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드로성당'에 설치되어 있는 베르니니의 '베드로의 의자(Cathedra Petri)'는 중앙 제대 뒤쪽 부분에 자리를 잡고 있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성 베드로(St.Peter)'가 로마에서 선교 활동을 할 때 앉았던 나무 의자의 조각들을 모아 5세기경 상아로 장식된 의자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 후 교황 '알렉산데르 7세(Alexander VII)'가 '베르니니(Gian Lorenzo Bernini)'를 시켜 그 의자 위를 무게가 약 75,000kg에 달하는 청동으로 입히고 장식을 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의자의 네 다리를 무게 39,000kg, 높이 4~5m의 청동상들이 잡고 있는데, 앞의 두 명은 서방 교회의 교부들인 '성 암브로시오(St. Ambrosius)'와 '성 아우구스티노(Saint Augustine)'이며 뒤쪽으로는 동방 교회의 교부들인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St. John Chrystostom)'와 '성 아타나시오(St. Athanasius)'이다.의자를 받치는 네 인물 형상들은 망토를 펄럭이며 경배와 환희의 감정을 표현하는 동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의자 위쪽을 보면 천연대리석을 얇게 깎아 유리처럼 보이는 타원형의 창 안에 성령을 상징하는 비둘기가 하늘에서 비치는 빛을 타고 내려오는 장면이 새겨져 있다. 비둘기 날개의 폭은 1.75m에 달한다. 그리고 이 창을 잘 살펴보면 열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이는 그리스도의 열두 제자를 뜻한다. 그리고 타원형의 둥근 모양이 세 부분으로 구성된 까닭은 삼위일체를 표현하기 위함이다. 비둘기 주위는 구름에 둘러싸인 천사들이 에워싸고 있다.
초로의 화가인 '안드레아 사키(Andrea Sacchi)'는 '베르니니(Gian Lorenzo Bernini)'가 이 형상들을 크게 만들도록 설득했으며, 그리하여 네이브의 중앙 입구로 들어섰을 때 이 작품들이 뚜렷하게 보이게 되었다. '베드로의 의자(Cathedra Petri)'는 1666년 1월 16일 성대한 의식을 통해 대성전에 안치되었다.
'베르니니(Gian Lorenzo Bernini)'가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한 마지막 작업은 1676년에 맡은 성체 경당의 장식이다. 그는 제병을 보관하기 위한 장소로서 브라만테의 '템피에토(Tempietto)'를 축소한 형태를 한 경당을 도금한 청동으로 만들었으며, 이 작은 경당은 '성 베드로'가 순교한 위치를 가리키고 있다. 양쪽에는 천사상들이 있는데 한 천사는 경외심으로 가득 찬 얼굴로 경배하고 있으며 다른 천사는 감상자를 향해 환영의 눈빛을 보내고 있다. '베르니니'는 1,680년에 82살의 나이로 사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