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다시 읽는 시

[스크랩] [詩1] 풍경 / 양주동(무애无涯, 梁柱東. 1903∼1977)

작성자최재경|작성시간26.06.13|조회수6 목록 댓글 0



[1]

풍경

양주동(무애无涯, 梁柱東. 19031977)

 

 

 

잿빛 위에 가로 세로 붉은 무늬가 돋친

대리석으로 만든 둥그런 테이블이,

서재 한 모퉁이에서 낡은 벽을 의지하여

권태의 다리를 쉬이고 있다.

 

눈빛같이 하얀 테이블 크로우즈 위에

조그마한 청자색 꽃병이 하나

그 앞에는 커다란 책 한 권이

삼분의 일이나 펴진 채로 가만히 누워 있다

 

바람이 반 열린 창문으로 자취 없이 들어와

부드럽고 향기로운 손으로 꽃송이를 만지며

소리 없이 책장을 한두 페이지 뒤질 때,

 

차디찬 달빛이 꿈과도 같이

테이블을 향하여 스스로 눈감고 있는

젊은이의 얼굴을 그윽이 비추인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