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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필경(畢竟)- 김용택

작성자최재경|작성시간26.06.20|조회수4 목록 댓글 0

필경(畢竟)- 김용택

 

​번개는

천둥과 벼락을 동시에 데려온다.

한 소절 거문고 줄이

쩡! 끊긴다.

노래는 그렇게

소낙비처럼 새하얀 점멸의 순간을 타고

지상에 뛰어내린다.

보아라! 땅을 차고 달리는

저 무수한

단절과 침묵의 발뒤꿈치들을,

제 몸을 부수며 절정을 넘기는

벼락 속의 번개 같은 손가락질들을,

어둠과 빛,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리하여 마침내

그 모든 경계를 지우는 필경을,

번개가 천둥을 데리고

지상에 내려와

벼락을 때려

생가지를 찢어놓듯이

사랑은

그렇게 왔다 간다. 노래여! 어떻게

내리는 소낙비를 다 잡아 거문고 위에 다 눕히겠느냐.

삶이 그것들을

어찌 다 이기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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