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용 처음 고도 다니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합격 후기 게시판에 있는 글들 보고
아 나는 언제쯤 이런 후기 쓰게 될까 했었는데 드디어 쓰게 됐네요
저는 고1 4월부터 다녔어요 고도를 ㅋㅋ 엄청 길죠
음 올해는 문특으로 대학가는 게 작년보다 더 어려워진 느낌이에요
실기 시제도 어렵게 나오는 편이고 대학끼리 전형 기간을 겹치게 하거든요
저도 명지 서울예대 경희 1차 셋 다 붙었는데
2차가 같은 날 같은 시간이어서 경희대밖에 못 갔거든요.... 윽엑
ㅠ뭐라고 써야될지 모르겠어서 그냥 가장 후회되는 점부터 쓸게요
제가 가장 후회되는 점은 공부를 더 안 한 게 후회가 돼요
솔직히 제 내신이 고도에서는 나쁘지 않은 편이었지만 제가 공부를 엄청 안 했어요...
공부는 착실히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점점 내신을 많이 보는 추세인 것 같아요 입사도 써야 하고
아 참고로 저는 동국대 특기자 내신산출 기준으로 400점 만점에 394? 5? 정도였어요
평소보다 실기를 훨씬 못봤는데 내신이 좋아서 커버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습작에 대해서 얘기를 하자면 저는 제목을 먼저 정하고 시를 쓰는 편이에요
그냥 길을 걷다가 특이한 제목(?)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면 폰에 적어두고 나중에 숙제하기 전에 둘러봤어요
저는 선생님이 과제로 ‘ㅇㅇ’을 제목으로 써라 이렇게 내 주셨을 때보다
제가 쓰고 싶은 걸 썼을 때 훨씬 잘 써졌어요 내 주신 글제가 어려울 때도 많았는데 음
예를 들어 선생님이 모래시계를 제목으로 내 주셨는데 그건 아무리 해도 못 쓰겠다 싶으면
메모장에다가 모래시계 라고 적어놓고 킵해뒀다가 네이버에 검색도 해 보고 책도 찾아보고
일이주일 뒤에라도 써서 냈어요 같은 시 같은 시제여도 방금 봤을 때랑 시간 흐르고 나서 봤을 때랑 느낌이 달라요
오래 전에 쓴 글들도 마찬가지.. 전 1년 전에 쓴 것도 뒤져서 고쳤어요
저는 퇴고할 때는 주저하지 말고 쾅쾅 고쳤어요 25행 썼다 치면 10행 넘게 고쳤어요 1학년 때는요
퇴고 과감하게 하는 거 버릇 들이니까 나중에 퇴고 횟수가 줄어들고 감이 생기더라고요
원장쌤이 지적하시면서 이렇게 고쳐라 가이드 받은거 그대로 갖다 쓰면 뭔가 좀 그렇지 않아요? 아닌가
아 그리고 조언하고 싶은 게 있는데 공표 안 받은 거 너무 열심히 퇴고하지 마세요 ㅠㅠㅠ 진짜
그 시간에 우수작 새로 만드는 게 더 빨라요 헛간을 10번 수리한다고
타워팰리스 되는 게 아니잖아요 별로인 작품 퇴고 10번 하는 것보다 차라리
별로인 초고를 10개 더 쓰는 게 오히려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요
저는 시를 쓰면서 부지런하다 라는 칭찬을 처음으로(...) 받았어요
하지만 저는 부지런한 애가 절대 아니에요 ㅋㅋ 진심 게으르고.. 저는 그냥 제 자신한테 관심이 많았어요
어떻게 하면 게으른 내가 더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보니까 결과가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숙제를 해 뜨기 전에 올리고, 백일장 준비작은 2주 전에 올리고,
길 가다가 글감이 될 만한 소재를 보거나 떠올리면 적어놓고,
서점에서 신간 나왔다는 문자 오면 바로 사고, 엽서시 맨날 들어가서 백일장 언제 뜨나 보고
자기 자신한테 관심을 가지고 시키는대로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아 나는 시킨대로 했어 숙제 올리라고 해서 올리고 인장스 쓰라고 해서 썼어! 이렇게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을지도 몰라요 근데 저는 ‘시키는 대로 한다’라는 말의 의미가 좀
다르다고 생각해요 시키는대로 한다는 건... 만약에 원장쌤이
매주 화요일에는 독서일지를 올려라 라고 1월 1일에 말했으면 3월 마지막날에도
독서일지를 계속 쓰고 있는 게 시키는 대로 하는 거예요. 그냥 한 주나 한 달
끼적대고 마는 건 시킨대로 한 게 아니에요 ㅋㅋ 무슨 작가의 무슨 무슨 책을 읽으라고 했을 때
아 이건 절판이야. 못 읽어. 대신 나머지는 다 읽었어. 이러면 시킨 대로 한 게 아니에요 3개월 이상 해야 돼요 뭐든
품절이라서 못 사면 도서관에서 빌리거나, e북, 중고, 아니면 다른 서점 등등
싹 뒤져보면 무조건 한 권은 나와요... 그렇게 해서 찾아야 시키는 대로 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충 보고 없으면 마는 게 아니라요
저는 독서일지를 카페에 계속 올리지는 않았는데 고3 때는 꾸준히 노트북에다가 써 놨어요
면접도 있고 하니까 책을 꾸준히 많이 읽어야 돼요 ㅠ 저도 글을 오래 쓴 것 치고 책을 많이 읽진 않았는데
독서일지를 꾸준히 쓴 게 면접 준비할 때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결국 면접은 안봤지만......ㅎ
고도의추천도서뿐만 아니라 문창과 다니는 언니오빠들한테 물어봐서 책 추천도 받고요
아 그리고 숙제를 꼭 해 뜨기 전에 올렸어요 근데 해 뜨기 전에 올린다고 해서
다 똑같은 숙제가 아님ㅋㅋ 자정 전에 1편 올리는 거랑 새벽 4시에 3편 올리는 거랑 달라요
고민을 하고 열심히 쓰되 해 뜨기 전에 올리라는거죠
저는 필사나 인장스는 거의 안 해서 별로 할 말이 없네요 특히 인장스는 두 번? 했나???
