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신화(神話)

[스크랩] 일리아드 - 2

작성자김의천|작성시간06.09.27|조회수392 목록 댓글 0

아가멤논 왕의 꿈, 함선의 목록

모든 신과 무장한 지상군은 깊은 잠에 빠졌지만, 제우스 신은 깨어서 아킬레우스에게 영광을 내리고 그리스 함대의 많은 전사들을 멸망에 빠뜨릴 방도를 궁리하고 있었다. 결국 그는 아가멤논 왕에게 꿈을 보내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 꿈을 불러서 타일렀다.


Sir James Thornhill, Thetis Accepting the Shield of Achilles from Vulcan

"꿈이여, 그리스 함대로 가서 아가멤논 왕의 막사로 들거라. 그리고는 내가 지금 그대에게 명한 대로 말을 전하여라. 즉시 트로이를 점령할 운세이니 그리스군대에 무장을 하도록 하고, 신들 중에는 더 이상 의견이 분분치가 않으며 헤라 여신이 그 자신의 마음에다 불러들인 것이니 재앙이 트로이에 덮쳤노라고 전하여라."

꿈은 그러한 전갈을 듣고는 길을 떠나 곧 그리스 함대에 이르렀다. 꿈이 아트레우스의 아들 아가멤논 왕을 찾으니 왕은 막사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꿈은 흡사 넬레우스의 아들, 아가멤논 왕이 모든 늙은 의회 의원들 중에서 가장 존경하는 네스토르로 변신하여 고개를 숙이고 말하기 시작했다.

"아트레우스의 아드님이시여, 주무시고 계시군요. 걱정이 태산 같고, 나라가 그대의 어깨에 걸려 있는데 온 밤을 잠만 주무시다니 안 될 일입니다. 저는 가까이에 계시지는 않지만 당신을 동정하시고, 당신에 대한 염려가 떠날 날이 없으시는 제우스 신이 보내신 전갈인데, 저의 말씀을 유념해 들으십시오. 신께서는 당신께서 트로이를 점령할 것이니 그리스군대에 즉시 무장을 시켜서 전투 준비를 하라시는 분부입니다. 신들 사이에 더 이상 의견이 분분치 않고, 헤라 여신께서도 신들을 자기 자신의 마음으로 끌어들여 트로이군대의 운명을 제우스 신의 손에 맡기셨다오. 이를 명심하여 잠에서 깨어나더라도 잊지 말도록 하십시오."

꿈은 그의 곁에서 떠나가고 왕은 분명히 성사되지 못할 일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어리석게도 그는 그 날로 프리아모스를 점령할 수 있으리라고 믿었고, 제우스의 심중이 어떤가는 알지 못하고 있었다. 제우스는 그리스와 트로이군에 대해 어려운 다른 전화를 가져왔던 것이다. 드디어 왕은 아직도 귀에 쟁쟁한 신의 전갈을 간직한 채 눈을 떴다. 벌떡 일어나서 앉아 호사하고 새로운 푹신한 웃옷을 입은 다음, 그 위에 묵직한 외투를 걸쳤다. 예쁜 발에 신발을 신고, 어깨에는 은박이 검을 맸다. 그리고는 부친의 불후의 왕홀을 집어들고 그리스 함대의 틈으로 나갔다.

이 때 새벽의 여신이 장엄한 올림포스로 가서 제우스 그리고 다른 여러 신께 날이 밝았음을 알렸다. 아가멤논 왕은 전령을 보내서 집합 신호로 장정들을 모이도록 했다. 전령들이 고함을 지르자 장정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그러자 아가멤논은 먼저 네스토르 왕의 함대에서 노장들의 회의를 주관했다. 그리고는 그들이 모인 앞에서 하나의 교활한 계교를 제의했다.

"동지들."

왕이 말했다.

"나는 죽은 듯이 고요한 밤에 하늘로부터 보내준 꿈을 꾸었소. 그의 얼굴과 모습은 그 누구도 아닌 분명히 네스토르의 것이었소. 내 머리맡에서 몸을 굽혀 말했다오. "아트레우스의 아드님이시여, 주무시고 계시군요. 걱정이 태산 같고, 나라가 그대의 어깨에 걸려 있는데 주무시다니 안 될 일입니다. 저는 가까이에 계시지는 않지만 당신을 동정하시고 당신의 염려가 떠날 날이 없으시는 제우스 신이 보내신 전갈인데, 저의 말씀을 유념해서 들으십시오. 신께서는 당신께서 트로이를 점령할 것이니 그리스 전 군대에 즉시 무장을 시켜 전투 준비를 하라시는 분부입니다. 신들 사이에 더 이상 의견이 분분치 않고, 헤라 여신께서도 신들을 자기 자신의 마음으로 끌어들여 트로이군대의 운명을 제우스 신의 손에 맡기셨습니다. 이를 명심하소서"라고 말이오. 꿈은 사라지고 나는 잠에서 깨어났소. 자, 이제 그리스 장정들에게 무장을 시킵시다. 그러나 먼저 내가 그들을 시험해 보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그런 끝에 그들에게 배를 달려서 진격하라고 명할 테니 그대들은 대군에 접근해 가서 그들을 제지하시오."


Gavin Hamilton , Priam Pleading with Achilles for the Body of Hector

왕이 자리에 앉자, 필로스의 군주 네스토르가 정중하고 친절하게 이렇게 말했다.

"동지들, 군주들 그리고 고관들이시여, 그리스 사람들 중에 다른 누가 이런 꿈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면 우리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이었을 것이오. 그러나 꿈을 꾼 분이 우리의 영도자시니, 우린 장정들을 무장시켜야 할 줄 압니다."

이렇게 말하고는 네스토르가 앞장을 서서 회의장을 빠져나가자, 다른 왕들도 아가멤논 대왕의 말에 순종하여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병사들은 말을 듣고자 앞을 다투어 몰려왔다. 벌집에서 나와 꽃밭으로 떼를 지어 몰려오는 윙윙대는 벌떼와도 같았다. 여기도 벌 저기도 벌, 끝없이 나는 봄동산의 벌떼와도 같이 강인한 병사들이 함대에서 그리고 막사에서 쏟아져 나와서는 회의장으로 몰려들었는데, 망망 해변에서 스스로 정렬을 하였다. 이처럼 그들이 모여들어 수라장을 이루자 대지는 그들이 자리를 잡으려고 법석을 떨 때 사람들의 발 밑에서 신음을 했다. 아홉 명의 전령들이 법석을 중지하고 왕에게 귀를 기울이라고 외치고, 드디어 몇몇 장소로 그들이 안내되자 그들의 소동은 멈추었다. 아가멤논 왕이 자기 왕홀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 왕홀은 헤파이스토스의 작품인데 그는 이를 크로노스의 아들인 제우스 신에게 가져다 주었다. 제우스는 그것을 아르고스의 살해자요 안내자, 수호자인 헤르메스에게 주었던 것이다. 헤르메스 신은 유능한 전차의 역장 펠롭스에게, 그리고 펠롭스는 국민의 목양자인 아트레우스에게 넘겨주었고 또 그가 세상을 떠날 때는 그것을 많은 양 떼를 소유하고 있는 다이에스테스에게 물려주자 다시 아가멤논에게 돌아온 것이니, 그는 모든 아르고스와 섬들의 영주가 되었다. 자기의 왕홀에 기대어 아가멤논 왕은 그리스 사람들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동지들이시여."

그가 말했다.

