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마세요."
- 하얀 거짓말 -
"요즘 모두들 어렵다는데 김 서방 회사는 괜찮다니?"
"네. 괜찮아요. 요즘도 정신없이 바쁘데요."
"서울은 여기보다 추울 텐데 너 애 낳고부터 추위도 많이 타던데 옷은 따뜻하게 잘 챙겨 입냐?"
"그럼요. 엄마나 따뜻하게 지내세요. 참, 허리 아픈 건 괜찮으세요?"
"그래, 네가 보내준 전기 매트 덕분에 좋아졌나 보다."
"언제 한번 다니러 갈게요."
"번거롭게 오긴 어딜 와. 내가 또 전화하마."
"엄마, 식사 잘 챙겨 드세요."
"그래! 너나 잘 챙겨 먹어. 식구들 치닥거리만 하지 말고…."
"걱정 마세요. 나 원래 잘 먹잖아."
"끓는다."
"네~ 끓을게요."
전화기를 내려놓고 그녀는 목이 잠긴다. 남편은 벌써 석 달째 실직상태다. 일자리를 알아보러 이리저리 다니느라 바쁠 뿐. 그냥 앉아 있을 수만은 없어 그녀는 새벽길을 달려 우유배달을 하고 있다. 추위가 뼛속까지 스며들어 감기를 앓아가면서도 눈앞의 현실을 어쩔 수 없어 새벽길을 나서고 있다. 그래도 다행이다. 어머니가 곧이곧대로 믿어주셔서… 어서 빨리 봄이 와야 할 텐데…
전화를 끓고 어머니도 작은 한숨을 내쉰다. 겨울이 되니 허리 통증은 점점 심해져 잠을 설칠 때도 있다. 전기료 아까워 딸이 보내준 매트는 여간해서 잘 켜지도 못한다. 멀리 시집가 살고 있는 딸아이. 잘 지낸다지만 빡빡한 생활에 어려움이 왜 없을까. 그래도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할 때마다 여전히 "괜찮아요. 잘 살아요. 걱정 마세요."라고 말해주는 딸아이가 고맙고 대견할 따름이다.
하얀 거짓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덮어주기 위해 때로는 거짓말도 필요한 법입니다. 어차피 나누어서 질 수 있는 짐이 아니라면 착한 거짓말로 덮어두는 것이 낫겠지요. 자식의 작은 한숨에도 부모는 굵은 눈물을 흘리는 법이니까요. 인생의 모든 행복과 불행은 가정에서 시작됩니다. 가정이 행복하고 화목하면 그곳이 곧 천국입니다. 자식들의 말 한마디가 부모의 마음을 천국으로 만들기도 하고, 지옥으로 만들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