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젖소는 먹이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열을 발생하여 이 추운 겨울을 견디어내는데,
갖난 송아지는 단위 동물인 사람처럼 위가 아직은 하나뿐이다.
깆난 송아지는 젖만 먹기 때문에 되새김위가 필요 없는 관계로 아직 미 발달상태로 흔적만 있는 것이다.
젖을 먹고 성장하면서 빠르면 생후 10일 정도 부터 풀 같은 고형먹이를 조금씩 입질하게되는데,
이 때 부터 송아지의 위는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여 생후 약 2달 정도면 어미 소 처럼 4개의 위를 가지게 된다.
그러므로 이 때 까지 사실상 송아지는 주변 환경에 매우 민감하기 마련이다.
어미 곁에 있다면 어미의 밥통(위/배)) 옆에 앉아 어미의 체온을 느끼면서 외부의 추위를 견딜 수 있겠지만,
어미로 부터 격리되었으니 격리시킨 사람이 송아지의 보온에 책임을 져야한다.
겨울이나 여름이나 생후 2달 까지 송아지를 키우기가 매우 어렵다.
매일 아침 저녁 어미젖소의 젖을 사람이 진공펌프에 의존하여 짠다.
특히 분만 10일 이전 까지 분비되는 젖은 초유라하는데, 포유동물 중 유일하게 젖소는 어미의 모든면역항체가
탯줄이 아닌 이 초유를 통하여 송아지에게 이행되므로 이 초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당연히 초유를 먹지 못한 송아지는 병약하고 면역체계에 문제가 생기게 마련이다.
초유는 막걸리 같은 색깔로 걸죽하며 먹으면 밍밍한 것이 마치 코피 흘린 때 목을 뒤로 젖혀 목으로 넘어가는 느낌이다.
사람에게도 좋다 하여 찾는 분이 있었다.
초유는 사람이 이용하는 우유로는 사용하지 않는다. 초유를 75% 메틸알코올로 1:1 혼합테스트 하면 침전물이 생기고
엉겨서 시유로 가공하기에 적당하지 않으므로 송아지에 먹이고 남으면 폐기처분한다.
또는 초유가 잘 나오지 않는 어미의 경우를 고려하여 냉돈 보관하였다가 사용하기도 한다.
생 후 2달 되기 까지 우리는 매일 아침 저녁 2리터 들이 우유통에 우유를 담아 송아지들을 먹인다.
한 두마리 정도면 양손에 우유통을 잡고 먹이면 되는데, 마리수가 많아지면 그러기엔 좀 문제가 생긴다.
송아지들 식욕이 왕성하여 서로 우유통을 빨으려고 달려든다. 어떤 놈은 내 허벅다리를 앞 뒤에서 쿡쿡쳐 받는다.
서있을 수가 없을 정도로 혼란스럽게 달려든다. 어떤 몸이 먹었고 어떰놈이 안 먹었는지 구별이 안된다.
비슷하게 얼룩송아지라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어릴 적 부터 귀에 번호를 붙여주지만...
송아지 우유주는 시간이면 일대 전쟁을 치르어야한다.
그래서 일찌기 고안하여 만듬 것이 송아지 10마리가 스스로 젖통을 빨 수있는 장치를 파이프와 철근을 이용하여
손수 용접하여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다. 우유 먹는 시간이 되면 송아지들 그 틀에 각각 한 마리 씩 들어와서
음메음메 울어대고 우유통을 하나씩 거치하면 정신 없이 빨아대어 플라스틱 딱딱한 우유통이 쭈그러들 정도다.
어떤 분들은 송아지 우유주기가 힘들어 우유통을 없애고 세수대야에 우유를 부어놓고 송아지 머리를 세수대야에
눌러대고 억지로 먹인다. 송아지가 개처럼 먹으라는 것인데, 잘못된 것이다. 송아지가 10일 정도 되면 풀이나 배합사료등을
먹기 시작하고 반추위가 발달하기 시작한다. 반추위는 위가 4실인데 우선 풀같은 조사료가 임시로 저장되는
제 1위(혹위)가 있고 벌집위가 있다. 이들은 식도가 변화된 소화기관이고 본래의 위는 겹주름위와 주름위라고 한다.