"영웅들이시여, 아레스의 사도들이시여, 운명의 손길이 지금 나에게 뻗치셨소. 무정하신 제우스 신께서는 내가 귀향하기 전에 프리아모스 시가를 빼앗게 해 주실 것을 엄숙히 약속하셨습니다. 하지만 신은 나를 우롱했던 것, 이젠 무수한 전화를 안은 채 불명예스럽게 그리스로 돌아가라는 명령이십니다. 수많은 당당한 도시들을 잿더미로 만들어 버렸던 제우스의 뜻이 그렇듯, 신은 다른 시가들을 그렇게 하실 것이오. 그 분의 힘이란 무한하기 때문이오. 그리스 대군의 장기 성전이 이처럼 실패를 맛보아서 수포로 돌아가고 하나도 볼 만한 공적을 남길 수 없었다는 것이 청사에 남는다면, 더구나 약소한 적과 싸워서 겨우 이 정도의 결과라면 우리의 업적이란 누대를 두고 얼마나 부끄러운 일이겠는가. 그리스군과 트로이군이 휴전을 맺어 병력의 수를 조사한다고 생각해봅시다. 트로이 시민을 총동원시키고 우리는 열 명씩 짝을 지어 한 팀이 되어서 트로이 사람 하나씩에게 술을 붓게 한다고 할지라도 우리의 열 사람 부대에게 술을 부을 사람이 없을 거요. 우리의 인원이 이렇게도 많다는 것을 단언하는 바요. 하지만 그들은 타지로부터 많은 동맹군들을 보유해서, 내가 부유한 트로이를 정복할 수 있는 것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오. 제우스의 아홉 해는 지나간 것이오. 우리 함대의 선재는 썩었고 용구는 더 이상 여의치 못하고, 집에 있는 우리의 처자들은 우리의 귀향을 간절히 고대하고 있지요. 그러나 우린 이 곳에 와서 할 일을 전혀 성취하지 못한 것이오. 자, 이젠 모두들 내 말대로 하도록 합시다. 고국으로 뱃길을 돌리도록 하시죠. 우리가 트로이를 함락하지는 못할 터이니 말이오."

이렇게 열변을 토해 대웅의 마음을 동요시켜 놓으니, 무수한 사람들이 아가멤논의 간교를 알아채치 못했다. 그들은 동남풍이 천상의 구름에서 몰려와 휩쓸 때 이카리아 해의 파도처럼 사방으로 날뛰었다. 혹은 서풍이 옥수수밭을 휩쓸어 귀를 요란하게 만들 때처럼 그들은 동요가 되어 함대를 향해 고함을 지르며 돌진해 갔는데, 발 밑에서는 먼지가 일어 구름을 이루었다. 서로 희희낙락하며 함선을 바다로 끌어들였다. 그들 앞의 널빤지를 말끔히 치우고, 밧줄을 밑에서 걷고, 즐거운 환호로 창공을 진동시키며 귀향 길에 여념이 없었다.

그리스군은 분명히 그럭저럭 숙명에 없는 귀향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헤라 여신이 아테나 여신에게 이르기를,

"저런…… 방패의 주인 제우스의 양양한 딸이여, 그리스군이 망망대해를 건너 그들의 고향 땅 집으로 돌아가고, 헬레네를 위해 수천리 떨어진 트로이에서 수많은 그리스군이 목숨을 잃었건만 아직도 그녀를 보존하고 있는 영광된 트로이 국민과 프리아모스를 떠날 것인가? 즉시 병사들에게 가서 그들의 항해를 거두도록 한 사람 한 사람 고이 타이르도록 하여라."

아테나 여신은 헤라 여신의 명을 거역할 리가 없었다. 올림포스 최정상으로부터 급히 내려와, 잠시 동안 그리스 함대에 머물렀다. 그 곳 회의장에서 여신은 홀로 서 있는 제우스 신의 동료 오딧세우스를 찾아냈다. 그는 슬프고 안타까워서 아직도 함선에 손을 대지 않고 있었다. 여신이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

"라에르테스의 귀동자 오딧세우스여. 그대는 몸소 함선에 올라 이런 식으로 고향 땅의 집으로 떠날 것입니까? 그대는 수천리 타향 트로이에서 수많은 그리스군이 목숨을 잃었건만, 아직도 헬레네를 보호하고 있는 영광된 트로이 사람들과 프리아모스를 떠나버릴 작정입니까? 즉시 병사들에게 달려가서 항해를 거두도록 한 사람씩 잡고 설득을 하시오."

오딧세우스는 그 목소리가 아테나 여신의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는 외투를 벗어던지고 달리기 시작했다. 이다케 출신 그의 동료 에우리바테스가 기다리고 있다가 외투를 받아 맡으니, 오딧세우스는 그 길로 곧장 아가멤논 왕에게 달려가서, 여러 대를 거친 왕홀을 받아들고 그리스 함대로 갔다.

오딧세우스는 왕이나 지휘관을 만날 때마다 옆으로 가까이 가서 좋게 타이르는 것이었다.

"왕이시여."

그가 말했다.

"이 귀향은 어리석고 값이 없는 것이오. 당신의 진영으로 가셔서 그대 병사들에게 위치를 지키도록 명하시오. 당신께선 아직도 아가멤논 대왕의 깊은 저의를 알고 계시지 못하오. 그 분께서는 우리의 마음을 떠보았을 뿐, 머지않아 언짢은 마음으로 그리스 병영을 찾아올 것입니다. 회의에서 그 분께서 하신 말씀을 우리 모두가 듣지를 않았소. 대왕의 긍지는 대단하며, 제우스 신의 손길이 그의 곁에 있으니 대왕으로 하여금 화가 난다든지 우리에게 위해를 미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그러나 오딧세우스는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 있는 일반 병사들을 만날 때면 왕홀로 그를 두들기며 꾸짖어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었다.

"시끄러워, 조용하고 보다 고명한 사람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거라. 그대는 비겁자, 군인이 아니다. 그대는 입도 힘도 쓸모가 없는 자, 우리 모두가 왕이 될 수는 없는 법,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법이다. 지고한 왕은 단 한 명이어야 한단 말이야. 명석한 크로노스의 아들께서 여러분 모두의 통치권을 대표할 왕홀을 넘겨준 한 분의 왕 말이오."

이렇게 만류를 권하며 돌아다니자, 병사들은 함대와 막사로부터 마치 성난 물결이 포효하고 기슭을 쳐서 깨뜨릴 때와 같이 고래고래 법석을 떨면서 회의장으로 되돌아갔다.

모두가 몇 개의 장소를 지정해서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데, 테르시테스는 아직도 난폭한 혀를 휘두르고 있었다. 이 사람은 입심 좋고 말이 많은 자로, 체모도 주책도 없이 권위를 내세우고 사람을 비웃기나 하고, 자기 입에서 떨어진 말을 탈피지 못하고 그리스 사람들을 웃기기나 한 사람이다. 이 사람이 트로이에 나타난 가장 추악한 사람으로, 굽은 다리며 한 쪽은 절고, 꼽추에다 두 어깨는 오므라들었다. 그의 머리는 위로 올라갈수록 뾰족하고, 머리 꼭대기에는 머리가 없었다. 아킬레우스와 오딧세우스는 그를 제일 싫어했는데, 그가 늘 말썽을 부렸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젠 이 사람이 째지는 듯한 목소리로 아가멤논 왕을 힐책하는 것이었다. 그리스 사람들이 몹시 화가 치밀어 넌더리를 냈다. 그러나 그는 아트레우스의 아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아가멤논이시여, 무슨 번민이 있습니까? 더 바랄 게 무엇입니까? 우리가 저자를 점령할 때마다 전하께 상납해서 당신의 막사에는 청동과 예쁜 여인네들로 가득합니다. 나 혹은 다른 그리스 사람들이 포로로 잡아놓은 아들의 몸값으로 어떤 트로이 사람이 가져다 줄 많은 황금을 갖겠다는 것입니까? 아니면 젊은 색시를 숨겨 동침을 하겠다는 것입니까? 그리스 국민의 영도자이신 당신께서 그들을 비탄 속으로 집어넣는다는 것은 그릇된 처사입니다. 당신네들은 연약한 비겁자, 사내라 할 수 없는 부인네들입니다. 자, 뱃머리를 고향으로 돌립시다. 그리고 이 사람만 이 곳 트로이에 남겨놓고 자신의 전리품을 궁리토록 합시다. 우리도 자기에게 봉사가 되는지 안 되는지를 깨닫게 합시다. 아킬레우스라는 분은 저 양반보다는 월등히 훌륭하신 분이지요. 자, 그가 아킬레우스를 어떻게 대했는지 봅시다. 아킬레우스의 전리품을 빼앗아 착취를 한 것이오. 아킬레우스는 그것을 양순하게 받아들이고는 격분도 보여주지 않으신 분이오. 만일 아트레우스의 아들이여, 그 분이 그런 태도로 나온다면 그대는 그 분을 다시는 모독치는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델니테스는 욕설을 퍼부었다. 그러나 오딧세우스가 즉시 그에게로 다가가 그를 엄숙히 꾸짖었다.

