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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평소보다 당구가 안될때....

작성자하두고|작성시간09.12.17|조회수997 목록 댓글 9

평소보다 당구가 안되는 날이 있습니다.

그런 날은 기본 공 조차 치기가 힘듭니다.

어떤때는 4구를 칠때 상대가 적구 2개를 딱 붙여주는 경우 약간 얇게 쳐쳐야 하는 각이라면 여지없이 빠져버리기도 하며

심지어 공을 붙여주긴 했지만 거리가 먼 경우 힘조절 한답시고 약하게 치면 수구가 흘러서 제1적구를 맞추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왜 그럴까를 생각해봤으나 얼마전 게임에서까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오늘 직원과의 게임에서 그 이유 중 몇가지를 알게되었네요.

그것을 알기위해서는 사람의 뇌의 메카니즘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사람의 뇌는 오류의 경험을 통해 오류를 수정합니다.

이것은 새로운 환경이나 어려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아주 중요한 요인입니다.

하지만 이미 습득한 경험을 수포로 돌리는 역효과도 있습니다.

 

당구를 어느정도 쳐본 사람이라면 게임이 시작되고 처음 몇큐를 쳐보면 감이라는게 잡힐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단 몇큐만으로 승패를 예측하기도 합니다.

 

처음 몇이닝에서 자세의 잘못이나 스트록의 실수로 두께조절이 안되거나 회전량이 잘못되어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오는 경우

사람의 뇌는 이 오류를 수정하려고 합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신중하지 못한 자세나 회전량 또는 스트록으로 인한 실수를 평소에 가지고 있는 자세를 수정함으로써 극복하려는 신호가 뇌에서 보내집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도 모르는 미세한 자세의 변화가 생기고 회전량의 변화가 생깁니다.

 

하지만 자세가 달라지거나 회전량이 달라지더라도 어느정도의 득점은 가능합니다.

 

결정적으로 문제가 되는것은 시각입니다.

 

평소에 어느정도의 두께로 치면 수구가 어디로 간다는 것을 눈과 몸 그리고 뇌가 익숙하게 적응되어 있는데

자신이 알고 있는 당점과 두께로 ?다고 생각하는데 원하지 않는 길로 진행되다 보니 뇌에서는 그것을 보정하기위한 신호를 보내고

눈은 그 신호에 의해 보정된 두께를 조절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이렇게 쳐봐도 안되고 저렇게 쳐봐도 안되는것이죠.

 

게다가 회전량에도 변화를 주다보니 우연히 평소와 같은 두께로 조절이 되었다 하더라도 회전량이 달라 엉뚱한 길로 가버리게 됩니다.

그런 경우 사람의 뇌는 혼돈에 빠지게 되고 평소에 보이던 길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하여 길을 찾지 못하게 되어 결국은 길조차 보이지 않게 되는거죠.

 

그렇다면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도 찾을 수 있겠네요.

 

1. 게임이 시작되면 처음 몇이닝 만큼은 평소보다 더욱 신중히 쳐야 합니다.

   그런데 "신중히"라는 단어의 뜻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신중히 친다는 것은 평소 몸에 배어있는 습관에 가장 가깝도록 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중히 친답시고 평소보다 스트록을 조심스럽게 한다거나, 더욱 부드럽게 치려고 한다거나, 또는 자세를 더욱 낮춘다거나

   그 밖에 평소 습관에 변화를 주려는 행위는 절대 금물이라는 것입니다.

   평소 잘못된 습관은 연습을 통해 수정해야지 실전에 갑자기 바꾸는 것은 위험한 생각입니다.

   물론 평소보다 당구가 안맞는것에 신경을 쓰지 않겠다면 몰라도요.

 

2. 처음 몇이닝동안 자신이 원하는 진로로 수구가 진행하지 않더라도 두께, 회전량, 자세, 스트록등에 어떠한 변화도 주어서는 안됩니다.

    매 이닝마다 조금씩 변화를 주다보면 기준이 없는 대열과 같이 뇌는 우왕좌왕하게 됩니다.

 

3. 평소보다 공이 맞지 않는 날은 공에 변화를 주는 모든 요인이 평소와 달라지지 않았는지를 점검하고 평소와 같이 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4. 당구가 안되는 날은 스스로를 더욱 굳게 믿어야 합니다.

   비록 처음 몇이닝 동안 원하지 않는 진로로 공이 흘러가더라도 그것은 단지 실수로 인해 두께나 회전량 또는 스트록의 실수 였음다고

   생각하고 그 실수를 다시 범하지 않으면 되지 거기에 변화를 주려고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제 경우를 보면

당구가 안되면 기준이 되는 오른발을 자꾸 옮깁니다.

 

오른발이 결정되면 수구의 진로는 이미 결정되었습니다.

감각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예민하게 때문에 어느 정도 당구경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단 한번에 오른발을 위치하는 것만으로도 아주 미세한 두께마저 결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전 이닝의 실수로 인해 두께가 틀렸음을 의식한 나머지 오른발의 위치를 미세하게 움직이게 되고 결국 즉점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두께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이정도 두께로 치면 내공은 어느 방향으로 갈것이라고 생각하고 쳤는데 막상 치고보니 엉뚱한곳으로 가고 다음 이닝에서는 두께에 변화를 주어 말도안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이런 게임은 한큐 한큐 칠때마다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게 되고 결국 게임의 중반을 넘어서게 되면 상대와의 점수차이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벌어져버립니다.

 

제 스스로 생각하건데 다음에 당구가 안되는 날이 오면 고집스럽게 평소대로 쳐보겠다고 각오를 하지만 막상 승패에 집착하게 되면

그 각오는 이미 잊혀져버리고 결국 여느때와 같은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결국 당구가 안되는 날은 이기려고 하기 보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시험하겠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해야 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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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하두고의 시스템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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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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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바다돌봄 | 작성시간 09.12.17 좋은글이네요. 저도 요즘 좀 다른 느낌이 들었었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더라구요. 하두고님의 글이 많은 도움이 될 듯 싶습니다~^^
  • 작성자국보 | 작성시간 09.12.17 좋은 글입니다.. 첨 몇구 쳐보면 그날의 운명이 정해집니다.. 아마도 기본기가 없어서 그런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 작성자절세추녀 | 작성시간 09.12.17 ㅋㅋ 핸디5개도 슬럼프가 오더군요..가뜩이나 못하는데 갈수록 안되니까 흥미가 좀 떨어져서...이번 주는 당구장 안가기로 맘 먹었거등요~ㅎ 담주도 안갈지 모르지만...어쨌든 머리는 좀 시원해진 것 같아요~~감사(__)
  • 답댓글 작성자바다돌봄 | 작성시간 09.12.17 머리가 시원해지신건... 머리를 감아서 그런거 아닐까요? -0-;
  • 작성자주마간산 | 작성시간 09.12.17 오랜만에 글로나마 하두고님을 뵐 수 있어서 반갑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건강 챙기시면서 바쁜일 마무리 잘 마무리하시고 클럽에서 뵐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일단 경기에 들어가면 상대를 이기려는 욕심에 앞서 자신부터 믿으라는 내용이 아주 마음에 와 닿는군요. 감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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