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옥감독의 충무로] 시네포엠 산등성이

작성자김문옥|작성시간18.07.08|조회수17 목록 댓글 0

 

2018년 제13회 정읍전국실버영화제 출품예정작

시네포엠 산등성이

■구성,연출: 김문옥 / 촬영: 정재승 / 편집,녹음: 홍순억

■아버지: 정인철 / 어머니: 전채련 / 아들: 문현수 / 딸: 서예빈 / 나레이션: 최미교




씬 1 (방안) 

C-1: 팔순의 부모님이 또 부부 싸움을 한다.

발단이 어찌됐든 한밤중,C-2: 아버지는 장롱에서 가끔 대소사(大小事)가 있을 때 차려입던 양복을 꺼내 입는다.C-3: 내 저 답답한 할망구랑 단 하루도 살 수 없다."C-4: 죄 없는 방문만 걷어차고 나간다.

씬 2 (대문 앞)

C-5: 나는 아버지께 매달려 나가시더라도C-6: 날이 밝은 내일 아침에 나가시라 달랜다.C-7: 대문을 밀치고 걸어나가는 칠흑의 어둠 속,

씬 3 (골목길)

C-8: 버스가 이미 끊긴 시골 마을의 한밤,C-9: 아버지는 이참에 아예 단단히 갈라서겠노라 큰소리다.

씬 4 (마루)C-10: 나는 싸늘히 등돌리고 앉아 있는 늙은 어머니를 다독여 좀 잡으시라고 하니,

C-11: 그냥 둬라, 내가 열일곱에 시집와서 팔십 평생 네 아버지 집 나간다고 큰소리치고는 저기 저 등성이를 넘는 것을 못 봤다. 

씬 5 (산등성이)

C-11: 어둠 속 한참을 쫓아 내달린다.C-12: 저만치 보이는 구부정한 아버지의 뒷모습, C-13: 잰걸음을 따라 나도 가만히 걷는다.C-14: 기세가 천리를 갈 듯하다.C-15: 드디어 산등성, 고요하게 잠들 숲의 정적과 C-16: 뒤척이는 새들의 혼곤한 잠 속, 순간 아버지가 C-17: 걷던 걸음을 멈추더니 집 쪽을 향해 소리를 치신다. C-18: "에이, 이 못된 할망구야, 서방이 나간다면 잡는 시늉이라도 해야지, 이 못된 할망구야, 평생을 뜯어먹어도 시원찮을 할망구"

C-19: 뒤돌아 식식거리며 아버지 집으로 천릿길을 내닫는다. C-20: 지그시 웃음을 물고 나는 아버지를 몰고 온다.

씬 6 (대문 앞)

C-21: 어머니가 켜놓은 대문 앞 전등불이 환하다. 아버지는 왜, 팔십 평생 저 낮은 산등성이 하나를 채 넘지 못할까  

C-22: 아들은 묻는다.

"아버지 왜 저 산등성이 하나 못 넘느냐고"

C-23: 아버지가 답한다.

"가장이 산등성이를 넘어가면

안 되는 거라고",

씬 7 (마루-마당)

C-24: 딸이 묻는다.

"왜 엄마는 대문앞까지 전등불을 켜 놓았느냐고".

C-25: 어머니가 답한다

"남정네가 대문을 나가면 그 순간부터 기다려야 하는 거라고"

C-26: 아들 딸이 묻는다.

"그럴걸 왜 싸으느냐고".

C-27: 부모가 답한다.

"물을 걸 물어 보라고!"

C-28: -아들,딸: ?!

C-29: 화목한 가족사진에, 스탭,개스트 자막이 흐른다.

자막: -고영민 시집 '악어'(2015)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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