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환균 목사님. 그동안 잘 지내셨지요? 변전연 소식을 통해 목사님 언제나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조용하게 열심히 살고 있어요. 청년들 성경도 가르치고, 주일학교 아이들도 가르치고, 청소년들 기타도 가르치고, 일도 하고, 밭일도 하고.. 하하. 아틀란타가 그렇지요. 뭐.
목사님. 제가 궁금한 것 이렇게 가끔 물어봐도 될런지요?
어제 청년들과 함께 율법의 음식법에 대해서 공부하다가 문득 궁금한게 있었습니다.
베드로에게 천사를 통해 하나님이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행 10:13) 또 소리가 있으되 베드로야 일어나 잡아 먹어라 하거늘(행 10:14) 베드로가 이르되 주여 그럴 수 없나이다 속되고 깨끗하지 아니한 것을 내가 결코 먹지 아니하였나이다 한 대(행 10:15) 또 두 번째 소리가 있으되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네가 속되다 하지 말라 하더라
A
멀리 아틀란타에서 저희 변전연 카페를 찾아주시고 이렇게 관심 갖고 질문까지 던져주시니 감사합니다. 바다를 건너 온 질문이라서 그런지 썩지 않으려는 소금 향기가 묻어 있는 듯합니다.^^
율법을 통해 정한 동물과 부정한 동물을 나눈 것은 일차적으로 그 동물 자체가 부정해서라기보다 하나님께서는 언약백성들이 이땅에서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하며, 하나님은 그렇게 세상에서 정한 것과 부정한 것을 구별하시는 분임을 견본으로 알려주신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언약백성은 모든 면에서 거룩한 삶으로 구별되어야 하는데 대표적으로 음식에서도 예외일 수 없다는 의도에서 정하신 규례라고 봅니다.
물론 여기서 부정한 것으로 언급된 동물들은 사람이 먹으면 위생적으로나 건강상 좋지 않아서라고 보거나, 당시 이방세계에서 우상의 제물로 사용하던 동물들이어서 따로 구별 지었다고 보는 등 신학자들 간에 의견이 분분하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확답을 보류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다만 개인적으로는 하나님께서 노아 홍수 이후 “모든 산 동물은 너희의 먹을 것이 될지라. 채소같이 내가 이것을 다 너희에게 주노라. 그러나 고기를 그 생명 되는 피째 먹지 말 것이니라”(창 9:3-4)고 말씀하셨고, 예수님도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지 못한다고 말씀하실 때 마가가 기존 율법의 음식 규례를 의식하면서 “이러므로 모든 음식물을 깨끗하다 하시니라”(막 7:19)고 해석한 것으로 보아서 선민에게 의도한 영적, 신학적 의미를 제외하고, 그리고 타락한 세상에서 선택된 거룩한 언약백성을 상징한다는 한시적 차원을 제외하고, 정말 정한 동물, 부정한 동물이 따로 있을까 하는 데는 선뜻 찬성표를 던지기 어려운 건 사실입니다.
지금의 신약 성도들은 이 부분을 율법적으로 따지려 하기보다 현대의학적으로 사람의 건강이나 위생상 좋지 않다고 알려진 것들은 안 먹는 방향으로 일반은총이나 상식 차원에서, 또 개인적인 선호에 따라 결정해도 무방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경적인 증거 본문들을 보더라도 이 부분에 대해서 지나치게 율법주의적인 견해를 피력하면서 타인에게 강요하는 것은 건전하지 못한 태도가 아니겠나 싶습니다.
다만 영적인 의미를 두는 면에서는 수긍될 만한 진리가 있다는 정도로는 말씀드릴 수 있을 듯합니다. 구약은 신약 시대의 영적 진리를 실제 모형과 역사로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되새김질하는 것은 하나님말씀을 되새기며 묵상하는 삶의 중요성, 비늘이 있는 것은 말씀의 갑옷을 입는 삶의 중요성 같은 것을 강조한다는 등으로 영적인 의미에 초점을 두고 해석하는 이들도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율법을 다 완성하신 예수님 이후에는 실제상으로는 정하고 부정한 동물의 구별이 별 의미가 없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예수님 닮기 위해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아 날마다 자기를 부인하며 성령의 열매를 맺는 영적인 삶이 중요해진 때니까요. 실체가 왔으니 이전의 모형에 대한 가타부타는 별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그러나 구약 때나 지금이나 인간과 동물을 포함해 여전히 모든 피조물은 완전한 만물의 회복을 기다리며 탄식하는 가운데 있다고 보아야겠지요. '이미' 구속이 임했지만 '아직' 완성되지는 않은 상태라는 건 말씀하신 본문에도 해당되어야 할 진리라고 봅니다.
원래 인간을 포함해 모든 피조물은 창조될 당시에는 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타락함으로써 그 죄의 결과가 다른 피조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이 맥락에서 보면 모두가 다 안 좋게, 부정하게 되었다고 보아야겠지요. 그러나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로 인간에게 구속의 가능성이 열리면서 만물의 회복도 약속된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미’와 ‘아직’의 시차적 긴장이 있지만 하나님은 사도행전 본문에서처럼 이전에 부정하게 취급되던 동물들을 정하다 하셨다고 표현할 수는 있는 거지요.
