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수난의 종 예수 그리스도 (2)( 조마리아)
이번 말씀을 들으며 저는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수난의 종 예수 그리스도.”
이 말씀 앞에서 제 신앙이 너무 가볍고, 너무 쉽게 살아왔다는 사실이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목사님께서 예수님의 고난을 하나하나 풀어 설명하실 때,
그 장면들이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내려왔습니다.
채찍에 맞으시고, 침 뱉음 당하시고,
억울한 누명을 쓰신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던 예수님.
그 침묵이 제 마음을 가장 크게 울렸습니다.
예수님은 도망치실 수 있었습니다.
천군천사를 부르실 수도 있었고,
한 마디 말씀으로 그 모든 상황을 뒤집으실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왜냐하면, 그 자리에 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고난의 끝에 있는 십자가는
예수님의 실패가 아니라
저를 살리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이 말씀이 제 심장을 붙잡았습니다.
예수님의 찔림 속에 제 죄가 있었고,
예수님의 침묵 속에 제 생명이 숨 쉬고 있었습니다.
저는 살면서 너무 쉽게 억울해하고,
너무 쉽게 상처받고,
조금만 힘들어도 불평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제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도
끝까지 사랑을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주님,
제가 십자가를 너무 가볍게 보았습니다.
은혜를 당연하게 여기고,
고난 없는 신앙을 꿈꾸었습니다.
다시 십자가 앞에 서게 하소서.
예수님의 수난 위에 세워진 제 삶을 잊지 않게 하소서.
눈물로, 감사로, 순종으로
그 사랑에 응답하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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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하나님 본체의 형상
이번 말씀은 제 신앙의 중심을 다시 바로 세워 주는 말씀이었습니다.
“하나님 본체의 형상.”
이 말씀이 이렇게 무겁게, 이렇게 선명하게 다가온 적은 없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하나님을 알고 싶어 했습니다.
기도했고, 말씀을 읽었고, 이해하려 애썼습니다.
그런데 목사님의 이 한 문장이
제 모든 생각을 멈추게 했습니다.
“예수님을 보면, 하나님을 보는 것입니다.”
그 순간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나는 하나님을 찾는다 말하면서
정작 예수님을 깊이 바라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눈빛 하나,
연약한 자를 향한 그 따뜻한 시선,
죄인 앞에서 정죄 대신 손을 내미시던 그 모습,
눈물 흘리며 사람들을 품으시던 그 마음…
그 모든 것이 바로 하나님의 마음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멀리 계신 분이 아니라
예수님 안에서
직접 걸어오신 분이셨습니다.
이 말씀이 제게는 위로이면서 동시에 도전이었습니다.
나는 과연 예수님의 형상을 닮아가고 있는가,
아니면 신앙의 이름만 붙들고 살아가고 있는가.
주님,
예수님을 더 알고 싶습니다.
지식이 아니라 삶으로,
말이 아니라 태도로
하나님의 형상을 닮아가고 싶습니다.
제 안의 거친 말과
쉽게 판단하는 시선을 벗겨내시고,
예수님의 마음을 제 안에 새겨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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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남북통일의 비전
이번 말씀은 제 마음 깊은 곳에 묻어 두었던
아픔과 기도를 동시에 끌어올렸습니다.
“남북통일의 비전.”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며 깨달았습니다.
통일은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눈물이라는 것을.
분단은 단지 땅이 갈라진 사건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갈라진 역사였습니다.
서로를 향한 두려움, 증오, 오해가
수십 년 동안 쌓여 굳어버린 상처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 상처를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여전히 하나 됨을 꿈꾸시고,
여전히 화해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저는 통일을 너무 먼 이야기로만 생각해 왔습니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엔 오지 않을 일처럼,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말씀을 들으며 깨달았습니다.
통일은 먼저
내 마음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을.
내 안의 미움,
내 안의 편 가르기,
내 안의 무관심부터
하나님 앞에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주님,
이 민족을 불쌍히 여겨 주소서.
갈라진 역사 위에
치유의 손을 얹어 주소서.
그리고 저를
평화를 말하는 사람으로만 살지 않게 하시고,
평화를 살아내는 사람으로 사용하여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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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예수님은 하나님 본체의 형상 (2)
이번 말씀은 제 신앙을 다시 십자가 앞으로 데려다 놓았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 본체의 형상.”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어느새 예수님보다
내 생각, 내 경험, 내 감정이 앞설 때가 있습니다.
이번 말씀은 그 모든 것을 내려놓게 했습니다.
예수님을 본다는 것은
곧 하나님을 만나는 일이라는 말씀 앞에서
저는 더 이상 숨을 수 없었습니다.
사랑하기 어려운 사람 앞에서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지,
용서하기 힘든 상황에서
예수님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셨을지
그 질문이 제 삶을 정직하게 만들었습니다.
예수님의 낮아지심 속에
하나님의 높으심이 있었고, 예수님의 섬김 속에 하나님의 영광 있었습니다.
그 사랑이 너무 깊어서 가슴이 아프고,
그래서 더 붙들고 싶어졌습니다.
주님,
제 안에서 예수님의 형상이 흐려지지 않게 하소서.
세상 속에서 흔들릴 때마다 다시 예수님을 바라보게 하시고, 그분의 모습으로 제 삶을 빚어 주소서.
제가 있는 자리에서
예수님을 보게 하는 사람,
하나님을 느끼게 하는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