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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名詩散策 / 夏] 장미원의 퍼포먼스 / 김추인

작성자강동호|작성시간26.06.09|조회수3 목록 댓글 0

                                                      장미원의 퍼포먼스

                                                                                 김추인

 

   빗소리 고와서 바람이 오고

   생 초록의 꽃 집 한 채, 우듬지 흔드는 빗소리에 작은 발목들, 수차(水車)를 돌리기 바쁘겠네

   꽃 한 송이 피울 연금술에 골몰하고 있겠네

   덩굴마다 꽃이 오시는지

   스미는 장미향에 공기 알맹이들

   흡• 흡•흡•

   가시 찔리며 팡팡 터지며 도도한 족속들의 마음을 배회하는 동안 손 타겠구나 긴장한 꽃가지들,

   가시 탱탱 불리네

   '모을 수 있을 때 장미봉오리를 모아라'

   저들도 아는 모양이네

   노란 꽃가루 경단을 싸들고 온 꿀벌이

   라든가 청띠나방, 호랑나비까지 장미원의 오월은 시방세계가 시끌시끌하네

   꽃을 탐하다 피를 본 내 엄지와 검지 욱신거리는 계절에

 

 

 

 

*김추인(金秋訒, 1947~  ) 경남 함양출생의 시인. 숙명여고를 거쳐서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과

(현대문학) 석사.  1986년 《현대시학》에 시 「소리」「학춤」이 추천되어 문단에 등단했는데,『포엠포엠』

기획위원으로 활동하며 10여권이 넘는 시집과 여행 산문집 등 열정적인 저술활동을 펼쳐왔음 

김시인은 남미, 아프리카, 사하라 등 세계의 사막을 직접 발로 디디며 스케일 크고 유장한 서정성을 보여줬으며,

최근작으로 올수록 과학기술의 발전과 미래 인류에 대한 비판적 통찰이 돋보이는데, 시집속 많은 작품에서

인간의 학명을 뜻하는 'Homo(호모)' 접두사를 부제로 붙이거나, 가상현실(메타버스), 사이보그, AI시대의

인간 원형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서, 서정시의 경계를 우주적 미래학적 지평으로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음 

시집에 <모든 하루는 낯설다>(1997), <전갈의 땅>(2006), <프렌치키스의 암호>(2020), <행성의 아이들>

(2012), <오브제를 사랑한>(2017), <해일>(2021) 등과 산문집으로 <그러니까 사막이다>(2024)가 있음

만해문학상(2010), 한국예술상(2016), 질마재문학상(2017), 한국서정시문학상(2021)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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