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야 / 정 순준
교실 창가에 기대어
하늘만 보아도 웃음이 나던 시절
낡은 책상위에 새겨두었던 이름들은
세월따라 희미해졌어도
가슴 한 쪽에서는 아직 선명하다
함께 뛰놀던 운동장엔
휭하니 바람만 지나가지만
넘어지면 손 내밀어 주고 울면
말 없이 곁을 지켜주던 친구들은
내 어린 시절의 가장 따뜻했던 계절이었다
각자의 길따라 흩어져
얼굴마저 가물가물해질 때가 있어도
문득 학창 시절 노래 한 소절에
그 때의 웃음소리가 되살아나고
한 장의 졸업 사진 속에서
철없던 꿈들이 다시 눈을 뜬다
내 친구야
우리의 시간은 늙어가도
함께한 추억들은 늙지 않는다
가끔 만나
주름진 얼굴로 웃더라도
너를 보는 순간
나는 다시 교복 입은 소년이 되고
너 또한
내 추억 속 가장 빛나던 친구로 남는다
202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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