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com/watch?v=FpTNB16jnKY&si=W0Jbd6s1DHY6GGjc
그해 여름비
...........,.월든
78년, 그해 여름방학이었다.
동네 친구들과
대충 짐을 싸 들고
중리 큰골로 캠핑을 떠났다.
중리행 끝차를 타고 내려
한 시간을 넘게 걸었다.
큰골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는 길,
도착하기 전부터 여름비가 내렸다.
옷은 젖고, 짐은 무거웠지만
우리는 이상하게도 즐거웠다.
그때 누군가
짐 속에 있던 라디오를 켰다.
잡음 섞인 소리 사이로
Bonnie Tyler의 It’s a Heartache가 흘러나왔다.
비 내리는 산중,
젖은 나뭇잎 냄새와 흙냄새 사이로
그 노래가 천천히 퍼져나갔다.
그 순간,
비에 젖은 얼굴을 타고
눈물이 흘렀다.
왜 눈물이 났을까.
지금도 모른다.
슬퍼서였는지,
좋아서였는지,
아니면 그 순간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라는 걸
어린 마음이 먼저 알아차린 것인지.
그때 함께 걷던 친구들 중에는
이제 별이 된 이도 있다.
세월은 그렇게
한 사람씩 데려가고,
남은 사람의 기억 속에
비와 노래와 젊은 날만 남겨둔다.
하긴,
그 마음에 자기 시절을 잡아매고
혹시나 다시 그때가 오지 않을까
기다리는 인간도 있다.
남들이 보면 미련이라 하겠지만
그 사람에겐 그것이
살아온 세월을 붙드는 작은 말뚝이다.
큰골의 여름비,
라디오 잡음,
젖은 친구들의 웃음,
그리고 이유 없이 흘렀던 눈물.
그 시절은 다시 오지 않는다.
다만 가끔
비 오는 날이면
그때의 내가
아직도 산중 어딘가에 서 있는 것 같다.
젖은 얼굴로,
노래를 들으며,
왜 우는지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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