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쓰며 살다 보니 사람도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작성자자연사랑|작성시간26.06.08|조회수1 목록 댓글 0

골목 끝 편의점 간판만 밝게 켜져 있던 새벽이었습니다. 대리운전을 마치고 차에서 내렸는데 손끝이 얼얼할 정도로 차가운 날이었죠. 그때 문득 몸이 예전과는 조금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젊을 때는 공장에서 일해도, 학원에서 하루 종일 서 있어도 그냥 버티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몸을 쓰는 일은 단순히 힘을 쓰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몸에 기록하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몸의 변화를 느끼기 시작하면서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기억에 남는 건 일이 아니라 그 시절 함께했던 사람들과 분위기였던 것 같습니다.

 

새벽 골목에서 문득 든 생각

겨울 공기가 아직 남아 있던 새벽이었다.

대리운전을 마치고 차에서 내리니 골목은 조용했다. 가게 셔터들은 모두 내려가 있었고 멀리 편의점 불빛만 남아 있었다.

그날도 평소처럼 피곤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몸이 보내는 신호가 전보다 크게 느껴졌다.

어깨는 무거웠고 손끝은 얼얼했다. 예전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텐데 그날은 달랐다. 몸이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조용히 말해주는 것 같았다.

젊었을 때는 몸을 쓰는 일이 특별한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해야 하는 일이었고, 버티는 게 당연한 줄 알았다.

생각해보면 그때는 몸보다 생활이 먼저였다.

👉 요약: 몸은 늘 말을 하고 있었는데 내가 듣지 못했던 것 같다.

 

현실이 먼저였던 바쁜 시절

공장에서 일하던 시절에도 비슷했다.

기계 돌아가는 소리 속에서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오면 그냥 피곤한 하루였다고 생각했다. 다들 그렇게 사는 줄 알았다.

학원 강사 생활도 마찬가지였다.

하루 종일 서서 강의하고 밤늦게 교재를 만들다 보면 집에 돌아갈 때는 다리가 무거웠다. 하지만 몸 상태를 돌아볼 시간은 없었다.

생활비 걱정도 있었고 교육비며 이것저것 챙겨야 할 일도 많았다.

몸을 쉬게 하는 것보다 내일을 준비하는 게 더 중요했던 시절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몸은 이미 여러 번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것 같다.

다만 그때는 바쁘다는 이유로 지나쳤을 뿐이다.

늦은 밤 학원 강의가 끝난 뒤 빈 교실을 정리하고 있는 현실적인 장면

👉 요약: 몸보다 현실이 먼저였던 시절은 생각보다 길었다.

 

계단을 내려오다 멈춰선 날

김포 신도시에서 사무실을 운영하던 시절이었다.

아침부터 상의를 이어지고 관리가 끝나면 어느새 저녁이었다. 하루 종일 움직였는데도 바쁘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이었다.

늦은 저녁 사무실 불을 끄고 계단을 내려오다가 잠시 멈춰 섰다.

다리가 무거웠다.

그런데 단순히 피곤한 느낌은 아니었다.

몸 전체가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창문 밖으로 보이던 신도시 불빛도 기억난다.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몇몇 가게는 정리를 하고 있었고, 누군가는 마지막 손님을 보내고 있었다.

그 순간 이상하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몸을 쓰는 일은 힘을 쓰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몸에 쌓아가는 일이구나.

그때는 그냥 스쳐 지나간 생각이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오래 남았다.

👉 요약: 몸은 하루를 가장 솔직하게 기록하는 곳이었다.

 

마라톤 현장에서 보인 표정들

마라톤 급수봉사를 하던 날이었다.

참가자들은 땀에 젖은 얼굴로 물컵을 받아 갔다. 어떤 사람은 웃었고 어떤 사람은 말없이 지나갔다.

그런데 이상하게 표정은 비슷했다.

몸이 힘들다는 걸 숨기지 못하는 얼굴이었다.

그 모습을 보는데 예전에 내가 달리던 기억도 함께 떠올랐다.

숨을 몰아쉬며 달리던 순간들 말이다.

그날 이후로 사람들을 조금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사람.

늦은 밤 청소를 하는 사람.

새벽 첫차를 기다리는 사람.

예전에는 그냥 지나쳤던 장면인데 이제는 눈에 들어온다.

[그날 메모]

"사람마다 살아가는 모습은 달라도 피곤함은 비슷한 표정으로 남는 것 같았다."

마라톤 급수대에서 물컵을 건네고 참가자들이 지나가는 현실적인 봉사 현장

👉 요약: 몸의 수고를 알게 되니 사람들의 노력도 보이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서야 이해한 변화

솔직히 몸을 쓰는 일을 하며 알게 된 변화는 체력이 좋아졌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사람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게 더 가까운 표현일 것 같다.

누군가의 거친 손.

누군가의 무거운 발걸음.

누군가의 짧은 한숨.

예전에는 잘 보이지 않던 것들이 이제는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온다.

요즘도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가끔 하늘을 올려다본다.

특별한 일이 있었던 날은 아니다.

그저 몸을 쓰며 살아온 시간들이 조금씩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그리고 그 생각이 드는 날이면 새벽 공기도 전보다 조금 따뜻하게 느껴진다.

 

정리

비슷한 경험 있으셨나요?

몸이 힘들었던 기억보다 그 시절 함께했던 사람들의 얼굴이 먼저 떠오르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저에게는 그 분위기가 더 오래 남아 있더라고요.

 

해시태그

#몸을쓰는일 #생활기록 #대리운전 #공장생활 #김포신도시 #마라톤봉사 #현장경험 #중년일상 #사람사는이야기 #새벽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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