4개의 위가 이미 형성된 송아지가 우유를 먹을 때 마치 초지상의 풀을 뜯어 먹듯이 바닥의 우유를 개처럼 먹게 되면
먹은 우유가 제 3위로 가야 하는데 제1위로 들어가서 식체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목장에서 같이 일하시는 분 말씀 정말 잘 만든 송아지 우유주는 장치 라면서 상품화해서 팔면 낙농인들 모두 살 것 이란다.
내가 유용하게 쓰고 기분 좋으면 됬지...
송아지 키우는데 우유만 주어서 다 되는 것은 아니다.
물도 주어야 하고 양질의 마른풀과 배합사료도 곁들여야 쑥쑥 잘 큰다.
한달 정도 되면 송아지 머리 위로 쬐그맣게 뿔이 돋아난다. 이 뿔은 나중에 큰 소가 되었을 때 좀 문제의 소지가 된다.
숫소라면 홀스타인 숫소는 체중 약 1톤에 육박하고 성질이 난폭하고 발정이 와서 암내난 암소라도 곁에 있으면 헤까닥
돌아간다. 어마어마하게 힘이 세어 어지간한 파이프로 만든 철책 쯤은 넘거나 부수어버리고 암소한테 달려든다.
거의 대부분의 목장에서는 홀스타인 황소를 키우지 않는다. 이 놈들은 축협중앙회에서 운영하는 서산 헤미읍에 소재한
국립종축장에서나 흔히 볼수 있는데, 이놈들 좀 능력 있다 싶으면 인간 못지 않은 대접을 받으면서 대왕 같은 생활을 한다.
즉 인공수정용 정액생산을 위한 씨수컷인 것이다. 성욕을 유발하는 몇몇의 암소(시정모)로 부터 신호가 오면
이놈들의 작업이 시작된다. 축산대학 실습시간에 서삼능 목장에서 경험한 바에 의하면 애석하게도 암소는 없고
의빈대라는 암소 모양을 한 대를 암소로 생각하고 올라 탄다. 올라 타는 순간 약 3초 만에 사정이 이루어지고 그 순간
인공질을 숫소의 페니스에 정확히 삽입하는 것이다. 좀 쑥스러워 곁눈질을 하니 몇몇 여학생들도 한눈 팔지 않고
열심히 집중해서 공부하드라.
아뭏튼 홀스타인의 뿔은 숫소 뿐아니라 암소에게도 그네들의 무기인 것이다.
뿔이 있는 소는 없는 소 보다 월등히 호전적이고 사람에게도 위협적이다.
젖소들끼리 뿔로 들이 받아 상처를 입거나 새끼 떨어지는 일이 비일 비재하거니와 사람이 그들을 다루기도 위험하다.
그래서 보름 정도 된 송아지 머리를 보면 가마 처럼 털이 소용돌이 치는 부분이 있는데, 여기가 뿔이 생기는 자리다.
이 자리의 털을 깍고 제각연고를 바르면 후일 뿔이 돈아나지 않게 된다.
송아지이지만 힘이 세어 한사람이 다루기 힘들므로 한사람은 붙잡아 주고 다른 한사람이 이런 작업을 하여야하는데,
내가 만든 틀에서 송아지가 우유통 빨고있을 때 이런 작업들을 하면 손쉽게 임무를 완수할 수있다.
아뭏튼 송아지 키우기는 큰소 키우는 것이나 마친가지 품이 든다고들 한다.
그런 송아지중 암송아지는 후일 우리 목장의 젖소 후보로서 20개월 후에 첫 임신을 하게되고 그로 부터 285일 후
생후 약 30개월령에 첫 새끼를 분만하고 비로소 젖소가 되는 것이다.
생 후 2달이 경과한 송아지 들은 육성우라고 부른다. 이들은 이미 체중이 70-80kg 정도 나가고
특히 겨울에는 집에서 밥만 많이 먹어서 양쪽으로 배만 불룩하고 몸길이는 짤닥막한 것이 볼품이 없고 사고 많이 치고
말도 안듣고 뻰질이가 된다. 이들은 대부분 봄철이 되면 초지에 방목되어 주로 산에서 살게된다.
산속에서 살면서 집에 들어오지 않으면 생사확인이 안 되므로 하루 한번 사료를 주는데 이 때 호루라기를 분다
자율신경을 자극하여 나중에는 호루라기만 불어도 밥주는 줄 알고 움메 음메 모여들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