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cafe.daum.net/chosunsa/POVo/3000
이 글은 구리넷의 고려-조선자유토론방에서
대륙 조선의 근거가 되는 것들의 기원을 면밀히 체크해 가던 중
당시 최두환 선생님께서
악어를 이용하여 대륙 조선을 증명한 글을 읽고,
그것에 대해 호기심이 생겨 조사한 뒤에 쓴 글이니만큼,
그 목적은 잘못된 정보
기원으로 논지를 전개하여 뿌리부터 논파당하지 말라. 라는 것이었습니다.
대륙 조선도 중요하지만, 근거가 되는 것의 신뢰도 문제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대륙 조선을 부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신뢰도 낮은 출처 미상의 나쁜 정보를 근거로 삼는
행동을 조심 또 조심하라는 이야기입니다.
네덜란드어로 출판된「하멜 표류기」의 판본은 모두 세 종류입니다.
반
벨센 판이나 스피흐터 판, 그리고 사흐만 판.
1669년에 출판되어 여러 언어로 번역된 사흐만 판에는 원본에 기록되어있지 않는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있고, 추가된 이 글들은 하멜이 직접 기로간 내용이 아니라, 에디터 또는 출판사가 임의적으로 추가한 내용으로 추정됩니다.
13년간 자신을 억류한 조선을 탈출하여 지은 여행의 글과, 이것에 임의로 추가된 이 내용이 하멜, 자신의 고향, 유럽 땅을 밟기도 전에 유럽의
전지역으로 급속도로 퍼져나간 것을 고려했을 때, 극동의 작은 미지의 나라 한국(간단하게)에 대해서 유럽인들이 많은 관심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고, 하멜 표류기를 읽은 유럽인이 한국에 대해서 그다지 좋지 않은 공통 사고관을 형성했다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입니다. 하멜은 이 것으로
서구의 우월함을 내세워 극동 미지의 세계를 부정적이고 야만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죠.
하멜 표류기가 출판된 지
4년이 지난 1672년에 독일에서 출간된 독일어판 하멜 표류기의 서문에는, 13년 동안 야만인들 아래서 노예 생활을 하다가 탈출한 하멜의
책이라고 소개하고 있을 정도니까, 말 다했습죠.
이 책을 읽는 유럽인 독자에게 문명과 야만, 노예와 자유인으로 구분되는 이분법적이고
모순이 없는 논리를 제공함으로써, 독자의 사고를 지배해버리게 지평을 전제합니다.
어쨌든 한국인에게는, 하멜 표류기에 묘사된
자신들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겠지만,
「하멜 표류기」의 모든 내용이 유럽인이 생각하는 한국에 대해서는 중요한 의미를 지닐 수 있습니다.
바로, 동시대의 유럽인들의 상상과 기대의 지평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배경의 하멜 표류기가, 대륙 조선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빈번하게 인용되는 부분을 아래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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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에는 또한 곰, 사슴, 산돼지, 돼지, 개, 고양이 기타 여러 종류의 동물들이 있다. 코끼리는 거기서 도무지 볼 수 없었고, 단
여러가지 크기의 악어는 강에 살고 있음을 보았다. 악어의 등은소총탄환에도 능히 견딜 수 있으며, (중략), 이 악어는 생선, 고기보다 더욱
좋아하는 것은 인육이다. 한국 사람들이 흔히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 어떤 악어의 뱃속에는 어린아이 세 명이 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
한다.
핸드릭 하멜, 【화선 제주도 난파기】 2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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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우리나라(반도)에 악어가 자생적으로 서식했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악어가 살 환경도 아닙니다. 그리고 다른 판본, 즉
「하멜 표류기」의 다른 두가지 판본인 반 벨센 판과 스피흐터 판에는 '인육을 즐겨먹는 악어'에 대한 내용이 없습니다.
오직 사흐만
판에만 있는 이 인육을 즐기는 악어에 대한 내용은 사흐만 판의 편집자 사흐만(gillis joosten saagmann)은 우리나라에 인육을
즐겨 먹는 악어가 우글거린다는 이야기를 상상해서 추가했을까요?
