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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스 사역자 방(1)

(45) 수난의 종 그리스도 (2) (김바울)/46/47/48

작성자은혜|작성시간25.12.19|조회수18 목록 댓글 0

(45) 수난의 종 예수 그리스도 (2) (김바울)

 

이번 말씀을 들으며 저는 설교 내내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마치 제 마음 한가운데에 오래 묵혀 두었던 돌 하나가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난의 종 예수 그리스도.”

 

이 말씀이 귀로 들린 것이 아니라

가슴 깊은 곳으로 내려와

저라는 사람의 민낯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남자로서, 가장으로서

쉽게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스스로를 다그치며 살아왔지만,

채찍 앞에서도, 모욕 앞에서도,

끝내 아무 말 없이 침묵하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바라보는 순간 저는 제가 얼마나 쉽게 억울해하고, 얼마나 쉽게 마음으로 도망치며 살아왔는지를 부인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그 고통이 부당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셨지만,

그 모든 상황을 뒤집을 능력이 있으셨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그 자리를 떠나지 않으셨고, 그 침묵과 고난을 선택하신 이유가 오직 저를 살리기 위함이었다는 사실 앞에서

제 마음은 조용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라.”

 

이 말씀이 제 마음속에서

오래도록 메아리치며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분의 상처 위에 제 죄가 놓여 있었고, 그분의 인내 위에 제 삶이 겨우 서 있다는 사실이 너무 선명해졌기 때문입니다.

 

주님,

제가 십자가를 너무 쉽게 지나쳐 왔음을 고백합니다.

은혜 위에 서 있으면서도

마치 제 힘으로 버티는 것처럼 살아왔음을 인정합니다.

 

이제는 도망치지 않는 믿음으로,

침묵 속에서도 사랑을 선택하신

주님의 발자취를 따라 천천히라도 걸어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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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하나님 본체의 형상

 

이번 말씀은

제가 그동안 붙들고 살아왔던

삶의 기준과 신앙의 방향을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다시 세워 주는 시간이었습니다.

 

“하나님 본체의 형상.”

 

저는 늘 하나님을 멀리 계신 분,

감히 다가가기엔 너무 크신 분으로만 생각하며 그분을 이해하려 애쓰는 데에만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보면 하나님을 보는 것이다”라는 목사님의 말씀이 제 마음에 닿는 순간, 하나님은 멀리 계신 분이 아니라 예수님의 삶과 표정과 선택 속에서 이미 제 곁으로 걸어오신 분이라는 사실이 비로소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연약한 사람을 향해 멈춰 서시던 예수님의 걸음, 정죄보다 품음을 선택하셨던 그 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는 인내와 사랑이 곧 하나님의 마음이었다는 사실 앞에서 저는 제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가정에서, 관계 속에서 저는 너무 쉽게 침묵으로 마음을 닫았고, 책임이라는 이름으로 사랑을 표현하지 않는 선택을 해왔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주님,

이제는 예수님을 닮은 남편으로,

예수님을 닮은 가장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권위로 서기보다 섬김으로 머물게 하시고, 말없이 버티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으로 안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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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남북통일의 비전

 

이번 말씀을 통해

저는 이 땅의 분단을

뉴스나 역사책 속의 사건이 아니라

아직 끝나지 않은 가족의 아픔으로

다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남북통일의 비전.”

 

이 말씀이 제 마음에 머무르며

통일은 제도의 변화 이전에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이 회복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깊이 자리 잡았습니다.

 

형제가 서로를 향해 등을 돌리고,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를 그리워한 채

한 생을 마감해야 했던 이 역사를 생각할 때, 하나님께서 이 민족을 얼마나 오래 참고 기다리셨을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통일을 너무 먼 미래로만 밀어 두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쉽게 말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말씀은 조용히 제 마음을 향해 물으셨습니다.

 

“너는 지금 화해의 사람으로 살고 있느냐.”

 

주님,

이 민족을 불쌍히 여겨 주소서.

힘과 체제가 아니라 사랑과 용서로 하나 되게 하시고, 저부터 가정과 삶의 자리에서 평화를 선택하는 남편으로 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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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예수님은 하나님 본체의 형상 (2)

 

이번 말씀은 제 신앙을 다시 십자가 앞으로 데려다 놓으며 제가 누구를 기준 삼아 살아가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보여 주었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 본체의 형상.”

 

저는 그동안 옳고 그름을 따지는 데에는 익숙했지만, 예수님을 닮기 위해 내 자존심을 내려놓는 데에는

익숙하지 않았음을 고백합니다.

 

예수님을 닮는다는 것은 강해 보이는 얼굴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안고서도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선택이라는 사실이 이번 말씀을 통해 제 마음에 깊이 새겨졌습니다.

 

주님,

제 안에 굳어 버린 마음을 깨뜨려 주소서. 먼저 사과할 줄 아는 남편,

먼저 손 내밀 줄 아는 믿음의 사람으로

저를 다시 빚어 주소서.

 

제 말과 표정과 선택 속에서 조금씩이라도 예수님의 형상이 드러난다면, 그것으로 제 삶은 충분히 의미 있을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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