"테르시테스, 그대의 넉살좋은 주둥이를 닥치시오."

오딧세우스가 말했다.

"더 이상 한마디도 지껄이지 마시오. 그대를 후원해 줄 자가 없는 이때 왕들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떠들지 말란 말이오. 아트레우스의 자손들과 더불어 트로이에 온 병사들 중에 비열한 친구들은 없소. 왕들에 대한 그 따위 소리는 집어치우시오. 그들에게 다시는 비열한 짓을 하지 말 것이며, 고향으로의 귀국 운운은 삼가시오. 우린 아직 형세를 점칠 수도 없고, 그리스군이 훌륭한 성공을 거두고 돌아올지 패하고 돌아올지도 모르는 것이오. 다나아 병사들이 아가멤논 대왕에게 그렇게 많은 전리품을 진상했다고 하여 그 분에게 감히 조롱한단 말이오? 그대에게 내가 말하겠소. 이건 분명한 사실입니다만, 내가 만일 당신께서 다시 그런 허튼소리를 하는 걸 본다면 난 내 자신의 체면을 잃어 다시는 텔레마코스의 아버지라 부르게 하지 않을 것이며, 그대 옷을 벗겨 벌거숭이로 매질을 해서 회의장에서 쫓아내어 울면서 함대로 쫓겨나게 할 것이오."

이렇게 말하고 오딧세우스는 그의 등과 어깨를 갈기니, 나가떨어지며 눈물을 흘렸다. 황금 홀이 그의 등에 핏자국을 남기니 놀라고 아파서 주저앉았는데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내는 꼴은 어리석게만 보였다. 사람들은 의기소침해졌지만 아직도 마음껏 희희덕거리고 있었다. 누군가 옆사람에게 돌아서서 다음과 같이 수군거렸다.

"오딧세우스는 전쟁과 의회에서 좋은 일을 많이 했단 말이야. 하지만 이 자의 입이 수다를 떨지 못하도록 틀어막아 놓았을 때보다 알지브 사람들에게 보다 훌륭하게 해 주지는 못했단 말이오. 그는 왕들에게 더 이상의 오만한 행동을 하지는 않을 거야."

그 자가 이런 말을 하자, 오딧세우스가 왕홀을 손에 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테나 여신이 전갈자의 모습으로 그 자에게 입을 다물 것을 명하니 멀찍이 떨어져 있던 사람들도 그의 음성과 충고를 들을 수가 있었다. 그리하여 오딧세우스가 온갖 정성과 주의를 기울여 좌중을 향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는 것이었다.

"아가멤논 대왕이시여, 그리스군이 전하를 사람 대접받지 못할 웃음거리로 만들고자 합니다. 그 자들은 전하께서 아르고스를 출발하실 때 트로이를 점령하실 때까지는 귀향하지 않으리라는 저들의 언약을 잊고 있습니다. 그래서 철없는 어린애들이나 남편을 잃은 부인네들처럼 그들은 쑥덕대고 또 귀향코자 합니다. 그들이 낙담할 정도로 충분히 애를 썼음은 사실입니다. 사람이란 풍파의 처분대로 선상에서 한 달만 지내게 되면 초조한 법이지만 우리가 이 곳을 고수한 지가 아홉 해라는 긴 세월입니다. 그러니 만일 그들이 반항적으로 기운다해도 저는 그리스군을 책할 수는 없소이다. 아직도 우리는 기나긴 객지생활 끝에 맨 손으로 귀향한다면 치욕적인 일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동지들이시여, 조금만 더 참으시오. 그래야만 칼카스의 예언이 거짓인지 참인지를 우리가 알 수 있으리다.

아직도 살아 남은 모두는 우리 프리아모스와 트로이를 쳐부수고자 이 곳으로 뱃머리를 돌렸을 때 그리스 함대가 아올리스에서 그토록 오랫동안 기다리게 된 점은 엊그제 일이라 기억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오. 우리는 성스러운 제단 위에다 신들께 바칠 황소 백 마리의 제물을 올리면서 우물 주위에 도열하게 된 것이오. 그곳에는 훌륭한 플라타너스가 한 그루 서 있는데, 그 밑에서는 맑은 물이 샘을 이뤄 흐르고 있었소. 그 때 큰 전조가 나타났소. 제우스 신께서 내려보내신 등이 얼룩진 무서운 뱀 한 마리가 신전 밑에서 나타나 나무 위로 올라가는 것이었소. 이 나무 맨 위 가지에 아주 어린 참새떼가 모여서 잎 사이로 상황을 살피고 있었는데 어미까지 합쳐 아홉 마리였소. 그 뱀이 불쌍하게 짹짹거리는 새끼들을 잡아먹자, 어미는 새끼들을 탄식하며 이 가지 저 가지로 날아다녔다오. 그러나 뱀은 둘둘 말린 몸둥이를 풀어 던져서 짹짹대는 어미참새를 잡아먹었던 것이오. 뱀이 새끼들과 어미를 모두 잡아 삼켰을 때, 뱀을 내려보냈던 신이 그 뱀을 하나의 징후로 삼았던 것이지요. 교활한 제우스가 그 뱀을 바위 틈 속으로 돌려보냈으니까요. 우리들은 벌어졌던 일을 유심히 보면서 서 있었다오. 그러한 무서운 전조가 우리가 올린 제물 위에서 일어난 사실을 보았을 때, 칼카스가 즉석에서 그 신명을 우리들에게 해명한 것이오.

"아니, 그리스 시민이여, 어찌하여 그대들은 묵묵부답이오? 제우스 신께서 오랜만에 이 징후를 우리에게 보낸 것이오. 길이 청사에 빛날 일이지만 오랜 세월을 두고 성취가 될 수 있는 일 말이오. 그 뱀이 새끼와 어미를 합쳐 아홉 마리의 참새를 삼킨 것처럼, 그토록 우리는 트로이에서 아홉 해를 싸워서 다음 해에야 트로이를 점령하게 되리라"라고 말이오. 그의 해명이 이럴 바엔, 이제는 모든 것이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오, 자 그대들, 우리가 프리아모스를 함락할 때까지 이 곳에 머무릅시다."

이 설득에 그리스군이 함성을 지르니, 함대는 또다시 고함 소리로 뒤덮였다. 그 때 네스토르가 좌중을 향해 몇 마디 일렀다.

