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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는 시

[스크랩] 박목월의 [하관下棺]

작성자최재경|작성시간26.06.11|조회수10 목록 댓글 0



하관下棺

박목월



이 내렸다.

깊은 가슴 안에 밧줄로 달아 내리듯.

주여.

용납하소서.

머리밭에 성경을 얹어주고

나는 옷자락에 흙을 받아

좌르르 하직下直했다. 

 

그 후로

그를 꿈에서 만났다.

턱이 긴 얼굴이 나를 돌아보고

형님!

오오냐. 나는 전신全身으로 대답했다.

그래도 그는 못 들었으리라.

이제

네 음성을

나만 듣는 여기는 눈과 비가 오는 세상. 

 

너는 어디로 갔느냐

그 어질고 안스럽고 다정한 눈짓을 하고.

형님!

부르는 목소리는 들리는데

내 목소리는 미치지 못하는

다만 여기는

열매가 떨어지면

툭 하는 소리가 들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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