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엔 왕손이 살고 있다
박혁거세의 처삼촌 딸
진흥왕의 손자의 손녀
그는 반벙어리로 살다가 갑자기 숨을 거뒀다
그녀는 그 흔한 역사책이나
실록에도 한줄 나타나지 않고
패혈증 환자처럼 시무룩했다
그는 어느 시골 버드나무 옆에 조용히 묻혔다
천자문을 외우던 아이들이
무덤덤하게 지나치고
새 신랑이 그곳에 방사를 한다
그녀의 옷고름에 봄바람이 스쳐간다
경주엔 토담집 아래 도마토가 익어가고
대수롭지도 않게 사람들은
천천히
그녀를 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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