"그대들 수치로다. 사내답게 싸워야 할 판에 이 곳에 남아 이러쿵저러쿵 애들마냥 떠들고 있다니. 우리의 서약은 이제 어디로 갔으며, 우리가 맺은 맹세는 어디에 있는 것이오? 우리의 의회가 제주나 믿어왔던 우정의 손을 들어 맹세하는 것으로 전화 속으로 던져질 것이오? 우리는 말만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며, 우리가 여기서 떠드는 것은 모두에게 더 이상 이로울 게 없는 것이오. 그러니 아트레우스의 아드님이시여, 확고한 결의로 일어나 용사들을 전쟁터로 인도하시오. 그리고 이 귀찮은 작자들은 파멸토록 버려두시오. 그 자들은 제우스 신이 참인지 거짓인지를 알아보기도 전에 귀향키 위해 헛된 꿈을 꾸리다. 고명하신 크로노스의 아드님께서는 그리스군이 트로이를 죽음과 파멸로 몰아넣기 위해 침공을 한다면 성공하리라는 사실을 분명히 약속했기 때문이오. 그 분께서는 우리의 오른손에 번개를 내려쳐 길조를 보여 주었지요. 그러니 어느 트로이 부인과 동침을 해서 헬레네의 눈물과 투쟁의 복수를 할 때까지는 아무도 서둘러 빠져나가도록 하지는 마십시오. 하오나 누군가 다시 귀향을 성급히 재촉한 자가 있거든, 함대에 손을 묶어 눕히고 만인 앞에서 운명을 맞도록 하시오. 그러나 왕이시여, 십분 고려하시어 제 말씀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제가 드리려는 말씀을 가볍게 넘겨 버릴 수는 없습니다. 아가멤논 대왕, 당신의 군대를 몇 개의 족속과 혈통별로 서로 뭉쳐 돕도록 분류를 하십시오. 그렇게 하면, 그리고 그리스군이 당신의 뜻에 따른다면 왕께서는 대신들과 국민 모두 누가 용감하며, 누가 비굴한지를 알게 되시리라. 그들은 자기들의 단독 동료들로서 싸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리하면 왕께서는 또한 그 저자를 함락하는 것이 실패로 돌아감이 신의 뜻에서인지 아니면 인간의 비굴함에서인지를 아시게 될 것입니다."

아가멤논 왕이 대답했다.

"네스토르, 당신께서는 또 다시 회의석상에서 그리스의 장정들을 능가하셨구려. 아버지 제우스 신, 아테나 그리고 아폴론 신께서 내 나라에 이와 같은 고문을 열 분만 더 내리셨다면 얼마나 좋으리까! 프리아모스 왕의 저자가 삽시간에 우리의 손아귀에 들어올 것이며, 우리가 그 저자를 점령하고 말 것이오. 하지만 크로노스의 아드님께서는 소용없는 논쟁과 반목만을 내리신 겁니다. 아킬레우스와 나는 이 여자로 언쟁을 하고, 내가 먼저 화근을 일으켰다니 만일 우리가 다시 일체가 될 수 있다면 트로이군은 하루 동안 파멸을 면치 못할 것이오. 그러니 이에 아침 식사를 하고 전쟁 채비를 차리도록 하오. 창을 갈고 방패를 보살피시오. 말에 여물을 족히 먹이고, 전차를 세심히 점검하시오. 온종일 싸울 수 있도록 말이오. 밤이 찾아와 우리를 떼어놓을 때까지 우리는 단 한 순간도 쉴 틈이 없을 것이오. 그대들의 방패를 묶어놓은 끈은 어깨 위에서 땀으로 흠뻑 젖을 것이며, 창을 쥔 손은 맥이 빠질 것이며, 전차 앞에서 말들은 헛김을 푹푹 내쉴 것이오. 만에 하나 어느 누가 전쟁을 게을리 한다든지 함대에서 꾀를 부리려고 하는 자가 보이면 그 자를 도와주기는커녕, 개와 독수리 밥을 면치 못하게 할 것이다."

그의 말이 끝나자 갈채의 함성이 진동했다. 마치 잔바람이 이는 대로 물결이 스쳐 조용할 적지 없는 절벽으로 갑자기 거센 남풍이 물결을 몰아칠 때 바위로 둘린 곶에서 일어나는 드높은 함성과도 같았다. 그리스군은 자리에서 일어나 모두들 서둘러 함대를 향해 길을 찾았다. 그 곳 진지에서 그들은 불을 밝히고 음식을 장만해 각기 섬기는 신에게 제를 올리고, 전쟁에서 살아 돌아오게 해 주십사 기원을 몰렸다. 아가멤논 왕은 살찐 다섯 살짜리 황소를 전능하신 제우스 신께 제물로 올리고, 영주들과 군중의 어른들을 초대했다. 먼저 네스토르와 이도메네우스, 그리고 두 명의 아이아스와 디오메데스, 그리고 여섯 번째로 회석에서 신들의 동배인 오딧세우스의 차례였다. 그러나 메넬라우스는 자발적으로 참석했다. 그는 자기 형이 얼마나 많은 고뇌를 갖고 있었는가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손에 보릿가루를 쥐고 황소를 둘러싸고 서니 아가멤논 왕이 입을 열어 다음과 같이 축원을 올렸다.

"하늘에 계시며 풍운을 타고 다니시는 최대의 영광, 최고의 제우스 신이시여. 프리아모스 시가 내려앉아 성문이 화염에 싸일 때까지 태양이 서산에 기울지 않고 밤이 도래하지 않도록 은총을 내리소서. 내 검이 헥토르의 의복 심장부를 갈기갈기 찢어 놓을 수 있도록, 그리고 그의 많은 동지들이 그의 곁에서 죽어 쓰러질 때 먼지를 흠뻑 뒤집어쓰도록 하여 주십시오."

이렇게 기원을 올렸으나 크로노느의 아들 제우스 신은 그의 기도를 이행해 주지 않았다. 신은 그 제물을 받아들였지만 아직도 계속해서 그들의 고난을 줄이지 않는 것이었다. 그들은 기원을 올리고 제물 위에 보릿가루를 뿌리고 나서, 황소의 목을 끌어당겨 도살한 다음 가죽을 벗겼다. 허벅지 뼈를 잘라내 두 장의 기름 사이에 고기를 말고 그 위에다 날고기를 올려놓았다. 이것을 잎이 없는 장작 위에다 놓고 태워 속을 꽂아서 불 위에서 구웠다. 모두가 잘 구워지자 속고기를 먹고 나머지를 잘게 썰어서 꼬챙이로 저민 고기를 그을리니 모두가 먹기 좋도록 익었다. 그들의 일이 끝나자 식사가 마련되고 그들은 먹기 시작했다. 모두가 충분한 몫을 가지니 두루 만족했다. 그들이 마음껏 먹고 마시자 네스토르가 말하기 시작했다.

"아가멤논 대왕."

그가 말했다.

"이 곳에 모여 말만 늘어놓지 말 것이며, 신이 우리의 손에 쥐어 주신 성업을 지체하지 않도록 하시지요. 전령을 보내 병사들을 그들 몇 척의 함선에 모이도록 하시오. 우린 즉시 전쟁을 시작할 수 있도록 병사들에게로 갈 것입니다."

