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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공부방

시작법

작성자희선|작성시간26.06.05|조회수12 목록 댓글 0
2  박석구 시작법 


'떠납시다시의 여행을'' 


3. 대상 인식 
대상인식은 대상에 대한 당신의 느낌과 생각을 말합니다. 묘사와 진술에 앞서우리는 먼저 대상을 인식하는 방법을 먼저 익혀야 합니다. 그것은 대상을 인식한 후에야 묘사와 진술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상인식은 언어를 매개로 하여 이루어집니다언어로 느끼고 생각하면서또 다른 언어를 만들어낸다는 말입니다다시 말하면인식한 내용을 묘사와 진술이라는 표현 방법으로 드러내야 한다는 말입니다대상 인식은 그대로 보기, 빗대어 보기상상하여 보기 등의 3단계로 이루어집니다그대로 보기는 대상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을 말하고빗대어 보기는 그대로 본 것을 다른 대상에 빗대어 보는 것을 말합니다그리고 상상하여 보기는 그대로 보기나 빗대어 보기를 바탕으로 하여 새로운 사건이나 상황을 미루어 짐작해 보는 것을 말합니다이렇게 인식한 것이 묘사와 진술에 의해 표현되는 것입니다


① 호숫가에 연꽃이 피었습니다


이것이 그대로 보기입니다대상을 보고느끼고 생각한 것을 아무 꾸밈없이 옮겨 본 것입니다다음은 빗대어 보기빗대어 보기의 열쇠는 질문연꽃이 무엇같이 피었습니까아니면연꽃이 무엇처럼 피었습니까


② 호숫가에 연꽃이 부처님 오신 날의 줄등처럼 피었습니다


글의 소재인 대상을 다른 대상에 빗대어 본 것입니다즉 '연꽃'이 무리를 지어 핀 것을 '줄등'에 빗대어 본 것입니다다음은 상상하여 보기대상을 빗대어 놓으면 상상의 세계가 펼쳐집니다상상하여 보기의 열쇠도 질문. '어떻게?' 등의 여러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이것은 정답이 아닙니다해답일 뿐입니다상황에 따라 질문이 달라질 수 있고질문도답도 시인에 따라 다양해 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피었습니까어떻게 피었습니까


여기에서 ''는 이유, '어떻게'는 상황을 말합니다


③ 호숫가에 연꽃이 당신이 오시는 길 밝으라고부처님 오신 날의 줄등처럼 여기 저기 피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연꽃은 보다 구체적인 모습으로 다가와 우리의 가슴속에 피어나 불을 밝히는 것입니다이것이 상상하기입니다여기까지가 대상인식입니다. 이 인식된 내용을 조금만 다듬으면시가 될 수 있습니다. 


호숫가에 연꽃이 피었습니다
당신이 오시는 길 밝으라고 
부처님 오시는 날의 줄등처럼 
온 동네를 환하게 밝혀 놓고 
여름이 다 가도록 피었습니다


1행은 그대로 보기, 3행은 빗대어 보기, 2, 4, 5행은 상상하여 보기입니다상상하여 보기 중, 2행은 '', 4행과 5행은 '어떻게'에 해당합니다


대상인식 과정을 나무에 비유한다면 그대로 보기는 씨앗빗대어 보기는 싹과 잎상상하여 보기는 완성된 시는 열매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대상에 대한 감흥입니다아무리 아름다운 것이라 해도 당신이 감흥을 받지 않았다면그대로 보기나 빗대어 보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감흥은 순간적이며 직관적입니다순간적이며 직관적이라는 것은 어떤 대상을 만났을 때곧바로 느끼거나 생각한다는 말입니다그리고 감흥은 그대로 보기와 빗대어 보기 단계에서 이루어집니다씨가 싹이 되는 순간에 이루어진다는 말입니다