(사흐만은 인육을 즐겨 먹는 악어에서도 그치지 않고, 무려 식인 악어에
대한 그림을 삽화로 넣었습니다.)
(이 그림에서는 악어가 그려있고, 한마리의 악어는 어린아이의 상체는 이미 먹어버리고, 다리부분은
입밖으로 튀어나와 있는 것으로 묘사했습니다.)
반 벨센 판이나 스피흐터 판보다 1년 후에 출판된 사흐만 판본의 이 그림은 사흐만이
이국적 풍경에 대한 독자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임의로 삽임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도대체 사흐만은 식인 악어, 코끼리 등의 상상력의 소스를
어디에서 얻었고, 왜 이를 추가한것일까요?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1666년에 발행된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사절단:Die Gesandtschaft der Ost-indischen Gesellschaft in den Vereinigten
Niederlaendern】에서 노이호프는 中國(중국이 어딘지는 모르겠지만)에 서식하는 악어를 잡아 배를 갈라보니, 그 속에 세 명의
어린아이들의 사체가 들어있다. 라는 식인 악어 이야기가 나옵니다.
편집자 사흐만은 아마도 이 것에 기원하여 하멜 표류기 사흐만
판에 내용을 추가한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됩니다. 한국과 中國의 차이를 잘 알지 못했던 당시의 유럽인들은 동인도 회사 공사관에서 발행한 이 책에
믿음을 가지고 있었을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었고, 中國에 인접한 한국은 中國과 유사점이 매우 많다는 점에 착안하여, 한국에도 악어가 서식할
것이라고 추측했을 것입니다. 특히 식인 악어 이야기는 당시 우월감에 빠진 유럽인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만큼 충분히 미개하고 기이한 얘기였고,
이들에게 극동의 미개국가에 대한 상상과 욕망을 충족시키고 확인시켜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흥미로운 내용이 있으면, 책이 더
잘팔린다는 것은 또 뻔한 일이겠지요.)
이런 악어에서 연상되는 식인주의 담론(원시, 야만, 공포, 식인 등)과 위선을
보여줌으로써, 극동에는 식인종(유럽인들이 미개, 야만의 문명을 판단함의 척도 중 하나)이 살고 있다고 주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반인의 기대에
부응하고 동시에 야만국의 담론을 확대 재생산하기 위해서는 식인종 대신 식인 악어를 발명해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런 발명된 사실은 유럽인
사회에 수용되고, 이런 믿음은 한국을 아열대 지방에 위치한 ㄴㅏ라에, 강가에는 인육을 즐기는 악어가 우글거리며, 도처에 위험과 모험이 기다리는
미개의 야만적인 탐험지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실제로 1668년 하멜 표류기가 세상에 나왔을 때 유럽인들은 한국을 경악과 공포의 나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대륙 조선론을 이야기할 때 하멜 표류기를 근거로 악어가 서식한다느니, 뭐라하니 이런 얘기/인용은 이제
자제하는 편이 좋을 듯합니다. 우월감에 빠져 극동을 미개의 야만 국가로 치부하는 서양인이 추가한 내용이나 다름 없으니까요,
덧붙여서 의문이지만, 하멜 표류기에는 한반도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지리적 정보와 상황의 묘사가 너무 많아서 이상합니다..
- 재미있는 추가 정보
1. 하나 더 추가하자면, 자칭타칭 위대한 실증사학자인 이병도가 감수한 하멜 표류기
번역본을 보면, 이 악어에 대해서는 "큰 도마뱀의 오기"라고 주가 달려있습니다. 서양인을 단번에 바보 멍청이로 만들어버리는 대단한 능력을 지닌
학자였습죠.
2. 「내가 본 조선, 조선인」이라고 비교적 최근(?)에 러시아 장교가 쓴 여행문을 봐도 상당히 이상한 기록이
우글거리고 있습니다. 원숭이를 보았다느니, 열대식물이 풍부했다느니...
판단은 각자 알아서~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4-2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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