물론 이 환상에서 일차적으로 부정한 짐승을 정하다 하신 것은 예수님을 구주로 믿고 복음을 받아들이는 이방인을 하나님이 정한 것으로 받으신다는 의미이긴 합니다. 그 이상으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지만 질문하신 분이 이 환상이 주어진 시점의 의미를 확대해서 이때부터 이전 율법의 음식 규례 부분이 변경된 것으로 봐야 하는가를 궁금해 하시기에 저도 좀 확대해서 말씀드리게 되네요.
레위기 11장의 규례는 다만 한시적으로 언약백성들에게 하나님께서는 거룩함과 부정함을 엄격하게 구별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이땅에 사는 동안 언약백성은 그 하나님의 거룩한 성품과 기준에 맞춰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 모형과 견본으로 보여주시기 위한 것이었다고 믿습니다. 부정한 동물, 정한 동물이 따로 있는 것처럼 말씀하신 것은 그 동물들의 실제 특성에 신약시대 성도들이 지녀야 할 영적인 거룩한 삶의 특성을 비유하시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는 거고요.
그러니까 이방인이나 유대인이나, 부정한 동물이나 정한 동물이나 예수님이 구속을 이루시기 전에는 동일하게 불완전하되 단지 언약백성인 유대인들에게는 특별히 예수님 이후 실체로서 하나님백성이 어떻게 구별된 정결한 삶을 살아야 하는가를 보이시고 가르치시기 위해 정한 동물, 부정한 동물의 율법 규례를 주셨다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따라서 처음으로 유대인에게서 이방인 고넬료에게 복음이 전해지는 역사적 전환점에서 베드로에게 이 환상을 보여주심은 이제 예수님 안에서 이방인이나 유대인 구별 없이 구속받고 거룩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리신 거라 봅니다(물론 율법을 주신 본래 의도와 진정한 의미는 도외시한 채 형식적으로 율법을 지켜온 유대인들의 외식과 우월주의적 선민의식을 이제 율법을 주신 본래 의도를 드러내는 시점에 와서 에둘러 질타하는 복합적인 의미도 느껴지지요).
요약하자면, 이 환상에서는 부정한 동물, 정한 동물 따로 구별하지 않고 그냥 먹던 언약 없는 이방인이 부정한 동물로 비유되고 있는데, 하나님께서 정하다 하신 것, 즉 하나님께서 이방인도 예수님을 통해 정하다 하신 것을 유대인 베드로의 선입견으로 부정하다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이방인도 이제 언약백성으로 편입될 수 있다는 뜻이지요. 이 환상이 주어진 때로부터 이전 구약시대에 부정한 동물이던 것이 정한 동물로 변하거나 지위가 갑자기 격상되었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예수님의 구속을 통해 분기점이 생겼다는 의미로요.
물론 구약 율법 아래서의 복잡한 규례가 신약시대의 복음 안에서는 달리 적용된다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이것은 역사적인 예루살렘 공의회에서 사도 야고보가 선포한 말씀에서도 분명히 드러나고 서신서에서도 마찬가집니다. "이방인 중에서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자들을 괴롭게 하지 말고 다만 우상의 더러운 것(우상에게 제물로 드려졌던 음식)과 음행과 목매어 죽인 것과 피를 멀리하라고 편지하는 것이 옳으니"(행 15:19-20).
"그러므로 먹고 마시는 것과 절기나 초하루나 안식일을 이유로 누구든지 너희를 비판하지 못하게 하라. 이것들은 장래 일의 그림자이나 몸은 그리스도의 것이니라 "(골 2:16-17). "이런 것은 먹고 마시는 것과 여러 가지 씻는 것과 함께 육체의 예법일 뿐이며 개혁할 때까지 맡겨 둔 것이니라"(히 9:10).
이미 질문에서 답을 다 말씀하셨는데 제가 괜히 장황한 사족을 단 느낌이네요.^^ 멀리서 관심 갖고 질문하셨는데 부족하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격려 감사하고요!^^
-안환균 목사/ 변증전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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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Stephan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4.08.11 구약성경 레위기 11장과 신명기 14장에 기록된 대로만 본다면, 돼지나 다람쥐, 토끼, 타조, 뱀, 미꾸라지, 장어, 게, 조개, 새우, 오징어 등은 모두 부정한 동물에 해당됩니다. 신자들 가운데는 아직도 이런 음식은 무언가 인간의 몸에 해롭고 하나님과의 관계 차원에서 영적으로도 좋지 않기 때문에 먹지 말아야 한다는 이들도 있고, 신약시대에 와서는 구약의 음식규례가 폐하여졌기에 먹어도 된다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아틀란타에 사시는 연구소 카페 회원 한 분이 던진 질문에 대해 제가 답변한 내용을 함께 나눕니다. 온라인 상담에 올린 내용을 읽기 쉽도록 따로 옮겨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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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기독네티즌 작성시간 14.08.11 (사도행전 10장 15절) 또 두 번째 소리가 있으되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네가 속되다 하지 말라 하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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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가포 작성시간 14.08.14 그림자를 잡지 않으시기를 뭐를 먹고 안 먹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구약은 오실 그리스도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습니다. 소에게 망을 씌우지 말라는 것도 소를 위해서 한 것이 아니라고 바울 사도를 통해서 짚어주고 있듯이 마찬가지 문제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