아무리 좋은 씨앗도 햇볕과 공기와 습도가 알맞게 어우러지지 않으면 싹을 틔울 수 없습니다이것들이 알맞게 어우러지는 순간에 감흥이 이루어집니다


햇볕과 공기와 습도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그것은 대상을 볼 수 있는 당신만의 눈을 가지게 하는 경험입니다이때의 눈을 심미안이라고 합니다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마음의 눈 말입니다그래서 같은 대상을 보고 쓴 시가 시인에 따라 서로 달라지는 것입니다


어떻게 심미안을 기를 수 있을까요그것은 쉬운 것은 아니지만 대상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됩니다질문을 가지고 대상에 접근하면 그것들이 많은 이야기를 해 줄 것입니다그 이야기들이 쌓여 경험이 되고이 경험이 대상을 보는 당신만의 눈을 새롭게 해 줍니다이 눈이 당신만의 심미안입니다


예를 하나 더 들어보겠습니다


당신은 지금들판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들판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파랗게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그대로 보기주어진 상황을 인식하여 간단하게 옮겨 본 것입니다


'파랗게 물들어 가는 들판'이 무엇과 같습니까


이렇게 질문하는 것이 빗대어 보는 방법이라고 했지요


'한 장의 파란 화선지' 


다음은 상상하여 보기입니다


사람은 이 세상에 태어나 분별력이 생기면서부터 만나는 대상에 대해 호기심을 가집니다이 호기심이 상상의 시작입니다이 호기심은 만나는 대상에 대한 많은 의문을 낳습니다


의심이 아닙니다의심은 죄악을 낳지만의문은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해 줍니다머리 속에 물음표가 들어가면 의심이 되지만가슴속에 들어가면 의문이 됩니다그 의문에 대한 답이 상상입니다그 의문이 꼬리를 물면 우리가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가 나타납니다


상상하여 보기 방법은 질문을 통한 상상하기와 경험을 되살려 상상하기가 있습니다질문을 통한 상상하기는 대상에 대한 질문을 통해 얻은 답을 바탕으로 하여 상상의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고경험을 되살려 상상하기는 인식한 대상에 경험 속의 상황이나 사물을 결합하여 상상의 세계를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질문을 통한 상상하기를 해 봅시다


'들판이 화선지라면당신은 그것으로 무엇을 하겠습니까?'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그리려면 당신은 무엇이 되어야 합니까?' 


 '.' 


당신은 붓이 되었습니다붓이 되었으면그림을 그려야 되겠지요


'붓으로 무엇을 그리겠습니까?' 


'고향.' 


이것이 질문을 통한 상상하기그런데 모든 질문과 답은 당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경험은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똑같은 해를 보고 살면서도 햇빛을 받고 사는 사람이 있고햇볕을 쬐고 사는 사람이 있고햇살을 맞고 사는 사람이 있듯이 경험은 그에게 주어진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질문과 답도 이 경험에 따라 달라져서 상상의 세계도 시인에 따라 다르게 펼쳐집니다


이젠 인식한 내용을 정리하여 줄거리를 엮어 봅시다줄거리를 엮을 때서경문서사문기행문반성문고백문회고문기도문서간문권유문광고문설명문논설문 등등의 틀을 빌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글의 형식을 빌리든소설의 구성 3요소인 '인물사건배경'을 참고로 하여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이 3요소에 그대로 맞추는 것은 어렵습니다그러나 나름대로의 줄거리를 만들어야 시의 틀을 만들 수 있습니다우선소설의 구성 3요소인 인물사건배경을 바탕으로 하여 짧은 이야기를 엮어 봅시다


여기에서 인물이란 행동의 주체인 나시적 자아가 될 수도 있고어떤 사물이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배경은 시 속에 주어진 시대적시간적공간적심리적 상황을 말합니다그리고 사건은 시적 자아나 행동의 주체가 되는 사물이나 대상의 느낌생각행동태도가 될 수 있습니다이 세 요소를 파악할 수 있다면우리는 시의 틀을 쉽게 짤 수 있습니다시를 감상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에 나타난 인물사건, 배경을 알아낼 수 있다면 감상이 쉬어진다는 말입니다


위의 인식한 내용을 간추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정리는 묘사와 진술에 의해 이루어집니다그리고 정리 과정에서도 퇴고는 이루어져야 합니다