그가 이렇게 아뢰니 아가멤논 왕이 그의 말을 따랐다. 왕은 즉시 병사들을 회의장으로 불러 모이도록 전령을 보냈다. 전령들이 병사들을 외쳐 부르자 재빨리 모여들었다. 아트레우스의 아들 휘하 각료들이 자신의 부하들을 소집하기에 바빴다. 한편 아테나 여신이 햇수가 오래되고 망가져 없어질 줄도 모르는 값싼 방패를 손에 들고서 그들 사이에 끼여 있었다. 그 방패는 백 개의 순금 줄을 정교하게 꼬아 만든 것인데, 그 줄 하나하나 황소 백 마리의 값이 나가는 것이었다. 이것을 들고 여신은 화난 듯이 그리스군 틈을 누비며 전진을 재촉하는가 하면, 끊임없이 싸워 전쟁을 할 수 있도록 각자에게 용기를 불러일으켜 주었다. 이리하여 병사들의 눈에는 전쟁이 함대를 이끌고 귀향하는 것보다 훨씬 감미롭게 보이게 된 것이다. 어떤 엄청난 산불이 산꼭대기에서 일어나 그 불길이 충천할 때와 마찬가지로, 병사들이 진격해 나갈 때 그들의 병기가 광채를 내어 영원한 천상에까지 비쳤다.

병사들은 날개를 퍼득이며 이곳 저곳을 자랑이나 하듯이 날아다니는 것이 그들의 울부짖는 소리로 연못이 활기를 찾을 때까지 머물러 소리를 지르며 평원, 카이스테르의 호반에 모여든 거위나 학 그리고 백조의 대 무리와 흡사했다. 이처럼 동족들이 함대와 막사로부터 쏟아져 나와 스카만데르 평원으로 돌진하니 대지가 병사들과 말발굽 밑에서 쇳소리처럼 진동했다. 그들은 여름철 녹음이 우거지고 꽃들이 만발한 것처럼 그렇게 빽빽이 초원에 들어서 있었다.

헤아릴 수 없는 파리들이 봄날에 우유가 통에 가득하자 양치기의 외양간 주위를 윙윙거리듯이 그리스군이 트로이군을 맞아 전멸시키고자 평원으로 물밀듯 돌진해 나갔다.

막료들은 이런 식으로 그들 부하들의 진영을 가다듬어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양들이 풀을 뜯는 동안 뒤섞였을 때 양치기들이 그 떼를 갈라놓듯이 쉽사리 병사들을 분산시켜 놓았다. 그리고 아가멤논 왕의 두상과 얼굴은 벽력의 주인 제우스 신과 같고 허리는 아레스 군신, 그리고 가슴은 포세이돈과 같은 모습으로 그들 중간에 군림해 있었다. 어언 커다란 황소가 무리들 중 평원에서 주인 노릇을 하듯이 제우스 신은 아트레우스의 아들 아가멤논 왕을 무수한 영웅들 중에서 돋보이게 한 것이다.

트로이 전쟁의 영웅들. 왼쪽부터 메넬라오스, 파리스, 디오메데스, 오딧세우스, 네스토르, 아킬레우스, 아가멤논"오, 올림포스 궁전에 유하시는 무사이 신들이시여, 말해 주시오. 그대들은 여신들, 어디를 가나 그대들은 우리가 들어서 알 뿐, 아무 것도 모르는 바를 빼놓지 않고 알고 계시니, 그리스 막료들은 그리고 영주들은 누구십니까? 일반 병사들로 말하자면, 그 수가 너무도 많아 혀를 열 개나 지녔다 해도 내 음성이 꾸준하다 해도 그리고 내 심장이 청동으로 되어 있다고 해도, 오 방패의 주인 제우스의 따님들 올림피아의 무사이신들이시여, 그대들이 저에게 상기시켜 주지 않으면 그들 단 한 사람의 이름도 호명할 수 없는 것이오. 그러나 내 함대의 함장들과 모든 함대들을 겸해 알려 드리리다.

페넬레우스, 알세실라우스, 프로피놀, 레이투스 그리고 클로니우스가 보이티아의 함장들입니다. 이들이 온 고장을 들어보면 히리아, 암석지대 올리스, 쇠누스, 스콜루스 그리고 고원지대 에테오누스, 데스페이아, 그라이아, 미스칼소스 평야, 할마 근방 지방, 에일레손, 에리드라이, 엘레온, 힐라에, 페테온, 오칼리아, 울창한 메돈 삼림지대, 코파이 유트레시스, 비둘기 고장 디스베, 코로네이아와 할리알토스 초원, 플라티아와 글리사스 하이포데바이, 온체스토스 성지, 영광의 포세이돈 삼림, 아른과 미디아 포도지방, 니사 성역 해안지대, 안데든 등지에서 온 것입니다. 15척의 함대를 이끌고 왔으며, 배마다 120명의 보이오티아 청년들이 타고 있습니다."

아레스의 아들 아스칼라푸스와 이말메누스가 아스플레돈과 미냐의 영역 올코메누스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인도한 것이다. 귀부인 아스티오케가 이 두 아들을 제우스 신의 아들 아크토로 집에서 낳았다. 그녀는 은밀히 아레스의 침실에 들어 그와 동침을 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30척의 함대를 이끌고 왔다.

포키아 족은 나우볼루스의 아들이자 고매한 이피투스의 두 아들 세피디우스와 에피스트로푸스에 의해 인솔된 것이었다. 그들은 사파리서스와 험준한 파이돈, 성역 크리시아, 다울리스 그리고 파노페우스 출신이다. 그들은 또한 아네모레아와 히암폴리스 그리고 강변 세피서스, 세피서스 강변 옆에 있는 릴리아에 거주한 족속들이다. 이들의 두목들과 더불어 40척의 함선이 합류를 했으며, 그들은 포키아 병사들을 정비하는데 보이오티아 다음으로 왼편에 배치되었다.

오일레우스의 날랜 아들 아이아스가 로크리아 족을 지휘했다. 그는 텔라몬의 아들 아이아스보다는 그렇게 거구도 어느 정도 비슷하게 크지도 않다. 조그마한 사람이며 그의 갑옷은 리넨으로 만들어졌는데, 창을 씀에 있어 모든 헬레네 출신이나 아카이아 출신보다 그 솜씨가 탁월하였다. 로크리아 족은 시노스, 오푸스, 칼리아루스, 스칼페, 아름다운 오게이아, 탈페 그리고 보아그리우스 강 유역 드로니움에 거주하던 종족들이다. 그와 더불어 유보이아 저쪽에 거주하던 로크리아 족의 함선 40척이 합류를 한 것이었다.

칼시스, 에레트리아, 포도원으로 풍성한 히스티에아, 해변의 세린투스 그리고 준엄한 디움과 같은 도성을 지닌 유보이아에서는 맹폭한 아반테스 족이 온 것이다. 그들은 또한 카리스투스와 스티라의 사람이며, 아레스 족의 엘레페놀이 이들 족속들을 지휘하고 있었다. 그는 칼코돈의 아들이자 모든 아반테스 족속의 우두머리인 것이다. 그와 더불어 발이 날래고 머리를 뒤로 치렁치렁 늘어뜨린 용감한 창을 쓰는 병사들이 동반하였는데, 그들은 그들의 긴 잿빛 창을 가지고 적의 갑옷을 갈기갈기 찢어놓을 기세였다. 이들 뒤에는 50척의 함대가 따르고 있었다.

강력한 아덴스 시를 가지고 있는 그들, 흙에서 태어났으되 제우스의 따님 아테나 여신이 길러 그녀 자신의 성역인 아덴스에서 정주케 한 위대한 에레크데우스의 족속도 왔다. 그 곳에서 해가 거듭하자 아데니아의 젊은이들은 황소와 숫양을 제물로 바쳐 그를 존경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페테오스의 아들 메네스테우스의 인솔을 받고 있었다. 전차와 병사들을 다스리는데 있어 어떤 생존해 있는 자도 그와 대적할 자는 없었다. 네스토르만이 그와 겨뤄볼 만한데 나이가 많았다. 그와 더불어 50척의 함대가 같이 하고 있었다.

아이아스는 살라미스로부터 12척의 함대를 이끌고 와서 아데니아 진영옆에서 머물렀다.

