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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절, 수태고지(Annunciation) - 누가복음 1장 26 ~38, 마태복음 1장 18 ~25

작성자김의천|작성시간11.11.01|조회수1,016 목록 댓글 0

 

서양 미술의 역사 속에서 가장 많이 그려진 성화 수태고지.

대천사 가브리엘이 나사렛에 살고 있는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타나

그가 예수를 낳을 것을 예언합니다.

 

여섯째 달에 천사 가브리엘이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아 갈릴리 나사렛이란 동네에 가서

다윗의 자손 요셉이라 하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에게 이르니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라

그에게 들어가 이르되 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지어다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 하니

처녀가 그 말을 듣고 놀라 이런 인사가 어찌함인가 생각하매

천사가 이르되 마리아여 무서워하지 말라 네가 하나님께 은혜를 입었느니라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그가 큰 자가 되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라 일컬어질 것이요

주 하나님께서 그 조상 다윗의 왕위를 그에게 주시리니

영원히 야곱의 집을 왕으로 다스리실 것이며 그 나라가 무궁하리라

(눅1:26~33)

 

기독교의 근간을 이루는 이 사건을 화가들은 어떻게 그렸을까요?

 

 

 

 

LEONARDO da Vinci
Annunciation
1472-75

 

수 많은 화가들이 이 수태고지란 주제로 그림을 그렸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만큼 훌륭한 것은 없을 것같습니다.

이 작품은 왼쪽 아래에서 보아야 진정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데요,

다빈치는 전경과 배경을 이용, 원근법을 교묘히 사용하여 왼쪽 아래에서 그림을 바라볼 때,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아주 과학적으로 이 작품을 그렸습니다.

그림이 걸릴 위치가 교회 사제단 뒤, 높은 곳임을 고려하여 그린 아주 위대한 작품이지요.

정녕 다빈치는 인간의 위대함을 뛰어 넘는 사람이었습니다.

작품을 정면에서만 바라보고 그림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둥, 헛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그림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요?

천사를 왼쪽 45도 아래에서 보면 전체적인 균형감과 원근이 제대로 보일 것입니다.

이 모든것이 마리아의 오른손이 가르키는 한 촛점을 중심으로 원근이 그려져 있음을 확인 할 때,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BOTTICELLI, Sandro
Cestello Annunciation
1489-90

 

 나무판 위에 템페라 150 ×156cm. 우피치미술관 소장.

천사 가브리엘이 성모 마리아에게 그리스도의 수태를 알리는 장면.

 

 

마리아는 처녀였습니다.

그 당시 유대의 율법에는 처녀가 임신을 하면 반드시 돌로 쳐 죽이라는 내용이 있었기에

마리아는 두려움에 떠는 모습과 하나님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순종의 모습이 함께 표현되었습니다.

마리아는 요셉과 약혼을 하고 같이 살기 전에 잉태를 합니다.

요셉은 남모르게 파혼을 하기로 결심을 하는데요, 그러자 곧 천사가 요셉의 꿈에 나타납니다.

'두려워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이하라.

그의 태중에 있는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을 것이다.'

 

보티첼리의 독특한 감미로운 애조가 충만한 이 작품에는 불의의 방문자인 천사를 맞아

책을 읽다 말고 몸을 천사 쪽으로 돌리고 있는 마리아가 그려져 있습니다.

수태를 알리는 천사의 얼굴과 손의 표정에는 엄숙한 신의가 나타나 있고,

거기에 이끌려 마리아도 두 손을 내밀고 있네요.

풍부한 곡선으로 형상되고 있는 두 인물의 자태는 배경의 수직 벽면과

문 빛 지면의 직선 교차와 기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고,

문 밖의 아름다운 원경은 실내의 극적 장면의 긴장감을 한결 부드럽게 해줄 뿐 아니라,

정서적인 분위기마저 조성시키는 효과를 주고 있습니다.


 

 

 

RUBENS, Pieter Pauwel
Annunciation
c. 1628

 

초기 그리스도교 미술과 비잔틴 미술에서는 우물가의 마리아에 대한 수태고지와

실을 잣는 마리아에 대한 수태고지의 두 가지 형식이 별도로 다루어졌습니다.

그후 르네상스 시대에는 새로운 형태의 수태고지가 나타나는데,

바로 명상 중이거나 책을 읽고 있는 마리아에게 가브리엘이 나타나는 형식이죠.

천사는 보통 가브리엘만을 그리고 있으나 아기천사 2~3명을 함께 그리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하나님의 사자로서 성령의 비둘기를 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ANGELICO, Fra
Annunciation
1433-34

 

마리아의 순종이 천사의 머리를 숙이게 했습니다.

성령의 비둘기가 날아든 것은 이 순간이죠.

성령은 빛살의 황금 파도를 올라탔습니다.

예수 세례에 첫 모습을 드러냈던 비둘기 형상의 성령이

수태고지 그림으로 날아든 것은 10세기 이후의 일입니다.

신성을 의미하는 빛살은 수태고지에서 신적 은총에 의한 잉태의 기적을 나타내죠.

빛살은 "말씀이 곧 빛이었다."는 요한 복음서의 권위에서 왔습니다.

