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락삭스의 역할/금천 장우익
아브락삭스여,
너는 더 이상 심판이 아니다.
빛과 어둠,
기쁨과 슬픔,
패배와 희망이
서로를 부정하며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완성하며 존재함을
바람처럼 가르치는 이름.
검은 날개와 흰 날개는
한 몸의 비상(飛翔)이며,
지는 해와 뜨는 해는
하나의 원을 도는 시간.
너는 왕좌를 내려와
상처와 치유 사이에 흐르는
한 줄의 노래가 되었구나.
별보다 낮고
풀꽃보다 가까운 곳에서
길 잃은 영혼들의 이름을 부르면,
우리는 비로소 알리라.
어둠을 버리지 않고,
빛에 머물지도 않는
모든 대립이
하나의 숨결로 돌아가는 길을.
아브락삭스여,
갈라진 세계를 잇는
침묵의 중심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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