디오메데스는 오딧세우스와 함께 아테나 여신의 특별한 총애를 받는다아르고스 족들은 티린스 성벽, 만 위에 위치한 헬미오네와 아시네를 지배하는데 트레제네, 에이오니 그리고 에피다우루스 포도원의 출신들이다. 더욱이 아에지나와 마세스에서 온 그리스 장정들은 전장에서 함성의 명수 디오메데스의 휘하에 있었다. 그리고 또 덕망이 높은 카파니우스의 아들 스테넬로스가 인솔하고 있었다. 그들의 지휘자로는 탈라우스의 아들 메시스테우스 왕의 아들 유리알루스였다. 그러나 디오메데스가 전군의 우두머리인 것이다. 그들에게는 80척의 함대가 따르고 있었다.

강력한 미케네 시에서도 병사들이 왔다. 부유한 코린드, 클레오니, 오리네이, 아레디레아 그리고 리카이온에서도 왔다. 이 곳은 옛적에 아드라스투스가 통치하던 곳이었다. 다음 하이페레시아와 고지대 고뇌사 그리고 펠렌네, 이지움 및 헬리스를 둘러싼 모든 해안지대에서도 정병이 왔다. 아트레우스의 아들 아가멤논은 휘하에 100척의 함대를 이끌고 있었다, 그의 권력은 넘쳐 가장 훌륭하고 가장 지대한 것이었다. 왕 중에서도 몸소 군림해 있으며 번쩍이는 찬란한 갑옷으로 단장을 하고, 그가 왕 중의 왕인지라 여러 영웅들 중에서 제 일인자요, 자기 휘하에 대부분의 영웅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계곡에 낮게 누운 라케다에몬에 살고 있는 병사들, 파리스며 스파르타, 비둘기의 고장 메세에서 정병이 들어온 것이다. 브리세이며 오우게아이, 아미클레아 그리고 해상의 헬로스 섬에서도 왔다. 더욱이 라아스며 오이틸러스에서도 참전했다. 이들은 아가멤논의 아우 메넬라우스의 지휘를 받고 있었다. 그들 중에는 60척의 함대가 따랐으며, 다른 함대와는 멀리 거리를 두고 항해를 했다. 그들 중간에는 메넬라우스가 보모도 당당히 다니며 부하들을 싸우도록 독려했다. 그는 헬레네를 빼앗긴데 대한 눈물과 투쟁을 복수코자 염원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필로스며 아테나 알피오스 저류 지방 드리온이며, 살기 좋은 아이피, 사이파리소스, 암피게니아, 프테레오스, 헬로스, 드리온 병사들도 참전을 했다. 드리온은 드라키안 다미리스가 오이칼리아에 있는 유리토스의 집에서 길을 가는 도중에 무사이 신을 맞아 그로 하여금 마지막 노래의 끝을 막게 한 곳이다. 그 연유를 보자면, 그 자가 교만하게도 큰소리로 만일 자기와 노래를 겨눈다면 전능하신 방패의 신 제우스의 따님 무사이 여신들을 굴복케 하겠노라 뻐기자, 여신들이 노하여 그를 불구로 만들어 영감에서 우러나는 노래의 근원을 뽑아 버리고, 거문고를 타는 재주도 잊게 했던 것이다. 이들은 그레네의 왕 네스토르가 인솔하고 있으며, 90척의 함대가 그를 지원하고 있었다.

병사들이 맨주먹으로 싸우는 곳, 에피투스의 무덤 근처 실레네의 고산 밑에 자리잡은 아르카디아 족도 참전을 하고 있었다. 또한 페네우스의 병사들도, 가축떼가 가득한 올코메누스, 리페, 스타라티아, 바람 고지 에니스페, 테게아 및 아름다운 만티네아, 스팀파울루스와 팔라시아의 병정들도 참전한 것이다. 이들의 지휘자는 안케아우스의 아들 아가페놀 왕이었다. 그들은 60척의 함대를 몰고 왔다. 훌륭한 병사들인 수많은 그리스 장정들은 각기 배에 나눠 승선해 있었다. 아가멤논 대왕이 대양을 건너도록 그들에게 명령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대양과 연관된 족속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버프라시움과 엘리스의 장정들도 왔다. 그 지방 대부분은 높은 해안지대 힐미네와 밀시누스 사이에서 밤석지대 올레네와 알레시움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들은 4명의 지도자를 모시고 있으며, 그들은 각기 10척의 함선을 가지고 수많은 에페아 병사들을 승선시키고 있었다. 그들의 함장은 암피마쿠스와 달피우스인데, 전자는 세아투스의 아들이며, 후자는 유리투스의 아들로 둘 다 악토르의 종족이다. 다른 두 함장은 아카린세즈의 아들 디오레스와 오우게아스의 아들인 아가스데네스 왕의 아들 폴리센누스였다.

다음으로 바다 멀리 엘리스에 떨어져 거주하고 있던 성스러운 에치네아 섬들을 지니고 있는 달리치움의 종족들이 참전한 것이다. 아레스의 동배이자 용맹스런 펠레우스의 아들인 메게스가 지휘했다. 아버지 펠레우스는 제우스 신에게 총애를 받던 사람으로 아버지와 언쟁을 벌여 달리치움에 정착케 되었던 것이다. 그 지휘자는 40척의 함대를 이끌고 있었다.

오딧세우스는 용감한 케팔레니아 병사를 지휘했다. 이들은 이다케, 삼림이 무성한 네리툼, 크로실레아, 아이질립스 고원, 사모스 그리고 자신투스를 장악하고 있으며, 본토 역시 이 섬들의 반대편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들은 제우스 신의 지혜를 지닌 오딧세우스가 지휘했으며, 12척의 함대를 동반하고 있었다.

아이톨리아 족은 안드레몬의 아들 도아스가 지휘했다. 이들은 플레우론, 올레누스, 필레네, 바다 옆의 칼치스 그리고 바위의 고장 칼뤼돈에서 온 병사들이었다. 위대한 세네우스 왕이 계승할 아들을 낳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금발의 멜레아겔 또한 고인이 되었으니, 도아스가 아이톨리아 족을 다스려 왔었던 것이다. 그는 40척의 함대를 이끌고 왔다.

유명한 창잡이 이도메네우스는 크레탄 족을 이끌고 있었다. 그들은 크노서스 그리고 성벽이 잘 쌓여 있는 골티스 시의 출신들이며, 또한 릭토스, 밀레투스 그키고 백악질 지대에 위치한 리카스투스 출신인가하면, 그레테에 산재해 있는 수많은 저자들에 살고 있던 사람들과 더불어 페스투스 및 리티움의 부유한 고장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이 모든 병사들을 살인자 아레스의 동배인 메리오네스가 그리고 이도메네우스가 지휘했다. 이들은 80척의 함선을 이끌고 참전했다.

용맹스럽고 건장한 몸매 모두를 겸비한 헤라클레스의 아들 틀레폴레무스는 로데스로부터 당당한 전사들이 이끄는 9척의 함대를 거느리고 왔다. 이들은 린두스, 이알리수스 그리고 카메이루스 세 저자로 나뉜 로데스에서 거주했으며, 헤라클레스와 어머니 아스피오케이아 사이에서 태어난 틀레폴레무스가 이들을 지휘했다. 그런데 헤라클레스는 용감한 전사의 많은 도시들을 함락한 후 에피라에서 그녀를 데려왔던 것이다. 틀레폴레무스는 성장하자 당대에 명성을 날린 전사였던 리킴니오스 종조부를 살해했는데, 그 때 종조부는 늙어 있었다. 그러자 그는 몸소 함대를 건조하고, 수많은 추종자들을 모아 바다 멀리 떠나갔던 것이다. 그는 아버지 헤라클레스의 다른 아들들과 손자들에 의해 위협을 당했기 때문이다. 심한 고난을 겪는 동안 항해를 마치고 로데스에 도착하자, 그 곳에서 그들은 종족에 따라 세 개의 집단으로 갈라졌으며, 신과 속세의 인간의 주인이신 제우스 신의 은총을 지극히 받았던 것이다. 그래서 크로노스의 아들은 그들에게 커다란 부귀를 퍼부어 주었다.

