(막말로 선생님들은 니들이 망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으신 분들이다. 다 니들 잘되라고 하시는 거니까 잘 새겨들어)

5. 떠들지 마세요.

(2주 전에 북카페에서 공부하는데 시, 산문 정시반 애들 잘 떠들더라, 소근소근 떠들어도 거슬린다 제발 입 다물어라. 어떻게 이어폰을 껴도 다 들리냐? 묵묵한 애가 이긴다. 내가 떠들어봐서 안다 …. ㅋㅋㅋㅋㅋ)


+


  여담이지만 간절하다는 말을 잘 모르겠습니다. 원장쌤이 저에게 넌 그냥 마네킹인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되게 공감되었습니다. 전 아무 것도 못느끼는 아이에요. 힘들다는 말도 잘 모르겠고. 그냥 무서운 일만 아는 아이입니다. 무서우니 대비한다. 무서우니 공부를 한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전 정말 인간의 껍질을 뒤집어 쓴 동물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고, 시를 놓칠 수 없었나봅니다. 물론 여전히 못쓰지만 … 혜림쌤 원장쌤 감사합니다. 진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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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14 윤상호 | 작성시간 14.12.06 좋은 음성지원이다 ㅋㅋㅋㅋㅋㅋ 권혁웅 장석남 교수님들 부럽다ㅠㅠ
  • 작성자12박서영 | 작성시간 14.12.06 야ㅠㅠㅠ너 왜케 후기가 슬퍼!! 합격했는데!!! 나랑 다음주에 천호동이나 가자
  • 작성자13이세인 | 작성시간 14.12.06 서현언니 짱 저번에 봤을때 완전 반가웠는데ㅡㅜㅜ 대학가서도 저잊지마세여
  • 작성자구름우유 | 작성시간 14.12.06 친구들 다 합격하고 혼자 남았어도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잘 해내다니 대견하다
    앞으로 즐거운 대학생활 하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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