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으로 배우는 영어 한 구절 (32)
(2009년 3-4월호)
낳고, 낳고
나균용 목사
구약의 첫째 책인 창세기 제1장은 하나님의 천지창조로부터 시작하고, 신약의 첫째 책인 마태복음은 온 인류의 구세주이신 그리스도의 탄생으로부터 시작한다. 구약의 첫 책에 나오는 족보는 “죽었더라”라는 말의 연속으로 되어 있고(창세기 5:5-31 참조), 신약의 첫 책에 나오는 족보는 “낳고, 낳고”라는 말의 연속으로 되어 있다. 구약이 피조물의 시작을 말하면서도 죽을 수밖에 없는 상태를 암시한다면, 신약은 그리스도의 강탄(降誕)과 함께 새로운 창조의 시작을 선포하면서 그리스도를 영접한 성도들에게는 항상 새로운 탄생이 연속됨을 보여주는 것이다. 비록 육신에는 죽음이 올지라도 의인의 생명은 영원히 이어진고 있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 이삭은 야곱을 낳고 야곱은 유다와 그의 형제를 낳고 …”(마 1:2)라는 말은 영어성경에서는 어떻게 번역되어 있을까? 우리말 성경들은 거의 다 같다. 단지 ‘낳고’와 ‘낳았고’라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영어성경들은 좀 다양하다.
[KJV, ASV] Abraham begat Isaac; and Isaac begat Jacob; and Jacob begat Judas and his brethren; (아브라함은 이삭을 낳았고, 이삭은 야곱을 낳았고, 야곱은 유다와 그의 형제들을 낳았다.)
[NIV, RSV] Abraham was the father of Isaac, Isaac the father of Jacob, Jacob the father of Judah and his brothers, (아브라함은 이삭의 아버지였고, 이삭은 야곱의 아버지였으며, 야곱은 유다와 그의 형제들의 아버지였다.)
[NASB] To Abraham was born Isaac; and to Isaac, Jacob; and to Jacob, Judah and his brothers; (아브라함으로부터 이삭이 태어났고, 이삭으로부터 야곱이, 야곱으로부터 유다와 그의 형제들이 … )
표현이야 여러 가지가 모두 가능하겠지만 그래도 KJV와 ASV의 번역이 원문 그대로 잘 번역되었다고 하겠다. 또한 쉽게 되어 있다. ‘낳았다’는 말을 영어로는 bear와 beget을 쓸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내가 언제, 또는 어디서 출생했다”라고 할 때에는 “I was born”을 쓴다. 또는 여자가 아이를 낳았다고 말할 때에도 bear, bore(과거형)를 쓴다. 그런가 하면 예수님이 니고데모에게 거듭나야 한다는 것을 말씀하실 때에도 “Verily, verily, I say unto thee, Except a man be born of water and of the Spirit, he cannot enter into the kingdom of God.”(요 3:5)이라고 일깨워주셨다.
그러면 beget(begot, begotten)이라는 말은 언제 쓰이는가? 남자가 아들을 낳았다고 할 때에 쓴다. 마태복음 1장의 모든 경우에 그러하고, 시편 2:7에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너는 내 아들이라. 오늘 내가 너를 낳았도다.”라는 말도 흠정역에서는 “the LORD hath said unto me, Thou art my Son; this day have I begotten thee.”라고 하였다. 그러나 NIV에서는 “He said to me, You are my Son; today I have become your Father.”라고 하였다. ‘낳았다’는 말을 쓰지 않고 “내가 너의 아버지가 되었다.”라고 함으로 양자를 삼은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번역은 원문에 충실해야 하고 의미를 분명하게 나타내야 한다. 그런 저에서 본다면 NIV는 독생자(獨生子)라는 의미를 희미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
한편 개역성경은 1장 6절을 “다윗은 우리야의 아내에게서 솔로몬을 낳고”라고 하여 마치 아직 우리야의 아내 상태에 있는 여자를 간통하여 솔로몬을 낳은 것으로 오해할 여지를 남기고 있지만, 영어성경들은 모두 “다윗은 우리야의 아내였던 여자로부터 솔로몬을 낳고”라고 하여 그런 오해를 불식하였다. 개역성경은 시제(時制)에 있어서 분명하지 않으나 영어성경들은 분명하게 한 것이다. 이는 개역성경도 고칠 필요가 있다.
(KJV) And Jesse begat David the king; and David the king begat Solomon of her that had been the wife of Urias;
예수님은 마리아의 몸을 통해 태어나셨고, 아브라함의 족보를 빌려서 태어나셨지만, 마리아의 아들도 아니고, 요셉의 아들도 아니라 “너는 내 아들이라. 오늘 내가 너를 낳았도다.”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아들로 태어나신 것이다. 참으로 중요한 것은 나도 물과 성령으로 거듭났는가 하는 것이고, 그리스도의 족보에 들어간 사람이 되었는가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