아울러 니레우스가 시메로부터 3척의 함대를 이끌고 왔는데. 니레우스는 아글라이아와 카로포스 왕의 아들로서, 모든 그리스 사람들 중 트로이에 이른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 다음 가는 제일의 미남이었다. 그러나 힘이 부족한 사람인지라 소수의 추종자밖에 갖지 못했다.

그리고 니시루스, 크라파두스, 카수스, 에우리필루스의 도시 코스, 칼리돈의 여러 섬에서도 전사들이 와서 합류했다. 이들의 지휘자는 헤라클레스를 아버지로 모신 데살루스 왕의 두 아들 페이디푸스와 안티푸스였다. 이들의 함대는 30척이었다.

다시 펠라스기안 아르고스, 잘로스, 알로페 그리고 트라키스를 장악한 사람들, 뮈르미돈, 헬레네 그리고 아케안이라 불리우는 미녀의 나라 프디아와 헬라스의 사람들, 이들은 아킬레우스의 지휘하에 50척의 함선을 몰고 왔다. 그러나 그들을 인도할 자가 없는 한, 그들은 전쟁에 참여하고 있지 않았다. 왜냐 하면 아킬레우스가 릴네서스와 테베를 정복하고, 세레푸스의 아들 유에누스 왕의 아들인 미네스와 에피스트로푸스를 넘어뜨렸을 때 목숨을 걸고 릴네서스로부터 빼앗은 브리세이스를 잃어버린 데 화가 치밀어 자기 함대 곁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를 위해 아킬레우스는 아직도 슬픔에 젖어 있었지만, 오래지 않아 다시 그들과 합류하게 되었다.

필라스와 피라서스의 화원지대, 데메텔의 성역에서 병사들이 오고, 양의 원산지 이톤, 해상의 섬 안트론, 그리고 초원지대에 자리잡은 프텔리움에서도 병사들이 물려왔다. 이들 중 용맹스러운 프로테실라우스가 살아 있는 동안 함장을 맡았지만, 이젠 지하에 잠들고 있다. 그는 필라스에 부인을 두고 세상을 떠났는데, 부인은 슬픔에 묻혀 뺨이 눈물에 젖어 있었다. 그리고 그의 저택은 절반쯤 미완성인 채였는데, 트로이 땅에서 그리스군의 앞장에 서서 뛰고 있을 때 다르다니아 전사에 의해서 살해되었기 때문이었다. 아직도 그의 병사들은 그들의 지휘관을 비탄해 하고 있지만 후임이 없었다. 그러나 아레스 군신의 후계인 포다르케스가 인도를 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는 양의 부자 이피클로스의 아들이고 필라쿠스가 할아버지이다. 그리고 아버지는 프로테실라우스의 친동생이오, 프로테실라우스는 훌륭한 무사였다. 이처럼 그들은 지휘자를 얻지 못하고, 이미 잃어버린 지도자를 슬퍼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그 병사들에게는 40척의 함대가 있었다.

그리고 보이비아 호 근방 페리아, 보이베, 글라필리아, 이올쿠스의 번창한 도시들에서 몰려든 병사들, 이들은 11척의 함대를 이끌고 아드메투스의 아들 에우멜로스의 지휘를 받았다. 에우멜로스의 어머니는 펠리아 사람들 중에서 가장 사랑스런 여자 알케스티스이다.

헤라클레스의 활과 화살을 상속받은 필록테테스는 트로이 전쟁에 참가하였지만 독사에 물려 렘노스 섬에 남겨졌다다음으로 멜리보아와 험준한 올리존과 더불어 메도네와 다우마키아 출신의 병사들은 활의 명공 필록테테스의 지휘를 받고 있었다. 7척의 함대를 이끌고 왔는데 배마다 훌륭한 활의 명수 50명의 궁수들이 승선하고 있었다. 그러나 필록테테스는 렘노스 섬에서 심한 고통을 겪으며 누워 있었다. 그가 독사에 물렸기 때문에 그리스군이 그를 그 섬에 남겨둔 것이다. 그는 그 곳에서 고통과 안타까운 마음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곧 알지브 사람들이 그를 찾았다. 한편 그의 부하들은 그의 손실을 예지하고 있으면서도 지휘자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오일레우스와 레네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 메돈이 그들을 다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트리카와 암석지대 이도메 병사들, 세칼리아 유리투스 시를 장악하고 있는 병사들은 의술에 뛰어난 아스클레피우스의 두 아들 포달리리우스와 마카온의 지휘하에 참전하였다. 그들은 30척의 함선을 보유하고 있었다.

더욱이 올메니움의 병사들 그리고 히페레이아 수원 근방의 병사들이 아스테리움 및 티타누스의 흰 암석지대의 병사들과 더불어 유에몬의 아들 유리필루스의 지휘하에 40척의 함대를 이끌고 왔다.

알기사와 길토네, 올데, 엘로네 그리고 백설의 올르웨손에 사는 병사들도 합류를 했다. 이들 중에 용맹스런 폴리포에테스가 지휘자였다. 그는 제우스의 친자식인 페이리토스의 아들이다. 히포다메이아가 페이리토스에게 털이 많은 산악 야만인들에게 보복을 하여 펠리온 산으로부터 아이디세스로 그들을 끌고 왔던 날 그를 낳아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폴리포에테스는 지휘를 독점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와 더불어 세네우스의 아들인 코로누스의 아들 아레스 족 레온테우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40척의 함대를 이끌고 온 것이다.

구네우스는 키푸스로부터 40척의 함대를 이끌고 왔다. 그는 에니에네스 그리고 용감한 페라이 족의 호위를 받고 있었다. 그들은 한대 도도나 근방에 거주한 사람들이며, 페네우스로 물을 대주는 아름다운 강변 티타레시우스 주위의 땅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들은 페네우스의 소용돌이와 합류하지 않고, 기름처럼 그들 위에서 흐르고 있었다. 티타레시우스는 맹세의 무서운 강 스틱스 강의 줄기이기 때문이다.

마그네테스 족 중에서 텐드레돈의 아들 프로도우스가 사령관이었다. 그들은 페네우스와 강과 펠리온 산 주위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며, 걸음이 빠른 프로도우스를 지휘자로 모시고 40척의 함대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상 열거한 장수들이 그리스군의 지휘자들이다. 그런데 오 무사이여, 아트레우스 후손들을 따르는 자들 중에 인간과 말 중 그 누가 최상의 지휘자이던가?

텔라몬의 아들 아이아스는 아킬레우스 다음으로 뛰어난 무사였다말들 중에서 페레스 후손의 말들이 월등히 훌륭한 말들이었다. 그들은 에우멜로스가 이끌고 날쌔기가 새와 같았다. 그들은 연령이나 색깔이 같고, 체구도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은활의 신 아폴론이 페레아에서 그들을 길렀는데, 두 마리 모두가 암말이며 전쟁터에서는 아레스처럼 사납기만 했다. 인간들 중에는 텔라몬의 아들 아이아스가 아킬레우스의 화가 지속하고 있는 한은 최대의 무사였다. 아킬레우스는 그를 월등히 능가하며 또한 보다 훌륭한 말들을 소유하고 있었지만 그 때는 아가멤논과의 언쟁이 화근이 되어 배에서 초연히 지내고 있으며, 그의 부하들도 원반을 던진다든지 창으로 표적을 맞추고 활을 날리며 해변에서 소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군마들은 연이나 야생 화란반디 풀을 우적우적 뜯으면서 그의 전차 곁에서 한가롭게 서 있었다. 전차들은 덮개로 씌워져 있었지만 주인들은 통치력의 부족으로 병사들 주위를 맴돌 뿐, 전쟁에 참가하지는 않았다.