근데 저는 너무 오래 다녀서 인장스가 엄청 필요한 케이스는 아니었지만
처음 글쓰는 친구들은 인장스가 꼭 꼭 필요한 것 같아요! 필사도 많이 하지는 않았는데, 저는 필사할 때
무조건 샤프 혹은 연필로 원고지에다 또박또박 글씨 쓰면서 했어요 근데 필사를 잘 안 했어요 게을러서
공책 4권? 그 정도 했던 것 같네요... 필사도 필사지만 무엇을 읽었는지도 중요해요 ㅋ
또 필사하면서 너무 그 시인의 문체를 따라가는 것도 안 돼요 우수작을 필사할 때도요... 표절은 노노
남들과 다른 구별점?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해야 되는 것 같아요 요행을 바랄 수도 있지만
그런 건 오래 못 가는 것 같아요 운 좋게 상을 몇 개 좋은 걸 탔다고 해도
수상실적이 그 사람의 실제 실력을 완전히 다 대변해주지는 않잖아요 물론 대학에는 영향을 끼치지만
어쨌든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ㅋㅋ 상을 좋은 거 받는 것보다 본인이 얼마나 열심히 쓰느냐가 중요하다고요
저도 상 개수도 많고 공모전 일등상도 나름 있었는데 고3 여름때까지 백일장 일등상 하나도 없었어요
그거 없었으면 3년 동안 시를 써놓고 명지고 경희고 다 떨어졌겠죠 하하
안 힘든 사람은 없어요.... 다들 힘들어요 ㅠ 진짜로
저도 힘든 일들이 진짜 많았는데 말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어서... 그냥 묻어둘래요........
그래도 고도를 오래 다닐 수 있었던 이유는 제가 시를 좋아하게 되어서!
그 이유가 컸다고 생각해요 사실 고 1때 처음 들어와서 한 100편 정도
쓰기 전까지만 해도 대학 가면 절대 시 안 쓸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완전 달라졌어요
한 가지를 이렇게 오래 한 것도 처음이에요...ㅋ 그래서 제가 시를 좋아하게 만들어주신
원장쌤이랑 혜림쌤 엄청엄청 감사합니다.......... 기대만큼 잘 하진 못했지만 ㅠ 그래도요
원장쌤은 기억하지 못하시겠지만 예전에 저한테 이렇게 치열하게 하면 뭘 해도 잘 할 수 있다
그런 식으로 말씀해주신 적이 있는데 그게 엄청 기억에 남네요 격려 덕분에 포기 안 하고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고도 언니들한테도 엄청 많이 도움을 받았어요 너무 고마워요 저도 동생들한테 잘 해줬어야 하는데
낯을 많이 가려서... 좀 아쉬움이 남네여
아! 그리고 질문을 많이 하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
저도 사실 질문하기를 좋아하는 성격도 아니긴 한데 원장쌤한테 질문도 많이 하고 언니들한테도 연락하면서
정보를 많이 모았어요 질문하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또... 백일장 참가하기 전에 정보를 알아두는 게 좋아요 저는 제가 참가하는 백일장마다
수상작이 올라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고 있으면 어떤 식으로 쓰는 걸 대회에서 좋아하는지
참고했어요 ㅋㅋ 예를 들면 지용백일장 같은 경우는 인물 등장 + 밝지 않은? 분위기를 좋아한다 이런 식으로요
수상작이 안 올라와 있는 경우에는 고도 수상자 명단 있잖아요 거기 들어가서
작년에 누가 탔는지 봐요 그 다음에 그 중에 아는 선배가 있으면 연락해서 혹시 수상작
볼 수 있냐고 부탁하고 그랬어요 그게 좀 도움이 됐어요
백일장 다닌 얘기나 팁 같은 것도 후기에 쓰고 싶었는데
너무 길어서 아무도 안 읽을 것 같아요 이만 줄여야겠어요
어쨌든 저는 고도를 다니길 정말 정말 잘 한 것 같고 동국대!!!!!!! 좋아요 만족 짱짱
선생님들도 엄청 감사하고... 친구들이랑도 짧지만 재미있었어요!ㅎㅎ
다들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갔으면 좋겠어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