들판이 한 장의 파란 화선지와 같은데나는 붓이 되어 거기에 고향을 그리고 싶다


인물은 '', 배경은 '들판', 사건은 '고향을 그리고 싶다'로 보면 됩니다이것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봅시다


들판은 한 장의 파란 화선지 
나는 붓이 되어 고향을 그리고 싶다


다듬어 봅시다


① 들판은 한 장의 파란 화선지 


시어에 변화를 주어 다시 정리해 봅시다


들판은 파랗게 번져 오는 화선지 한 장 


형용사 '파란'을 '파랗게 번져 오는'으로 고쳐 생동감을 주었습니다시구가 길어지면 행을 나누는 것이 좋겠지요
들판은 파랗게 번져오는 
한 장의 화선지 


나는 붓이 되어 고향을 그리고 싶다


이것도 생동감이 있게 바꿔 봅시다생동감을 주기 위해서는 형용사 '그리고 싶다'를 동사의 현재형 '그린다'로 바꾸면 됩니다이것도 행을 나누어 정리해 봅시다


붓이 되어 
고향을 그린다


모으면 하나의 짧은 시가 됩니다


들판은 파랗게 번져오는 
한 장의 화선지 
붓이 되어 
고향을 그린다


시행의 균형이 맞지 않은 것 같지요그것은 1연 1행의 글자수가 다른 행에 비해 많기 때문입니다말을 바꾸어 보면, 1행은 3음보, 2행은 2음보의 운율로 이루어져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1행을 줄여야겠지요무엇을 줄일까요? '들판'이란 시어를 줄이는 것이 좋겠지요대신 제목은 '들판'이라고 하면 그 의미가 그대로 살아 남습니다


들판 




파랗게 번져오는 
화선지 한 장 


붓이 되어 
고향을 그린다


1연은 대상을 다른 사물에 빗대어 본 서경적 묘사이고, 2연은 당신의 마음을 고백한 독백적 진술입니다


하나 더 상상해 봅시다앞에서는 질문을 통한 방법으로 상상의 세계를 펼쳐 보았습니다이젠 경험을 되살리는 방법으로 펼쳐 봅시다경험을 되살려 상상하기는 그대로 본 것이나 빗대어 본 것에 당신의 경험 속의 이야기나 풍경또는 소재 등을 결합하여 줄거리를 엮어 보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경험이란 당신의 체험일 수도 있고책에서 읽은 것일 수도 있고남에게 들은 것일 수도 있고당신의 가슴속에 남아 있는 한 폭의 그림이나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두 방법이 완전히 독립적으로 쓰인다는 말은 아닙니다두 방법은 상호보완적입니다질문을 통한 상상하기도 경험을 되살려 상상하기와 마찬가지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질문에 의해 전개되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귀여운 꼬마가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하얀 종이 위에 풍경이 조금씩 채워지고 있습니다하늘과 해가 그려지고산이 그려지고나무가 그려졌습니다이젠 그 그림에 색칠을 시작했습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하여 상상의 날개를 펴 봅시다시적 자아는 아빠당신이 귀여운 꼬마의 아빠가 되어 보는 겁니다


당신이 지금보고 있는 대상은 '꼬마가 색칠하는 그림'. 이것에 당신의 경험을 결합해 봅시다


눈을 감아 봅시다눈을 감는다는 것은 경험한 것을 떠올린다는 말그대로 본 대상 속에 지난 날의 이야기나 풍경소재를 옮겨온다는 말입니다이것이 경험을 되살려 상상하기