이리하여 전군이 요원의 불길처럼 진군을 하니, 대지가 그들의 발 밑에서 요동을 했다. 마치 우뢰의 주신 제우스께서 티페우스가 누워 있다고 하는 아리미 산 위를 분노의 위세로 돌진해 갈 때와 흡사했다. 그들이 평원을 이처럼 질주해 나가니 대지는 그토록 그들의 발 밑에서 진동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때 바람처럼 날랜 이리스를 제우스 신이 트로이 진영으로 보내 불길한 소식을 전하게 했다. 그들은 노소를 불문하고 프리아모스 성문에 모여 밀회를 하고 있었다. 그 때 이리스가 프리아모스 왕에게 접근해 와서, 프리아모스의 아들 폴리테스의 음성을 빌려 말하는 것이었다. 폴리테스는 발이 빨라서 그리스군의 접근을 감시하기 위해 세상을 떠난 아이시에테스의 무덤 위에서 트로이를 위해 망을 보도록 배치된 사람이다. 그의 목소리로 이리스가 말을 하는 것이었다.

"전하시여, 당신께선 평온시 때처럼 말씀이 안이하시기만 합니다. 전화가 촌각에 이르렀습니다. 허다한 전쟁에 참전했으나, 지금 진군해 오고 있는 것과 같은 대군을 맞아 본 적은 없습니다. 그 자들은 풀잎과 같고 바다의 모래와도 같이 빽빽이 이 도시를 공격하고자 평원을 넘어 오고 있습니다. 헥토르여, 그대야말로 기대하는 장사칩니다. 우리 편에는 트리이시 주변에 동맹군이 많이 있습니다. 이 천지 전역에서 모여들어 각기 자기 지방의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모든 지휘관들에게 명령하여 부하들의 전열을 가다듬어 각기 전쟁에 임하도록 합시다."

이렇게 말을 하니 헥토르는 그것이 여신의 말임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즉시 회의를 해산시켰다. 장정들은 서둘러 무장을 했다. 모든 성문이 열리고 장정들이 떼를 지어 몰려서 나갔다. 보병, 기마병, 대군의 발소리도 요란했다.

그 시 앞에는 높은 산이 우뚝 솟아 평원 위로 나와 있다. 사람들은 그것을 미리네라고 불렀다. 그러나 신들은 이것이 미리네의 무덤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 곳에서 트로이군과 그들의 동맹군들은 전력을 배치했다.

번득이는 투구를 쓴 위대한 헥토르, 프리아모스의 아들이 트로이군을 지휘했다. 그는 자기 휘하에 무장한 창기병과 정예의 병사들을 제일 많이 거느리고 있었다.

아프로디테의 아들 아이네이아스는 트로이 군에서 헥토르 다음가는 명장이다다르다니아 병사들은 용맹스런 아이네이아스가 맡고 있었다. 아프로디테가 안키세스에게 낳아 준 아들이다. 아프로디테는 여신이지만 아이다 산 기슭에서 그와 잠자리를 같이 했었던 것이다. 그는 비단 혼자가 아니었다. 전술에 능란한 안테노르의 두 아들 알킬로쿠스와 아카마스가 그와 더불어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다 산 가장 낮은 골짜기 아드레스 테이아에서 온 동맹군은 트로이의 일부로서 부유한 백성이며, 아이시포스의 물을 마시는데, 이들은 아폴론 신이 활 쓰는 법을 가르쳐 주었던 리카온의 아들 판다루스의 지휘를 받고 있었다.

아드라스테아와 아페서스의 땅, 피티에아 그리고 테레아의 고산지대에서 참가한 병사들, 이들은 리네르로 만든 갑옷을 입은 아드라스투스와 암피우스의 휘하에 있었다. 이들은 펠코테의 메로프스의 아들들로, 메로프스 부친은 누구보다도 출중한 예언자였다. 메로프스는 그들에게 그 전쟁에 참전하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운명이 이미 그들의 멸망을 덮친지라 두 아들은 아버지 말에 순순히 응하지 않았던 것이다.

펠코테와 프락티우스, 세스토스, 아비도스 그리고 아리스베에 거주한 병사들, 이들은 용감한 지휘관인 힐타쿠스의 아들 아시우스의 지휘를 받고 있는데, 힐타쿠스의 아들 아시우스는 밤색 말을 끌고 셀레이스 강변 아리스베에서 왔다.

히포도우스는 펠라스고스 창잡이 종족을 끌고 왔는데, 그들은 기름진 라릿사에 살고 있었다. 아레스 족 히포도우스와 필레우스는 펠라스기아 레두스의 두 아들이었다.

아카마스와 페이로우스 전사는 트라시아 족을 지휘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헬레스폰드의 웅장한 시내 멀리에서 온 병사들이었다.

케아스의 아들인 트레제누스의 아들 에우페모스는 시코니아 창잡키들의 우두머리였다.

피라이크무스는 지구상에 흐르는 가장 아름답고 확 트인 악시우스 강변에 자리잡은 아득한 아미돈에서 온 페오니아 궁사들을 인도하고 있었다.

파플라고니아 병사들은 에네테에서 온 강심장을 지닌 필레메네스의 명령을 따르고 있었다. 그 곳은 나귀들이 떼를 지어 난폭하게 달리는 곳이다. 파데니우스, 크롬나, 이기알루스 그리고 우뚝 솟은 에리디니 강변 도시들과 더불어 시토루스와 세사무스의 주변 고장을 장악하고 있던 사람들이다.

오디우스와 에피스트로푸스는 은광이 많은 아득한 알리베에서 온 할리조니 종족을 다스리는 우두머리였다.

크로미스와 예언자 엔노무스는 미시아 족을 지휘했다. 그러나 엔노무스의 점도 파멸로부터 자기를 구하지 못했다. 그는 에아쿠스의 손에 강 속으로 쓰러졌기 때문이다. 그 강에서 그는 또한 다른 트로이군을 익사시켰던 것이다.

다음 폴키스와 점잖은 아스카니우스는 아스카니아의 먼 고장 출신 마에오니아 족을 인솔했는데, 그들은 전의와 적개심께 불타고 있었다.

메스들레스와 안티푸스는 기개이아 호반에서 태어난 탈레메네스의 아들들인데 마에오니아 족을 명령했다. 이들은 트몰루스 산 밑에 거주하고 있는 마에오니아 족을 지휘했던 것이다.

나스테스는 낯선 말을 하는 사람들, 카리아 족을 이끌고 있었다. 이들은 메아델 강, 높은 상봉의 미칼레 산을 포함해서 밀레투스와 숲이 우거진 프디레스 산을 점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노미온의 용감한 아들인 나스테스와 암피아코스의 휘하에 있었다. 그는 여자처럼 싸움터에 황금을 가지고 왔다. 어리석은 친구, 금은 그를 구원해 주지는 못했다. 에아쿠스의 손에 의해 강 속으로 익사를 하자, 아킬레우스가 그의 금을 빼앗아 갔기 때문이다.

사르페돈과 글라우코스는 크산도스의 소용돌이 물의 옆에 있는 아늑한 고장에서 온 리키아 족을 이끌고 있었다.

사냥꾼의 합창 - 베버
다음검색
스크랩 원문 : nie-group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 센터로 신고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