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문턱에서 / 정 순준
유월은
연둣빛 기억을 접어 두고
짙푸른 계절의 문을 연다
들녘의 보리는 황금색 숨결로 익어가고
산그늘을 타고 내린 바람은
풀꽃의 귓가에 여름을 속삭인다
햇살은 한층 뜨거워져
가슴 속 잠든 열정을 깨우고
구름은 푸른 하늘에 돛을 달아 보낸다
능소화 붉은 입술에는 그리움이
피어나고
초록으로 무성한 나무들은
젊은 날의 함성을 품는다
강물은 반짝이는 빛을 안고
먼길을 향해 흐르고
유월의 들판에는
생명이 저마다의 노래를 부른다
오늘도 우리는
눈부신 햇살 한 줌과 싱그러운
바람 한자락을 품고
가장 푸른 계절 속으로 힘차게 걸어간다
2024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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