눈을 감았습니까그럼어린 날의 언덕에 앉아 들판을 바라보십시오무엇이 보입니까언덕나무날고 있는 새들이 보이지요그 중에 무엇을 불러오겠습니까


됐습니다그 중 한 마리만 불러와 '꼬마가 색칠하는 그림속으로 날려 보십시오정리해 봅시다


꼬마가 색칠하는 그림 속으로 새 한 마리가 날고 있다


여기까지가 경험을 되살려 상상하기이제 중심 소재가 된 ''를 구체화해 봅시다구체화도 질문으로 시작합니다질문을 해 봅시다


새는 어떤 새일까요

어떤 학입니까
종이학
종이학은 누가 접었습니까
아내


 ''를 '아내가 접어놓은 학'으로 구체화하였지요정리해 봅시다


꼬마가 색칠하는 그림 속으로 아내가 접어놓은 학이 날고 있다


행을 나누어 정리해 봅시다


꼬마가 색칠하는 
그림 속으로 
아내가 접어놓은 
학이 날고 있구나


그런데 무엇인가 빠진 것 같아 허전하지요그것은 한 폭의 그림을 그렸을 뿐당신의 마음을 나타내는 구절이 없기 때문입니다시어에는 음악성회화성의미성이 함께 드러나야 좋은 시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시어의 3요소라고 합니다. 음악성은 운율회화성은 심상(이미지)의미성은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생각곧 주제를 말합니다이 시는 의미성이 약하다는 말입니다


다시 한 번 생각에 잠겨야겠지요이것이 퇴고입니다시어를 고르고운율을 맞추고이미지의 적절성을 검토하고주제가 잘 드러났는가를 되새겨 보는 것입니다


모든 열쇠는 질문이라 했습니다꼬마는 지금 색칠을 하고 있지요그림을 다 그렸습니까그리지 못했습니까시를 읽어보면아직도 다 그리지 못했지요아직도 색칠을 하고 있으니까그렇다면, '아직도 다 그리지 않았는데'를 첨가하여 당신의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면 어떨까요


꼬마가 색칠하는 
그림 속으로 
아내가 접어놓은 
이 날고 있구나


아직도 다 
리지 않았는데


1연은 마음으로 한 폭의 그림을 그린 심상적 묘사, 2연은 안타까운 마음을 고백한 독백적 진술입니다


이처럼 상상의 세계는 당신의 마음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습니다제목은 '들판'이라고 해도 좋고 '풍경'이라고 해도 좋겠지요생각해 보니, '풍경'이 어울릴 것 같군요아이가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까


꼬마의 '그림'은 '희망'입니다자기 앞에 펼쳐진 세계를 아름답게 그려보고 싶은 마음입니다아내가 '접어놓은 학'은 '동경'입니다현실을 벗어나고 싶은언제나 한 발 앞서 가는 마음이지요그러나 아이의 삶만이 아름다운 것은 아닙니다학을 접을 수 있는 아내의 마음도 아름답고그것을 지켜보는 당신의 마음도 역시 아름답습니다


이러한 삶들이 어우러지는 곳이 바로 우리가 숨쉬는 세상입니다중요한 것은 이 삶 속에서의 아름다움을 당신이 발견해 내는 것입니다발명이 아닙니다이미 조물주가 마련해 준 것을 찾아내는 것일 뿐입니다


어쩌면우리는 수많은 마음들이 빚어 놓은 상상의 세계에서 울고웃고슬퍼하고아파하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그래서 우리는이 아픈 세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이처럼 상상을 필요로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 대상 인식이 시작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이 단계에서 시상이 엮어지고묘사와 진술즉 표현 방법이 결정되고어느 정도의 형상화가 이루어지며시적 자아의 위치와 태도어조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그것은 대상에 대한 인식(느낌과 생각)이 시의 전체분위기를 지배하기 때문입니다그러므로 대상인식은 시의 주춧돌이고시의 나침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상 인식즉 그대로 보기빗대어 보기상상하여 보기 중우리가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빗대어 보기입니다빗대어 보기는 나무의 잎처럼 무성하고다양하여 상상하여 보기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시를 형상화하는 방법을 알게 하여 주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것은 뒷장에 싣겠습니다당신의 필요에 따라 읽으셔도 좋고읽지 않아도 좋습니다그것은 지나친 이론은 시를 쓰는데 오히려 장애가 되기 때문입니다그리고 언젠가는 이 이론에서 벗어나야 시다운 시를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법이 자유를 구속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있어야 하는 것처럼시에 대한 이론도 시의 자유를 위해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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