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돈, '목사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다고 하지만 모두 자기만의 해석의 틀이 있고 설교의 독특한 성향과 치우침이 있다'
작성자Stephan작성시간23.10.10조회수61 목록 댓글 0오늘 어떤 이민 교회에서 주일 설교를 했다. 낯선 교회에서 설교하는 것은 항상 신경이 쓰인다. 어떤 목사는 주일 강단을 다른 설교자에게 내주지 않는다. 주일 강단은 담임목사가 꼭 지켜야 한다는 목회 철학을 가진 분들이 있다. 그중에는 훌륭하며 충성된 말씀의 종들이 있다. 그들의 신념도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자신이 개척하여 성장케 한 교회라 할지라도 그 강단은 주님의 것이니 자신이 꼭 독점할 필요는 없다. 간혹 올바른 말씀을 전하는 설교자를 세워 자신과 교인들도 도전받고 은혜받을 기회를 갖는 게 좋다고 본다.
나는 오래 목회하는 동안 한 달에 한 번 또는 그 이상 다른 설교자를 세웠다. 교인들도 거기에 아주 익숙해졌다.
목사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다고 하지만 모두 자기만의 해석의 틀이 있고 설교의 독특한 성향과 치우침이 있다. 자칫 잘못하면 교인들의 신앙을 그 틀 안에 가둘 수 있다. 목사가 다른 설교자를 통해 자신이 주지 못하는 것이 교인들에게 공급되는 것을 기뻐하지 못하고 위협으로 느끼는 옹졸함에서 자유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모양이다.
부목사들에게도 설교의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고 교인들에게 은혜를 끼치는 부목사는 경계의 대상이 되기도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어떤 담임목사는 자신은 설교가 약해도 설교를 잘해 교인들의 인정을 받는 부목사를 자주 세워준다.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그 목사의 입장이 위태로워질 것 같은데 교인들이 오히려 그런 담임목사를 귀히 보고 더 존경한다. 이렇게 담임목사와 교인들이 모두 조금씩만 더 여유로워지면 좋겠다.
- 박영돈 목사의 페이스북 포스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