미술 전통에서는 처음에 빛살이 비치다가 서서히 비둘기로 대체되고,

다시 빛과 비둘기가 더불어 재현되기 시작합니다.

배경 왼편에 아담과 하와가 에덴 동산에서 내쫓기고 있는데요.

고개를 떨구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인류의 조상은 수태고지의 천사와 등을 돌렸습니다.

그들이 입은 것은 하나님이 만들어서 주신 가죽 옷입니다.

화가의 붓은 낙원 추방과 수태고지 두 사건을 마치 한 마당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재현했습니다.

이들이 발 아래 떨군 선악과는 곧 아기 예수의 손에 쥐어질 것이죠.

 

안젤리코는 동시대에 유행하던 원근법과 비례론의 공부를 따라잡지 못했습니다.

더군다나 대천사 가브리엘과 마리아의 체구가 너무 크게 그려져서

건축물의 크기와 맞지는 않습니다.

'아직도 새장 속에 답답하게 모여 있는 새처럼' 수태고지를 그리는 화가들이 있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탄식이 이 경우에 딱 들어맞는 경우죠.

비록 공간 원근법의 실행은 미숙하지만,

등장인물들의 표정과 자세는 더없이 진지하고 경건합니다.

수사 안젤리코가 그린 '우아한 천사' '달콤한 마리아'는 보는 이의 마음을 뒤흔들었다고 합니다.

 

 

 

 

Burne-Jones

The Annunciation

 

수태고지 장면에는 백합 꽃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백합 꽃은 암수의 구별이 없기 때문에 마리아의 처녀성의 상징이 되죠.

붉은 장미는 자애의 상징으로, 청자색 매발톱 꽃은 후에 십자가에 못 박혀 죽는

그리스도를 생각하는 성모의 슬픔으로 상징됩니다.

수태고지는 누가복음의 내용에 따라 4단계로 이루어집니다.

1. 당황함 - 수태고지로 인해

2. 심사숙고 - 두려움에 뒤로 물러서는 마리아

3. 의문 - 처녀로서 수태가 가능한가

4. 복종 - 하나님의 뜻에 따름

그래서 화가들은 저마마다 자신의 방식대로 수태고지의 순간을 표현했습니다.

 

 

 

 

ROSSETTI, Dante Gabriel
Ecce Ancilla Domini!
1850


수태고지에서 가브리엘은 여성도 남성도 아닌 모호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천사를 확연한 남성으로 그리는 것은 동정녀와 대비되어

신성을 모독하게 해석할 여지를 남기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로세티의 작품은 백합을 든 가브리엘의 팔근육을 확연하게 그려넣어

남성성을 여실히 드러나게 했습니다.

가브리엘의 머리위의 후광도 발에 있는 불꽃도 화가가 그린 것이 아닌

사후에 그려진 것이라고 하니 로세티의 의도를 확실하게 엿볼 수있습니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가브리엘이 반라(半裸)의 상태라는 것을 알수있습니다.

이미 허리를 두른 띠도 풀어헤쳐 없고 옆 모습으로 그의 속살이 드러납니다.

마리아의 모습도 낮선 남자의 갑작스런 침입때문에 공포에 질린 소녀처럼 보입니다.

은밀하지만 노골적인 성적코드가 엿보입니다.


 

 

 

 

James Tissot

The Annunciation

 

 

 

운보 김기창의 예수의 탄생 연작 시리즈 중 수태고지

 

마리아는 조선시대 규수의 모습이고 가브리엘 천사는 선녀의 모습인 것이 재미있습니다.

마리아 옆에 물레가 있는 것이 한국 전통의 분위기를 더해 주지만,

사실 마리아가 실을 잣다가 천사의 방문을 받았다는 설정은

“야고보 원복음서”를 바탕으로 한 것이랍니다.

 

 

 

 

Paula Rego

The Annunciation

2002

 

파울라 레고는 포루투칼 출신 여성으로서 강렬한 패미니즘 그림을 주로 그려왔는데

위의 작품에서 가브리엘은 남성이 아닌 여성,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로 그려져 있습니다.

어린 소녀와 엄마의 시선속에 모녀간의 흐르는 공감이 느껴집니다.


 

 

 

Henry Ossawa Tanner

The Annunciation

1898

 

 

 

ALBANI, Francesco
The Annunciation

 

 

 

 

BELLINI, Gentile
Annunciation
c. 1465

 

 

 

 

CARAVAGGIO
The Annunciation
1608-09

 

 

 

 

GENTILESCHI, Orazio
Annunciation
c. 1623

 

 

 

LIPPI, Fra Filippo
Annunciation
c. 1443

 

 

LOTTO, Lorenzo
Annunciation
c. 1527

 

 

 

 

WEYDEN, Rogier van der
The Annunciation
c. 1440

 

 

 

 

MEMLING, Hans
The Annunciation
c. 1489

 

 

 

 

TIZIANO Vecellio
The Annunciation
1562

 

 

 

VERONESE, Paolo
Annunciation
1558

 

 

 

 

GRECO, El
 수태고지 [The Annunciation. 1575]

 

 

 

 

GRECO, El

수태고지 [The Annunciation. 1570-1575]

 

 

GRECO, El
Annunciation
1600

 

 

The Annunciation

by Tintoretto,

1583-1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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