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탠다드와 자유시장경제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관치불매운동... 무책임한 정치쇼가 남긴 독한 청구서의 피해는 늘 국민의 몫
작성자Stephan작성시간26.05.28조회수23 목록 댓글 0글로벌 스탠다드와 자유시장경제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관치 불매 운동... 무책임한 정치쇼가 남긴 독한 청구서의 피해는 늘 국민의 몫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집단적 과열 현상이 마침내 이성적 통제를 상실한 채 폭주하고 있다. 과거 광우병 파동이나 사드 배치 반대운동, 후쿠시마 오염수 사태 당시 광장을 지배했던 비이성적 선동이, 이제는 안방의 스마트폰을 넘어 국가 권력기관의 공식 행정지침으로까지 번져가는 모양새다.
최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을 빌미로 전개된 쿠팡 탈퇴 운동에 이어, 이번 스타벅스의 마케팅 문구 파동을 대하는 국가 시스템의 행태는 우려를 넘어 참담함을 안겨준다. 단순한 기업의 과오나 민간 차원의 불매운동 영역에 머물러야 할 사안에 정부와 권력이 직접 칼을 빼 들고 대중을 선동하는 선봉장에 섰기 때문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민심을 진정시키고 중심을 잡아야 할 행정부와 집권 여당(민주당)이 오히려 이 감정적 폭주를 주도하며 정치적 후진성을 적나라하게 노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당이 소속 정치인들에게 공식적으로 '스타벅스 출입 자제령'을 내리자, 기다렸다는 듯 정부 부처들이 일제히 움직였다. 법무부는 검찰을 포함한 소속 직원들의 스타벅스 이용 현황을 조사하겠다는 황당한 지침을 내렸고, 국방부는 장병들에게 스타벅스 매장 및 관련 서비스 이용을 금지하라는 군 지침까지 하달했다. 공무원이나 군인이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지극히 개인적인 소비 행위조차 정권의 눈치를 보고 진영의 낙인이 찍히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국가의 정당한 공권력과 행정력이 고작 민간 기업 하나를 옥죄고 마녀사냥 하는 데 동원되는 이 기괴한 현실은 국제 사회에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있다. 글로벌 스탠다드와 자유시장경제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이러한 관치 불매 운동은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의 품격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지극히 부끄러운 일이다.
이러한 폭주 이면에는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일관된 정치적 이념과 맹목적인 반미·반대기업 정서가 깔려 있다. 지난번 정보유출사태로 시작되어 불매운동, 미국정가의 공식항의로까지 번진 쿠팡사태과 이번에 도마 위에 오른 스타벅스는 모두 미국계 자본과 깊게 연관된 회사와 브랜드들이다.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여당과 정권이 유독 이들 기업을 집중 포화하는 것은, 대중 내부의 민족주의적 적개심과 반기업 정서를 자극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철저히 기획된 정치쇼에 불과하다. 외교적 파장은 안중에도 없이 당장의 선거 표만 긁어모으면 그만이라는 무책임의 극치다.
이러한 비이성적 기류는 최근 현 정권의 위태로운 외교 행보와도 궤를 같이한다. 글로벌 동맹 관계를 조율해야 할 정부가 최근 중동 분쟁 과정에서 노골적으로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팔레스타인이나 이란 편을 드는 듯한 편향된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계 기업을 압박하고 배격하는 듯한 내부 정치 상황과, 서방 동맹국의 외교 기조 역행이 맞물리면 장차 어떤 외교적 보복이나 경제적 후환으로 돌아올지 알 수 없다. 미국-이란전쟁이 끝나고 국제 질서가 재편될 때, 우리가 감당해야 할 안보적·경제적 청구서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독할 수 있다.
역사가 증명하듯, 무책임한 선동 세력이 무대 위에서 화려한 정치쇼를 벌이고 떠나면 그 잔혹한 후유증은 언제나 평범한 국민들이 온전히 짊어졌다.
2008년 광우병 사태 당시 선동가들의 논리대로라면 미국인들은 벌써 전원 광우병에 걸렸어야 했지만, 지금 미국산 소고기는 우리 식탁의 가장 흔한 식재료가 되었다. 후쿠시마 오염수 사태 때도 당장 우리 바다가 황폐해질 것처럼 괴담을 퍼뜨렸지만 우리 해역은 여전히 안전하다.
사드 배치 당시 전자파 괴담으로 온 나라를 뒤흔들었던 선동가들은 중앙 정치 무대에서 권력을 누리고 있지만, 사드 기지 인근인 경북 상주와 성주의 주민들은 상권 활성화의 기회를 통째로 날린 채 오랜 시간 경제적 고립이라는 독한 청구서를 뒤집어썼다. 최근 쿠팡 사태 때 연예인들까지 나섰던 탈퇴 인증샷 소동의 결과가 무엇인가? 선동가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유통망을 잃을 뻔한 영세 소상공인들의 한숨만 남았을 뿐이다.
이러한 잔혹극은 현재 지역 사회에서도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 스타벅스 파동이 터지자마자 광주 지역 일각의 일부 극단적인 시민단체들은 이를 빌미로 신세계그룹이 추진하던 광천터미널 복합개발과 어등산 스타필드 조성 등 수조 원 규모의 대형 투자 사업에 대해 또다시 반대 깃발을 치켜들었다.
복합쇼핑몰과 같은 대형 유통·문화 시설은 지역 젊은이들에게는 양질의 일터이자 문화적 쉼터이며, 광주시민 전체의 삶의 질을 높여줄 간절한 인프라다. 오죽하면 광주시민들이 타 지역으로 원정 쇼핑을 떠나며 대기업 유치를 울부짖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민단체와 지역 기득권 상인 연합이 결탁하여 '지역 상권 붕괴'라는 공포를 조장하고 바람을 넣는 것은 뻔뻔한 선동에 불과하다.
과연 일부 단체의 이 극단적인 정치쇼에 전체 광주시민들이 얼마나 동의하는지 의문이다. 만에 하나 이번 사태로 인해 신세계의 광주 투자 사업이 최종적으로 물거품이 된다면 그 피해는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선동을 주도한 단체 간부들이 아니라, 일자리를 놓친 광주의 젊은이들과 문화적 혜택에서 또다시 소외될 광주시민 전체가 뒤집어쓰게 된다. 반대를 위한 반대로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아 온 이 폐쇄성이야말로 결국 광주를 여지껏 낙후된 도시로 머물게 한 근본 원인이다.
정치권과 선동 세력은 앞으로도 당장의 권력과 돈을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제물을 찾아 대중의 광기를 부추길 것이다. 하지만 팩트와 이성을 무시한 채 선거용 선동에만 매몰된 국가와 지역 사회에는 결코 미래가 없다.
정부와 여당은 공권력을 동원해 특정 브랜드를 탄압하는 비이성적인 '관치 불매'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법치와 행정의 본령으로 돌아와야 한다. 지역 시민단체 역시 눈앞의 기득권과 정치적 존재감을 위해 지역 전체의 미래를 볼모로 잡는 이기주의를 버려야 한다.
대중 역시 스마트폰 화면에 뜨는 슬로건에 부화뇌동하기 전에, "이 난리법석이 끝나고 나면 과연 누가 피해를 입고, 누가 이득을 챙기는가"를 냉정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팩트와 이성을 바탕으로 선동가들의 가면을 뚫어보는 냉철한 시민 의식만이 대중 선동가들의 음모를 막고 대한민국과 우리 지역 사회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다.
- 김진안(삼성전자 중부유럽지역장) 페이스북 포스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