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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 서평

[스크랩] 이정록의 「눈물의 힘」 감상 / 이문재

작성자최재경|작성시간26.06.06|조회수17 목록 댓글 0

이정록의 눈물의 힘」 감상 이문재

 

 

눈물의 힘

 

   이정록

 

 

눈물이 나면

왼손으로 슬픔을 덮었습니다

왼손으로 설움을 훔쳤습니다

 

웃음이 터지면

오른손으로 입을 막았습니다

오른손으로 웃음꽃을 가렸습니다

 

왼손이 덜 늙었습니다

 

          —시집 그럴 때가 있다』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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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마음속에 두 마리 늑대가 삽니다착한 늑대와 악한 늑대이 둘은 늘 싸우는데 다행스럽게도 다스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북미의 한 인디언 부족사회에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인데요조련법은 단순합니다어떤 늑대에게 먹이를 주느냐에 달렸다는 겁니다악한 늑대에게 먹이를 주면 악한 늑대가 이기고착한 늑대에게 먹이를 주면 착한 늑대가 이긴다는 것이지요.
   이정록의 시 눈물의 힘은 북미 원주민 우화를 생각나게 합니다. ‘마음 밖에 있는 왼손과 오른손이 마음속 두 마리 늑대처럼 보입니다왼손은 슬픈 늑대오른손은 기쁜 늑대쯤 되겠지요착한 늑대와 악한 늑대가 앙숙이듯 눈물과 웃음도 서로 친애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악한 늑대가 착해지고 왼손의 슬픔이 사라지기를 간구합니다하지만 우리의 소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습니다우리가 어느 한 손을 자주 사용하듯이마음도 선과 악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기 십상입니다달리 길이 없습니다내가 어떤 늑대에게 먹이를 주는지왼손이 뭘 하는지 매번 자각하는 수밖에요마음을 챙기는 일 말입니다.
   「눈물의 힘을 읽다보면 기도하는 사람의 실루엣이 떠오릅니다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고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그런데 기도할 때는 왜 두 손을 맞잡는 것일까요하늘을 우러르며 우리는 왜 왼손과 오른손을 부여잡는 것일까요.
   평소에는 먹고사느라 바쁘다는 이유로 내가 어떤 늑대한테 먹이를 주는지두 손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려고 하지 않기 때문은 아닐는지요.

 

  이문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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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푸른 시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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